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주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
나의 외손주 윤후 민후야 !
너희 두 녀석들은 우리에게는 둘도 없이 사랑스럽고 귀하고 소중한 집안의 보배들이란다. 왜냐 하면 너희들은 엄마 아빠의 아들 딸이기도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손녀 손자들이니까 말이다. 아빠는 부천에 계시는 친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 태여난 아들이며 , 엄마는 프라임아파트에 살고 계시는 외할머니 할아버지의 예쁜 딸로 이 세상에 태여나서 지금은 너희들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다. 외할머니 할아버지도 우리들의 엄마 아빠로부터 태여났으니까 너희들의 엄마를 이 세상에 태여나게 한 것이란다. 엄마가 부천 친할머니 할아버지가 낳아 주신 아빠와 결혼을 하였으니 너희들 윤후 민후가 지금 이 세상에 있는 거란다. 너희들도 이 다음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모든 교육과정을 졸업하고 마치게 될 것이야, 그렇지, 윤후 민후야,
사람은 이 세상에 태여나서 혼자서는 절대로 살수도 살아갈 수도 없는 외로운 존재란다. 그러니까 윤후는 아빠만큼 멋있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해야될거야, 윤후야, 아빠보다 더 좋은 사람은 없을테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더 훌륭한 사람이 있는지는 찾아보거라. 할아버지의 생각으로는 너희 아빠와 같이 착한 사람도 만나기는 힘들런지도 모르겠구나. 막내인 민후도 누나와 마찬가지로 엄마만큼 예쁘고 총명한 여자를 찾아서 아내로 맞이하면 좋겠구나. 지금은 윤후는 초등학교 4학년이고 민후는 유치원생이지만 민후 윤후가 기저귀 차고 걷지도 못하고 기어다닐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할머니는 일흔살이고 할아버지는 칠십살하고도 네 살이 더 넘었단다. 나도 너희처럼 엄마 아빠에게 칭얼대고 말도 안 들으며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은 시절이 바로 어제 같은 세월이란다. 지금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고 보니까 제일 후회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냐, 윤후, 민후야, 그것은 어릴 때 부모님 말씀 안 듣고 공부도 열심히 못한것이 제일 어리석고 잘못한 것이란다. 하지만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구나.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뇌세포가 파괴되어 많이 줄어드니까 금방 보고 듣고 읽은 것도 모두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진거야, 할머니 할아버지의 부모님들은 너희에게는 증조 외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것이야. 이미 이 세상을 떠나셔서 저 멀고 먼 하늘나라로 가셨으니 어떻게 하겠느냐. 할아버지도 어느 날 문득 엄마 아빠가 그립고 보고 싶을 때가 있단다. 목 놓아서 아무리 불러보아도 대답이 없으시고 그저 가슴만 미여지고 답답할 뿐이지요. 그리고 끝없는 후회와 눈물이 앞을 가리고 잠 못 이루고 헤매는 밤만이 있을 뿐이란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너희들만한 나이에 초등학교 다니던 생각이 떠오르는구나. 그 때는 1950년대이었는데 요즘 너희집에도 있고 다른 친구들 집에도 있는 테레비 컴퓨터 전화 소파 식탁 싱크대 공부방 책걸상 세탁기 냉장고 스마트폰 쌀밥 과자 과일 침대 청소기 터닝매카드 장난감 어느 것 하나 있지도 않았고 보지도 듣지도 못한 물건들이란다. 책가방 장갑 털점퍼 털부츠 자전거 이런것들도 제대로 입어보지도 신어 보지도 못 하고 초등학교를 다닌거란다. 지금 너희집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라는 것도 있지도 않았고 볼수도 없었던 그런 시절이었지요. 하루 세끼 밥은 꽁보리밥에 김치와 시레기 된장국이라도 많이 먹으면 행복했었단다. 생일이나 되어야 흰쌀밥이랑 소고기국을 맛볼수 있던 그런 어린 시절이었지. 너희가 제일 좋아 하는 피자 햄버거 닭가슴살 튀김 라면등도 너네들 나이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먹어 보지도 못 했단다. 돈도 없었지만 그런 것을 팔고 있는 마트도 없었으니 말이야. 집이라고 해야 피난시절에는 판자집에서 초등학생 시절을 보냈단다. 피난이 무엇인지 판자집이 어떤 것인지는 엄마 아빠에게 물어 보거라. 어쩌면 너희 엄마 아빠도 잘 모를런지도 모르겠구나. 