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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태어나 놀던 바닷가
변해버린 작가의 바다
이 정류장 맞은 편 오른쪽으로 농협이 있었고 작가가 태어나 살았던 집이 있었는데...
[블루웜-30-마지막회]
64.
장작이 타는 소리에 제임스는 눈을 떳다. 실내를 덮게 하느라 알미늄 바케스안에 장작 불을 피워놓고 있었다. 제임스의 머리맡 옆에 선애가 쪼그리고 앉아서 지켜보고 있었다. 바로 옆 긴의자에 낮선 두 사람이 앉아 지켜보고 있었다. 한 사람은 여자였다.
“제임스! 정신드셨어요? 말 좀 해봐요?”
“선애야. 여기가 어디야?”
“얼음 낚시하던 이 사람들이 저희를 구해주셨어요.”
제임스는 일어나려다 비명을 질렀다. 총알이 박혀있는 옆구리에 통증이 왔다. 다리는 무겁고 감각이 없는데 통증은 움질일 때마다 깊게 느껴졌다. 그들과는 1.5미터 정도의 거리였다.
“여기가 어딥니까?”
제임스가 고개만 돌려 그들에게 물었다.
“아. 말을 할 수가 있군요. 여기는 피와눅(Peawanuk)입니다. 온타리오 북쪽이지요. 어떻게 된 일입니까?”
남자가 궁금해 하며 천천히 말을 했다.
“그러면, 무소니(Moosonee)는 어느 쪽이며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아. 무소니? 정확히 말하면, 동쪽으로 2시간 그리고 남쪽으로 3시간 반정도 가면 됩니다. 그러나 그런 몸으로 스키두없이는 갈 수가 없어요.”
제임스는 이제 감을 잡았다. 이곳의 위치를 대략 짐작할 수가 있었다. 그 때 선애가 몸을 부르르 떨며 쓰러졌다. 지쳐서 탈진상태에 긴장이 풀리며 기절을 한 것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여자와 남자가 선애를 안아서 제임스 옆에 뉘었다. 제임스는 걱정이 되었다. 응급을 요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나는 제임스 리입니다. 이 사람은 제 와이프 김선애. 휴대폰 좀 빌려주시겠습니까? 토론토로 전화해야 합니다.”
“여기있습니다만, 이 지역 이외에는 통화가 안됩니다. ”
난감하였다. 그 전화나 제임스가 가지고 있는 전화나 지역 스테이션이 없는 곳에서는 터지지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선애를 살폈다. 손바닥을 이마에 대고 한참을 있었다. 숨은 쉬고 있었지만, 마냥 이러고 있을 상황은 아니었음을 느꼈다. 그는 의자옆에 있는 빽쌕을 뒤져 휴대폰을 꺼냈다. 지영이가 던져 주었고 리쎗펀을 없애버린 에스티였다. 이미 밧데리는 다 하여 파워가 꺼져 있었다. 그가 준 휴대폰은 제임스가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다른 구형이었다. 그는 주머니의 지갑에서 100불을 꺼냈다. 그리고 남자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 밧데리가 필요합니다. 혹시 고장이 나면 수리하십시요.”
그는 누운 채 스위스 아미 다목적 칼로 그의 휴대폰에서 밧데리를 꺼내 그의 것과 접선하였다. 빨간색 휴대폰은 성능이 현재 판매되는 것들 중 최신형이라 하였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은 동안 제임스는 그들이 지켜보는 사이에 연결을 해서 파란불이 켜지도록 했다. 그러나 악천후와 지형의 험난함으로 인하여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잠깐 그 파란불이 들어오는 순간 토론토의 글로벌 미생물학회 상황실의 벽에 붙은 대형 모니터 한 면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분명 그 지역에서 발신되고 있는 휴대폰 신호이었다. 그러나 그 위치추적 신호가 누구의 것인가는 알 수가 없었다.
65.
그 시각, 김지영 박사는 아테네의 쿠르타이스 박사 연구실에서 가져온 운석과 그가 준 usb를 분석하느라 온 신경과 마음을 집중하고 있었다. 김지영은 쿠르타이스 박사가 전해 준 자료에서는 겨우 KE363이 급속한 진화와 이물질끼리의 충돌에 의한 초극분해및 합성을 지속하며 조작된KE373에 대한 변이과정과 메카니즘을 찾을 수 있었지만 그가 만들어낸 KE363블루웜에 대한 활성 메카니즘을 발견하지 못하여 신경이 예민해 있었다. 뭔가 부족한 것은 역시 쿠르타이스의 적대적 미생물을 발견하려는 노력과 같았다.
그녀의 임시 연구실은 1층 동쪽 코너에 있었다. 코너의 벽 좌우 약1.5미터의 벽돌 블럭을 제외하고 좌우측으로 큰 유리창이 있어서 밖의 초겨울 바람에 흩날리는 잔엽을 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두 번 정인영이 와서 커피와 잠깐의 대화를 나누고는 방해가 될까하여 나가고 계속 혼자 있는 것이다. 출입문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임시로 급조한 방이라서 특별히 잠금장치같은 것을 해 두지 않았다. 코너에는 직각형의 천으로 커버한 쇼파가 있고 그 앞에 짙은 장미목 나무 탁자가 있으며 다시 그 앞에는 벽돌로 만든 스크린 형태의 가림면이 곡선형으로 세워져 있었다. 56인치 평면 LED티비가 그 벽에 부착되어 있었다. 지영은 남쪽 유리창 아래 3미터 크기의 넓은 테이블 앞에 앉아서 컴퓨터 화면을 보다가 일어나 현미경을 보곤 다시 분석결과표를 보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쇼파로 와서는 털석 주저앉아 24번 채널을 보고 있기도 하였다. 그러나 실제 김지영은 그렇지 않은 성격이어서 오히려 머리속에서는 차분하게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그 쇼파 좌측옆 5리터 음료수통을 받쳐 놓은 나무 상자 옆에는 김지영 박사가 메고 온 빽쌕이 삐딱하게 놓여 있었다. 긴장감이 들지않은 평범한 대학원생 연구실같았다. 그 연구실에 3번째로 정인구가 급히 뛰어 들어오며 큰소리로 외치듯 말했다.
“김지영 박사! 어머니와 제임스 두 분이 살아있다 추정되는 정확치 않은 위치표시가 잡혔습니다.”
“뭐라구요? 어디에 계신가요?”
지영이 놀라며 물었다.
“괜찮으면 상황실로 가서 확인해 봅시다.”
지영은 정인구의 말을 듣고 흰가운을 걸친 채 벌써 문을 나서고 있었다. 그 뒤를 정인구 박사가 따라 나갔다. 상황실은 담당자 두 사람만이 컴퓨터로 벽에 붙은 대형 스크린 화면을 실시간 확인하고 있었다. 화면은 에드몬턴에 있는 돼지 사육장 (굿모닝 월드)이 비쳐지고 있었으며 다른 한쪽은 그리스의 한 가축사료 전문생산 수출회사(CUO Clean up Oriental)와 계약하여 다이아몬드 블루라는 상표의 사료를 수입 재생산하고 있는 큐오사의 스와인 피딩 분석표가 나타나 있었다. 그리고 좌측 아래 온타리오와 퀘벡이 나타나 있었다. 붉은 점은 현재 온타리오의 북쪽에 있었다.
“저 불빛. 위치알림 신호. 그리고 저 곳은... 제 엄마와 제임스예요. 제가 헬기에서 던져 준 휴대폰 에스티예요.”
김지영 박사가 큰소리로 외치자 모두들 놀라 소리치는 김지영 박사를 보았다. 지영은 이곳의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그것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얼마 전 그곳에서 살아 돌아오며 전화기를 던지듯 주고 온 곳이 저 부근이기 때문이었다. 지영은 마이크를 들고 윌 박사를 찾았다. 잠시 후 놀라 달려 온 윌 박사는 김지영 박사를 불렀다.
“김지영 박사! 무슨 일입니까?”
