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손대장은 오래전부터 석모도 여행을 꿈꾸고 있었지만 기회가 닿지않아 이번 여름방학 기간에 선바람을 쐬기로 하였다. 석모도는 드넓은 갯벌과 자연휴양림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섬이지만 이제 육지와 다리로 이어지면서 수도권의 새로운 휴양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동여지도'에는 석모로도(席毛老島)로 표기되어 있다. '석모로'라는 지명은 '물이 돌아 흐르는 모퉁이' 혹은 '돌이 많은 해안 모퉁 이'라는 뜻이다. '돌모로'를 한자화 하면서 석모로(席毛老)가 되었다고 한다. '조선지지자료'에는 석모도(席毛島)로 기록되어 있다.
석모도에는 박석장(온돌장)이 많이 생산되어 모든 사람에게 편안한 자리를 제공하였다 하여 자리 석(席)자와 따뜻함을 상징하는 털모(毛)자를 써서 석모도라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석모도가 속한 삼산면은 3개 봉우리산(해명산, 낙가산, 상봉산)이 자리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여름 성수기 주말이라 견마곡격(肩摩穀激)이 예상되어 새벽부터 서둘러서 밴에 탑승하고 강화도 석모도로 향하였다. 바이크 손대장과 스머프 차 둘 뿐이다. 지난 5월초에 2박3일간 남해안 해상국립공원을 다녀온 후 두번째로 바닷가를 찾는다.
강화도 외포리 물레방아 밥집에서 황태 콩나물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라이딩을 시작하려 하였으나, 석모대교가 편도 1차선으로 위험하다고 하여 다리를 건너서 시작하기로 하였다. 석모대교는 지난 6월에 개통된 다리로 길이는 1,5km이다.
석모대교가 개통되기 이전에는 외포리 선착장에서 페리호를 타고 석포리 선착장으로 향하면서 뱃전으로 날아드는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며 낭만을 즐겼는데, 격세지감을 느끼듯 파리만 날리는 조용하고 한산한 선착장으로 변하였다..
석모도는 강화도의 서편 바다위에 길게 붙어있는 작은 섬으로 산과 바다와 갯마을과 섬이 기막히게 조화를 이룬 풍광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라이딩은 스머프 차는 처음이지만 바이크 손대장은 두번째이다. 석모도 라이딩을 축복해주듯 해가 잔뜩 흐린 구름 사이를 뚫고 얼굴을 내민 채 반갑게 인사하고 사라져버렸다.
삼산면사무소에 들러 석모도 관광안내지도를 받고 오늘 주행코스를 살펴본 다음 라이딩하기로 하였다. 휴일인데도 면사무소 직원이 아침 일찍 출근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해안가를 따라 이동하려고 하였으나 자전거 주행이 어렵다고 하여 삼산북로를 택하기로 하였다.
삼산북로를 따라가면 이곳이 섬인지 육지인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온통 초록빛 들녘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석모교 삼거리에 이르면 상,하리와 보문산, 매음리 방향 이정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보건 하리진료소에서 우측방향으로 접어들고 상리길을 따라가면 상2리와 1리 마을회관을 차례로 지나며,
강화나들길 19코스 종점 이정표가 보이고 이어서 도해촌 식당에 이른다. 도해촌에 이르면 '도로끝 회차공간 없음' 이란 간판이 눈에 띈다. 도해촌에서 상주산(264m) 자락을 끼고 가파른 해안도로를 따라 약 800m를 올라가면 더이상 갈 수가 없다.
도해촌으로 내려와 잠시 휴식을하고 아침햇살 펜션을 지나 한적한 마을길과 산길( 상리길 281)로 이동하다가 남쪽방향으로 접어들고 곧장 내려가면 북서쪽에 하리저수지가 나타난다. 이 곳은 바다를 막아 만든 저수지로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생명과 같은 귀중한 물이다.
하리저수지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하리 선착장에 이른다. 조그만 선착장으로 강화 페리호 여객선이 대기중 이었으며, 강태공들이 부두가에서 한가롭게 낚시를 하고 있었다. 삼산북로를 따라 이동후 보문사, 매음리 방향으로 가면 삼산저수지를 지나며,
삼산서로로 접어들고 보문사 방향(삼산남로)으로 가면 가파른(경사15-18도) 한가라지 고개를 만난다. 약 1km를 올라가는데 햇볕은 뜨겁게 내리쬐이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며, 다리는 납덩이 같고, 숨은 헉헉할 정도로 젖먹던 힘까지 다 쏟아부었다.
바이크 손대장은 갑자기 눈이 희미해져 정상 약간 못 밑쳐 휴게소에서 긴 호흡조정을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산소가 부족하여 생기는 질환이라고 한다. 바이크 손은 소가 뜨물 켜듯이 꿀물을 연거푸 들이마시고 나서 한참 지나니 괜찮다고 한다.
부천에서 라이딩을 시작하여 이곳까지 약 80km를 주파한 30대 중반 해병대 입대 동기생들을 만났는데 한 명은 평택, 다른 한명은 경남 창원에서 왔으며, 당시 근무했던 군 시절이 그리워 이곳을 찾아 라이딩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80km를 달려야 한다고 하면서 얼음주머니를 준비하여 더위에 대비하고 있었다.
한가라지고개를 넘자마자 차량이 일열종대 거북이 운전으로 교통체증이 심하였다. 요리조리 곡예하면서 가까스로 빠져나와 석모도 미네랄 온천장과 보문사 입구에 도달하였다. 도로 양방향에서 오는 차량들이 대부분 미네랄 온천장과 보문사로 향하고 있었다.
