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대림 1주일입니다. 전례력으로 나해가 끝나고 다해가 시작되는 새해 첫날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합시다. ‘지금이 바로 은총의 때요, 지금이 바로 구원의 시기임을 잊지 맙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루카 21,25-27 참조.)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임박한 재림과 갑자기 닥치는 세상의 종말을 깨어 준비하는데 있어서 방해가 되는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을 조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만취는 몸과 영혼을 약하게 만들고, 정신을 흐리게 하여 오시는 그리스도를 맞이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해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가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루카 21,34-35.) … 여러분은 ‘만취’와 ‘중독’의 비참한 최후를 압니다. ‘어떤 술이든지 너무 많이 마시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그랬다가는 갑자기 목숨을 잃을 것입니다.’ … 지금 영혼과 육신의 의사이신 주님께서 만취와 방탕과 일상의 근심에 빠지지 말라고 지시하십니다. …
그러므로 만취는 모든 것을 망치는 원인입니다. 만취는 육신을 약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약하게 만드는 유일한 병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에 따르면, 육신이 약할 때 영혼은 오히려 강해집니다.(2코린 12,10 참조) “외적 인간은 쇠퇴해가더라도 우리의 내적 인간은 나날이 새로워집니다”(2코린 4,16). 그런데 술에 취해 살면, 육신과 영혼이 동시에 파멸합니다. 술에 취해 살면, 육신과 영혼이 한꺼번에 타락합니다. 모든 지체가 약해지면서 손과 발이 말을 안 듣고 혀는 풀리고 눈은 어두워집니다. 정신 또한 망가져서 자기가 누군지도 모르고 심하면 자기가 인간이라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만취는 이처럼 수치스러운 일입니다.(오리게네스 『레위기 강해』 7,5-6.) (만취만이 이처럼 수치스러인 일이 아닙니다. 습관과 타성에 젖어 사는 삶은 만취보다 더 수치스럽고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립니다. 그러니 습관과 타상에 젖어 살지 맙시다.)
참고로, 오리게네스는 185년경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어린 오리게네스한테 성경을 암송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아버지는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193년-211년) 때 순교했습니다. 오리게네스는 문법교사로서의 활동을 그만두고, 그리스도교 교사로 활동했습니다. 그의 명성은 아주 높았습니다.
오리게네스는 데키우스 황제(249년-251년) 때 극심한 고문을 받고 석방되었지만, 후유증으로 254년에 죽었습니다. 오리게네스는 3세기에 최고의 신학자였습니다. 그러나 5-6세기에 그의 신학에 대한 논쟁이 발생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대림 시기에는 두 가지의 기다림이 있습니다. 하나는 2,000년 전에 오신 주님의 성탄절을 잘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며 기다리는 대림 시기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종말에 다시 오실 주님을 깨어 기다리는 대림 시기입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루카 25.34.)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명심하며 항상 깨어 준비하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