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평맥(平脈)의 법(法)
"맥(脈)에는 삼부(三部)가 있으니, 이는 도(道)의 근원(根源)이라네.
영위(營衛)가 유행(流行)하니, 균형(衡銓: 저울)을 잃지 않는다네.
신(腎)은 침(沈)하고 심(心)은 홍(洪)하며 폐(肺)는 부(浮)하고 간(肝)은 현(弦)하니,
이는 경상(經常)이니 수(銖: 1/24兩)의 분량(分)조차 잃지 않는다네.
출입(出入)과 승강(升降)은 각(刻)의 누(漏: 시간의 흐름)를 따라 주선(周旋: 두루 돌다)하니
수(水)가 2각(刻)을 하(下)하면 1주(周: 몸 한 바퀴)를 순환(循環)한다네.
이에 마땅히 촌구(寸口)로 돌아오니, 여기에 허실(虛實)이 나타나니,
변화(變化)가 서로 승(乘)하고, 음양(陰陽)이 서로 간(干)한다네.
풍(風)이면 부허(浮虛)하고 한(寒)이면 뇌견(牢堅)하며
침잠(沈潛)하면 수(水)의 축(滀: 막히다)이고 지음(支飮)이면 급현(急弦)한다네.
동(動)하면 통(痛)이고 삭(數)하면 열번(熱煩)이니
만약 불응(不應)하면 변(變)의 연고(緣)임을 알 수 있다네.
삼부(三部)가 서로 부동(不同)하면 병(病)에 각각 이단(異端)이 있으니,
태과(太過)하면 괴(怪)하고, 불급(不及)하여도 그러하다네.
사기(邪)는 공연히(空) 나타나지 않고 속(:中)에 반드시 문제(:奸)가 있는 것이니,
표리(表裏)를 잘 살피고(:審察) 삼초(三焦)를 잘 구별(別)하여야 한다네.
숨은(:舍) 곳을 알고 소식(消息: 숨을 죽이다)하여 진단(:診看)하므로
장부(臟腑)를 헤아리면(:料度) 신(神)과 같이 독견(獨見)한다네.
그대(:子)를 위해 조(條)로 기록(記)하였으니, 현인(賢人)에게 전(傳)할지어다." 하니라.
스승(:師)이 "호흡(呼吸)은 맥(脈)의 머리(:頭)이다. 처음에 맥(脈)을 짚어서(:持) 질(疾)하게 오고 지(遲)하게 가면 이는 출(出)이 질(疾)하고 입(入)이 지(遲)한 것이니, 내허 외실(內虛 外實)이라 명(名)한다.
처음에 맥(脈)을 짚어서(:持) 지(遲)하게 오고 질(疾)하게 가면 이는 출(出)이 지(遲)하고 입(入)이 질(疾)한 것이니, 내실 외허(內實 外虛)라 명(名)한다.
의사(師)가 맥(脈)을 짚을(:持) 때 병인(病人)이 하품(:欠)을 하면 무병(無病)하고, 맥(脈)을 볼 때 끙끙대면(:呻) 병(病)이다. 지(遲)하게 말하면 풍(風)이고, 요두(搖頭)하면서 말하면 리(裏)가 통(痛)한 것이며, 행(行)이 지(遲)하면 표(表)의 강(强)이고, 좌(坐)하여 복(伏)하면 단기(短氣)이며, 좌(坐)하여 일각(一脚)만을 하(下)하면 요통(腰痛)이다. 리(裏)의 실(實)로 복(腹)을 보호(護)하면서 마치 알(:卵物)을 품은(:懷) 것 같으면 심통(心痛)이다."
"사람이 병(病)으로 공포(恐怖: 두려움)하면 맥(脈)은 어떤 모양(:狀)인가?"
"맥(脈)의 모양(:形)이 마치 감긴 실(:循絲)처럼 연이어지고(:纍纍然) 그 면(面)은 백(白)하여 탈색(脫色)이 된다."
"사람이 부끄러워하면(:愧) 그 맥(脈)은 어떠한 류(類)인가?"
"맥(脈)이 부(浮)하면서 면색(面色)이 희끗불긋(:乍白乍赤)하다."