보문사를 들른 다음 미네랄 온천장에서 족욕하려고 하였으나 심한 교통체증과 많은 인파로 들어가지 못하고 다음 기회로 미루웠다. 보문사 입구에서 절은 보이지 않지만 노가산 중턱의 거대한 바위 동굴 석굴사원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강화 보문사는 신라 선덕여왕 4년(635)에 회정대사가 건립한 절로 3대 관음성지 중 하나다.
이 절에는 유명한 마애석불좌상과 천인대(千人臺)가 있다. 마애석불좌상은 1928년에 금강산 표훈사 주지 이화응과 보문사 주지 배선주가 낙가산 중턱의 눈썹바위에 조각 (높이 9,3m, 폭 3,3m)한 것이다. 눈썹바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서해의 경치가 경이로운 장관이 펼쳐진다고 한다.
그리고 천인대는 길이 40m 폭 5m의 큰 바위로 법회때 설법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는데 1000여명이 앉을 수 있다고 하여 천인대라 명명하였다. 이 석불과 석굴에서 기도를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하여 찾는 여인의 발길이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석모도 미네랄온천은 51도씨 천연해수 온천수로 몸의 노곤함을 달래고 살랑살랑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힐링 온천욕은 단연 최고의 인기다.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염화나트륨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아토피나 피부염, 관절염, 골다공증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문사를 지나고 부터는 자전거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석모도 해수온탕 입구와 서해가든을 지나 오른편길로 접어들면 초록빛 들녁이 펼쳐진다. 마치 영화속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달리는 기분이다. 어류정 저수지를 지나 석모도 유정농원을 경유하면 매음3리 복지회관에 이른다.
이곳에서 장구너머항과 민머루 해수욕장, 어류정항으로 가는 방향이 갈라진다. 장구너머포구는 산에서 내려다보면 장구처럼 보인다고 하여 이름이 붙었다 한다. 어선이 드나드는 작은 포구지만 숭어, 망둥이 낚시터로도 이용된다.
민머루 해수욕장은 석모도에서 하나밖에 없는 해변으로 백사장 길이가 약 1km 정도 펼쳐진 곳으로 해수욕은 물론 서해 바다의 아름다운 석양을 조망할 수 있으며 갯벌체험도 가능하다. 마침 바닷물이 빠져 약 1km 의 갯벌이 조성되어 있었다.
우산을 들고 갯벌에 들어가 아이들과 함께 생물을 채취하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민머루 해수욕장은 모래는 일부 뿐이고 곧 갯벌이 나타나 해수욕보다는 갯벌체험이 제격이다. 성동고 16 바이콜릭스들도 민머루 해수욕장은 가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 당시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들어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민머루 해수욕장을 벗어나 국가어항인 어류정항으로 향하였다. 어류정항은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하였으며, 바다를 배경으로 한 2층 정자가 운치있게 보였다. 이곳에서 배를타고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현재 기온이 33도로 찌는듯한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비가 올것으로 예상하고 휘파람을 불었는데 완전히 빗나갔다. 소금이 쉴 때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성하염열을 뚫고 마지막 단계인 석모대교 서편까지 가기로 하였다.
어류정항에서 삼산남로로 접어든 다음 해명초교 전에서 삼산동로로 진입하여 전득이 고개를 피하였다. 전득이 고개는 해명산(327m) 산행의 초입으로, 석포리 선착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이 고개에서 하차한다. 성모마리아 성당, 석포리 선착장을 차례로 지나면 석포리 고개가 기다리고 있다.
땀을 뻘뻘흘리면서 고갯길을 넘어 석모대교 서편에 당도하였다. 오늘 주행한 거리는 약 45km로 5시간이 소요된, 힘이 든 코스였지만 기분만은 상쾌하였다. 석모도는 아직도 자연의 고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섬으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하여 수도권 여행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석모도는 사시사철 온천욕과 여름철 산림욕,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힐링 섬이다. 오후 1시쯤 지나자 서울,인천방향 차량들로 붐벼 서행하였다. 강화도 오두돈대 장어숯불구이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경 이었다.
강화도에 오면 으례 들리는 단골식당이다. 오늘 점심 메뉴는 갯벌장어구이다. 갯장어는 우리나라 서남부 해안에 분포하여 서식하고 있다. '자산어보'에는 속명을 '개장어'라고 하였다. 길이는 뱀장어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등쪽은 회갈색이고 배쪽은 은백색이다.
갯장어는 주로 일본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뱀처럼 생겼다고 하여 먹는것 을 꺼려하고 일본에 수출하였다. 그러나 점차 식성과 기호가 변하여 이를 즐겨 먹게 되었다. 갯장어는 바다의 얕은 모래 또는 갯벌과 바위 사이에 서식하는 야행성이다.
여름철의 별미인 갯장어는 강화도에서 일명 '하모'라고 불리기도 한다. 쫄깃쫄깃한 맛이 천하의 별미였다. 먹으면 먹을 수록 입맛을 돋구워 모처럼 호식하였다. 여행객들로 붐벼 제대로 구경하지 못해 아쉽지만 낯선 석모도 여행의 재미를 한껏 느낀 하루였다.
석모대교
삼산 면사무소
상주산 임도 라이딩
상주산 임도 시작점
상주산 임도 정상
하리저수지
하리 선착장
삼산저수지
한가라지제 초입
한가리지제 정상
민머루해수욕장
어류정항 정자
어류정항
오두돈대 숯불장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