“윌 박사님. 어서 헬기를 보내 저 두 사람을 구해오셔야 되요. 저희 어머니와 제임스가 가진 빽쌕 속에 백신을 만들 수 있는 핵심정보가 들어 있어요. 지금 당장 그들을 이곳으로 데려와야 해요. 그렇게 해주세요. 어서요.”
지영은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하였다. 그들은 살아 있음이 틀림없다는 직감과 제임스가 총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아는 지영은 어떻게든 헬기로 그들을 찾아 이곳으로 데려 오도록 하여야 했다.
66.
제임스는 이 전화기가 누구의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분명 벨리스의 것은 아니었다. 그리스를 떠나기 전 호텔에서 지영이에게 준 그 에스티였다. 한국의 엄마에게 전화한 그 에스티였다. 그러나 지영이에게서 뺏은 에스티를 리쎗펀의 아무젠 장군방에서 훔쳤다며 벨리스가 주었다. 그가 아니면 고위직 누군가가 가지고 사용했을 것이다. 그는 전화기록을 찾았다. 416이 있었다. 광역토론토 지역이다. 케나다 본부 연구실은 파괴되었다. KE373의 생산은 당분간 할 수 없지만 곧 다른 곳에 재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자금원이 될 백신개발도 현재는 불가능하다. 그들은 시간을 벌어야 한다. KE373을 만들 수 있는... 그렇다면 지금 그대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들이 만들지 못하는 것을 만들려 하는 곳. 그곳을 파괴하거나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김지영을 제거 또는 납치해야 한다. 제임스는 가슴이 뛰었다. 놀랐다. 지금 이러고 있을 수가 없다. 지영이 위험한 것이다. 그들 조직은 토론토에도 있다고 하였다. 그들이 움직일 것이다.
“토론토로 전화해야 하는데 누구 전화되는 것 없오? 위급합니다. 어디로 가면 전화할 수가 있는지 알려주시오?”
“여기서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무소니까지 가야해요. 스키두로 2-3시간 걸려요.”
걱정스러운듯 바라보고 있던 여자가 말했다.
그때였다.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다. 선애가 눈위로 달려 나가며 손을 흔들자 제임스는 원피스에 붙은 모자와 양 팔을 나이프로 잘라 타고 있는 장작더미에 올려 연기를 피웠다.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주변을 가득 메우며 하늘로 치솟았다. 막 상공을 지나가던 헬기가 돌아오기 시작하였다. 그들을 본 것이다. 제임스의 기억으로는 오타와까지의 거리를 비교하여 400-500km 정도이며 2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았다. 초조하였다.
“Are you James and Ms. Kim, sunne?” (당신이 김선애이고 당신은 제임스?)
“Yes, we are. Thank you so much for coming here. Let’s go to Global Society for Peculiar Microbiology in Toronto and hurry up. They are under dangerous situation. (예. 맞습니다. 와줘서 감사합니다. 지금 곧 토론토 글로벌 미생물학회로 서둘러 갑시다. 그들은 지금 위험한 사태에 있습니다.)”
헬리콥터는 지체없이 남쪽으로 날아갔다. 두 사람이 사지에서 살아왔으므로 그들의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제임스는 초조하였다. 그렇다고 100% 확실하지 않으므로 더 이상 요란스럽게 구조 요청을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직감으로는 리쎄펀 하부조직이 토론토에서 뭔가를 하려고 움직일 것임에 틀림없다 생각하였다. 뭔가를 한다면 당연히 블루웜의 백신개발과 생산을 막는 것이었다. 그 일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하여는 김지영 박사가 있는 글로벌 미생물학회를 파괴하거나 김지영을 제거 내지는 인질하는 것이다.
“제임스. 왜 그렇게 심각해져 있어요? 무슨 일이 있어요?”
선애가 뭔가를 골똘이 생각하고 있는 제임스의 무릅을 두 팔로 감싸며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
“응. 선애야. 내 생각이 맞지 않기를 바라는거야. 나는 이러한 미리예측의 정확 때문에 늘 생각이 쉬지 않고 있어서 힘들어.”
“무슨 생각인데요?”
“선애야. 당신은 이 헬기에서 내리자 곧장 지영이를 찾아 만나서 블루웜 백신개발 메카니즘을 가지고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휴대폰을 확보해서 426 647 3779로 전화해. 나도 필요하면 그 번호로 전화해서 당신과 연락되도록 할거니까. 그 사람은 믿어도 돼. 그외는 아직 누구도 믿지말고. 알았지?”
선애는 두려움으로 몸이 떨려옴을 느꼈다. 아직 안 끝난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지영을 걱정했다. 선애는 이미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겼었다. 연약한 여자가 그 나이에 군인도 아니면서 이러한 험한 경험을 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였다.
제임스는 헬기 조종사 곁으로 갔다. 그리고 잠시 후 랩탑컴퓨터를 가지고 왔다. 화면에는 글로벌 미생물학회 건물 설계도면이 있었다. 특별하게 복잡하지 않았다. 단층 건물에 지하는 주차장과 창고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층은 칸막이로 하여 각각의 연구실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구조 변경이 쉬우니 연구실을 늘였거나 크게 확장하였을 것이다. 제임스는 다시 그들에게 가서 컴퓨터를 돌려주고 휴대폰을 가져왔다. 그는 지영이에게 암호로 작성한 짧은 메세지를 이메일로 보냈다. 지영이가 빨리 읽어보길 바라는 수 밖에는 없었지만. 헬기는 토론토 북쪽 베리를 지나고 있었다. 약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제임스. 또 싸울려는거예요?”
제임스가 빽쌕에서 권총을 꺼내 탄창을 확인하자 놀라며 선애가 물었다.
“아니야. 어쩌면 위협할 수도 있는 상황이 있을까봐 미리 준비해 두는거야. 걱정하지마. 별 일없기를 바라자. 알았지?”
그러면서 제임스는 걱정하고 있는 선애를 꼭 안아주었다.
67.
김지영 박사는 어머니와 제임스가 결국은 살아서 돌아 올 것으로 믿었다. 헬기가 그들을 발견하고 구조하였음을 확인하였으므로. 이제 지영은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김지영 박사는 개인 연구실에서 나와 공동연구실로 갔다. 그곳에는 연구팀들이 각자 테이블에서 자기의 일을 하고 있었다. 김지영 박사는 구석진 곳의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테이블 위의 고성능 4D 화면 컴퓨터에 그녀가 지금 가장 소중히 했던 usb를 꼿았다. 그리고 지영은 각종 준비된 테이터를 화면에 띄우고 비교 첵크하며 KE363이 든 검은색의 작은 유리병을 옆에 놓고 블루웜 견본이 들어있는 작고 투명한 유리병을 옆에 두었다. 그녀는 usb에서 나오는 자료와 데이터를 유심히 봤다. 지영은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다. 쿠르타이스 박사는 마지막에서 뭔가 부족한 것을 찾으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였다. 그러나 그 프레임 밖에서 본 지영의 생각에는 뭔가 스치는 이상함이 있었다. 쿠르타이스 박사는 중요한 하나를 놓쳤거나 말해주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지영은 맛치에서 채취한 전혀 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미스터리한 미생물의 한 부분을 유리 플레이트(4well cell tray plate)안에 놓고 KE363의 한부분을 역시 같은 플레이트 안의 같은 셀의 한 부분에 놓고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두 미생물을 섞었다. 잠시 후 두 종류의 미생물은 싸우듯 북적거렸다. 그리고 다시 잠잠해졌다. 그 변화에 기겁할 것 같은 지영은 놀라서 소리쳤다.
“으아악!!! 발견했어요! 발견했어요! 윌 박사님!”
지영이 놀라서 소리치자 주변에서 심각하게 컴퓨터에 몰두해 있던 여러 박사들과 윌 박사가 놀라 달려왔다.
“왜, 무슨 일입니까? 무엇을 발견했다는 겁니까?”