그런 집에서 살아보지도 않았으며 볼수 있는 기회도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용돈이라는 것도 일년에 한번 정도 그것도 설날 세뱃돈으로 몇십원 받아본 것이 전부란다. 할머니가 매일 아침 일곱시에 타고 너희집에 가던 전철(지하철)도 물론 있지도 않았고 상상도 못한 것이란다. 엄마 아빠가 너희도 태우고 운전하고 다니는 자가용 자동차도 없었지요. 그 때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만들만큼 지식도 돈도 경험도 부족하고 자동차 산업이 시작되지도 않은 때였으니까. 이처럼 할아버지 할머니가 너희들 정도의 어릴 때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지요. 이렇게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이 않되고 낙후된 원인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봐야지. 1909년에 일본이라는 나쁜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침략하여 식민지로 만들은 것이지요. 우리나라 말도 쓰지 못 하게 하고 완전히 일본이라는 나라로 편입시키려한 깃이지요. 우리가 생산한 식량과 광물질(쇠붙이등)을 그들의 나라로 약탈하여 빼돌린 것이지요. 독립투사들을 수 없이 짓 밟아 죽이고 우리 민족혼(정신)을 말살하려던 약탈자이며 침략자이며 한 마디로 노략질을 하는 도둑놈인 것이지. 36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옥과 같은 감옥 속으로 우리 민족을 핍박한거란다. 눈도 멀게한 장님으로 귀도 입도 막아버린 귀먹어리 벙어리로 만들려고 발버둥 친 것이란다. 절대로 이들의 야만적인 만행을 잊어버려서는 안되는게야. 1950년 6,25전쟁으로 집과 건물 공장 모든 것이 파괴되어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으니 하루 먹고 살기도 어려운 시절이었지요. 북한 공산정권의 무리들이 남침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부모형제 친척과도 헤여져야 했지요. 할아버지도 38이북 황해도 북한땅에 할아버지의 할머니와 큰 누님과 헤여지게 된 것이지요. 육십칠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편지 한통 전화 한마디도 할 수가 없게된것이야. 할아버지의 할머니는 연세가 130세 정도 일것이고 큰 누님은 90세가 넘었을거야. 언젠가 통일이 되어 고향에 찾아가도 두분 모두 멀고 먼 하늘나라로 가셨을 테니까. 항상 보고프고 그립고 불쌍한 마음만이 할아버지를 슬프게 하고 있단다. 윤후 민후야 할아버지가 오늘 너희에게 쓸데 없고 알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것 같구나. 이 다음에 너희들이 스무살 때 쯤 그 때 다시 더 많은 얘기를해 주기로 하자꾸나. 아 참 그런데 민후 윤후 너희들이 스무살이 될 때까지 할아버지가 살아 있을런지는 확실치가 않으니 어쩌느냐. 그런 것은 하나님만이 알고 계시는 비밀인데 말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약속하마 윤후 민후에게. 그 날까지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매일 매일 많이 걷고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할거야. 그래야 우리 민후 윤후 손주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결혼도 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으니까. 할아버지 할머니의 욕심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 말거라. 사람은 누구나 태여나서 건강하게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이니 어쩌겠느냐. 윤후 민후 너희들은 이 할머니 할아버지 마음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어떠냐. 혹여나 너희들 나이가 스무살이 되었을 때 이 할아버지가 너희들 곁에 없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머나 먼 곳으로 떠나버리는 안타까운 시간이 올지도 모르겠구나. 그 때는 민후 윤후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없다고 울지도 슬퍼하지도 말고 내가 오늘 이렇게 너희들에게 써 놓은 편지를 읽어 보아라. 그러면 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을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구나. 윤후 민후야, 그렇다고 미리 걱정은 하지 말거라. 할아버지 할머니는 너희들이 스무살도 지나 서른살 즈음이면 결혼을 하리라고 본다. 결혼하여 너희들의 아들 딸이자 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증손주를 낳을 때까지 지켜보고 싶은 것이 소원이니까 말이다. 