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없이살아보기 후기.hwp
비닐 없이 살아보기는 비닐 사용량 측정을 해보려고 시작한것같다.
평소에 식자재는 생협에서 구입하고 장바구니는 늘 가방에 있으니 비닐없이 살기는 생각보다 어렵지않을것이라는 자만심도 있었다. 그러나 생활하는데 비닐사용은 생각보다 많았다.
1일차, 매일아침 쑥즙을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는데....건강보조식품 대부분은 비닐포장이다.
건강해지겠다고 먹는 건강보조식품, 과연 건강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닐 없이 일주일을 살아보면서 처음 든 생각이다.
혈당강화와 손발 차가움을 해결해주는 쑥즙은 매일아침마다 먹어야 하는 필수식품이다. 약 1개월 정도 멈춰봤는데 증상이 악화되어 다시 시작한 식품이라 중지할 수 없다.
일요일부터 시작하는 일정이라 저녁엔 집에서 요리하지않는 치킨을 배달시켰다. 치킨은 비닐포장이 없는 둘둘치킨으로 주문했다. 그러나 치킨무가 비닐뚜껑을 얹고 나타났다. 황당했다. 이미 비닐을 제거하고 있는 내손을 보고 허걱~~~
이제 치킨주문시 치킨무는 보내지말라고 해야한다.
2일차, 인터넷으로 주문한 욕실용슬리퍼를 무심하게 받아 택배용 두꺼운 비닐에 싸인 포장을 무심코 제거하다가 멈췄다. 어제의 실패를 딛고~~~ 욕실용슬리퍼는 포장상태대로 베란다로 던져졌다. 비닐없이 살기 일주일후 개봉하기로.... 인터넷택배 포장방법도 다시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종이박스나, 종이포장으로 전면 수정해야할것같다.
최근 허리가 아파 잠들기전에 파스를 붙이고 잔다. 아무생각없이 비닐포장안에 있는 파스1장을 꺼냈다. 파스앞면에 비닐이 또 곱게 자리잡고 있었다. 허리는 너무 아프고.....또 비닐을 쓰고야 말았다. 아~ 비닐없이 사는건 이번생은 안되는것인가?
3일차, 아침에 먹는 쑥즙외에 오늘은 특별히 사용할곳이 없을거라 다짐하며 출근, 사무실에 둥글레차 정리하다가 보니 종이박스위에 비닐포장이 덭대어 있다. 그래서 오늘도 비닐을 쓰고야 말았다. 비닐로만 포장되어 있는 라면도 안먹고, 과자도 안먹고, 커피맛집에서 사온 로스팅된 원두콩이 비닐포장이라 모셔만 놓고있는데....아쉽다.
4일차, 퇴근길 길가 꽃가게에서 화분을 모셔왔다. 물론 화분채로 들고 왔다. 손가락이 아팠지만.....가게에서 집까지 약 15분을 걸어오며 후회가 밀려왔다. 평소에 깐밤을 잘사와서 삶아먹는다. 깐밤은 투명비닐봉지에 포장되어있다. 비닐없이 깐밤을 먹으려면 반찬통에 담아와야한다. 비닐없이 과연 살수 있을까?
5일차, 사무실에 손님이 가져온 롤케잌 속포장 또한 비닐이였다. 직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통과하여 롤케잌은 먹을수 있었다. 비닐이 필요없는 것은 무엇일까?
퇴근길, 포장마차의 튀김이 나를 유혹했다. 종이봉투에 포장해달라고 하고 장바구니로 받았다. 비닐봉투는 여기서도 필요한 제품!!!! 오늘 저녁은 간단히 튀김으로 해결해야지~
6일차, 이제 이틀남았다. 이젠 비닐없이 사는게 비교적 익숙해졌다고 자만했다. 사무실 탕비실에 손님용 종이컵이 부족하여 채우다가 비닐에 쌓여있는 종이컵....뜯었다.
7일차, 드뎌 마지막날!!!! 토요일이라 쑥즙은 먹지않았다. 주말엔 왠지 잊어먹는다. 덕분에 매일 1포하던 비닐 사용안했다. 옆지기가 라면을 끓여달라고한다. 비닐사용 때문에 직접 해먹으라고 했다. 라면은 컵라면으로 해결해야하나? 컵라면은 그럼 옳은가?
아침겸 점심으로 쑥개떡을 먹었다. 생협에서 판매하는 개별 비닐로 포장되어있는 제품이다. 아~ 생협부터 혁신해야한다. 환경을 살린다는 생협에서도 비닐포장된 제품이 많다.
비닐봉투로 된 식품 즉, 라면 등은 먹지않아도 살수 있다. 그러나 비닐에 포장되어 오는 야채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쌀도 비닐에 포장되어있다. 생협제품도 예외는 아니다. 먹는것에서부터 입는 것, 각종 생활용품 등.....
내가 자랄땐 육고기를 신문에 포장해줬다. 야채는 당연히 장바구니에 담아왔다. 비닐포장없이..... 외국 어디선가는 슈퍼에서도 포장없이 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직접 포장용기를 지참후 필요량만큼 용기에 담아 사와야하는 시기가 온건 아닐까?
비닐없이 살아본 일주일은 생활에서 사용하는 비닐량의 어마어마함을 확인했다. 그리고 절망했다. 생각보다 비닐은 많았다. 단순 물건을 살 때 포장해주는 비닐만 사용하지않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비닐없이 비닐을 대체할 포장용품을 찾아야할시기이다.
이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쑥즙 등 건강보조식품의 대안포장법부터 제안해보자!
매일 아침식사로 먹던 1개씩 포장되어있는 쑥개떡도 이제 멈추자!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1개씩 실천해보자!
2018. 4. 16
잊지않아야할 그날에.....
첫댓글 적나라한 비닐과의 분투기, 너무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치킨무에서 빵, 베란다에서 개봉 대기중인 슬리퍼에서 또 한 번 빵 터졌어요. 하하하!!
비닐포장이 꼭 필요하지 않는데도 쓰이는 경우가 많다는 걸 매번 확인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예~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비닐과잉, 생산과 소비의 과잉 시대를 조금씩 조금씩 바꾸어 봅시다.
이번 생에^-^
감사합니다~~그날이후 그대로 노력중이나 쉽지않는 비닐없는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