그들이 모여들자 이번에는 김지영 박사가 놀란듯 양 어깨를 으쓱하며 두 팔을 반쯤 올려 벌리며 계면쩍어 하였다. 그들은 김지영 박사를 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뭔가 말해야 될거 아니야? 하듯.
“저도 잘 모르겠어요. 허나 지금까지 와는 뭔가 다른 것을 발견한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
“좋아요. 좋아. 김 박사님. 차분하게 천천히 설명 좀 해주겠어요?”
그들 중 어느 박사가 그렇게 물었지만, 지영은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흥분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기 떄문 일 것이다. 김지영 박사는 조금 흥분되었다. 그녀는 모여든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회원 박사님들과 티비 엥커와 카메라 들 들. 그들을 둘러보며 김지영 박사의 머리속은 그들 눈동자보다 더 빨리 회전하고 있었다. ‘발견했어요!’를 자기도 몰래 외쳐지기까지의 과정을 차곡 차곡 급히 머리속에 입력 정리하였다. 김지영 박사가 의자에서 일어나 브리핑 스탠드에 서자 모여든 사람들은 자석같이 따라와서 브리핑 스텐드 앞 의자에 앉았다. 그 행동은 로봇같았다. 몸은 의자를 찾아 앉을 때까지 얼굴은 김지영 박사를 떠나지 않았다. 김지영 박사는 무의식같이 스테이지에 서자 멍한 얼굴로 앞을 보고 있었다. 그때 윌 박사가 옆에와서 김지영 박사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었다.
“오케이. 아임 오케이. 닥터 윌. 아임 오케이.”
김지영 박사는 고개를 돌려 윌 박사를 봤다. 그가 고개를 가볍게 끄득였다. 김지영 박사가 한발짝 앞으로 나아가며 입을 열었다.
“모두들 아시는 것과 같이 KE363의 일부 정체는, 북극및 남극의 바다속 깊은 곳에서 발견된 저온균(Psychphilies)은 -0C에서 부터 20C사이에서 잘 번식하며 또한 그들은 염기성 세균 (anaerobic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 생육 할 수 없음) 의 범주에 속하지만 KE363은 그 범주에서는 벗어나 있어요. 미국 메사츄세츠 대학의 러블리 (D.R. Lovley) 교수팀은 기존의 생명의 생장 온도 상한선을 뛰어 넘은 원핵 미생물을 열수구에서 분리하였어요 (Science 301: 934, 2003). 이 균주 121이라고 명명된 미생물은 태평양 북동쪽 Juan de Fuca Ridge의 Endeavor 구역을 따라서 펼쳐진 Mothra 열수구 지대에 위치한 온도 영상300도의 활동적인 열수구에서 Sodium acetate를 전자공여체로 Fe(III) Oxide를 전자수용체로 혐기성 배지에서 분리해 내었어요. 이렇게 하여 초고온 즉 영상300도안에서도 생존하고 있는 균주121이 확인되었어요.
또한 초저온 즉 영하196도에서도 글리세롤같은 부동액으로 도포되었을 때 저온균은 생존한다고 확인되었어요. 가깝게는 남극대륙의 러시아 보스톡기지에서 1983년 7월21일 측정한 기온이 영하 89.6도 였어요. 또한, 화성은 최저온도가 -153도임이 밝혀졌지요. 특이 미생물들은 그 이상의 초극한 온도에서도 생존하고 있다고 추정해요. 그런데, 코스모스(Cosmos 우주)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KE363은 -200C와 1500C의 최악의 온도에서도 생존하며 놀랄 수 밖에 없는 것은 KE363은 익스트림 압성균( extrime barophilies 초고압력에서도 생존하는 균)이라는 것이예요.”
김지영 박사는 숨을 가다듬고 다음 말을 이어갔다. 그녀의 얼굴은 흥분으로 맑고 연한 붉은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특이한 아름다움이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그녀 김지영 박사의 붉고 도톰한 매력적인 입술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는 지금 나노미터까지 원핵 미생물을 분석할 수 있는 EELS (Electron Energy Loss Spectroscope=성분분석장치)를 부착한 STEM (Scanning Trasmission Electron Microscop=투과전자현미경)으로 맛치의 원핵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KE363의 원핵미생물 DNA구조와 같음을 확인하였으며, 이것은 쿠르타이스박사가 이미 발견한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저는 KE373과 KE363의 박멸은 원핵인 KE363을 멸절할 수 있다면 KE373은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에 닿았어요. 그러나 놀라운 것은, 쿠르타이스박사가 KE363에서 발견해 내지 못한 것은 맛치의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는 맛치에 대하여는 생각지 못하고 있었기에 다른 쪽으로만 발견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좀 전에 저는 한국의 죽변포구 해변 바닷물속 모래에서 생존하고 있는 맛치의 뿌리에서 KE363을 제거할 수 있는 또 다른 적 블루웜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특이 미생물이었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맛치의 뿌리에 생존하고 있는 미생물의 정체입니다.
이것은 제 추측입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피타고라스의 코스모스에서 부터 서로 적대적인 두 우주 미생물체가 하나는 고대 레인포레스였던 이집트부근에 다른 하나는 고대 협곡이었던 동해바다에 각각 특이하게 다른 환경으로 갈라져서 떨어졌다는 것 입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는 나중에 우주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할 일이고 저는 당장 블루웜을 박멸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드는 것이 급하였습니다. 그런 이유와 전설같이 구전으로 전해 오던 민간의료 요법 속의 맛치뿌리에서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고대 미생물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미 잘 알고계시는 것과 같이 원핵세포는 진핵세포에 비해 단순한 구조이며, 형태가 원시적이잖아요. 핵과 세포기관이 없으며, 유전물질이 핵막에 둘려싸여 있지 않고 세포질의 핵양체(nucleiod)에 위치해 있어요. 세균과 원핵조류가 여기에 속합니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이 고대 미생물은 디테일이 없어요. 원핵세포와 같이 단순하지만 생존력에 있어서는 현재까지 발견된 특이 미생물과는 차원을 달리하고 있어요. 이것은 곧 인류에게 처음으로 민낮을 보였다는 의미이예요.
이것이 저가 맛치에 관심을 가진 이유입니다. 좀 전에 그레스 플레이트(Glass plate)속에 맛치에서 추출한 그것과 KE363을 혼합하는 과정에서 이 두 미생물이 충돌하며 싸웠으나 상대를 절대 용해하지 못하는 불과 물같은 서로 반대되는 성질을 발견, 맛치의 것에 Matchilian16이란 이름을 명명한 후 Matchilian16에 질소 암모니아를 주입, 온도를 영하 304도로 낮춘 후 충돌케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영하 60도에서 충돌케 하였습니다. 영하 304도에서는 두 개체 모두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시 영하 60도에서 충돌케하였습니다. 그러자 Matchilian16은 즉각 질소 암모니아를 용해하여 흡수하였으나 KE363은 그러지 못하였어요. 그 후 Matchilian16의 놀라운 공격이 시작되었어요. 질소 암모니아를 흡수한 Matchilian16은 곧 KE363을 에워싸고 도포하였으며 KE363은 그 속에서 급속히 굳어 전체가 미세한 알맹이가 되었습니다. 그 알맹이 크기는 나노싸이즈였습니다. 당연히 육안으로는 전혀 볼 수도 짐작도 할 수가 없습니다. 영하 60도 플러스 마이너스에서는 전혀 변동이 없었습니다. 왜 영하 60도인가? 그것은 이제 제가 할 일은 아니고 하기도 싫어요. 저는 이제 박사잖아요~”
마지막 말에 모두가 소리없는 웃음을 웃었다. 미소들도 보였다.
