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망의 길찾기첫걸음순례]9.19.순례15일차.
10:40 순천역대합실에 사랑어린. 순례자들 모였습니다. 싱그럽다는 말. 절로 나와요.
11:00 평택행. 무궁화호타고 출발. 2:43 도착.
다시 3:50 당진행 버스 타고... 다시 5:00경 태안행. 버스타고. 6:00 지나 태안도착.
제법 걸어서 읍내 남문 4리 경로당 7:00도착.
노인회장님, 기다리고 계셔서 큰절로 인사드렸어요. 아주 반가워하십니다.
밥 지어서 밥상에 둘러 앉으니 8:04이네요. 김치 주셔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8:40 가족회의시간. 이제 다시 길 위로 돌아와 시작하는 이야기 하는데 이장님, 피자5판 콜라까지~~ 와~~~우! 고맙습니다. 크게 외치고. 이때부터 이야기는 일사천리^^
눈깜짝 할 사이에 피자 다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마다 가족순례> 한 낱말로 이야기하기
편안함/늦잠/싸움/드라마/낮설음/가족/사과/TV/다툼/엄마/스스로/매체/이불/혼자/천사/함께/띵가띵가/먹기/멈춤/만족감/나태/영양불균형/이야기 웃음
아쉬울 것없이 同行.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첫걸음순례]9.20.순례16일차.
⓵남문4리 경로당에서 다시 순례를 시작하여 몽산포해수욕장을 거쳐 별주부마을센터까지 17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사랑어린.도시락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초코렛,음료(버럭.태안경찰서 정보계)
⓷잠자리:태안 남문4리 경로당
⓸지원:박두규/향아 최광식선생님(어린.순례자들과 함께 걷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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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부터 시작되는 순례일정을 다시 시작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길찾기를 하고 계시는 탐험대 무위거사와 이성구선생님께서 출발 전에 잠시 오셔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오늘은 우리 첫걸음순례를 영원한 방랑자, 자연교향악이 시인 향아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퍽 다행이고 선물이고, 행운입니다.
지난 밤 우리를 환대해 주셨던 박규웅회장님께서 배웅해 주시니 더욱 발걸음이 가벼워요. 걷고 걸어 몽산포지나 솔밭길 너머도 파도소리 들리는 바다보며 별주부마을센터까지 무사히 걸었습니다.
그리고 별주부마을센터 도착. 이곳 임순남센터장님, 김종옥이장님, 원청경로당 회장님. 친절하게 맞이해 주시니 우리 어린 순례자들도 덩달아 행복해지지요^^
오늘부터 낭독하기 시작한 루미의 <여인숙>이 우리한테 지금 온 것은 그냥은 아니겠지요?
~누가 오든지 고마워하여라
모두가 저 너머에서 파견된 안내원들이니~
이 말을 다시 새깁니다.
아쉬울 것없이 同行.
<다함께 두줄詩>
바다에서 뛰어노는 건/오늘만큼 재밌을 수 없다.
여자들은 첨벙/남자들은 풍덩
바다에 비친 하늘/하늘에 비친 바다
햇볕에 비친 바다는 따뜻하다/햇볕이 없는 바다 차갑다
바닷물이 엄청빨리 들어온다/너무 순식간에 물이 찬다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9.21.순례17일차
⓵별주부마을센터에서 순천향대학교해양수산연구소거쳐 서산 부석면 간월도리까지.17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바지락칼국수(박두규)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
⓷잠자리:간월도리마을회관
⓸지원:박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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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세줄詩>
걷기는 어렵다
절대로 쉽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렇지만 걷기는 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분이 있다.
너무 빠르지도 않게
너무 느리지도 않게
그렇게 적당한 속도로
걷기하다가 잘 줄은 정말 몰랐다.
자다 깨다 하니
나도 내가 정말 신기하다
일상의 대화에서 우리는 각각의 단어마다 심사숙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에서는 모든 단어가 중요하다. 어떤 단어도 흔하고 평범하지 않다. 돌멩이 하나, 구름 한 조각도, 어떤 낮, 어떤 밤도, 그리고 이 세상의 어떤 존재도 의미를 갖는다-비스리바 쉼보르스카
날마다 시 한편
날마다 시한편을 쓰고 싶다.
