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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0일 수요일
성동구청 신우회 예배 설교
제목: 성탄절이 기쁜 이유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누가복음 2:10~11
성탄절이면 부르는 노래인 ‘기쁘다 구주 오셨네’(찬송가 115장)를 영어 가사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절
Joy to the world! the Lord is come;
세상의 기쁨이 되는 소식입니다. 주께서 오셨습니다!
Let earth receive her King;
땅이여 그 왕을 맞이하세요
Let every heart prepare Him room,
각 사람은 자기 마음에 그분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And heaven and nature sing,
하늘과 자연이여 노래하세요
And heaven and nature sing,
천상과 자연이여 노래하세요
And heaven, and heaven, and nature sing.
천상과, 천상과 자연이여 노래하세요
2절
Joy to the world! the Saviour reigns;
세상의 기쁨이 되는 소식입니다. 구주께서 다스리십니다!
Let men their songs employ;
사람들이여 노래하세요
While fields and floods, rocks, hills, and plains
들과 물과 바위와 언덕과 벌판도
Repeat the sounding joy,
기쁨의 소리를 끊이지 않습니다
Repeat the sounding joy,
기쁨의 소리를 끊이지 않습니다
Repeat, repeat the sounding joy.
기쁨의 소리를 반복하고 끊이지 않습니다.
3절
No more let sins and sorrows grow,
이제 죄와 슬픔은 더 자라나지 않습니다
Nor thorns infest the ground;
땅에는 가시와 엉겅퀴가 더 이상 나지 않습니다
He comes to make His blessings flow
이 땅에 주님의 복이 흘러 넘치게 하려고 주님이 오십니다
Far as the curse is found,
저주가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까지나 오십니다
Far as the curse is found,
저주가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까지나 오십니다
Far as, far as, the curse is found.
저주가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까지나 오십니다
4절
He rules the world with truth and grace,
주님은 진리와 은혜로 세상을 다스리십니다
And makes the nations prove
뭇 나라들에게 자신의 삶으로 나타내게 하십니다
The glories of His righteousness,
주님의 정의가 얼마나 영광스러운지를
And wonders of His love,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And wonders of His love,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And wonders, wonders, of His love.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놀랍고 또 놀라운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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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찬송은 성탄절에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그 가사는 예수님의 탄생을 노래하는 것인데, 이 노래에서는 예수님의 탄생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주님이 오신다! 하늘과 땅이여, 노래하라! 주님이 다스리신다! 만물들아, 계속 찬양하라! 이제 더 이상 죄와 슬픔은 없을 것이다! 주님이 저주를 복으로 바꾸셨다! 주님은 은혜와 진리로 다스리신다! 그 나라에 사는 백성들은 이제 주님을 따라 정의롭고 자비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이 노래를 이처럼 영어 가사로 다시 생각해 보면 예수님의 탄생이 어떤 의미인지를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의 목회자 아이작 와츠(Isaac Watts; 1674년 ~ 1748년)가 작시한 이 찬송에는 예수님이 오신 것을 주님, 곧 하나님이 오신 것으로 소개합니다. 그뿐 아니라 주님이 오시는 목적은 세상을 통치하시기 위함입니다. 또한 죄와 슬픔과 저주를 몰아내시고 복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주님의 통치를 받은 세상은 주님의 진리와 은혜를 받아서 정의롭고 자비로운 백성들로 넘치게 될 것입니다.
이 찬송의 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수님의 탄생이 온 세상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간략하면서도 분명하게 정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찬송 자체가 성탄절이 기쁜 이유를 잘 나타냅니다. 우리는 그 위대한 멜로디와 음정을 따라가느라 그 찬양이 담고 있는 본래의 의미를 명확하게 포착하지 못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는 찬양을 멈추고 그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한 사람의 목회자로서 성탄절이 왜 기쁜 날인가에 대하여 묵상해 보았습니다. 제가 먼저 살펴본 것은 복음서 기자들은 예수님의 탄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복음서들은 예수님의 탄생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먼저,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은 왕으로 소개됩니다. 마태복음의 시작은 왕들의 족보로 되어 있습니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은 예루살렘에 들러서 이렇게 질문합니다: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에 계십니까?”
구약성경 이사야서를 보면 다음과 같은 예언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날에 이새의 뿌리에서 한 싹이 나서 만민의 기치로 설 것이요 열방이 그에게로 돌아오리니 그가 거한 곳이 영화로우리라’(이사야 11:10). 이새는 다윗의 아버지입니다. 그러므로 다윗의 후손으로 나실 한 왕이 열방을 통치하실 것이라는 예언입니다. 마태복음이 예수님을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 분으로, 그리고 유대인의 왕으로 소개하는 이유는 그분이 온 세상을 통치하실 분이라는 의미입니다.
누가복음은 예수님을 온 세상을 구원하실 구원자라고 소개합니다. 천사들이 목자들에게 나타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누가복음 2:11). 그리스도는 헬라어로 세상을 구원하게 하려고 하나님이 택하신 분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히브리어로는 메시아라고 합니다.
