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주제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善終)으로 넘어갔다. 선종! 삶을 바르고 평화롭게 잘 마무리했다는 뜻이다.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 .... 그는 삶을 바르고 평화롭게 잘 마무리했을까?
"형, 프란치스코는 천국에 갔을까?"
"걍 영면(永眠)에 들었겠지!"
"천국에 가지않고?"
"카톨릭 교리 상으로야 당연히 천국에 갔을 것으로 말하겠지. 그러나 인간의 죽음은 영원한 잠에 빠짐과 같아. 우리가 잠 들었다가 아침에 눈을 뜨면 방금 전에 잠을 잔 것을 기억하지 못하듯, 죽음이란 그저 '평온한 잠'이라고 해야겠지 ..... 그런데 ... 죽음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라는 의문은 인류의 가장 오랜 질문일세! 자넨 물리학도로서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나?"
"물리학도들은 죽음을 가장 자연스러운 본래로의 회귀라고 생각하지. 우주는 모두 죽어 있거든. 그런데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는 생명체라는 것은 이를 거스르는 가장 불합리한 존재라고 해야할까? 결국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거지."
"우주가 죽어있다?"
"그렇지. 우주는 죽어있지. 우주의 기본 질료인 '원자'가 모든 만물의 기본 바탕이거덩. 우리 몸도 원자로 이뤄졌고 바다도 원자로 이뤄졌고 또 땅도 돌도 모두 원자로 이뤄졌지. 이 원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무질서해지는 '엔트로피(Entropy) 증가의 법칙을 따를 뿐 ... 그런데"
미친눔이 대접에 막걸리를 가득 따르더니 원샷을 한다. 이 눔은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기 때문에 옆에서 술을 따라주는 술시중을 하지 않아서 좋다^^ 워낙 누군가로부터 간섭 받는 걸 싫어해서 술을 따라주는 행위도 일종의 간섭으로 여긴다. ㅎㅎ
"생명체라는 것은 말유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거스르는 매우 이상한 현상이란 말유. 다행히 생명체는 유한하기 때문에 결국 모두 죽고,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따라 자연으로 무질서하게 흩어지쥬."
[* 엔트로피는 열역학 제2법칙으로서 "무질서의 정도"를 의미. 즉 만물은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이동하며 이 과정에서 질서는 무너지고 점차로 무질서가 늘어간다는 것]
"그렇지. 생명체는 스스로를 보존하기 위해 외부에서 에너지를 끊임없이 흡수해서 생명을 유지 즉 엔트로피를 거스르지. '죽음'이란 이 과정이 정지되는 것을 의미하고 ... 맞지?"
"맞어"
"유명한 물리학자인 김상욱 교수는 생명체의 특징을 '유지'와 '복제'라고 하더군. 흙, 돌, 바다, 공기, 지구, 태양은 '유지와 복제'의 활동을 하지 않기에 살아 있다고 할 수 없다는군. 지구를 포함해 우주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물질은 살아있지 않은 상태, 즉 죽어 있는 상태며, 생명은 지구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것이고 우주 전체를 바라보면 죽음이 더 자연스럽다고 말하더군. 그런데 말야 ... 난 물리학이 정의한 우주가 죽어있다는 전제가 잘못됐다고 보네."
"왜?"
"김상욱 교수가 말하는 '죽음'이란 단순히 표면적인 '유지와 복제'에 촛점을 맞추지만, 우주의 질료인 원자는 외부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가하지 않는 이상 스스로 붕괴되지 않지? 즉 원자는 영원하단거지. 그리고 원자핵을 전자 구름이 감싸고 있는데 이는 불멸일세. 이들은 에너지나 전자의 결합에 따라 구성 성분이 변할 뿐. 이들을 붕괴시킬 수 있는 방법은 방사성 붕괴나 핵분열 같은 외부 에너지를 통해서만 붕괴가 되는데, 이같은 불멸의 질료가 생존한다는 자체가 살아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지!"
"그렇쥬. 생명체는 영생하는 원자를 질료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보면 형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 그리고 생명체라는 것 자체가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거스르쥬. 이걸 기적이라고 해야 하나?"
"생명체는 죽어있는 것에 바탕하는 게 아닌 영생하는 원자를 기본으로 한다는거지. 그런데 어째서 물리학자들은 우주가 죽어 있다고 헛소릴 할까? 김상욱 교수같은 물리학 인플루언서들은 늘 방송에서 이처럼 말한다네. 우주는 죽음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참내~~~!!! 듣고 보니 그럴듯 해유."
이 친구의 장점은 자기의 지식이나 신념을 애써 주장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나도 이 친구를 계속 막걸리를 사주며 만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진화론은 이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거스르는 가설일세.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어떻게 엔트로피가 증가되는 자연 상태에서 이런 강력한 자연 법칙을 거스르며 생명체가 스스로 태어날 수 있냐는거지."
"아휴, 형은 꼭 결론은 그렇게 가는거유? 자연 상태에서 생명체가 보존되려면 처음에 세포막이 형성돼 자연과 분리돼야겠쥬. 이걸 최근에 밝견한 걸로 아는데..."
"그러나 그것은 일종의 과정을 예측한거고 그렇게 일어날 확률은 제로라고 봐야겠지 ..... 결론은 우주는 죽음이 아닌 생명 그 자체로 가득하다는 것일세. 그런 생명의 질료를 사용해서 생명체를 존재시킨 것은 무한한 지능이 개입해야만 가능한거고 ...!"
" ......!"
이 친구가 조용하게 술잔만 바라보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외친다.
"아유 seebul~! 난 형을 만나면 늘 숙제를 떠 안는다니까! ... 그나저나 한덕수와 김문수의 단일화는 잘 되겠수?"
"김문수가 경선에서 1등을 하더니 처음의 초심을 버렸더군. 모두 망하는 길로 가는 것 같네. 난 이제 단일화든 제각각이든 생각하지 않기로 했네. 난 내 여정을 가는 데만 신경 쓸라네. 자 건배하세!"
막걸리 한잔을 나도 원샷으로 넘겼다. 목을 축이며 넘어가는 막걸리 맛이 끝내준다. 2025년은 참으로 격변의 한해가 될 것 같다. 예측을 불허하는 대형 사건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첫댓글 한덕수는 경선을 거치지 않고 경선이 끝난 후에 들어와 공짜로 대권 후보를 노린다고 김문수 지지자들은 비난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말이다.
한덕수는 탄핵에서 풀려나 국정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국힘 경선은 대국민 흥미를 끌지 못해 대권 후보들 중 누구도 이재명과 견주어 한참 뒤졌다. 그래서 나온 플랜이 외부 인사를 영입해 국힘 경선 1등과 단일화를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거였다. 그래서 언론과 국힘은 한덕수를 이재명과의 승부에 올려 가장 높은 여론이 나오자 본격적으로 한덕수를 초빙했다. 한덕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국힘 경선에 끌려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