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무주 적상마을 늬우스
소소한 일상 (나무 파쇄기)-7
엊저녁부터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봄 가뭄이 심각한데 비라고 내리는 것이
이슬비에 먼지만 겨우 가라 앉힐 정도로
꼭 병아리 오줌만큼이나 내립니다.
지난 사나흘 뒷뜰에 커다란 고목으로 버티고
서 있던 호두나무 열그루와 대추나무가
죽은건지 딱다구리가 이곳저곳 따닥이며
열심으로 구멍을 내 벌레들 잡아 먹고
떠나버린 대추나무와 헛개나무 뽕나무들을
몇 그루씩만 남기고 엔진톱 소리
요란하게 울리며 싹둑 베어내 버렸습니다.
호두나무가 20년도 더 된 토종이어서 그런지
키우는 방법을 잘 몰라서 그런지 열매도
별로 안 좋고 잎만 무성하니 자리만 차지하여
야생화 꽃들도 그 밑에선 힘들어 합니다.
산나무를 베어내자니 많이 망설여졌지만
베고나니 앓던 이가 빠진듯이 시원합니다.
문제는 나무를 베어내고 굵은 몸체를 추려내고
나니 잔가지가 생각보다 많이 쌓였습니다.
그때 반짝~친구가 언젠가 잔가지를 파쇄기에
넣어 처리하면 깨끗이 정리되어 간단하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무주농촌농기계센타에 파쇄기
하루 임대를 신청합니다.
임대료 15.000원 우리나라 만세입니다.
바퀴가 무한궤도여서 이리저리 잔가지
쌓아 놓은 곳으로 끌고 다니며 파쇄하니
편리하고 배나무밑에 블루베리 밭에
파쇄되어 나오는 나무가루를 덮어주니
풀도 잡고 일석이조 너무나 좋습니다.
아는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편리합니다.
4년전에는 이런것을 몰라서 베어 낸 나무들을
포크레인 빌려서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조금씩 갖다 태우느라 2년 넘게 밤마다
캠프파이어를 했다는 웃지못할 사실 끙~
골담초꽃이 피었습니다.
내일은 골담초꽃차를 만들어야겠어요.
무스카리.금낭화도 한창입니다.
능수복사꽃 지는 자리에 영산홍.철쭉들이
차례로 꽃을 피우기 위해 꽃망울을 올리고
둥지를 짖기 위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박새들을 보니
그나마 이슬비도 다 내린 모양입니다.
적상산 5부 능선까지
연두빛 애기 새순이 차 오른
4월 중순입니다 ^^
2023.4.15.고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