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자술서 3_(이팝나무 꽃) - 姿昰 박미숙
꽃샘바람 다녀간 자리
행여, 미리 온 봄 마중을 할까 하냥 설레어
기웃거리는 마음 들로 나선다
돌을 고르고 거름을 주고, 모종을 심는 일
잡초 같은 생각을 솎아내는 일 마음 아릿해
세월을 낚는 낚시꾼처럼
거름 주고 잡초를 뽑는 농사꾼처럼
몇 평 남짓 푸성귀에 빼앗긴 마음
오래전
엄마의 봄을 훔친다
등 기댈 곳 없어 현기증 가득한 세월
하얀 쌀밥 배불리 먹고 등 따습게 사는 일
업보인 듯 한으로 삭인
있어도 없다던 엄마의 쌈짓돈은 어디로 간 것일까
삼백예순 날
비밀을 거머쥔 퀴퀴한 장롱 속 어둠
빛바랜 신문지에 돌돌 말아 꿈을 앓아 온 세월
한 뭉치 두 뭉치 세상 빛 마중하던 날
보릿고개 넘던 5월
좀약 냄새 지독한 울렁증으로 돌돌 말아놓은 엄마의 꿈
하얀 이팝나무 꽃이 되어 피었던 것일까
성한 곳 없는 관절마다
눅눅한 세월 지우고 지워도
검버섯으로 핀 삶의 증표
하얀 고무신, 하얀 이팝꽃 즈려 밟고 선 자리
수시로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배후에 짓무른 얼룩으로 남아
당신 허물인 듯 알맹이 다 내어주고
쓸쓸히 저무는 여자의 일생
바람 닿는 내 안에 무성히 바람은 불고
훔친 봄은 누구의 가슴에서 울음이 될까
첫댓글 (*) 엄마의 세월을 훔쳐 무엇을 만들었을까?
장롱 속에 숨겨두었다가 하나씩 꺼내어 중요한 일에 하나씩 펼쳐내어 쓰던 엄마의 시간은 이제 이팝나무의 꿈을 이루고 그 꿈이 시인의 가슴에서 울음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마음을 울립니다.
가슴에 묻어둔 엄마라는 이름이 이제는
측은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자여서, 딸이여서겠지요
내려놓고 비우고, 이제 제가 안아드려야 할때임을 알것 같네요
아직 선생님 건강회복이 안되셨는데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하루빨리 쾌차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래 전 하늘나라 가신 제 어머니의 봄 .
지금도 저는 그 봄을 훔치고 있습니다 참 가련한 자식이지요.
엄마라는 이름은 늘 그리움일까요?
그리움으로 남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고운 주말 휴일 되세요
부럽습니다. 시도 좋구요.
고맙습니다
이른 시간, 부지런한 걸음에 상쾌한 하루
기쁨이 되시기를 ...
오후 모임에서 뵐께요
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