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일 날씨 맑음
👉누죽걸산👈이란 신조어가 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의미로 많이 운동하라는 뜻이다.
나는 앞으로도 열심히 걸으며 다른 운동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종종 물건과 돈지갑까지 도적맞고 길을 잃고 헤매는 꿈을 꾼다. 간밤의 꿈에도 모 도시에서 이 골목 저 골목을 헤맸다. 어느 주택을 지나는 중이었다. 주방문이 열려 있어서 훔쳐보았다.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고여인의 남편인 楊國印이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나는 반가웠지만 빈손이어서 아는척을 못하고 지나쳤다. 간밤에 꿈자리가 나빠 서인지 아침부터 머리가 띵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오후 3시에 딸 하우스예 가려고 내방 문을 열고 나왔다. 마누라는 거실에서 족욕을 하고 있었다. 지금의 족욕기가 없었을 때, 마누라는 뜨거운 물에다 발찜질을 했다고 한다. 딸이 그 모습을 보고 안쓰러워서 지금의 족욕기를 사주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어제야 알았다. 아내는 그 족욕기에 족욕을 했더니 발의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효도족요기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안쪽 현관문을 열고 나와 사물함에 감춰 두었던 딸의 택배를 챙겨들고 1층까지 내려 왔다. 우편함에 편지 세통이 꽂혀있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발송한 건강검진 통지서였다.
나는 딸의 것만 챙기고 다른 두통은 오는 길에 집으로 갖고 가려고 다시 우편함에 집어 넣었다.
딸의 하우스에 들어가니 여느 때와는 달리 잘 정리되어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
나는 커튼 코텍스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 언제 다이소에 갈때 코텍스 4개를 사오려고 내 구매 리스트에 입력했다.
집에 와서 내방에 들어오니 내 인덕션이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마누라가 오른쪽 수납장 옆에 갖다 놓았다. 어제 나는 내 인덕션을 바로 그 자리에 놓는 것이 좋겠다 생각하고 마누라가 없는 사이에 내 인덕션을 지금 그 자리에 갖다 놓았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온 마누라가 내 인덕션이 그 자리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화를 내며 잔소리를 퍼부었다.
👉집에 큰 인덕션이 있는데 왜 그걸 써요. 그건 전기도 많이 들어요, 당신은 참 유별난 사람이라구요👈
나는 잔소리를 그만하라며 인덕션을 다시 내방으로 가져 왔다. 그런데도 아내의 푸념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마누라가 오늘은 마음을 바꾸어 내 인덕션을 자진하여 그 자리에 갖다 놓았다. 아내는 나더러 콘텐츠에 구멍이 두개라 불편하다며 연결하는 그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베란다 책장 서랍에서 세개의 플러그를 동시에 꽂을 수 있는 멀티탭을 가져 왔다. 내가 연결해 주겠겠다고 했으나 마누라는 굳이 자기가 하겠다고 했다. 마누라는 작업을 마친 후 웃으면서 보기가 좋다고 했다. 한 마디로 대만족이었다.
마누라가 느닷없이 라면국물이 먹고 싶다기에 나는 즉시 행동했다. 나는 물을 좀 많이 붓고 내 인덕션에 라면을 끓였다.
내 인덕션은 화력이 세서 빨리 끓었다. 라면은 이런 센 불에
끓여야 제맛을 냈다. 생활속에서 터득한 지혜다. 마누라는 먹을만치 자기전용 사발에 덜고 나머지는 내가 먹었다. 마누라는 오늘 라면이 특별이 맛있다고 했다.
사람의 마음이 하루 새 이렇게 변하다니! 정말 놀랍다.
나는 마치 두 아내와 사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