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친구랑 바우길 2, 3코스를 걸었다.
유스호스텔-어명정-술잔바위-대공산성-곤신봉-선자령-국사성황사-반정-대관령박물관코스.
친구는 백두대간을 혼자 12일동안 150 시간을 산행 할 정도의 실력자다. 설악산이 좋아서
공직 30년을 채우고 바로 강릉에 둥지를 튼 산 사나이다. 그는 30년 동안 설악산을 675번 다녀왔다.
빠짐없이 산행일기를 기록하는데 지금까지 그가 기록한 분량만도 노트 몇권이다.
함께 걸으면서 3코스 내내 찬사가 이어진다. 하늘로 치솟은 금강소나무의 위용을 보며 개인적으로 보광리의
소나무에 흠뻑 취해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꼭 이놈의 "접속 부사"가 말썽이다.
친구는 산행으로는 너무 좋은 코스임에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극찬을 한다.
그러나, 그러나 또 뭐야? 아무래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Why not? 왜 안되는데....
이 코스가 아이들과 노인네들이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대중성이 떨어지는 길이 라는것. 제주 올레에서 흔히 볼 수 있는것 처럼 60대 친정어머니와 딸이, 입대하기전 아들과
아버지가, 젊은 연인들이 손잡고, 5살 짜리 아들과 엄마가 함께 걸을 수 있는 평범한 길이 아니라는것.
그렇다고 바우길을 개척할때 target 을 산행하는 사람으로 맞추어져 있는것은 아닐텐데....
그리고 무엇보다 아쉬운것은 걷는 중에 물 한병 사먹을 수 있는 가게도 없고, 화장실, 대중교통의 불편이다.
상황에 따라 중간 기착지에서 걷기를 중단할 때 바로 대중교통이 연결될수 있어야 한다. 언제고 편한대로 걷다가
자기들 차 시간에 맞춰 마음대로 돌아갈 수 있는 편의가 제공되지 않으면 대중화 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고 강릉에 그 만한 편리한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우길 5코스는 지금 맵핑을 하고 당장 시행해도 조금도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길이다.
그리고 사천항-영진- 주문진항, 수산시장-등대-주문5리-소돌항 -주문진해수욕장-향호 까지의 길은 어쩌면
5코스 보다도 더 경쟁력있는 테마가 있는 강릉 최고의 트래킹 코스가 아닌가 싶다.
주문진 항 주변에서의 충분한 먹거리, 편의 시설, 언제고 시내버스를 만날 수 있는 교통... 어느것 하나 불편함이
없는 완벽 그 자체의 길. 농촌, 어촌, 산촌의 소박한 사람들의 삶, 그리고 그들의 일상, 주변의 유명한 커피 카페...
유명한 맛집 등 놀며, 걸으며, 쉬며, 마시며, 아름다운 바닷가의 풍광을 음미하며 즐겁게, 행복하게 걸을 수 있는길...
이런 좋은 길이 우리에게 얼마든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굴산사지, 명주군왕릉 등 소위 스토리텔링을 한다고 억지로
길을 연결하여 대중교통도 없는 불편한 길을 서둘러 만들어가는 것보다 테마가 있는 길을 우선 발굴하여 나가는 것이
합당한 생각이 아닐지?
앞서 말했듯이 대중교통, 편의시설, 먹거리등 어느 정도 갖추어진 곳부터 단계적으로 개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설프게 간판 설치하고 , 지도부터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와서 걷다가 불편함이 있으면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기대에 부푼 사람들이 왔다가 , 기대치에 못차서 실망을 하고 돌아가면 다시 우리 고장을 찾아오겠는가?
이런 문제들을 한번 되짚고, 모두가 한번쯤 심각한 고민들을 할때가 아닌가 싶다.
무슨일을 추진할때 속도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방향 또한 더 더욱 중요한 부분이다. 더군다나 길을 만든다는 것은
걷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불편이 없이 마음껏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함으로...
길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첫댓글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이기호 대장과 저도 이 부분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학산에서 안인까지 나가는 7구간도 대부분 평지길이긴 하지만 조금 길지 않나 하는 의견도 듣고요...
그리고 스토리텔링 부분도 역사 유물이나 명승지로 스토리텔링 하는 건 가급적 피하려고 합니다.
누구나 들어 따분하지 않고 감흥 받을 수 있는 그 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조목조목 지식을 가르쳐주는 스토리텔링은 가능한 줄이거나, 피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길이 '걷는것 자체"에만 의미를 두는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걷는사람들에게 인위적으로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것은 개개인의 사색의 자유를 구속하는 또하나의 폭력...바우길은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 철저한 '자기 탐색'을 위한 완전한 자유를 보장해 주는 그런 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바우길 얘기입니까? 글이 왔다 갔다해서 갈피를 잡을 수 없네요.