그 때까지의 이 할아버지 할머니 나이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생각한들 무슨 뾰족한 해결책도 없으니 말이다. 사람은 어머니 뱃속에서 태여나는 순간부터 잠시 잠깐 삶의 즐거움 슬픔 외로움 힘듦의 길을 걸어 가는것이란다. 그렇다고 기껏해야 100년 120년이지만 사는 동안은 이루지 못 할 꿈이라고 포기하면 안된다. 꿈을 가지고 꿈을 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란다. 꿈이 없는 사람은 살아갈 의미가 없는게야. 이 세상 모든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저 내 아들 딸 손자 손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주기만을 매일 밤마다 기도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단다. 그러니 오늘부터 윤후 민후도 엄마 아빠 말씀을 잘 들으면서 건강하게 공부도 열심히 하여서 훌륭하게 잘 자랐으면 더 바랄것이 없단다. 윤후 민후야 ! 증조 외할아버지 할머니의 뫼를 망우리와 용인공원묘원에 따로 따로 모셔놓았지요. "할아버지 왜 그렇게 했어, 응 " 물으면 말이다. 증조 외할아버지가 10년 먼저 돌아가셨지. 그리고 증조 외할머니가 증조 외할아버지를 그리워서 따라 가셨는지도 모르겠구나. 저 하늘나라에 가셔서는 함께 사시게끔 해드릴려고 그러니까 합장(合葬)을 하려고 했었는데 그런데 그리 안되었지요. 왜냐면 이왕이면 좋은 날자를 골라서 하려고 점(占)보는 사람에게 물어 보았단다. 할머니랑 같이 가서 물어 보니까 같이 합장을 하면 안 된다는거야. 함께 모시면 후손들에게 별로 좋지 않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멀리 떨어진 곳에 홀로 각자 계시게 된 것이지. 하지만 많은 세월이 흘렀으니까 이제는 한곳에서 같이 사시게 할거야. 그렇게 해야지만 아들인 이 할아버지 마음도 편할 것이니까. 어느날 갑자기 통일이 되면 고향땅인 이북으로 다시 옮겨 드릴려고 생각도 하고 있지요. 증조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는 항상 고향이 그리워서 어머니가 보고파서 명절 때만 되면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시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통일이 이 할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 이루어지면 좋으련만 윤후 민후야. 할아버지 할머니도 어느 날 갑자기 떠나버리고 말면 그 때는 너희 외삼촌 외숙모와 아빠 엄마가 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해 드려라. 알았지. 또 그래도 만약에 그렇게 못 하게 되거들랑 그 다음에는 윤후 민후가 지유 지안이랑 의논해서 해 주었으면 하는데 어떠냐. 내가 너무 어린 손주 너희들에게 무슨 말인지 잘 알지도 못하는 커다란 숙제를 주는 것 같기도 해서 미안하구나. 너무 부담 같지 말거라. 할아버지가 어느날에는 외삼촌 외숙모 너희 엄마 아빠에게 직접 부탁도 할거야. 사실은 말이야 이 할아버지가 좀 더 오래 살아서 직접 해결했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단다. 알았지, 윤후 민후야 ! .마지막으로 너희에게 한 마디 더 부탁할 말이 있단다. 할머니가 너희 집에 가셔서 아침에 민후는 유치원 누나 윤후는 초등학교에 등교 준비를 해 주었지요. 그런데 너희가 너무나 밥도 잘 먹지 않을 뿐아니라 말도 안 듣고 소리지르고 둘이 싸움도 자주 해서 엄청 속상해 하신단다
그래서 도저히 힘들고 혈압이 올라서 못 가신다고 그러시고 있단다. 앞으로는 어른들 말씀 잘 듣고 싸우지 말고 소리지르지 말고 밥도 잘 먹기를 할머니가 제발 부탁하고 있단다. 지금은 너희가 어려서 잘 모를런지는 몰라도 조금 더 크면 언젠가는 할머니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너희를 엄청 사랑하고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명심 하거라. 이렇게 윤후 민후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처음이구나.
하여간 " 윤후 민후야 !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정직하게 꿈을 갖고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거라 " 이 세상은 너희들을 위하여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언젠가는 윤후 민후보다 더 어린 동생이기도 하며, 너희들의 외삼촌과 외숙모의 딸 아들이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친손주들인 지유 지안이에게도 하고픈 얘기이기도 하다 ***
2017년 1월 18일 약국에서 할아버지가 최 정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