날마다
그다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브라우닝은 그것을 해냈다. 비록
숱많은 눈썹을 하고서
운을 맞추고
운율을 고민하긴 했어요
문득 떠오르는 생각
일어나는 일
무엇인가 주의를 끄는 일
-아침에 눈을 뜬다. 이윽고 날이 밝는다
마음은 좋은 구상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피리새 한 마리
내 꽃봉오리를 훔쳐
체리나무에서 날아가는 게 보인다.(올리브 H 하우게)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9.22.18일차.
⓵간월도리에서 간월암 거쳐 남당항지나 홍성군 신리 안흥동마을회관까지. 17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사랑어린.도시락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김밥, 사과즙(주환이네)초코렛(예똘)통닭(채현병/전 홍성군수)
⓷잠자리:홍성군 안흥동마을회관
⓸지원:박두규/전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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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인 공간에서 잠을 자는 순례단들. 베낭속에서 애벌레처럼 옷 갈아입기도 참 잘 합니다.
간월암 스님이 색색이 아름다운 팔찌도 선물로 주셔서 우리 사랑어린 팔목이 환해졌지요.
점심지나니 박두규샘 가시고 예똘오셔서 고맙습니다.
무심과 함박꽃이 순천에서 맛있는 밑반찬이랑 주전부리 가득 싣고 오시고 밤에는 전 홍성군수 채현병님 숙소에 오셔서 좋은 말씀과 주전부리를 주고 가시네요.
함께 걷던 동무 하나, 스스로 홀로순례 정하고 마지막 인사를 합니다.
"집에서도 걷기 할꺼야?"
"순례지도 계속 할거야?"
"뭐 하면서 지낼거야?"
"미안해"
그렇게 하루를 접고 잠자리에 듭니다.
아쉬울 것 없이 同行
<다함께 세줄詩>
같이 걸으면서 작은 것에도 키득거리고
쉴 땐 그냥 쉬는 것 자체가 좋다고 웃고
집에 돌아와선 이제 다 끝났다고 헤헤 같이 웃고
뒤에서 밀기도 하고 잡아 당기며 장난도 치다가
하나가 틀어지면 아무 말도 없이 걷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는 친구
앞에 있던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구랑실, 봉봉이 “조용히 하세요”하면
“네~” 하고는 속닥속닥
내가 뒤처지면
뒤에서 화내지 않고
조용히 지켜봐 주는 친구
내가 뒤에서
발을 밝아도
화내지 않고 용서해 주는 친구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9.23.19일차.
⓵안흥동마을회관에서 천북면사무소 오천초등학교를 지나 갈매못성지까지. 21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사랑어린.도시락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아이스크림, 음료(안인철목사)
⓷잠자리:주교면 송학1리노인회관
⓸지원:전진택/장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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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1리노인회관. 순례단의 공용짐을 싣고 먼저 도착해 보니 할머니들 둘러앉아 재미나게 윷놀이합니다. 한참을 옆에 앉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해요.
노인회장님 내외분 오셔서 이부자리 걱정하시고(침낭있다 하니~~)낼 아침 된장끓일때 넣을 바지락, 표고, 씨레기 주고 가시며. 김치도 꺼내 먹고 냉장고안에도 먹을만 한 거 먹어라 하십니다. 젊은 마을 이장님은 고구마 한봉지 주시며 삶아서 간식하라 하시고.
세상인심 고약하다는 말, 안 걸어 본 사람들이나 하는 말!!
오늘도 좋은 날!
아쉬울 것 없이 동행^^
<순례지도공책에서>
소방관 오빠가 우리에게 허리 숙여 인사해줬다. 연예인인 줄 알았다.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훈남 소방관 오빠를 보령호에서 봤으니 보령 어딘가에서 살고 있겠지? 꼭 꼭! 다시 만납시다. 훈남 옵빠~~
고개를 떨구고 있는 해바라기
우리가 걷는 모습과 비슷하다.
옆에서 보면 약간 처량하다.
우리도 걸을 때 처량한가 보다
쭉 이어진 도로 갓길을 걷는 아이들
햇살은 따뜻하고 주변의 색은 선명하다.
아직 오래 걷지 않아 힘도 별로 들지 않는 최상의 상태.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9.24.순례20일차.
⓵송학1리 노인회관에서 대천해수욕장 홍보관 주차장까지 16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사랑어린.도시락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바나나, 초코렛(장여숙)
⓷잠자리:대천펜션
⓸지원:전진택/장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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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길이 이렇게나 설레는 일이라니.
힘께 먹는 밥이 이렇게나 맛있다니.
함께 시를 노래하는 일이 이렇게나 가슴 떨리다니.
