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 100배 더 즐기기
사회적 자본으로 본 장산
해운대의 진산으로 장산은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주민들의 쉼터를 넘어 허파와 같은 존재다. 하지만 해운대해수욕장에 비해 그 가치가 평가 절하된 감이 있다. 해수욕장의 경우 눈으로 나타나는 가치가 산술적으로도 계산되어지는가 하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포장되어져 있다. 물론 해운대해수욕장의 사회적 자본은 매우 크다. 하지만 장산이 가진 사회적자본이 이에 비해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숨어있는 가치를 발굴해 낸다면 해수욕장을 능가할 지도 모른다. 그 속에 사회적 자본으로 당장 활용 가능한 것이 장산 보리수요, 장산국의 설화 재현이며, 얼음 썰매장 개설이다.
1.장산의 보리수나무 - 장산 보리수 잼과 술
장산(萇山)의 ‘장(萇)’자는 보기 드물게 보리수 장이다. 보리수나무는 불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종교적인 측면으로 접근하는 사람도 있지만 보리수 열매가 바로 사회적 자본이 된다.
‘보리수 장’자 답게 장산에는 많은 보리수나무가 자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개량종을 더 많이 식재하고 있다. 많은 보리수나무를 심고 가을이면 보리수나무의 열매를 상품화하자. 보리수나무의 열매 맛은 시고 달고 떫으며, 성질은 평하며 독이 없다. 기침, 피를 토할 때, 가래, 출혈, 월경과다, 류머티즘, 황달, 설사 등과 오장을 보익(補益)하고 번열(煩熱)과 소갈(消渴)을 없애는데 효력이 있다. 거두어들이는 성질과 설사를 멎게 하고 피나는 것을 멎게도 한다. 소화불량, 골수염, 부종, 생리불순, 치질, 허리 삔 것도 낫게 한다.
또 옛말에 ‘지독한 해수나 천식을 치료하려면 보리수나무 3말을 따서 먹으라’고 하였다. 가을철 잘 익었을 때 따서 잼을 만들어 먹거나 말려 가루로 만들어 수시로 먹으면 아무리 오래되고 잘 낫지 않는 천식의 치유도 가능하다. 인후가 부어서 음식이 넘어가지 않을 때 물로 달여서 먹으면 효과가 있고 타박상에는 달인 물로 씻는 한편 달인 물을 마신다. 화기(火氣)를 내리는 작용이 있어 술독을 푸는 데도 효과가 좋다.
이런 효능을 가진 보리수열매를 어르신들을 동원하여 채취하든지 아니면 가을 날 2,000주에 달하는 <보리수열매 따기 대회>를 열어 보자. 주민의 손을 모은 보리수를 잘 가공하여 잼이나 술을 담가 해운대 특산품으로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대천공원이나 구청 내 특산품 코너에 해운대 대표 <장산 보리수 잼>,<장산 보리수 술>이란 이름으로 판매하면 많은 수익이 발생할 것이고 이로 인해 어른신들의 일자리와 <보리수열매 따기 행사>로 주민들의 화합의 장까지 마련할 수 있다.
2. 장산국 설화 재현 - 옛 우물터 복원, 군악대 연주와 오페라 공연
장산국 설화를 이용해 오페라까지 만들고 있다. 하지만 많은 고증자료가 부족하여 현실감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장산국 흔적을 더 많이 발굴하여 이야기속의 장산국이 아닌 실제 역사속의 장산국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장산 습지에서 발견된 오래된 우물이다. 이 우물을 잘 복원하여 장산국시절의 우물형태로 만들고 또 우물 주위에 장산국의 모습을 재현해보자. 우물을 중심으로 장산국의 옛 생활상을 만들어 놓는다면 주민들이 장산에 올라 장산국을 체화할 수 있다. 장산국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들과 함께 마시는 우물물은 갈증해소를 넘어 아주 생생한 장산국 체험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군부대와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장산국을 장산에 건국함에 있어서 군과 관 그리고 주민들이 힘을 합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유대감이 절로 생겨나리라 본다. 장산에 등장한 장산국은 군과 관 그리고 주민의 힘으로 만든 또 하나의 작은 국가며 이 국가를 만들기까지의 내용도 건국설화와 더불어 많은 이의 입에 오르내리게 될 것이다. 그럼 해운대와 동 떨어진 군부대가 아닌 해운대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군부대로 자리 잡을 것이며 지역 내 군부대로서의 위상이 더 높아질 것이다.
이뿐 아니다. 주민들은 물론이고 전 국민이 장산국에 기울이는 관심은 매우 높을 것이다. 이때 오페라가 등장해야 한다. 장산국이 생겨나고 나서 장산 기슭에서 펼치는 장산국 오페라는 멀리 멀리 메아리칠 것이다. 여기에 53사단의 군악대까지 가세하면 더욱 좋다. 그러면 장산국이 온전히 다시 살아날 것이다. 장산국이 살아나면 해운대 장산의 가치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커진다.
3. 장산습지 속에 얼음 썰매장을 만들자 - 겨울철 레포츠 얼음 썰매타기·도깨비가지 수장 효과
장산의 습지는 연중 물이 넘쳐난다. 그 물이 흘러 장산을 휘감으며 계곡을 이루다 바다로 향한다. 장산 습지의 넘치는 물을 습지 끝자락에서 잠시 가두어 보자. 그러면 겨울 내내 빙판이 되어 주민들 겨울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멋진 장소로 변모할 것이다.
12월 초부터 2월 말까지 약 3개월 동안 훌륭한 빙판이 형성되어 진다. 주위가 평평한 곳이며 그 둘레에 특별한 시설없이 간단한 보만 쌓아 물을 조금 가두기만 하면 된다. 겨울철 아이들의 훌륭한 체험장이 될 것이며 상대적으로 겨울놀이가 부족한 해운대의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해운대에서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겨울 놀이가 있는 장산은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물론 이 공사 역시 군부대와 협력을 해야 한다. 처음 보를 쌓을 때 중장비가 동원되어야 하고 어디까지나 군 작전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그러나 다른 특별한 시설물이 세워지는 것도 아니고 단지 물막이 공사만 벌일 것이므로 큰 무리는 없다는 판단이다. 아이들과 더불어 주민들의 겨울체험의 장이 장산에 만들어진다면 여름의 해운대 못지 않은 겨울철에도 즐거운 겨울놀이가 있는 더 멋진 해운대가 될 것이다.
주민과 군부대의 협조 속에 해운대 구청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
위의 시설물과 보리수나무를 이용한 사회적 자본 만들기엔 주민들과 더불어 해운대구청의 적극성과 군부대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 군부대 주둔으로 비교적 생태가 잘 보존된 장산은 이제 군부대로 인한 불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산은 그 어느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다. 군사시설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만큼 또 주민들이 필요하다면 또 필요한 만큼 장산은 너그럽게 자신의 속살까지 내주고 있다. 이런 장산을 두고 기생하고 있는 존재들이기에 더이상 불화음을 낼 게 아니라 협력해야 한다. 서로를 인정하고 또 서로의 발전을 위해 다 같이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오히려 장산의 사회적 자본 확충을 계기로 민과 군 그리고 관이 협력하는 가운데 상호간 깊은 신뢰가 생겨나리라 본다. 군부대에겐 지역을 수호한다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주민들도 군부대의 노고에 치하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구청에서는 군부대와 긴밀한 협조 속에 장산의 숨은 가치를 찾는데 주력해야 하며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주민들도 우리요, 군부대도 우리요, 장산도 우리다. 장산이 지닌 가치를 사회적 자본을 만들려면 가장 선결되어야 하는 게 바로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