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13
다음 주말에 정장 한벌 준비해 입고 인사하러 오겠다구?
그냥 평상복이면 어떠냐
하긴 어른을 뵙는 자리에 미니스커트나 청바지 차림은
예의를 갖춘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너무 긴장하거나 어려워하지 말기를 바란다
우리 편하게 기쁜 마음으로 대하자
삶에 중대사중 하나인 결혼의 일이라서 가볍지만은 않겠지만 ..
나는 이미 사진을 통해 네가 귀티가 나는 아주 매력적인
아이라는것 알고 있단다
하지만 사진으로 드러나지 않은것도 보고 알고 싶은 마음이다
너의 둘이 그려 나가는 인생의 지도에 안내도 하고
도움이 되어 수고를 덜어주고 싶은것이 부모 마음이란다
과자를 좋아하는 그 애가 엄마를 닮은거라는것 아니?
별로 좋은 버릇은 아니라서 이젠 과자 덜 먹으라고
늘 타이르는 중이다
어릴때 그애 앞세워 마켙에서 과자 사서 엄마가 먹는통에
곁에서 그애가 함께 과자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후회스럽다
넌 네 아이에게 아기때 부터 과자나 단것을 가까히 안하게 할거지?
지금의 내 마음은 시어미로서 많이 베풀고 싶고
서로 좋아하는 관계이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너도 나와 같겠지
요즘 아파트 이름들이 <타워 팰리스><미켈란 쉐르빌>
<월드 메르디앙><현대 하이케리온> 등등
외우기도 어렵게 지은 이유가 시어미가 집이름 몰라
찾아오지 못하게 하는 속셈이라던데
난 택시 기사에게 본토 발음으로
잘 말해 찾아가는 현명한 엄마가 되마
하지만 세번 가고 싶은 것 두번으로 줄여 가긴 해야지
어디에 초인종이 있는지 찾지 못해 현관문을 꽝꽝 두드려 문 열어달라 안하고
벨 소리 두번만 울리고 기다릴께
샤워기 작동법을 몰라 바가지로 물 퍼서 끼얹으며
샤워하는 어른도 안될거며
전화기에 찌든때 닦는다고
다라이에 물 담아서 전화통을 푹 담가 불려 수세미로 문지르지도 않을거고
신새벽 부터 일어나 돌아다녀 불안하게 안하고
세면대 아닌 씽크대에서 틀니를 빼내 양치질도 하지 않고
식탁에서 엄마 아들만 챙겨 자꾸 굴비구이 반찬
밀어 넣으며 먹으라해 네 자신이 군식구처럼 느껴지지 않게 하마
완두도 같이 까며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참외 깎아 한귀퉁이 먼저 베어 먹고 네게 건네주어도 되는
익숙함이 우리에게 자리했으면 좋겠다
우리집앞 빨간 모자 피자집의 정말 맛있는
고구마 피자 훼미리 싸이즈가 네가 한가족이 됨으로
이제는 남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다 먹을수 있겠구나
언젠가 엄마 옷에 브로치 보더니 그녀석이 글쎄 네가 하면
이쁘겠다고 하질 않겠니?
가끔 큰 손으로 네게 줄 선물 포장하고 있는것 보기도 했는데
그렇게 곰살 맞은줄을 몰랐다
아끼며 사랑하는 모습이라 보기가 좋더라
남자는 나이 들어도 일곱살 짜리 아기 같다고 생각하면
별로 틀리지 않아
엄마대신 네게 아기 맡긴다
잘 돌보아다오
그리고 서로 소중하게 보살펴야겠지
어서 널 보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