모두. 사랑어린. 순례자. 덕분^^
아쉬울것 없이 동행.
<순례지도공책에서>
쉴 때마다 적당한 곳에 노~란 리본을 예쁘게 잘라서 그만큼 예쁘게 묶었다. 뿌듯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세월호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리밥이 “앞사람 머리 밟지마라~~~”하니까 내 앞에 섰던 승희의 그림자가 보였다. 밟지말라하니까 더 밟고 싶어져서 사실 몰래몰래 밟았다.
점심밥을 먹고 나서 시현이가 뒤에서 계속 詩를 외우는 게 나만 안 외우고 있는 느낌이어서 걱정도 되고 그만 외우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현이는 계속 외웠다.
방파제에서 손을 흔들며 사진을 찍었는데 레전드 컷이었다. 그리고 여기로 올라올 때 꽃가루가 “일등으로 오는 사람, 캬라멜 하나!!”
갓길을 걷고 있었는데 큰 화물차가 우리 안전하게 가라고 가운데로 주황색기둥을 박으면서 갔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감사했다.
가는 도중 세월교를 건넜다. 우연일까? 세월호순례를 하는데 세월교를 건너다니! 계속 생각이 났다. 세월호가 먼저 생겼을까? 세월교가 먼저 생겼을까? 궁금하다.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9.25.순례21일차.
⓵대천해수욕장 홍보관 주차장에서 보령시 월전리 용두해수욕장까지 6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백반(유희경)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두유(장여숙) 과자(사랑어린)
⓷잠자리:등나무민박
⓸지원:장여숙/박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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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바닷길을 걸으며 가슴의 소리들을 가득 담아 온 어린 순례자들. ...
대천방조제를 걸어 보령요트경기장을 지나 용두해욕장 등나무민박집까지 걸었어요.
점심은 공주에서 오신 유희경선생님께서 주셔서 어떤 친구는 두 그릇도 먹었지요.
오후에는 바다에서 재미나게 해수욕도 하고 모래찜질 놀이도 하며 모처럼 신나게 놀았습니다.
저녁밥모심을 위해 마을로 가서 김치를 탁발. 김치찌개로 밥모심 기도를 드렸어요.
7시 지나 [순례 돌아보기]가족회의.
나의 스승님들이 여기 다 모였구나. 확인하는 시간이었지요.
7시부터 11시 가까운 시각까지 자신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또박또박 들려준 순례자들이 대견했습니다.
무엇보다 '걸을 때 걷고 놀 때 놀고 밥 먹을 때 밥 먹고 기도할 때 기도한다'는 말은 우리가 이 걸음에 얼마나 정성스레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말이어서 감동이었지요.
세이레를 맞이하면서 그 마음을 나에게 보내는 편지에 담았습니다.
우리들의 첫걸음순례에 몸과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신 많은 분들께 사랑의 빛.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순례지도공책에서>
1시간 30분동안 바다를 걸었는데 모래를 걸을 때 너무 느낌이 좋아서 계속 맨발로 걷고.
걷다가 파도가 올 때 소리를 ‘캬아악~~’ 지르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너무 자유로웠다.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조금 짧았지만...
가을 이제 더 이상 매미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여름 내내 시끄럽게 울더니 어찌 그리 빨리 가나? 그 짧은 세월을 살려고 땅속에서 그 오랜 시간 어둠과 함께 살았는가.
10년이란 세월 어둠을 먹고 3개월을 사는 구나.
하지만 그대는 죽지 않으리 10년 뒤 그대가 낳은 자식들이 태어날 터이니
매미 소리 들리면 그대 기억하겠네.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9.26.22일차.
⓵오늘도 좋은날. 쉬어요.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사랑어린.밥상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과자(최광식)
⓷잠자리:등나무민박
⓸지원:
~~~
늦잠자고 늦은 아침먹고. 온종일 바닷가에서 놀았습니다.
아쉬울것 없이 同行.
<다함께 세줄 詩>
세이레,상처가 치유되는날
세이레, 다시 시작하는 날
세이레,참좋다
정말 빨리 온 세이레
그래도 좋다
서로의 얘기를 들을 수 있으니까
세이레를 걸었다니까
뭔가 마음이 찡하다.
세이레가 아닌 40일이 끝나면 어떨까?
21일동안 동굴에서 곰이 마늘 먹고
사람됐는데
21일동안 순례하고 바뀐 건 다 다르다
길었던 세이레
힘들던 세이레
다시 걸어야 할 세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