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20일 黃岳山
〈덕유산권 牛頭領 - 掛傍領〉
◆ 산행개요
◐ 산행 지역 : 충북 영동 경북 김천
◐ 산행 일자 : 2009년 1월 1일
◐ 산행 지명 : 黃岳山(1111.4m)
◐ 산행 구간 : 우두령 → 바람재 →
형제봉 → 황악산(비로봉) → 백운봉
→ 운수봉 → 여시골산 → 궤방령
◐ 산행 거리 : 12.9 km (12.9 km)
◐ 산행 시간 : 5 시간
◐ 참여 회원 : 41명
◆ 산행지도
◆ 산행 후기
▶ 두려운 세월이 카운트다운 하듯 다가오고 있다.
2009년 새해원단 각박하게 빌어야 할 소원이 떠오르지 않은 탓일까?
해마다 종종걸음을 치며 가까운 산정에 올라 숱한 인파에 떠밀리면서 붉게 타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염원하든 소박한 일과를 접고 백두대간 길 황악산 가는 산행 버스에 새벽잠을 설치며 오른다.
부위정경(扶危定傾)이라는 거창한 화두로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고 애국심으로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블루하우스의 외침에 화이부동( 和而不同)의 뼈 있는 한마디 토를 달고 나오는 지성의 대답이 만만치 않은 지난날의 주름을 대림질 할 수 있을까?
서민의 걱정도 쌓여만 간다.
언제나 편안하게 비워둔 자리에 앉기 전에 환한 미소로 맞아주는 산우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축복의 새해인사를
주고받는다. 오늘따라 새로운 산우들 여럿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옆자리 짝꿍에게도 첫 만남의 반가움을 나눈다. 그리고 그동안 적조했던 아름다운 인연들에게 핸드폰이라는 문명의 산물을 빌려 새해에 뜻 한 것 모두 이루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신년 인사를 보낸다.
이재 힘들고 어려웠던 젊은 날의 기억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새로운 물결에 띄워 보내고 가랑잎처럼 꿈이 흩날리는 세월을 국가가 베푸는 조그만 온정이나마 감사하게 받으며 그래도 한 줄기 맺어진 끈을 놓지 않고 잔가지를 움츠리며 삶의 지표가 거꾸로 접힌 난국을 조심스럽게 맞이한다.
▶ 해가 바뀐 눈바람이 매섭게 휘몰아치는 새해 첫 산행은 지난번 미루어 놓은 덕유산권 2개 구간 중 순수한 대간능선 약 13 km의 우두령 괘방령 길이다. 고갯 마루 산행 첫머리에는 소의 해를 확인하라는 듯 우직한 인내의 화신이 고스란히 석상에 새겨진 우두령(牛頭嶺)에서 시작된다.
▶ 새해맞이 산행이라 B팀을 가르지 않고 모두들 지정된 등산로를 따라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고도를 더할수록 깊어지는 눈길을 힘차게 밟고 오른다.
▶ 신고 벗는 번거로움을 면하려 아이젠을 신지 않고 휘청거리는 아랫도리를 사답지 않은 순발력으로 버티며 한 시간 반을 걸어 온통 산자락을 갈퀴로 긁어놓은 것처럼 상처투성이의 갈래진 임도를 누가 무엇 때문에 만들었는지 편견이지만 울분을 삼키며 삼도봉 갈림길 바람재에 닿는다.
▶ 마주 보면 높고 더 높은 형제봉 비로봉 백운봉 등 황악산 주능선이 백설을 뒤집어쓰고 포물선을 그리며 늘어서서 만만치 않은 산행을 예고한다.
▶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날씨에 도시락을 꺼낼 엄두도 못 내고 서성거리는데 모처럼 참석한 신 현철 산우가 따뜻한 라면국물을 권하여 한 모금 마시고 나니 한기가 물러난다.
눈꽃을 분분이 뒤집어쓰고 도열한 설림을 뚫고 올라선 비로봉(1111.4m) 정상에서 멀고 가깝게 펼쳐지는 조화로운 세상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아빠의 존재를 확인시키는 신년메시지를 띄운다.