제가 알기로 바우길 5코스 주문진 가는 길은 아닌 듯한데........
아니 이런 제가 글을 잘못 읽었네요..
좋고 쉬운길이 많이 있음에도 하필 교통과 편의성이 없는 고 난이도의 산길을 우선해서 개척하면 정착율이 떨어진다는 얘깁니다... 바우길에서 5-1코스로 추가했으면 좋겠습니다.
최순각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제가 지난번에 나이도 적지 않은 여자 혼자 몸으로 올레길을 3코스 반 되게 걸어봤는데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화장실의 자유, 그리고 먹을것의 자유..그리고 올레길에서 주장하는 <놀멍, 쉴멍>대로 걷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혼자 걸어도 올레표시가 다 되어 있어서 길을 잃을 필요 없었구요. 중간에 피곤하면 길에서 빠져나와 버스를 탈 수 있었구요.
제주 올레를 찾는 사람이 여자:남자의 비율은 7:3 그 많은 여자들 중에 혼자 걷는 사람이 60% 라는 통계가 있더군요. 앞으로 바우길도 이러한 추세가 말해주듯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신경써야 할듯...
이번에 바우길을 걸으면서 느낀 것이 무척 이쁘고 좋은 길인데..여자 혼자 바람처럼 걷기에는 무리가 있는 길이라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중간에 빠져나오기도 그렇고..모든게 다 좋을 수는 없겠지요. 그리고 바우길은 계속 발전해 가고 있는 길이니까요. 괜히 길 걷기 초보자가 나서서 자꾸 말씀드려 죄송합니다. 이것도 바우길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애써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죄송한 게 아니고 고마운 거지요...
저도 남자인데 길에서 용변 불편을 겪거든요.
앞으로 이런 부분은 정말 잘 해소돼야 되겠지요.
걷는 중에 자연스럽게 처지거나 아웃할 수 있는 것도 생각해봐야 하구요...
동감합니다 ~
제주도 올레길 5개 코스를 걸어보았습니다 ~
길도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코스 마다 마을 주민들과의 대화와 그 지역의 소박한 음식점, 가게, 이웃집 마실가듯 안전하게, 정겹게 인사말을 주고받는 것이었습니다.
정동진 - 옥계(한국여성수련원)에서 이러한 느낌을 살짝 받았답니다 ~
앞으로 걷게될 바우길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가지도록 할께요 ^^
26일 - 2코스를 함께 걷게되여 참 많이 고마웠답니다 ^^
맞습니다, 길은 사람이 소통하는 통로가 되는 곳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광이 계속된다 할지라도 '안녕하세요" 라는 정다운 사람들의 목소리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봅니다. 일상에서의 상처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정다운 대화속에서 치유되어 가는게 아닐까요... 여름철 길에서 목마를때 현지인들이 건네는 냉수 한 바가지가 삭막한 인생을 살아갈때 삶의 의미를 되살리는 것이기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는게 아닐까요?
바우길은 앞으로도 계속진화하는 길이고, 이렇게 좋은 의견들을 계속 수용하고 접목해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의견을 말씀해주셔야 발전이 있는 거지요..
좋은 의미로 받아 들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함께 좋은 길을 만들어 가기를 소원합니다.
초보인 저희들도 걸으면서 염려하는 부분들을 콕콕 찝어서 속시원히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언젠가는 동해의 꿈을 목청껏 부르며 바우길을 마음껏 걸을 수 있을날을 기대하며 열심히 걸어야겠습니다.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말씀하셨네요. 화장실문제와 걷는 중에 아웃처리 할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그것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지요. 중간에 합류도 가능하면 좋으니까요. 먹거리는 점차로 바우길과 더불어 자연히 생겨날거라고 믿습니다. 다만 허가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음식점이 바우길1-2 코스와 같은 길 중간에 들어서기에는.. 여러가지로 생각해야할 일들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첫술에 배부르지 않은 것처럼 진화되어 갈거라고 믿어요.
바우길을 산행으로 생각하는 개념은 하루 빨리 지워야 한다고 봅니다, 지리산 둘레길이 올레길보다 먼저 탄생했지만 활성화 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1,2,3코스는 특성상 음식점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에 ....
말씀하신 세 코스는 입구와 도착지점에만 음식점을 마련할수 있는건 사실입니다. 미리 그런 안내를 한다면 중간에 필요한 간단한 식사준비는 걷는 사람들이 스스로 준비하리라 믿습니다. 모든길이 다 제주도 올레길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각자가 좋아하는 코스를 찾아 걷지 않을까요. 좀 무리가 간다면 해변길이나 시장을 통과하는 길을 걸을수도 있을 거구요. 조금 거친길을 걷고 싶은 사람은 1-3번길을 걸을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건 제 개인생각입니다.