김지영 박사는 입이 말랐다. 속이 타고 있었다는 말이다. 물이 죽을 것 같이 고팟다. 그녀는 옆에 둔 음료수 병을 들고 벌컥 벌컥마셨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모두가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에 눈길을 주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김지영 박사는 곧 다시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실행 결과 맛치에서 추출한 미생물 Matchilian16이 질소 암모니아를 흡수한 후 KE363을 만나 면 즉각 Matchilian은 자기 보호본능같은 메카니즘에 의하여 미생물 개체를 늘이며 그 KE363을 도포해서 굳혀 버린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레스 플레이트 안의 온도를 인체내와 같은 36도로 했을 때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Matchilian에 연관된 모든 디테일한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여 시뮬레이션 하였을 때, 결과는 최저온도 약 1400도 최고온도 약 6000도 이상에서도 생존한다는 것이예요. 이것은 그들이 외계 즉 코스모스에서 왔다는 것을 증거하고 있어요. 그리고 KE363을 공격하여 도포한 그 Matchilian16은 체내에서 소변에 의하여 방출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확인 과정은 그렇게 많은 시간을 요하지 않았습니다. 일상의 연구 생물에 사용하는 방법인 것입니다. 이 메카니즘에 의하여 생각한 방법은, KE363의 숙주로 밝혀진 충수돌기에 KE363이 잡입하여 성숙하기 전에 먼저 침착하고 있던 질소 암모니아를 흡수한 Matchilian16의 활성화에 의하여 KE363을 굳힌 채 체외로 방출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성숙된 미생물에게도 똑같이 효과하였어요. 4번을 같은 방법으로 확인하였지만, 모두가 동일한 효과를 결과하였어요. 너무 놀랐어요. 맛치얼리언!!! 그래요. 이 넘의 이름은 ‘맛치얼리언’이예요! ‘Matchilian16! 이 넘은 우리가 발견해 줄 때까지 맛치속에서 기나긴 세월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누가 보냈는가는 또 다른 연구분야일 것이지만, 우린 이 맛치얼리언을 찾아 내었어요. 블루웜을 영원히 박멸해 버릴 수 있다구요!"
김지영 박사는 흥분한 그대로 목소리를 토해 내었다. 모두가 두번 놀라고 있었다. 맛치얼리언16에 놀라고 김지영 박사의 목소리와 몸짖에 놀라고 있었다. 그렇다. 어찌 보며 놀라고만 있을 것인가? 마침내 모두가 환호하기 시작하였다.
모여든 모든 박사들이 아. 하며 감탄하는 신음을 토했다. 어떤 박사는 고개를 끄득이기도 하였다. 어떤 박사는 놀라서 김지영 박사로 부터 눈길을 떼지 못하였다. 그 잠깐 동안의 놀라워 감탄하던 시간을 깨고 앞자리에서 듣고 있던 죤 따우 웡 박사가 말을 했다.
“그렇다면 이제 그 맛치를 대량 구하는 방법과 질소 암모니아를 Matchilian16에 흡수토록 하는 것 그리고 감염자및 예비감염자에게 주입하는 방법과 그 다음 속히 체외로 방출하게 하는 메카니즘을 실행하는 과정이 남았겠군요.”
역시 그들은 정신적 승리와 같은 감정에 매몰되지 않았다. 그들은 벅찬 놀라움을 다스릴 줄 알았다. 그들은 숱한 정신적 승리를 경험해 본 전문 박사들 아닌가?
“예. 이제 조속히 그 과정의 진행과 실행은 윌 박사님이 해 주셔야 해요.”
김지영 박사는 옆에 선 윌 박사를 보며 말했다. 그는 앞에 앉은 모두를 향해 두 주먹을 불끈쥐어 보였다.
김지영 박사는 흥분된 마음을 추스리며 차분한 목소리로 특이 미생물협회 회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백신의 원핵을 우선 확보하여야 해요. 그것은 시간을 카운트할 여유가 없을거예요."
김 박사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다시 죤 따우 웡 박사가 일어나 큰소리로 김지영 박사에게 물었다.
"맞습니다. 우린 이제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됩니다. 가장 핵심적인 그 원핵 즉 적 블루웜의 원핵이 되는 Matchilian16을 내포하고 있는 맛치를, 어디서 어떻게 구해서 백신을 만들고 공급할 것이냐 하는 블루웜 공격계획과 과정을 체계화 하고 또한 백신 Matchilian16을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과 공급방법을 모색하도록 지시를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그가 일어났을 때 그를 막을 시간도 이유도 없이 다들 보고 듣고만 있었다. 그는 공격적인 군사용어를 정제없이 막 사용하였다. 그는 이 사태를 이제 블루웜과 적블루웜의 대결로 설정하고 있었다.
"예. 알겠어요. 제 생각과 다른 의견이 있을 때는 누구든 주저마시고 말씀해 주세요. 그럼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어요. 원핵을 내포한 맛치를 구하는 길은 두가지가 있고 나머지 하나는 좀 복잡한 방법이어요.
하나는 제가 발현케한 원핵 Matchilian16을 분해하여 분석한 후 복제하는 방법이고요. 다른 하나는 당장 한국 죽변에 연락하여 맛치를 계속 수획하여 필요한 각 국에 보내는 방법이예요. 물론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기전과 함께요."
김지영 박사는 말을 마치고 모두를 둘러보았다. 모두가 말을 듣고 심각한 생각에 빠졌다. 그때 고대 분자생물학의 세계 최고권위자인 더글라스박사가 손을 들며 말하기 시작하였다.
“저희 팀은 캐리 뮬리스 박사가 창안한, 미량의 DNA를 무한히 증폭시키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중합효소연쇄반응)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그것은 고온 미생물의 DNA복제기술이기에 저온과 인체에 적합한 온도에서도 응용가능한지 그 여부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주어지면 Matchilian16의 다량 복제도 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그는 진지하였다. 그는 PCR방법으로 백신을 대량 생산 할 수 있기를 바라는듯 하였다. 듣고있던 박사들 모두가 고개를 끄득였다. 더글라스박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노트북에서 뭔가 두드리다 고개를 든 헬레나 박사가 앉은 채 김지영 박사를 보며 말했다.
"그러면 복잡하다는 세번째 방법을 말씀해 주시지요."
그녀는 말을 마치자 앉아있는 회원들을 둘러 보았다. 질문의 포인트가 어긋나지 않았는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짧은 요구는 적기에 제대로 정확한 포인트를 잡아 준 것이다.
"예. 세번째 방법은 첫번째 방법과 두번째 방법을 병행해서 실행하되 이곳 특이 미생물협회에서 총괄하여 백신 Matchilian16을 직접 만들어 각국으로 직접 공급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필요시간은 잘 모르겠지만 그러나 가장 안전하고 명백하게 통제하며 공급하는 방법이라 생각해요."
김지영 박사가 말을 마치자 모두들 흥분된 감정을 억 누르고 있는 순간, 윌리엄 브랜포드 박사 (하버드대학 미생물학 박사. 미생물 메카니즘의 연구 권위자. 50대 초반)가 일어나 앞쪽 대형 모니터 앞에 세워둔 60인치 회색 칠판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붉은색 분필을 들고 좌중을 한번 쓱 돌아본 후 뭔가를 정신없이 칠판에 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가 돌아서서 두발짝 좌측으로 비켜서자 칠판에는 아래와 같은 공식이 적혀있음을 모두가 보았다. 그가 말했다.
“다음과 같은 세대시간(generation time, doubling time, tg =미생물 집단의 크기가 두 배로 증가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식으로 알려놓았습니다. 이 식으로 한다면 1,000 개의 세포가 5시간 후 100,000개로 증식할 수 있습니다.
- k = (log10100,000 - log101,000)/(0.301 X 5) = (5-3)/1.505 = 1.33 → tg = 1/k = 60 min/1.33 = 45 min 이렇게 한다면, 산술적으로 급속 증가를 실현할 수 있는 집단생장 (population growth)으로 미생물 총수의 증가를 구현 할 수가 있습니다.”
말을 마친 월리엄 브렌포드 박사는 자기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놀랍군요. 맞습니다. 이제 그 과정을 다시 정리하여 백신 기전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그 분야의 전문인 윌리엄 브랜포드 박사가 맡아주셔야 겠습니다.”
