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륙 여행(10) – 암스텔담과 쾨큰호프(Keukenhof) 튤립 가든
연수기간 중에는 마지막으로, 또 한 주말을 잡아 1박2일로 네델란드의 암스텔담을 다녀 옵니다.
운하와 풍차의 나라. 땅이 해수면 보다 낮은 나라. 네델란드 또한 유럽의
강소국의 대표로 강대국 독일, 프랑스, 영국에 끼어 있어 우리가 본받을
점이 많은 나라입니다.
(암스텔담 시내의 운하)
비행기로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으니 마치 국내 여행이나 하듯, 또는 인천에서
중국의 연태나 대련 가기만 합니다. 호텔에 짐을 풀고 가볍게 구경에 나섭니다.
(네델란드의 상징인 풍차)
두 칸을 이은 무궤도 전차를 타고 시내 구경을 나섰는데 뒤쪽에서 우리말이
두런두런 들렸습니다. 그래서 만났더니 독일에 유학하고 있는 유학생이라고
합니다. 자기들은 쾨큰호프(Keukenhof)라고 하는 튤립 전시를 보러 간다고
합니다. 전혀 몰랐던 정보인데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암스텔담의 시내 중심가입니다.)
"쾨큰호프(Keukenhof)"는 “키친 가든(Kitchen Garden)”이란 뜻의 화란 말인데 암스텔담의
남서쪽에 있는 “리세(Lisse)”라는 도시에 있습니다. “유럽의 가든”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1949년에 이곳 시장(市長)이 네델란드의 꽃 수출을 촉진 장려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튤립 전시는 3월 마지막 주일에 개장하여 5월 중순까지만 열린다고 합니다. 우연히
시간도 용케 맞았고 또 독일 유학생들 만난 덕분에 구경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매년 7백만 송이의 꽃이 심어진답니다. 과연 튤립의 나라입니다. 형형색색
튤립이 지천으로 덮여 있습니다. 각종 구근도 팔고 있습니다. 집으로 가지고
가서 심으라고. 십 수 년 뒤에 여기로 배낭여행을 온 딸아이가 사온 구근이
아직도 우리 마당에 매년 튤립을 서너 송이 피워 올리고 있습니다.
오가는 길에 보니 엄청난 넓이의 튤립 밭이 보입니다. 전 유럽은 물론이고
전세계에 꽃을 수출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튤립 구경을 마치고 독일 유학생들의 호텔로 가서 저녁을 먹은 뒤 맥주를
마시면서 그 동안 밀렸던 고국 소식으로 이야기 꽃이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이따금 독일 유학생들이 프런트의 아주머니를 향해 독일어로 무슨 말을
하면 거침없이 독일어로 대답하고, 내가 영어로 물으면 유창한 영어로 척척
대답합니다. 그 때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강소국의 생존 방법이고 경쟁력이구나!
30 년 전 그 때부터, 나는 우리나라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는 고등학교만
나오면 누구든지 어느 정도 말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면 엄청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구나 했고 특히 제주도는 그래야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십 수 년 전 유럽 상공회의소
회원들과 제주도 지사가 만난 자리에서도 제주도는 교육부의 지침과 상관없이
이런 교육을 특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는데 우리나라 관료들의 중앙집권에 대한
집착으로 아직도 제대로 되지는 않는 듯 합니다.
(렘브란트 하우스에 있는 그립입니다.)
이튿날 네델란드 국립 미술관과 렘브란트 하우스, 그리고 암스텔담의 여기저기를 돌아 본 뒤 런던으로
돌아갔습니다. "안네 프랑크의 집"과 "반 고호 미술관"도 있었는데 결국 가 보지 못했습니다.
(네델란드 국립 미술관입니다.)
연수가 끝난 뒤 귀국 길은, 지인들이 있는 미국 뉴욕(3일), 캐나다 토론토(2일), 일리노이 주 어바나(2일),
로스 엔젤리스(2일)에 머물렀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2일), 그리고 동경(2일)에는
예약도 없이 현지에서 호텔 정해 머물면서 장장 13일에 걸쳐 귀국했고 드디어 첫 해외 여행의 여정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유럽 대륙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