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비히 판 베토벤이 1802년 작곡한 작품 번호31번에 해당하는 세 편의 피아노 소나타 작품 중 하나이다. 청각 장애로 인한 심각한 고통 속에서 작곡가로서의 신념과 의지를 나타낸 작품이자 향후 도래할 낭만주의음악을 예고한 걸작으로 꼽힌다. <청각 장애자도 작곡 할 수 있다>
■ 작품 배경 1801년 베토벤은 경제적인 안정을 누리고,오스트리아 백작 가문의 딸인 줄리에타귀차르디(Giulietta Guicciardi)와 사랑에 빠지는 등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갈수록 악화되는 귓병이 그를 괴롭혔으며,신분의 차이를 극복할 수 없었던 사랑도 위태로웠다. 결국 1802년 삶의 의욕을 잃은 그는 급기야 10월6일 빈 북서쪽 외곽에 위치한 작은 마을 하일리겐슈타(Heiligenstädter)에서 이른바 ‘하일리겐슈타트유서’로 불리는 유서를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유서에서 베토벤은 음악가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회복 불가능한 청각 장애를 인정하고 그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하지만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스스로 삶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자신이 가진 예술적 재능과 신념도 버리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이러한 베토벤의 다짐은 곧 창작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했다. 1802년 그는 일련의 명작들을 작곡할 수 있었는데,그 중 대표적인 작품이<교향곡2번(Symphony No.2,Op.36)>과 작품번호31에 해당하는<세 편의 피아노 소나타(16~18번)>다.이 중17번 소나타는 매우 파격적이고 대담한 작품에 해당한다.
‘템페스트(Tempest)’라는 부제는 베토벤이 직접 붙인 것은 아니며,그의 제자이자 비서였던 안톤 쉰들러(Anton Schindler)가 전한 일화 때문에 붙여진 것인데,그에 따르면 베토벤이 이 곡을 이해하기 위해셰익스피어의 희곡<템페스트>를 읽어볼 것을 권했다고 한다.하지만 쉰들러의 주장은 신빙성을 의심받고 있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베토벤이 친구인 체코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벤젤 크럼폴츠(Wenzel Krumpholz)에게“앞으로는 새로운 길을 갈 생각이다.”라고 한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작품에 새로운 도약을 꿈꾸었던 베토벤의 의지가 담겨 있음은 분명하다. 이 곡을 비롯해 작품번호 31번은 누구에게도 헌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소설가 로만 롤랑(Roman Loranc)은 이 세 작품은 베토벤이 자기 자신에게 헌정하기 위해 쓴 작품이라고 해석했다.
■ 음악 구성 전체 3악장으로 되어 있으며,각 악장은 소나타 형식이다.
▲ 1악장 Largo–Allegro 베토벤다운 개성이 드러나는 환상적이면서도 대담무쌍한 악장이다.시작부터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6마디 동안 라르고-알레그로-아다지오로 무려 세 차례나 템포 변화를 주고 있다. 이어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주제를 심화시켜나간다.발전부는 부드러운 아르페지오로 시작해 첫 주제 동기를 세 번 반복한 후 빠르고 강하게 전개된다. 재현부에서 라르고는 레치타티보 풍으로 연주되며 알레그로,아다지오가 이어지면서 긴박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고양시킨 후 잔잔하게 끝을 맺는다.
▲ 2악장 Adagio 우아하고 기품이 있으며,서정적인 선율의 악장이다.하지만 베토벤의 자조 섞인 내밀한 감정을 담담하게 드러내는 느낌도 준다. 차분하고 잔잔한 제1주제와 시적인 풍미를 자아내는 제2주제가 물흐르듯 전개되고,변주되면서 특유의 서정미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발전부 없이 곧바로 재현부로 넘어가 제2주제와 제1주제를 회상한 후 마무리된다.
▲ 3악장 Allegretto 처음부터 끝까지 몇 마디만 제외하고는 16분음표로 계속 질주하는 아름답고 격정적인 악장이다. 베토벤의 제자인 오스트리아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카를 체르니는 “철갑옷을 입은 한 영웅이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이라고 평했으며,독일의 피아니스트 빌헬름 켐프(Wilhelm Kempff)는 “인간의 목소리가 폭풍에 휩쓸려와 저 영원의 바다를 홀로 지배하게 되었다.”라고 평한바 있다. 양손의 현란한 펼침 화음 음형으로 시작해 제1주제와 제2주제가 등장하는데,전편에는 제1주제가 강하게 부각되며 시종 위압적이고 날카로운 전개를 보여준다. 발전부에서는 제1주제의 동기만이 교묘하고 드라마틱하게 구사되며,재현부를 거쳐 마지막 종결부에 가서도 제1주제만을 반복한 후 어디론가 사라지듯 끝을 낸다.
<출처:두산백과>
■ 감상
◆ 제3악장(8:06) 상단에 ● 전곡(25:46) 하단에 ① 00:00~ ② 9:06~ ③ 18:10~ * pf : Daniel Barenbo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