오늘 강의는 이상하게 자꾸 내 마음을 건드리는 바람에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내 마음에 가장 와닿은 말은 “공동체의 결점이 곧 나의 존재 이유”라는 말인데, 여기서 너무 부끄러웠다. 난 공동체나 한 친구에게서 결점을 발견하면 거기서 멀어져야할 이유로만 쓰고, 내가 오히려 그 흠이나 결점을 위해서 존재하고 섬겨야된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것은 단순히 sfc를 넘어서 내 삶 속 모든 공동체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너무도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다. 간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공동체의 기본은 자기희생이 되어야하는 것이 정말 맞는 것 같은데, 우리가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도 자기희생인것 같다. 세상의 가치관은 희생적 태도를 가리키며 호구라고 하고, 자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끄럽게도 나도 그리스도의 자녀라고 말하면서 아직까지 세상적 가치관대로, 내 자아를 중심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기독교 공동체 내에서도 말로는 자기희생과 사랑을 강조하면서 막상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많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의 강의는 우리를 참 부끄럽게 만들고, 자꾸 내 마음에 이상한 울림을 주는 강의였다.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는 자기희생을 특히 아프고 가난하고 소외되는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주셨는데, 세상 사람들은 보통 이런 사람들을 애써 못본척하거나 피하기 일쑤이다. 당장 내가 하고있는 밴드동아리에도 조금 소외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아무도, 심지어 회장단조차 그 친구를 별로 챙겨주지 않는 것을 보았다. 나도 몇번 말을 걸긴 했지만 오늘 간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끊임없는 관심을 주고 계속 챙겨주지는 못한 것 같아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된 것 같다. 나도 분명 소외되면서 죽을 것처럼 힘들었던 적이 있는데, 왜 난 소외되는 다른 친구를 보고는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고, 그를 적극적으로 챙겨줄 마음이 생기지 않는지 스스로에게 환멸까지 느껴졌다. 앞으로는 그 친구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내가 그 친구에게 조금이나마 동아리의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도록, 또 앞으로 내가 작은 모임을 이끌게 된다면, 적응하기 힘들어하거나 불편해하는 친구를 위해 내 자신을 선물하고 희생하기를 아끼지 않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할 것이다.
그리고 간사님께서 sfc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해준 건 결국 곁에 있는 친구들이라고 하셨을 때 난 과연 누구 덕분에 이렇게까지 애정이 생겼을까 생각해봤다. 물론 내 친구들도 정말 날 잘 챙겨줬지만 가장 큰 역할을 해주신건 류선영 간사님이셨던 것 같다. 난 처음 봤을때부터 자꾸 나에게 돈을 써가면서 맛있는걸 사주시고, 연락하시면서 계속 관심을 보여주시는 간사님을 보고 세상 사람과는 정말 구별되는 예수님의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껏 나에게 이렇게 대가없이 베풀기만 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런 분을 만난게 그때의 나에겐 정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sfc에 친구가 거의 없었을 때에도 간사님 덕분에 sfc에 계속 애정이 갔고, 결국은 이렇게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참 감사하다.
이런 모습은 간사님뿐 아니라, 알돌들, 그리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할 자기희생이 아닐까 싶다. 내가 뭘 더 받으려고 생각하기보다 무엇을 더 줄 수 있을지, 내 도움이나 재정이 필요한 사람은 주변에 없는지 계속해서 살펴보고,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기꺼이 나를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직은 너무 어려운 것 같지만 계속 노력하며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야겠다. 그리고 모든 기독교 공동체가 서로에게 그렇게 베풀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예수님이 떠오르는 그런 희생적 모습을 보임으로써 주님의 사랑을 널리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야겠다.
오늘 강의의 주제는 작은모임을 인도하는 법이었지만, 사실은 우리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교훈을 배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 사람 덕분에 공동체에 남아있고, 세상을 살아가고 싶어진다고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