옛날 이스라엘에는 하나님이 어떤 사람에게 특별한 임무를 맡기실 때 그 사람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 주게 했습니다. 그래서 기름부음을 받은 사람은 하나님이 택하신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어떤 사람은 제사장이 되기 전에 기름부음을 받고, 어떤 사람은 왕이 되라고 기름부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메시아나 그리스도라고 할 때 그 일차적인 의미는 기름부음을 받는 자인데, 그 본질적인 의미는 온 세상을 구원하고 다스리는 왕이자 구세주가 되라고 하나님이 택하신 분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요한복음이 예수님을 소개하는 방식은 독특합니다. 요한복음은 창조 이전의 때에 관하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는데 그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그 말씀이 곧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씀으로 말미암아 온 천지만물이 지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 육신을 입고 이 세상에 오셨는데 그 모습을 보니 하나님의 외아들의 모습이며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는 것입니다(요 1:14). 요한복음이 소개하는 예수님은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온 세상 사람들이 축하하는 절기가 되었지만 예수님이 탄생하셔서 새롭게 달라진 것은 무엇이며 무엇이 우리에게 기쁜 소식인지에 대해서는 늘 새롭게 정의하고 발견해야 할 것입니다. 위에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성경은 예수님의 탄생을 왕과 구세주,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려고 사람이 되신 것으로 소개합니다. 마태복음에서는 예언을 인용하여 예수님의 나심을 임마누엘이라는 용어로 소개합니다. 그 말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뜻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예수님의 탄생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는 일이기에 온 인류에게 기쁜 소식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는 것이 왜 기쁜 일일까요? 이것은 구약성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말을 약간 부담스럽고 무서운 것으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성경 이야기를 보면,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함께 계시니 다윗이 점점 강성하여 가니라(삼하 5:10, 대상 11:9)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 하시므로 그가 형통한 자가 되어 그의 주인 애굽 사람의 집에 있으니 그의 주인이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심을 보며 또 여호와께서 그의 범사에 형통하게 하심을 보았더라 (창세기 39:2~3)
간수장은 그의 손에 맡긴 것을 무엇이든지 살펴보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 하심이라 여호와께서 그를 범사에 형통하게 하셨더라(창세기 39:23)
바로가 그의 신하들에게 이르되 이와 같이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을 우리가 어찌 찾을 수 있으리요 하고(창세기 41:38)
사무엘이 자라매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셔서 그의 말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시니(사무엘상 3:19)
모세가 여호와께 아뢰되 주께서 친히 가지 아니하시려거든 우리를 이 곳에서 올려 보내지 마옵소서(출애굽기 33:15)
이처럼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모든 일이 형통하고 무슨 일을 하든지 잘되는데 하나님이 함께하지 않으시면 가시와 엉겅퀴가 나는 험한 삶을 살게 됩니다. 이런 말씀을 배우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가장 큰 복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하나님이 다시 오셔서 자기 백성 가운데 함께 사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예수님의 탄생이 곧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하나님이 오신 것이며,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하실 구원자가 오시는 것이기에 기쁜 소식입니다.
그렇게 해서 하나님이 자기 백성 가운데 오시면 어떤 일이 생깁니까? 그들에게 어떤 좋은 일이 일어납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은 주님이 오시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하여 예언자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기억하고 사모하며 살았습니다. 아이작 와츠 목사의 노랫말에도 있지만 주님이 은혜와 진리로 다스리실 때 모든 백성들은 주님을 닮게 되어 정의롭고 자비로운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비로소 하나님의 형상을 만방에 드러내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이 하나님의 오심이며,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이 처음부터 그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참 인간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됩니다. 사실 구원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가 바로 이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를 때 우리는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주신 그 형상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형상은 정의와 자비입니다. 즉, 참되고 따뜻한 마음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어떤 곳이 되겠습니까?
끝으로 천사들의 노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와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누가복음 2:13~14
예수님의 탄생은 하나님께 영광이며 동시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들 중에는 평화가 되는 일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그들은 하나님의 통치를 받고자 나오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거부하고 자기 욕심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하나님이 기뻐하실 리 없습니다. 진실하신 하나님을 따라 진실되게 살고자 하는 사람을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입니다. 마음이 따뜻하신 하나님을 따라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입니다. 주님의 탄생은 이 땅에 살아가는 만민에게 이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게 하는 기쁜 일입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심을 기리는 성탄절이면 우리는 온 세상에 평화가 임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도 예수님이 태어나신 이스라엘 땅에 포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평화를 바라지만 평화는 먼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평화가 임합니까? 천사들의 찬송을 보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들 중에 평화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들은 왕으로 나신 예수님을 모셔들일 마음의 방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기쁨으로 받고 즐거워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은혜와 진리로 충만하신 예수님을 따라 살면서 주님이 얼마나 진실하시고 자비로우신지를 배우며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모인 곳에 평화가 임하는 것이라고 천사들이 노래한 것입니다. 그런 곳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올해도 성탄절을 맞이합니다. 벌써 크리스마스 트리는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캐롤과 성탄 장식과 예배를 드리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과 오심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가운데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다스리시는 주님을 왕으로 모시고 그 앞에서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그 주님이 우리에게 가르치시고 보여주신 교훈과 모범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에 우리의 진심과 사랑나눔이 온전하게 될 것을 기대합니다. 그 날에는 만물이 새롭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성탄절을 기념하면서 한편으로는 주님이 오셔서 새로운 일이 시작된 것을 기뻐하고 주님과 더불어 살아갈 것을 다짐하면서, 동시에 우리 주님이 다시 오실 것을 기대하면서 소망 가운데 우리의 본분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기뻐하고 기념하는 성탄절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