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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세기 조선중기 문신 #윤춘년 이 베껴 쓴 #금오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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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예술극장이 이달 말까지 전시 '없는 극장'을 열기로 했어요. 100년이 지난 2121년에 극장이 있던 터를 관람한다고 생각하고 극장 곳곳을 둘러보는 전시예요. 이 전시는 #김시습 이 쓴 '금오신화'에 수록된 양생과 귀신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만복사 터에서 착안했다고 하는데요. #만복사 #절터 가 지금은 텅 빈 공간처럼 보이지만 과거 찬란했던 만복사를 떠올리게 하는 것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남원에 사는 양생은 일찍 부모를 여의고 만복사 근처에 살았어요. 그는 배필을 얻고 싶은 마음을 배나무 아래서 시로 읊었어요. 그때 양 갈래로 땋아 내린 머리와 수수한 옷차림이 얌전한 아가씨가 나타났죠. 두 사람은 시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고백해요. 하지만 그녀는 사실 왜구가 침입해 난리가 났을 때에 적에게 해를 입어 죽은 지 오래인 귀신이었답니다. 양생은 그녀의 부모님에게 이 사연을 듣고 슬픔을 이기지 못해요. 결국 그는 결혼하지 않기로 하고 산에 들어가 살아요.
'금오신화'는 이렇게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로 평가받는 작품이죠. 김시습은 세조가 #단종 의 #왕위 를 빼앗자 중이 되어 세상을 떠돌았어요. 그는 전국 각지를 떠돌며 백성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삶을 살폈는데요. 금오신화는 그가 체험한 백성들의 삶에 상상력을 더해 만든 작품이에요.
' #남염부주지 ' 는 #염라대왕 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박생(朴生)은 유학자로 성품이 순박했어요. 어느 날 박생은 꿈속에서 넓은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어떤 섬에 가게 되는데, 그곳 이름은 #염부주 (閻浮洲)였어요. 그곳에서 박생은 불꽃이 온몸을 휘감은 염라대왕과 만나요. 박생은 염라대왕과 #유교 성인들의 가르침, 나아가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박생은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폭력으로 백성을 위협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어요. 이는 #세조 에 대한 김시습의 마음을 나타낸 것이랍니다.
금오신화는 또 천생 배필을 만났지만, #홍건적의난 때문에 생이별하는 이생(李生)의 이야기 ' #이생규장전 ' 과 선녀와 시를 주고받으며 사랑에 빠진 홍생(洪生)의 이야기 ' #취유부벽정정기 ', 그리고 시를 주고받으며 용왕과 우정을 나누는 한생(韓生)의 이야기 ' #용궁부연록 '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김시습은 유학을 최고 가치로 여겼던 #조선초기 에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세상에 메시지를 던졌답니다.
출처: 프리미엄조선|[장동석]출판도시문화재단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