혼자서 이 궁리 저 궁리하고 있는 문제점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린아이들과 걸을 때 차량은 어디에다 놓고 어디쯤에서 합류가 가능한지? 여이치 않으면 중도포기는 가능한지? 미리 자세한 답사를 하고 시도를 해야지 큰 낭패보겠는걸 ... 등등 궁리중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지혜를 모으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걸으셨던 2,3코스중 일부 술잔바위갈림길~대공산성~ 곤신봉은 바우길 코스는 아니고 솔향길 코스입니다. 그코스를 더우기 거꾸로 오르셨으니 트레킹길이 아니라 등산길로 난이도가 달라지겠네요. 곤신봉에서 대공산성으로 내려오기도 역시 초반길이 일반인들에게는 좀 위험하다고도 볼수 있죠. 다행히 이기호대장님이 그 코스를 바우길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더군요. 바우길은 트레킹길이니까요. 그러면 대공산성 순환 등산로 들머리에서 어명정까지, 트레킹길로는 좀 가파르다 싶은 오르막이 문제인데요. 제 생각에는그 오르막 곳곳에 쉼터가 있고 자기 페이스대로 쉬엄쉬엄 가면 큰 문제는 없어보입니다.
저도 솔향길에서 이 코스를 1구간 머릿길로 잡아 굉장히 염려스러웠습니다.
남이 정한 일이라 말은 하지 못했지만,
우선은 솔향길 안내만 믿고 이 길을 가는 아마추어 길꾼들이 걱정되었고,
이 코스를 바우길 1구간과 사람들이 헷갈리지 않을까,
솔향길 안내만 보고 이게 바우길 1구간인지 알고 가는 사람은 없을까,
그게 걱정되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난이도 중상급의 등산로인데
오르막으로 가든 내리막으로 가든
안개 많이 끼는 날(여긴 수시로 그렇지요)
바람 많이 부는 날(이것도 수시로 그렇지요)
눈 온 다음에 안개끼고 바람까지 불면 더욱
훈련 안된 사람들은 조난사고도 나겠구나 싶은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 구간 걸리는 시간인데, 솔향길에서는 18킬로미터 6시간 30분에서 7시간 소요된다고 안내하는 것 같은데, 보통 사람들이 그 시간 안에 걸을 수 있을지...
제 생각엔 아무리 적게 잡아도 8시간에서 9시간 정도 잡아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특히나 한 겨울엔 너무 해가 짧지 않나, 트레킹 코스로는 도저히 포함시킬 수 없는 그런 코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3구간으로 보광리 유스호스텔- 보현사 아래 임도 갈림길- 어명정 - 술잔바위 - 송이 움막 - 임도 삼거리 - 임도 - 명주군왕릉까지를 12km 소요시간 5-6시간 으로 잡았는데(거리는 짧으나 어명정까지 올라가는 길이 바우길중 경사도가 높은 길이라, 우리는 또 중간에 걷다가 힘들면 퍼져서 놀자는 식이라 ㅎㅎ)
대관령 휴게소 선자령 입구에서 술잔바위까지 오는 시간에 적어도 3시간을 더하면 9시간 이상 나올 길인데...지형과 기후도 그렇고....등산이 아니라 트레킹코스로 잡기엔 좀 무리가 있는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시는 분들이 바우길과 헷갈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참 여러가지로 골이 아픕니다.
홈페이지에 3코스 부분에 대하여 길을 잘못들지 않도록 확실하게 주의를 할수 있도록 알려주셔야 할 것같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너무 오랜시간 걷는 다는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걸을때는 여려명이고 나름 재미있게 놀면서 걷기때문에 긴거리라고 생각하지 못하지만 적은 인원이 걸으면 아마도 길게 느껴질수도 있을텐데 혹 실수로 솔향길 이정표를 따라간다면 아마도 힘들어 할거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맵핑을 할때 본인의 능력에 따라 중간에서 리턴 할 수 있는 중간 기착지를 한 두 군데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솔향길에서 추진하는 1코스는 타깃이 어떤사람들이 걷는 트래킹 코스인지?
지금 여기 바우길인데요.,,,최순각님은 솔향길에 대해서 잘아시는 것 같은데요.
자꾸 여기에서 솔향길 얘기를 하시니 많이 궁금합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솔향길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이 바우길 까페에서만은요) . 바우기은 걷기 좋아하시는 분 ,사람 좋아하시는 분들이 모여 바우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순각님도 바우길 식구들과 함께 걸어보심이 어떨런지요....
좋은 글 , 진솔한 의견들을 읽고 갑니다. 모두 바우길에 대한 관심과 시랑이라고 여겨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