학회 회장이자 필드 메니져인 월 케일러 박사가 감격이 가득한 얼굴로 월리엄 브렌포드 박사를 보며 말했다.
“예. 제가 맡겠습니다. 허나 저보다 더 정확히 연구하신 결과를 체득한 김지영 박사도 따로 백신개발을 하시길 바랍니다. 이것은 분.시를 다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모두가 박수를 치기 시작하였다. 김지영 박사를 향한 축하와 격려의 박수였다.
김지영 박사는 박수가 가라앉자 다소 흥분된 마음을 추스리며 차분한 목소리로 특이 미생물협회 회원들을 둘러보며 다시 말했다.
이제 회의실 안은 흥분된 침묵으로 긴장되어 있었다. 몇 몇 박사는 두 주먹을 테이브위에 올려놓고 불끈쥐었다.
“제가 가진 연구결과의 간단한 개요를 각 박사님들에게 이미 전송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 윌리엄 브랜포드 박사님에게는 확실한 결과와 그 과정의 메카니즘을 전송하였습니다. 맛치와 KE363과 적블루웜 Matchilian16은 브랜포드 박사님 책상 위에 있습니다. 같은 한 셋트는 제 연구실에 있어요. 더 이상 필요한 것이나 의문사항은 저의 연구실에서 언제든지 할 수 있어요. 그럼 저는 제 연구실에 있겠습니다.”
김지영 박사가 말을 마치자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 소리와 다시 박수 소리가 일어나 터졌다. 김지영 박사는 가볍게 모든 박사들에게 목례를 하고 필요한 것들을 챙겨 개인 연구실로 가자 그 뒤를 윌 박사가 따랐다.
68.
제임스는 선애를 보며 물었다.
"선애야. 돈 가지고 있어?"
"어머나. 제임스. 이 헬기 탄 상공에서 왠 돈이래요? 얼마나 필요해요?"
"3백불."
"그렇게 많이?"
선애는 빽쌕에서 붉은색 지갑을 꺼내 3백불을 제임스에게 주었다. 그는 그 돈을 손에 들고 헬기 조종석으로 갔다. 그리고 곧 헬기 조종사에게서 휴대폰을 빌려 가지고 왔다. 선애는 고통도 잊고 놀라서 멍하니 제임스를 보고 있었다.
"윌 박사?"
"yes. who is it?"
"James. Keep silence and listen me. this is emergency situation."
"Okay. I got it."
"김지영 박사를 보호해야 합니다. 그들이 그 건물에 침입할 겁니다. 지금 김지영 박사에게로 조용히 가십시요."
"알았어요. 지금 김지영 박사 연구실에 함께 있습니다. 당신 제임스 확실하지요?"
제임스는 더 말하지 않았다.
"여보세요. 제임스?"
곧 지영이 전화를 받았다. 지영의 목소리는 울먹이고 있었다.
"지영아. 소리치지 말고 조용히 내 이야길 들어. 지금 곧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들만 너가 가지고 간 빽쌕에 넣어서 가방을 너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숨겨둬. 그리고 윌 박사와 함께 있어라. 20분안에 엄마와 내가 도착할 것이다. 침착해야돼. 백신기전에 속한 중요한 것들은 너가 지켜야 한다. 알았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잘 몰라도 하라는 대로 하겠어요. 엄마 목소리 듣고 싶어요. 아저씨."
아직 엄마를 그리며 칭얼대는 어린애였다.
"지영아!"
"엄마. 으아아앙."
"지영아. 지금 시간이 없어. 울지말고 제임스 아저씨가 하라는 대로 해. 곧 아저씨가 너를 만날거다."
"알았어. 엄마. 꼭 만나야 돼. 알았지?"
"ㅎㅎㅎ 그래. 알았다. 사랑한다 지영아."
"응. 엄마. 사랑해요. 하늘 땅만큼. 아아악!"
"지영아! 지영아! 지영아!"
전화는 끊어졌다.
제임스는 선애가 끼고 있던 장갑 한짝을 얻어 양쪽에 구멍을 뚫고 끈을 연결하여 장갑을 목에 걸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빽쌕에서 권총을 꺼내 장갑에 끼워 넣었다. 아쉬운대로 훌륭한 총집이 되었다. 그는 영화에서 보듯 권총을 허리춤이나 주머니에 넣어서는 빠트릴 수도 있으며 전투같은 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실제 체험으로 알고 있었다. 헬기는 건물 위에 도착하자 옥상에서 구조용 밧줄 사다리를 내렸다. 헬기는 제임스가 옥상에 안전하게 내려 재빨리 움직이는 것을보고 병원을 향해 날아갔다.
제임스는 그들이 이미 건물에 침입해 지영이와 조우한 것으로 짐작하였다. 비명이 그것을 말하였었다. 그는 장갑 총집에서 총을 꺼내 들고 옥상 출입구로 가서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문은 잠궈두지 않았다. 이 건물은 언제나 두뇌를 사용하는 연구원들이 상주하고 있는 건물이기에 머리속 두뇌를 쉬게하는 휴식처인 옥상의 비상구를 잠궈두지 않았다.
그 연구실의 침입자는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지영이의 전화를 뺏고 지영을 컴퓨터 앞으로 가도록한 놈은 연구원 복장을 한 건장한 남자였다. 그리고 김지영 박사 연구실에서 김 박사에게 휴대폰을 받으려 두 발짝 걷다 갑자기 복부를 강타 당하여 바닥에 쓰러진 윌 박사를 발로 밟고 있는 또 다른 놈은 짙은 곤색 캡을 쓴 날렵하게 생긴 여자였다. 김지영 박사와 윌 박사는 그들이 들어오는 것에 대하여 전혀 낌새를 알아채지 못하였다.
"누구와 통화하였나?"
건장한 놈이 물었다.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조용히 말하였다. 지영은 쓰러진 윌 박사를 보며 걱정스러워 했다.
"당신들 누군데 이러는 거예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왼손 바닥이 지영의 뺨을 철썩 내려쳤다.
"아악- 너희들."
지영은 더 이상 말하지 못하였다. 눈 앞에 별이 수없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가 통증이 왔다. 맞은 뺨이 얼얼하였다. 며칠 전 지영이 리쎗펀 연맹에 인질로 잡혔다 탈출해 온 경험을 이미 했었다. 그들 조직에서 보냈다는 것을 지영은 짐작하고 놀랐다.
"누구와 통화했나?"
"친구와 통화했다."
"제임스 아니었나?"
지영은 다시 속으로 놀랐다. 그렇다면 이들은 리쎗펀 조직원이란 말인가? 지영은 그 생각이 들자 다시 몸이 후들거렸다. 악몽이 또 시작되는 것 같았다. 뭐라고 말하기 전에 곧 다시 한 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들고 있었다. 다른 한 손에는 흰색 프라스틱 통을 들고 있었다.
"저 여자가 김지영이야?"
덩치가 고개를 끄득이자 그는 주변을 들러보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명령이었다.
"엘리! 당신은 저 여자의 중요한 연구물품을 찾아 한곳에 모아. 그리고 함께 폭파시켜."
그의 목소리는 잔인하였다. 그는 다시 덩치를 보며 말했다.
"하산! 너는 폭파준비를 빨리해. 시간은 15분이다. 15분 후에 모두 자동차로 이곳을 떠난다."
그는 쓰러진 윌 박사를 끌고가서 바닥 중간에 놓았다. 그리고 흰색 프라스틱 통의 뚜껑을 열고 옅은 푸른색 액체를 윌 박사 몸에 뿌린 후 그 통을 하산에게 주었다. 하산은 그 통을 받아서 케비넷과 견본을 놓아 둔 쉘브와 컴퓨터들에 뿌렸다. 그러는동안 엘리가 지영을 잡고 있었다.
69.
