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大屯山에 얼굴 가려진 겨울 天燈山을 가다.
<2011년 1월 13일 춥고 맑은 날>
◆ 산행개요
♣ 산 행 지 : 천등산(707m)
♣ 소 재 지 : 완주군 운주면
♣ 산행주관 : 중앙산악회
♣ 참석인원 : 46 명
♣ 산행코스 : 원장선마을→ 뫼골 → 병풍바위→ 기도암 → 감투봉 → 암봉→ 천등산 → 비늘바위 → 평촌
♣ 산행거리 : 8 km
♣ 산행시간 : 3시간 30분(10 : 15 ~ 13 : 45)
♣ 뒤 풀 이 : 17번국도 괴목동천에서 해장국, 대둔산 온천사우나
◆ 산행후기
▶ 삼한 사온이 없어지고 연일 계속되는 영하의 추위를 피부로 느끼며 방한복으로 중무장을 하고 새해 두 번째 눈 쌓인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모처럼 산행에 동참한 최 영숙 산우를 반갑게 맞으며 천등산 산행 길에 오른다.
천등산 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태장 2리에 있는 해발 574m의 天燈山, 전라남도 고흥군 풍양면, 포두면, 도화면에 걸쳐있는 해발 550m의 天登山, 충청북도 충주시 산척면과 제천시 백운면 경계에 박달재의 유래를 지닌 해발 806m의 天登山이 있으나 오늘은 호남의 금강산이라는 지척의 대둔산 명성에 가려져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완주의 天燈山을 찾는다. 눈밭에 미끄러지는 산행버스는 17번 국도변의 천등산 휴게소를 끼고 돌아 산행 시점인 원장선 마을에 내려놓는다.
추위를 잊으려는 듯 지체 없이 출발하여 대나무 숲이 산행객을 맞는 뫼골을 따라 완만한 능선을 타고 산세를 확인 할길 없이 눈이 쌓인 병풍바위를 지나고 밧줄이 드리워진 암봉을 타고 감투봉에 올랐으나. 눈으로 표백된 오뚝한 얼굴이 건너다보이는 정상으로 가는 길이 없어 할 수없이 오던 길을 되돌아 나와 절벽 길가에 출입문이 하나 달려있는 암굴 앞에서 이 추운 겨울에 뜻대로 되지 않은 세상을 훈계하면서 스스로의 열반 길 을 찾아 나선 도인? 의 얼굴을 마주하기가 거북하여 문을 열어 보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다시 눈이 바닥을 뒤덮은 너덜지대를 건너서 곧장 뻗은 오르막을 감기에 잔뜩 취한 콧김을 내 뿜으며 천하를 휘어잡은 듯 독존의 기개로 솟아오른 천등산 정상에 닿는다. 우람한 몸집의 대둔산이 괴목동천을 사이에 두고 내려다보고 있고 백설을 뒤집어 쓴 겹겹의 산등성이가 혹한의 추위를 견디며 나래를 편다.
겨울산행의 묘미 앞에 닥치는 위험을 극복하고 1.8km의 쏟아지는 급경사 코스를 타고 내려와 암벽에 속수무책으로 떨고 선 동백을 부축하며 후미를 다독거려 무사히 하산한 이 대장의 노고를 세기며 해장국 한 그릇으로 차츰 누그러지는 한파를 잡고 유황 냄새가 따뜻한 물속에서 피어오르는 대둔산 관광호텔의 온천 사우나로 감기로 한기와 적설에 지친 몸을 달랜다.
▶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