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초록달팽이 동시집 시리즈 열여섯 번째 권입니다. 초등학교에서 사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우승경 시인의 첫 동시집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며 경험한 소소한 사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60편의 동시가 실려 있습니다. 그림 작업을 맡아준 김영미 작가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의 작품은 인물의 표정이 하나하나 살아있고,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저자 소개
우승경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고 대학원에서 한국어 교육과 문헌정보학을 전공했습니다. 2022년 한국아동문학상 동시 부문 신인상을 받았으며, 2023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발표지원」에 선정되었습니다. 쓴 책으로 수필집 『경품』과 『초록 미술관』이 있고, 현재 초등학교 도서관 사서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출판사서평
좋은 동시를 쓰기 위해서는 뛰어난 시적 감수성과 세심한 관찰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오랜 숙련의 과정을 거쳐 완성됩니다. 우승경 시인의 동시를 읽다 보면 그가 비록 등단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필력과 더불어 동시에 대한 안목을 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특히 그의 동시는 주로 학교 현장에서 소재를 취하면서도 그것을 식상하지 않게 풀어내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사서 교사로 근무하는 탓에 학교의 실정 및 아이들의 특성을 그만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싹뚝,
잘려 나가
밑동만
남은 나무
버섯이
촘촘하게
옷을
입혀 주는 중이다
- 「혼자가 아니야」 전문
이 동시는 우승경이 얼마나 섬세한 관찰력을 지닌 시인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 작품에서 화자는 “싹뚝, 잘려 나가/밑동만/남은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이 나무를 위해 “촘촘하게/옷을/입혀 주는 중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목인 ‘혼자가 아니야’에서 알 수 있듯이, 그와 같은 화자의 진술에는 밑동만 남아 왠지 쓸쓸해 보이는 나무에 대한 짙은 애정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이 동시에서 묘사하고 있는 상황은 그리 낯선 것이 아닙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산이나 숲, 혹은 공원을 오가며 종종 목격할 수 있는 풍경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다 그 모습을 보고 버섯이 나무에 옷을 입혀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사실은 우승경 시인의 시적 감수성이 매우 섬세하고, 마음 씀씀이가 무척 넉넉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 동네에
악어가 나타났다
엄마가 악어 보러 가자고 한다
- 싫어, 무섭단 말이야
엄마가 나를 보며 부드럽게 말한다
- 이번엔 꼭 너를 구해 줄 거야
엄마 손에 들려있는
악어 수학 학원 광고지
한 번 맡으면 자녀의 수학 성적
확·실·하·게 올려드립니다
- 「악어가 나타났다」 전문
이 동시는 학원에 가는 문제를 두고 아이와 엄마의 갈등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에/악어가 나타났다”에서처럼, 그 도입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는 4연의 “엄마 손에 들려있는/악어 수학 학원 광고지”에 이르러 악어의 정체가 드러날 때까지 팽팽한 긴장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앞서 소개한 동시와 마찬가지로 소재 면에서 그리 새롭지 않지만, 신선한 발상과 표현으로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학원을 보내려는 엄마와 이를 거부하는 아이가 실랑이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첫댓글 축하축하드려요. 늦가을 단풍만큼이나 곱게 기억되고 읽히는 시편이길 바라면서... 아주 많이 축하드려요~
두근! 두근! 표지 그림도 예쁘지만 그 안의 동시들도 무척 기대됩니다. 축하 드려요 ^^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