제임스는 계단을 내려와 비상출입구 문을 조금 열었다. 조용하였다. 상황파악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복도는 긴 에이치(I-----I) 자 형이었다. 그는 문 옆의 벽에 붙은 비상대피도를 보았다. 그는 영문 에이치자의 세로로된 한쪽 복도끝에 있었으며 10미터 쯤에서 좌로 넓은 복도가 있었다. 맞은 편에는 창고로 표시되어 있었다. 일일이 연구실이라 팻말이 붙은 방을 확인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촉박하였다. 그때였다. 좌측 복도에서 턱수염을 기른 남자가 청소도구가 담긴 트롤러를 밀고 빠른 걸음으로 오고 있었다. 제임스는 그를 보자 재빨리 비상구로 다시 들어가 숨었다. 일단 누구라도 믿기 어려웠다. 그가 좌우를 살피고 곧장 좌측으로 가고 있었다. 문을 조금 열고 그의 뒷모습을 보니 정상적인 청소부는 아니었다. 거리가 8미터 정도 되었다. 5초는 너무 길었다. 거리를 더 좁혀야 했다. 제임스는 스키복 후드를 썻다. 그리고 문을 여는 것과 동시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에서 그가 돌아보며 위험을 느껴 총을 꺼내려고 움직이는 찰라 3발자욱 더 가까이 간 제임스가 허공을 뛰어 오르며 2단 옆차기로 그의 목을 찼다. 그는 트롤러와 함께 2미터쯤 뒤로 가서 쓰러졌다. 제임스도 같이 쓰러졌다. 그는 아직도 다리를 절었다. 허나 생사의 순간에서는 잠재한 놀랄 힘이 발휘 되곤 한다. 지금이 그때이다. 그가 안간힘을 쓰며 일어나려 하자 제임스가 빨랐다. 그는 먼저 일어나 그에게로 가서 일어나려는 그의 목을 발로 밟았다. 그는 끄윽하며 죽은 듯 쓰러졌다. 그가 들어가려던 연구실은 제2 창고였다. 안에 몇 명이 더 있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대략 3-4명이 더 있을거라 짐작했다. 이때는 하나 더 많이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제임스. 그는 그렇게 행동할 것이었다. 제임스는 쓰러진 놈이 숨을 쉬고 있음을 확인한 후 그의 총을 찾아 무장해제를 하며 오른쪽 팔을 힘껏 밟았다. 으아악 하는 소리와 뚜둑하며 팔이 부러지는 소리가 동시에 낫다.
“김지영 박사는 어디있어?”
그는 고통을 참으며 제임스를 올려봤다. 제임스가 다시 발을 들고 얼굴을 차려는 찰라 그가 소리쳤다.
“잠깐만! 잠깐만! 저기. 저 방!”
그가 손으로 가리킨 방은 그가 가려던 방이었다. 제임스는 무릅을 꿇고 그의 목 급소를 주먹으로 쳤다. 그의 머리가 푹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임스는 문쪽을 살폈다. 아직은 아니었다. 그는 트롤러의 손잡이를 잡고 세발짝 뒤로 물러났다가 발바닥에 온 힘을 가하며 달려 출입구의 좌측옆 벽을 향해 트롤러를 힘껏 부딪치게 했다. 꽈당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안에서 뭔가 넘어지며 바닥에 부딪쳐 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제임스는 문이 없는 출입구를 향해 뛰어들며 재빨리 방안을 훝어 보았다. 우측 중앙에 윌박사를 잡고 있는 놈. 라이터로 막 뿌려놓은 게솔린에 불을 붙인 정면의 한 놈 그리고 좌측 테이블 앞에 지영이를 잡고 있는 한 놈. 그들은 갑자기 벽에서 쉘브가 넘어지며 올려있는 실험기기들이 쏟아지고 방안에 의외의 남자가 들이 닥치자 상황을 빨리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제임스는 한손으로 옆에 서있는 김지영 박사의 오른팔을 잡고 다른 한손으로 그녀의 빽색을 잡고 있는 놈의 어깨를 향해 한발 발사했다. 탕 하는 굉음과 함께 놈은 뒤로 나가 떨어지며 지영이도 그 힘에 의해 탁자에 쓰러졌다.
발사의 탄력에 의하여 제임스의 어깨가 기우뚱하였다. 통증이 상처부위를 건드린 것이다. 총소리에 놀란 두 놈이 총을 드는 순간 놀랍게도 제임스는 불타기 시작한 컴퓨터와 테이블밑의 늘어진 상자들 앞에서 한손에 는 프라스틱 통을 든채 총을 겨누려는 놈을 향해 미끄러지듯 뛰어들며 두 다리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그 행동은 전광석화같이 빨랐다. 그 놈은 한손에 통을 들고 한손에 총을 들었지만 예측치 못한 제임스의 하체공격을 피하질 못하고 일자로 바닥에 그대로 얼굴을 쳐박았다.
제임스는 쓰러진 놈의 등뒤로 문 옆의 놈을 봤다. 여기까지 수초에 불과하였다. 전투 전문가 혹은 숙련된 무술자도 하기 어려운 동작을 그는 했다. 중년이 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동작들을 그는 순전히 충실한 기본기를 바탕한 전투원의 본능으로 행동하였다. 그때 총성이 들리고 제임스의 왼팔이 허공을 휘저음과 같은시각 그의 손에서 다시 한번 총알이 발사되었다. 윌 박사를 잡고 있던 놈의 총잡은 어깨가 뒤로 휙 젖혀지며 그놈의 몸이 충격에 뒤로 나가 떨어져 벽에 부딪쳤다.
"지영아!"
제임스는 쓰러진 지영을 향해 비틀거리듯 가며 크게 불렀다.
"아저씨. 나 여기있어요. 아저씨! 괜찮아요."
정신을 차린 지영이가 쓰러지려는 제임스를 얼른 받아 안았다. 그의 왼팔은 피로 흥건하였다.
"지영아. 나는 괜찮아. 저기 윌 박사. 가서 살펴봐. 어서. 그리고 빨리 밖으로 나가. 곧 폭발할거다."
그는 지영을 떼어 놓으며 사력을 다해 쓰러진 프라스틱통을 들었던 놈에게로 가서 그의 총을 그 쓰러진 놈의 오른손에 쥐게 한 채 그의 손을 잡고 한발을 창가 구석에 놓여진 박스를 향해 쐈다. 지영이와 막 정신을 수습한 윌 박사가 소리치며 놀랐다.
"제임스. 아저씨!"
지영이 쓰러지는 제임스를 보며 놀라서 달려와 그를 안듯이 잡았다. 윌 박사가 비틀거리며 와서 도왔다. 실내는 연기와 타오르는 불길로 지옥같았다. 문 밖에서는 박사들이 놀라 어쩔줄 몰라하였다. 그때서야 신고를 받은 무장한 경찰을 선두로 소방대원들이 진입하였다. 영화에서는 늘 일이 끝나자 바로 경찰이 들이닥친다. 지금 경찰이 들이닥쳤다.
70.
백신의 생산과 제조는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세계의 유명한 백신생산. 제조회사들이 앞 다투어 백신의 생산(자연자원이나 가공물의 원재료를 이용하여 인간 생활에 필요한 많은 물품을 만들어 냄-다음 백과사전)과 제조(원료를 가공 처리하여 제품을 만듦-다음 백과사전)에 나섰다. 적블루웜 백신 Matchilian16을 만들 수 있는 기전은 세계공용으로 원하는 백신제조 회사로 옮겨졌다. 물론 제조제한과 상업적 이용등 한계상황 설정은 세계 미생물학회의 팀들이 정리하여 조건을 달았다. 또한 알버타와 에드먼턴에 있던 스와인 피딩 제조 수출회사는 더 이상 생산및 영업을 할 수가 없어서 다른 재생방법을 찾기 위하여 회사 폐업을 하였다. 한국의 백신을 생산하고 제조하는 회사들은 정부의 지원아래 완제품된 백신을 중국과 동남아 국가로 신속하게 공급하였다. 하나같이 백신의 이름은 Matchilian16이었다. 동남아시아 공동의 적에 대항하기 위하여 동남아시아 공공의료기관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마침내 블루웜을 잠재웠으며, KE363은 더 이상 생산할 수가 없었고 KE373의 변형 완제품인 엑쟈카시오는 빛도 보지 못하고 소멸하고 말았다. 블루웜은 그렇게 서서히 발생하여 빠르게 활개쳤다가 비교적 순식간같이 사라졌다. 지영은 그 일의 완결을 위하여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정인구의 보조 도움을 받으며 일을 했었다. 그런 지영은 이제 안도하여 지치고 피곤함에 쓰러질 것 같았다. 어서 어머니에게 달려가 가슴에 안기고 싶었다.
