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재료·소재분과 · 허 원 도
일 본 이 한 국 에 대 한수출규제를 단행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핵심소재 3종으로 시작되지만, 앞으로 전개될 협상 결과에 따라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 무역 분쟁이 우 리 과 학 기 술 인 의 마 음 을가다듬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일본은 고질적인 무역수지 적자국이다. 2018년 통계만 보아도 우리가 일본에 수출한 금액은 305억 달러이지만 수입액은 546억 달러이므로 약 240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다. 적자 금액 중 150억 달러 이상이 소재와 부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무역역조 현상이 발생한 근본 원인은 한국의 완제품 생산기술이 대부분 일본에서 도입되었고, 이에 필요한 소재, 부품, 설비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산업화 초기부터 일본을 탈피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도 필요한 산업자원을 100% 자국 내에서 조달하는 나라는 없다.
필자와 함께 근무한 외국인 기술고문은 “일본을 이기려면 따라가려 하지 말고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개발목표를 더높이라고 채근했다. 우리의 메모리 반도체가 세계를 석권할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의 벽을 우리 힘으로 뛰어 넘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7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관으로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과학기술계 대응방안 공동 토론회’라는 포럼이 있었다.국민적 관심사로 300여명의 참가자가 강연장을 꽉 채웠다.
이 자리에서 패널리스트들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보이지 않는다. 예산지원이 부족하다. 전문 인력의 확보가 어렵다.”는 등, 안타까운 심정을 들어냈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보태고 싶은 말이 있다.성공적인 기술개발은 절박할 때 이루어진다고. 그렇다.정말 절실하면 이루어지는 법이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 수많은 기술장벽을 극복해 왔다. 그 결과 세계적 산업강국이 되었다. 그 경험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우리의 과학기술인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심에 서 있다. 이제 막 우리는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일본의 견제와 중국의 도전이 선명하게 우리 눈앞에 그려진다. 지금까지 겪었던 고통보다더 큰 시련을 이겨 낼 각오가 필요하다. 그 옛날 서구의 탐험가들이 고난의 바다를 헤쳐 나가듯.
필자소개 :
부산대학교 화학과 (학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화학과 (석사)
명지대학교 대학원 무기재료공학과 (박사)
삼화전자공업주식회사 부설연구소장
영화훼라이트주식회사 사장
KISTI ReSEAT 전문연구위원
SEPT 2019 / KASSE MAGAZINE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