"맥(脈)에 잔적(殘賊)이 있다는데, 무엇을 말하는가?"
"맥(脈)에 현(弦) 긴(緊) 부(浮) 활(滑) 침(沈) 삽(澁)이 있으니 이 6가지를 잔적(殘賊)이라 명(名)하며, 제맥(諸脈)이 병(病)을 만들(:作) 수 있다."
"맥(脈)에 재괴(災怪)가 있다는데, 무엇을 말하는가?"
"가령 사람이 병(病)으로 태양(太陽)의 맥(脈)을 얻고 형증(形證)과 상응(相應)하면, 이를 인하여 탕(湯)을 만들어 복용한다. 식경(食頃)이 되어서 탕(湯)을 거의(:比還) 다 복용(服)하게 되었을 때 병인(病人)이 대토(大吐)하거나 하리(下痢) 복중통(腹中痛)하면 의사(師)가 말하기를 '내가 전(前)에 왔을 때는 이 증(證)이 없었는데 지금은 다르게 변(變)하였다.' 할 것이다. 이를 재괴(災怪)라 명(名)한다."
"무슨 연고(:緣)로 그렇게 토(吐)나 이(痢)를 하게 되는가?"
"옛날에(:舊時) 복약(服藥)한 것이 지금 발작(發作)하는 것이다. 따라서 재괴(災怪)라 명(名)하는 것이다.
비인(肥人)은 부(浮)를 책망(責)하고 수인(瘦人)은 침(沈)을 책망(責)한다. 비인(肥人)은 침(沈)이 마땅한데 도리어 부(浮)하고 수인(瘦人)은 부(浮)가 마땅한데 도리어 침(沈)하니, 따라서 이를 책망(責)하는 것이다.
촌맥(寸脈)이 아래로 관(關)에 이르지 못하면 양(陽)의 절(絶)이고, 척맥(尺脈)이 위로 관(關)에 이르지 못하면 음(陰)의 절(絶)이다. 이는 모두 불치(不治)이고 반드시 죽는다. 만약 여명(餘命)과 사생(死生)의 시기(期)를 계산한다면 월절(月節: 시령(時令))의 극(剋)으로 기대(期)할 수 있다.
맥(脈)은 병(病)인데 그 사람이 병(病)하지 않으면 이를 행시(行屍)라 부른다. 생기(生氣)가 없으므로 갑자기 현부(眩仆) 불식인(不識人)하니 단명(短命)하여 죽는다.
사람은 병(病)하는데 그 맥(脈)은 병(病)하지 않으면 내허(內虛)라 명(名)하니, 이는 곡신(穀神)이 없기 때문이다. 비록 곤(困)하더라도 고(苦)할 것이 없다."
"긴맥(緊脈)은 어째서 오는가?"
"가령 망한(亡汗)하였는데 토(吐)하게 하면 폐(肺)의 리(裏)가 한(寒)하므로 맥(脈)이 긴(緊)하게 된다. 가령 해(咳)하는데 좌(坐)하여 냉수(冷水)를 음(飮)하면 맥(脈)이 긴(緊)하게 된다. 가령 하리(下利)하면 위중(胃中)이 허랭(虛冷)하므로 맥(脈)이 긴(緊)하게 된다.
촌구맥(寸口脈)이 완(緩)하면서 지(遲)한 경우, 완(緩)은 양기(陽氣)가 장(長)한 것이니 그 색(色)이 선(鮮)하고 그 안(顔)이 광(光)하며 그 성(聲)이 상(商)하고 그 모발(毛髮)은 장(長)하다. 지(遲)는 음기(陰氣)가 성(盛)하니, 골수(骨髓)가 생(生)하고 혈(血)이 만(滿)하며 기육(肌肉)이 긴박(緊薄)하고 선경(鮮硬)하다. 음양(陰陽)이 상포(相抱)하니 영위(營衛)가 모두 행(行)하고 강유(剛柔)가 상박(相搏)하니 이를 강(强)이라 명(名)한다.