71.
“빨리 타세요. 뭐 그리 생각하십니까?”
정인구였다. 어머니와 점심을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여 병원으로 가기 위하여 정인구가 차를 협회 앞에 주차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겨울 날씨로는 보기 드물게 따뜻하였다. 인디언 썸머같이. 캐나다의 겨울 날씨는 바람만 없다면 그야말로 포근하고 아늑하다. 지금이 그날이다. 지영은 정박사가 운전하는 스포티지의 앞 좌석에 앉아 지나치는 겨울의 토론토 거리를 보고 있었다.
"김지영 박사님. 큰 힘이 되지 못하여 미안합니다."
결심이나 한듯 운전하면서 정 박사가 말했다.
"음. 그건 맞아요. 좀 섭섭할 수가 있었지만... 저라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을 거예요. 더구나 정 박사님은 캐나다가 처음이잖아요. 그렇지만, 옆에 계셔서 큰 힘이 되어 주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해요."
"그렇게 이해하여 주시니 고맙습니다. 이제 세계적으로 유명해 지셨으니 더욱 바쁘지겠습니다."
정인구로서는 김지영이 더 멀어질까 초조하고 불안하였다. 그런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니예요. 저는 유명한 것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어서 한국으로 돌아가서 제가 하던 일 계속하면서 엄마랑 같이 살고 싶어요. 한국을 떠난 후 너무 많은 것들을 겪었어요. 이제 돌아가면 다시는 한국을 안 떠날거예요."
"와아- 정말 훌륭한 생각하셨습니다. 그 생각이 그대로 실행되도록 제가 옆에서 돕겠습니다."
"흐흥- 정 박사님은 저에게 속해 있잖아요. 곧 전문의가 되면 날아 갈 거 잖아요."
"아닙니다. 절대 맹세코 그런 일은 없습니다."
"이그- 됐네요. 제가 듣고 하늘이 들었어요. 아셨죠!"
스포티지는 그렇게 사랑쌓는 두 사람을 하이웨이 16과 듀프린이 만나는 네거리를 지나 우측 100터쯤 북쪽 숲속에 보기좋게 자리한 노스번 하스피탈(North Vaughan Hospital)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저는 담배 좀 피고 잠시 후 들어가겠습니다."
그의 배려가 고마웠다. 지영은 그의 의도를 알았다.
72.
병실은 3층 좌측 끝쪽에 있었다. 서쪽으로 남북으로 그으진 듀프린 스트릿이 보였으며 오가는 차들을 볼 수 있었다. 202호. 제임스와 어머니 김선애가 입원해 있는 병실이다. 지영은 가슴에 안은 향기짙은 붉은 장미꽃 다발을 다시 추스렸다. 정인구가 토론토 시내를 이리 저리 묻고 돌아 다니며 향기짙은 장미를 어렵게 구했다고 하였다. 우측 안내데스크 위 벽에 붙은 시계의 시각은 오전 11시10분었다. 지영은 202호 앞에 서서 출입문을 두드렸다.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잘못 찾았나 하여 한발 물러나 방 번호를 다시 봤다. 202호. 주변을 둘러보니 특별히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없었고 다들 하는 일에 바뻣다. 지영은 살며시 문을 열어보았다. 문은 잠기지 않아 소리없이 열렸다. 지영은 숨을 들이 쉬었다. 캐나다나 한국이나 같은 병실냄새가 훅하며 코속으로 들어와 고향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였다. 바로 앞에 보이는 침대에는 제임스가 머리를 창가로 하고 잠자듯 누워있었고 창가의 침대에는 어머니 김선애가 머리를 제임스쪽으로 돌린 채 역시 눈을 감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편안한 모습이었다. 돌아서 나가려던 지영은 침대 아래쪽에 놓인 원형 탁자위의 신문에 눈길을 멈췄다. 글로벌엔메일이었다. 일면에 '리쎗펀의 정체 밝혀지다'라는 타이틀을 선 채 읽으며 함께실린 사진을 유심히 보았다. 벨리스와 키스가 피어슨 공항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틀림없었다. 지영은 큰 숨을 쉬며 안도하였다. 그때 어머니가 몸을 뒤척이며 잡았던 제임스의 손을 다시 꼭 잡았다. ‘치. 저렇게 하고 자면 팔도 아퍼지 않은가봐’ 지영은 그렇게 생각하며 돌아서려는데 선애가 눈을 뜨며 불렀다.
"지영아. 서있지 말고 의자에 앉아."
"엄마. 안자고 있었어?"
"응. 제임스가 손을 놔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는거야."
그 말은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지영은 엄마의 말을 믿었다.
"엄마. 지금 어디가 얼마나 아퍼? 의사는 뭐라고 했어?"
지영이 의자를 두사람 사이 침대에 놓고 앉으며 물었다.
"응. 나는 괜찮아. 제임스 아저씨가 걱정이야."
"총알은 빼내었데? 어떻게해서 아저씨는 총알만 맞고 살아. 참 연구하고 싶은 아저씨야. 근데 엄마!"
"왜. 지영아?"
지영의 물음에 침대에 누워 그 큰 눈만 멀뚱이 뜬채 지영이를 보며 대답하였다.
"왜 아직 아저씨 손 잡고 있어? 그 손이 그렇게 좋아?"
선애는 잡고 있는 제임스의 손바닥을 조무락거렸다. 그러나 그녀가 잡은 제임스의 손을 놓지 못하고 다시 꼭 잡았다.
"응. 좋아. 나는 이 손을 이제 안 놓기로 약속했어. 지영아."
그때 제임스가 눈을 떳다.
"오. 김지영 박사 오셨구나. 지영아. 백신은 어떻게 되었어?"
"아저씨- 얼마나 걱정했다구요. 다 잘 되었으니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상처 좀 볼께요."
지영이 갑자기 반색하고 놀라 기뻐하며 일어나 제임스의 왼쪽 어깨의 환자복을 재꼈다.
"아유- 이 부은 것 좀 봐요. 썩지 않은 것이 다행이어요. 그리고 다리는 아직 통증이 있어요?"
제임스는 선애를 봤다. 선애는 그러는 지영이가 사랑스러운듯 보고 고개를 끄득였다.
“응. 통증은 없어. 나는 괜찮아. 엄마가 걱정이야."
"왜요?"
지영이가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고 제임스를 보며 물었다.
"추운 눈속에서 오랫동안 있어서 몸과 마음이 얼었을거야. 이제 풀리면 아픈 곳이 막 생길 것 같아서."
"아하하하. 아저씨~ 됐네요. 엄마보다 아저씨 걱정하셔야해요. 이런 대화 짜고 하시는 것은 설마 아니시죠?”
지영이 제임스의 배를 가볍게 두드리면서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김지영 박사는 추리소설을 쓰도 베스터 쎌러가 될 것 같아. 며칠 동안의 티비로 들은 소식으로는 kE363이나 맛치의 Matchilian16이라는 미생물이 이 지구상에서 발견된 적이 없었던 것에서 고대 미생물 생존의 추적을 생각해 내는 예리한 추리력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거야. 그렇지. 선애야~?”
듣고있던 선애가 고개를 끄득이며 동조하였다.
“제임스 아저씨! 왜 엄마를 끌고 들어가신데요? 하신 말에 확신이 없는거죠?”
