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가 올해 3월 30일 돌아왔다. 한겨울을 피해 남쪽 나라 여행을 마치고 새끼를 키우기 위해서다. 방문 앞에 앉아 조잘거리는 제비를 보면 봄소식 전하는 귀여운 모양으로 보인다. 연신 부리로 자기 몸에 근지러워 못 참아 이를 잡는 시늉이다. 깃털 속에 진드기가 괴롭힌다는 표시의 버릇이다. 계속 잦은 연속 행위가 불안스러워 보이고 안타까울 지경이다. 한 마리가 그런 것이 아니고 제비마다 모두 그런 버릇을 낭비하고 있다. 제비 세계에 진드기 기생 현황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란 느낌이다.
필자가 청년 시절 부업 양계로 병아리 엄마 역할 경험이다. 노란 병아리를 키워 어미 닭을 만들어 산란시킨 적이 있었다. 알 낳는 닭들이 모두 이를 잡는 흉내가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 돋보기로 조사하니 진드기가 구석구석 버글거린다. 계사 내부 곳곳을 살피니 틈마다 온통 진드기다. 닭의 피를 배부르게 먹은 진드기는 틈바귀에 숨었다가 밤에 다시 닭의 몸에 피를 빨아먹었다. 낮에는 닭 부리 겁이나 구석 틈바구니에 피난한 모양이다. 틈바구니에는 고춧가루를 쏟은 것처럼 맨눈으로 봐도 온통 빨갛다. 빨아먹은 닭 피로 채색한 진드기 몸빛이다. 밤으로 계사 틈바구니에서 기어 나와 닭의 잠을 이용하여 닭 몸에 붙어서 호황을 누리는 삶이다.
그때는 디디티 살충제가 있어서 뿌렸더니 진드기가 모두 사라졌다. 신기할 정도로 완벽하게 진드기 구제 성공이다. 지금은 디디티 비슷한 소독약도 만들지 않고 모기약을 뿌려도 모기가 잘 죽지 않는다. 모기가 두세 번 거듭 맞아야 겨우 떨어지는 현상이다. 약해를 우려해 독한 약은 만들지 않고 성분이 약한 약을 만들기 때문이다. 제비 진드기 구제를 생각해도 디디브이피 약이 없어져 어려운 실정이다. 인체 피해가 없는 천연 구충제라도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제비들에게는 마치 그때 우리집 산란 닭들처럼 초기 고통을 겪으면서 사는 듯하다. 그런 추세라면 제비의 장래 멸종위기를 맞을 일은 뻔한 일이다. 지금도 해마다 제비 수가 줄어들고 있어서 걱정이다. 우리 집에도 제비집이 두 개가 처마에 만들어져 있지만 하나는 아직 비어 있다. 전선에 앉아 노니는 제비 수효도 작년보다 줄어든 느낌이다. 제비 진드기는 닭장처럼 숨어서 지낼 곳도 없고 제비 몸에 붙어 번식하니 제비가 죽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제비 수명 다할 때까지 붙어 살게 된다.
지난해는 방에서 모기 잡는 살충제를 제비집에 몇 번 뿌리기도 했다. 제비 새끼의 진드기라도 없애려는 의도였으나 효과는 모르겠다. 아마도 어미 몸의 진드기는 약 냄새로 새끼에게 옮아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기대다. 그렇게도 빠른 제비 몸에 진드기가 기생하다니 믿어지지 않을 일이다. 제비 진드기 예방 방법을 개발하여 제비의 멸종을 미리 대비해야 할 듯하다. 성글게 지은 제비집 밑 바깥 표면에 약을 뿌리면 어미에게 붙은 진드기가 새끼 몸에 옮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둥지 약 냄새 효과로도 제비 멸종을 예방할 수 있으면 좋겠다. (글 : 박용 2024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