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증(反證)'이란 '어떤 주장에 반대되는 증거' 또는 '반대 사실을 증명함'을 뜻하고, '반증(反證)하다'는 '어떤 주장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이를 증명하다' 곧 '반대 사실을 증명하다'란 뜻이다. 예문을 들어 설명하자면 '반증'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세상을 관장한다는 신은 선하다고 하는데, 그런 증거는 없다. 지난번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으로 죄 없는 수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 문장에서의 '반증(하다)'은 신은 선하다는 주장에 반대되는 증거를 들어 이를 역으로 증명(곧 신은 선하지 않다는 증명)한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반증(反證)'을 '어떤 주장에 대한 증명 또는 증거'의 뜻으로, '반증(反證)하다'를 '어떤 사실이나 주장을 근거를 들어 증명하다'의 뜻으로 원 뜻과는 완전히 정반대로 쓰는 경우를 흔히 본다. 너무나 잘못된 쓰임이다. 이는 의미가 비슷한 '방증(傍證)'과 혼동하여 쓰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방증(傍證)'은 '어떤 사실이나 주장을 간접적으로 증명함' 또는 '그 간접 증거'를 뜻한다. '방증'이 증거력 면에서는 '증명(또는 증거)'보다 약하지만, 그 의미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반증(反證)'과는 정반대의 뜻이다. 이들 낱말의 관계를 다음과 같은 관계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반증↔증명(또는 증거)≒방증 // 반증하다↔증명하다≒방증하다
어제 자유게시판에 올려진 한 토론자의 글 중 "글을 읽다가 보니 글 번호가 듬성 듬성(듬성듬성) 빠졌네요. 고로 지기님과 맞지 않는 글은 삭제햇(했)다는 반증인 것 같아서 안타까우네요(안타깝네요)"란 문장에서 '반증'은 '방증'이나 '증거'로 바꿔 써야 옳겠다. 아니 "글 번호가 듬성 듬성 빠졌다"는 것이 "(카페)지기와 맞지 않는 글은 삭제했다"는 사실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될 수 없으므로 '증거'보다는 '방증'을 써야 더 옳은 것이겠지만.
[참조] http://cafe.daum.net/banjinsi/gPdH/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