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강릉행(江陵行)
(1)
京車飛域五台山 서울기차 오대산 지역에 날아와
千里瀛洲落客還 천리 영주에 나그네로 돌아왔네.
必帛魚傳由簡丹 비단 글씨 고기 뱃속 전했는데
濊硏龜設已苔顔 동예의 거북 돌은 이끼 끼었네.
潛商暗覩南方利 숨은 상인 남방의 이익 셈하고
險地時聞北友安 험한 데서 북쪽친구 안부 듣네.
附日戱兒猶作戱 날마다 노는 아이는 또 즐기고
家人斧鉞太寬閒 집안사람에겐 형벌이 관대하네.
(2)
疾跨三旬費苦呻 병 한 달 넘겨 괴로워 신음하며
行行臨到注文津 가고 가서 주문진까지 도달했네.
杏村客至讀生假 행촌서 온 객은 학생 방 빌리고
蓬戶燈深問道眞 초가집 등잔 앞 참 도를 물었네.
和白會成三姓國 화백회의가 세 성씨 나라 되고
嘉俳節屆六村人 가배절기 육촌사람 이어주었네.
海鄕亦有知音者 바다 마을도 음악 듣는 이 있어
匣裡峨洋古調新 갑 속의 거문고 옛 가락 새롭네.
(3)
東人守孝是爲東 동방사람 효도해 동국이 됨이니
處處行茶禮俗同 곳곳에서 차례의 풍속은 같구나.
盤登五穀祀粱貴 상에 오곡 올려 귀한 제사하고
堂會一門伯叔衆 한 집안 큰집 작은 집이 모였네.
悲徨風樹誠多感 부모님 생각에 슬픈 맘에 젖어
心似朝葵未獻忠 맘엔 해바라기처럼 충성 못했네.
遠落天涯歸不得 멀리 타향에서 돌아가지 못하고
眼如昏霧首如蓬 눈은 흐리고 머리는 쑥 봉 같네.
(4)
形如枯木企如灰 몰골은 고목, 꿈은 재와 같고
七之光陰夢裡催 칠십년 세월 꿈속을 재촉했네.
莫從靑雲路下在 높은 뜻은 아랫길로 가지 말라
曾聞紫氣關東來 일찍이 서기는 관동서 온다했네.
鷄林遺事皆黃葉 신라의 유산은 다 낙엽 같았고
濊國遺墟但碧苔 동예의 빈터는 푸른 이끼뿐이라.
噞嚱山行多蜀道 아아 산길은 촉도처럼 힘들어도
蕭蕭征馬難再回 소슬한 여행길 되돌기는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