촌구맥(寸口脈)이 부(浮)하면서 대(大)한 경우, 부(浮)는 허(虛)이고 대(大)는 실(實)이다. 척(尺)에 있으면 관(關)이고 촌(寸)에 있으면 격(格)이다. 관(關)은 소변(小便)을 보지 못하고 격(格)은 토역(吐逆)한다.
촌구맥(寸口脈)이 약(弱)하면서 지(遲)한 경우, 약(弱)은 위기(衛氣)가 미(微)한 것이고 지(遲)는 영(營) 중이 한(寒)한 것이다. 영(營)은 혈(血)이니 혈(血)이 한(寒)하면 발열(發熱)하고, 위(衛)는 기(氣)이니 기(氣)가 미(微)하면 심내(心內)가 기(飢)한 듯하고, 기(飢)하지만 허만(虛滿)하고 불능식(不能食)한다.
촌구맥(寸口脈)이 약(弱)하면서 완(緩)한 경우, 약(弱)은 양기(陽氣)가 부족(不足)한 것이고 완(緩)은 위기(胃氣)가 유여(有餘)한 것이다. 희(噫)하면서 탄산(呑酸)하고 식(食)이 갑자기 불하(不下)하니, 기(氣)가 격상(膈上)에 전(塡)하였기 때문이다.
촌구맥(寸口脈)이 미(微)하면서 삽(澁)한 경우, 미(微)는 위기(衛氣)가 불행(不行)하는 것이고 삽(澁)은 영기(營氣)가 부족(不足)한 것이다. 영위(營衛)가 서로 함께 하지(:將) 못하여 삼초(三焦)가 믿을(:仰) 바가 없으니 신체(身體)가 비(痺)하고 불인(不仁)한다. 영기(營氣)가 부족(不足)하면 번동(煩疼) 구난언(口難言)하고, 위기(衛氣)가 허(虛)하면 오한(惡寒) 삭흠(數欠)한다. 삼초(三焦)가 그 부(部)로 귀(歸)하지 못하는 경우, 상초(上焦)로 귀(歸)하지 못하면 희(噫)하면서 초탄(醋呑)하고, 중초(中焦)로 귀(歸)하지 못하면 소곡(消穀)이나 인식(引食)할 수 없으며, 하초(下焦)로 귀(歸)하지 못하면 유수(遺溲: 遺尿)한다.
촌구맥(寸口脈)이 미(微)하면서 삽(澁)한 경우, 미(微)는 위기(衛氣)가 쇠(衰)한 것이고 삽(澁)은 영기(營氣)가 부족(不足)한 것이다. 위기(衛氣)가 쇠(衰)하면 면색(面色)이 황(黃)하고, 영기(榮氣)가 부족(不足)하면 면색(面色)이 청(靑)하다. 영(營)은 근(根)이고 위(衛)는 엽(葉)이니, 영위(營衛)가 모두 미(微)하면 근엽(根葉)이 고고(枯槁)하여, 한율(寒慄) 해역(咳逆) 토성(吐腥) 토연말(吐涎沫)하게 된다.
촌구맥(寸口脈)이 미(微)하고 척맥(尺脈)이 긴(緊)한 경우, 그 사람은 허손(虛損)으로 다한(多汗)하니, 음(陰)은 항상 있으나(:存) 결코 양(陽)은 볼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촌구(寸口)의 모든 미(微)는 망양(亡陽)이고, 모든 유(濡)는 망혈(亡血)이며, 모든 약(弱)은 발열(發熱)이고, 모든 긴(緊)은 한(寒)이다. 한(寒)이 승(乘)하면 궐(厥)하고 울모(鬱冒)하며 불인(不仁)하는데, 이는 위(胃)에 곡기(穀氣)가 없고 비(脾)가 삽(澁)하여 불통(不通)하기 때문이므로, 구급(口急) 불능언(不能言) 전율(戰慄)한다."
"부(腑)에 승(乘)하였는지를 어떻게 알고, 장(臟)에 승(乘)하였는지를 어떻게 아는가?"
"모든 양(陽)이 부삭(浮數)하면 부(腑)를 승(乘)한 것이고, 모든 음(陰)이 지삽(遲澁)하면 장(臟)을 승(乘)한 것이다."
첫댓글 중경의 상한론 맥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