"응. 그런가? 그런데, 김지영 박사. 지영아. 외계박테리아 일수가 충분히 있겠지. 한편 그쪽 편에서 보면, 외계행성에 나쁜 박테리아를 유배보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물질내성이 착상하여 돌연변이로 번식한다면 행성생명체에 위험스러울 것이다 생각하여 그 첫번째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하여 터미네이터를 보냈을 수 있을거야. 고대에는 행성이 별 문제없었지만 자력에 의하여 촉진적 진화 발전하는 생명체를 두고 본거지. 보낸 그 쪽에서는 시간개념이 이쪽과 달랐겠지만, 결국은 선과 악을 다 주었으니 너희 생명체가 알아서 하라고. 맞겠지~요. 김지영 천재박사님?"
"우와~하하하. 제임스 아저씨. 또 아저씨 정체가 걱정되네요. 공상과학소설도 이 정도면 너무 한참 앞서 가는거네요. 엄마. 좀 말려요. 이러다 죽변이 미래 생명공학도시로 탈바꿈하겠어요. 아하~ 그때 면장이나 혹 하려고 길 닦는 것 아니예요?"
"하하하. 어떤 박테리아는 감염속도가 무지하게 빠르다더니 그 박테리아에 감염되었구나. 지영이가 금방 나와 비슷한 생각을 다 하니... 역시 천재가 맞다."
그 때 옆에서 두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선애가 끼어 들었다.
"제임스. 그건 너무 과해요. 제가 천재가 아닌데... 어떻게."
"엄마~ 어떻게 뭐?"
지영이 놀란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선애를 보며 물었다. 선애는 개면쩍어 했다. 타이밍도 나쁘고 말도 나뻣다.
"으~응. 그런게 있었어. 옛날에. 지금은 맞아."
“아하하하.”
지영이 그 말에 활짝 웃으며 손뼉을 쳤다. 제임스도 미소지으며 두 사람 모녀를 번갈아보고는 웃었다. 얼굴이 빨개진 선애가 지영이를 보며 왼손으로 지영의 무릅을 톡톡쳤다.
"지영아. 그렇게 우스워? 엄마가 이러는 것 재미있지? 이그~ 저게 내 새끼맞아?"
"응. 엄마 새끼맞아. 100% 진골이야. 됐지?"
지영이 미소띈 얼굴을 엄마 선애 얼굴에 가까히하며 말했다. 그 다정하고 아름다운 모녀의 사랑짓을 제임스가 깼다.
"김지영 박사. 죽변의 바닷가 물속 모래위에서 자라고 있는 맛치에 대하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이번 블루웜 사태로 관계된 회사들의 연구지원이 있을텐데, 그들이 원하면 거절말고 받아들이는 것도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알았지?"
얼굴 잊어버릴까 뚫어지게 엄마의 얼굴을 보고있던 지영이 허리를 펴고 제임스를 봤다. 그러나 선애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 제임스. 마지막의 그것은 당신이 나에게 다짐하는 말이에요. 벌써 지영이에게도 전이되었어요? 지영아 벌써 그렇게 되었어?"
선애가 놀라는 몸짓으로 두사람 얼굴을 번갈아보며 말했다. 지영이 한손으로 엄마 손바닥을 꼭 잡았다.
"예. 알겠어요. 걱정마세요."
"지영아. 그 말도 내가 제임스에게 하는 말이야. 너는 자꾸 엄마 것을 뺏으려 한다."
그 말에 세사람 다 웃었다.
그때 누군가의 휴대폰에서 벨이 울렸다. 모두가 놀라며 눈길을 소리나는 곳으로 향했다. 선애의 빨간 핸드빽속에서 나고 있었다.
선애는 의아해 하며 핸드폰을 열었다.
“어머~ 태환이 아니야?”
“그래. 목소리가 맑고 낭창한 걸로 봐서 살아있구나. 죽변의 형들 모두가 모여서 너에 대한 이야기하다가 궁금하여 전화했다. 정말 괜찮치?”
“응. 나는 아주 좋아. 고향 선배 오빠들 그리고 너를 비롯한 동창 친구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해주라. 다들 사랑한다고.”
“그래. 알았다. 이곳은 너 때문에 아니지 네 딸 김지영 박사 때문에 무지 바뻐다. 나도 죽변에 내려와 있다. 어서 죽변으로 와라. 올 때는 꼭 네 딸 김지영 박사와 함께 와야 한다. 모두가 너와 네 딸 김지영 박사의 이쁘고 아름다운 얼굴 보고싶어 한다. 건강하게 잘 있다 어서 와라.”
“엄마. 벌써 유명해 지셨네 ㅎㅎㅎ.”
지영이 전화내용을 듣고는 활짝웃으며 선애의 손을 잡았다. 제임스는 의아해 하며 무슨 말을 듣기를 기다리고 있듯 선애를 바라보고 있었다.
“동창 태환이예요. 서울에서 큰 사업하고 있어요. 맛치를 죽변서 공항까지 가져 오는데 위험한 사건이 있었어요. 그때 모두들 도와주셨어요.”
제임스는 선애의 말을 들으며 창문넘어 멀리 파아란 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때 지영이 가라앉은 분위기를 깼다.
“아참. 주차장에 정 박사가 점심을 한턱 낸다며 기다리고 있어요. 어서 준비하세요. 저도 주차장에서 기다릴께요. 사랑쌓기 너무 오래 하지 마시고 오세요.”
“어휴~ 엄마를 애먹이는 저런 딸이 다 있담.”
선애가 문을 나서는 지영이 등 뒤에 부드럽게 말하며 제임스를 보며 눈을 흘겼다. 그런 선애의 어깨를 잡고 제임스가 확인하려는듯 말했다.
“선애야. 이제 약속지켰지?”
“엄마. 엄마는 아저씨에게 뭘 해줄꺼야. 나도 지켜볼꺼야~”
지영이 나가다 다시 들어와 두 사람에게 말하고는 주춤했다. 엄마와 아저씨가 끌어안고 키스를 하고 있었다.
“어휴~ 코스모스에서 온 고대의 블루웜이 이제서야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네.”
지영이 말하며 달려가 두 팔을 활짝 벌려 엄마 김선애와 그녀의 제임스를 안았다.
-끝-
10년 전의 작가
첫댓글 4월 안에 끝내려 했는데, 사랑하는 우리 Chloe 손녀가 와서 자다가 결국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손녀 보살피고 아내 보살피고(편하게 자라고) 하다 컴에 앉아 근 4시간 동안 마무리하여 마쳐 올렸습니다.
혹 오타나 잘못된 띄어 쓰기 등은 이해 바랍니다.
소설 구상하고
글을 쓴다는 건
보통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닌데
대단한 열정과 능력을 지니셨네요^^
제임스 작가 님...몸 살펴가시며 쓰시기예요 아셨죠?ㅎ
건강이 우선이예요^^
10년 전의 사진이군요
멋지십니다^^
함께 해 주신 정아 님, 고맙고 감사합니다. 위의 소설은 고향을 너무 그리다 지쳐 뭔가 연결된 글을 써야겠다
작정하고 구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잘 안되네요 ㅎㅎㅎ. 얼마 전 부터 Outter Universe라고 '아웃터버스' 라는
우주 과학 소설을 시작했는데, 생각같이 빨리 흐름이 떠 오르질 않네요. 마음에 뭔가 흔들림이 있는가 봅니다.
요즘 건강은 싸워 이겨야 겠기에 좋습니다. 일 하는 것도 저는 코비드 전과 같을려고 하는데 주변이 조금 달리
봐 주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아우터버스를 올리겠습니다. 끝까지 책임 지려고요.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날들 되십시요~
열정과
의욕이 많은 분들은
열정에 빠져서
내 몸 돌보는 것에
소홀해질 수 있지요
몸 좀 아껴가며 삽시다요ㅎ
제임스 님 고향이 너무나 낭만적입니다
집 앞에 바로 바다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