▣ 황악산( (黃嶽山) 1,111m)
황악산은 김천시에서 서쪽으로 12km 떨어진 소백산맥 가운데 위치하며 해발 1,111m 비로봉을 중심으로 백운봉(770m), 신선봉(944m), 운수봉(740m)이 치솟아 직지사를 포근히 감싸준다. 산세는 평평하고 완만하며 비단같이 부드러운 편이며, 초입 일대 계곡 양쪽으로 늘어선 노송과 참나무가 하늘을 덮어 장관을 이룬다. 이 산은 예로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이라고도 불렀으나 직지사의 현판 및 택리지에는 황악산으로 되어 있다.
황악산은 서남쪽에 연봉을 이룬 삼도봉(三道峰:1,176m)·민주지산(珉周지山:1,242m)과 함께 소백산맥의 허리 부분에 솟아 있다. 특히 직지사 서쪽 200m 지점에 있는 천룡대로부터 펼쳐지는 능여(能如) 계곡은 봄철에는 진달래, 벚꽃, 산목련이 볼 만하고 가을철 단풍 또한 절경을 이룬다. 그밖에 내원(內院) 계곡과 운수(雲水) 계곡의 경관도 뛰어나다. 북쪽의 괘방령(掛傍嶺)과 남쪽의 우두령(牛頭嶺)을 통해 영동군과 김천시를 잇는 지방도가 지난다.
등산 시에는 직지사와 운수암을 거쳐 주능선에 도달하는 3~5시간 정도 산행을 하게 되는데, 계곡길은 가파르지만 능선길은 경사도 완만한 편이다.
황악산은 직지사(直指寺)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신라 눌지왕 2년(418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했다는 직지사의 유래는 다양하다. 아도화상이 선산군 냉산에 도리사를 세우고 황악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큰 절이 들어설 자리가 있다”라고 했다는 유래가 있다. 고려 초 농여 스님이 절을 중창할 때 자를 쓰지 않고 자기 손으로 측량한 데서 유래했다고도 하며, 선종의 가르침인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의 ‘직지’에서 따왔다는 설도 있다. 자장이 645년(선덕여왕 14)에 중창했으며 능여 학조 등 많은 고승대덕이 거쳐 갔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끈 사명당 유정도 여기서 출가해 승려가 됐다.
▶ 헬기장을 돌아 이어진 대간길이 직지사 가는 길과 겹쳐진 줄도 모르고 이정표하나 제대로 새워 놓지 않은 관계기관을 원망하면서 우왕좌왕하다가 급경사에 보폭을 좁히고 조심스럽게 지나 여시골 작은 산등을 오르내리며 종아리 근육이 뭉쳐지는 장거리 산행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한기를 재운다.
▶ 충청도 영동과 경상도 김천을 이어주는 궤방령에서 회장님의 사랑이 담긴 따뜻한 떡국을 나이가 겹치는 것도 잊은 채 그릇을 비우고 종이컵 가득한 참이슬 향기로 기축년 새해를 가슴을 열고 축배로 맞는다.
▣ 괘방령(掛榜嶺)
충청북도 영동군 매곡면과 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 사이에 있는 고개로 백두대간 상에 있다.
현재는 514번 지방도(괘방령로)가 지나가며, 고개라기보다는 그냥 평지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언덕이다. 영동군 쪽은 해발고도가 좀 있어서 경사가 거의 없으며, 김천시 쪽이 그나마 약간의 경사가 있는 편이다. 남쪽에 경부고속선 황학터널이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갈 때, 추풍령 대신 선호한 고개이다. 추풍령(秋風嶺)은 추풍(秋風) 낙엽처럼 과거에 낙방하는 것을 연상하는 반면 괘방령은 방(榜)을 붙인다는 의미라서 과거에 붙는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괘방령이나 추풍령은 경기도-충청도-경상도로 오가는 고개로 애용이 되지 못했는데, 괘방령과 추풍령으로 오가는 길이 우회 길 인 데다가, 옥천과 영동 사이에 있는 금강 협곡들 때문에, 자주 이용되지 못했고, 그 대신 문경-충주로 통하는 조령이나, 상주-보은으로 통하는 화령으로 교류를 많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장원급제길"로 알려진 괘방령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장원급제 광장에 있는 5m 높이의 합격 기원 돌탑은 수능시험과 같은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과 부모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돌탑 앞 어머니상은 보는 것만으로도 자식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저절로 느껴진다.
◆ 산행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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