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여행기6
2008년 2월 18일(월) 타이중
오늘은 부리[포리(埔里)]로 갈 예정이다.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여행사 패키지 하루 코스 1,500 위안이면 부리, 노산온천까지 다녀오지만, 아무래도 자유롭게 다니는 편이 재미있을 것이다.
월요일이라 타이중[대중(臺中)], 루깡[녹항(鹿港)] 등의 박물관 등이 대부분 문을 닫기에 부리가 가장 적합한 코스다. 상황에 따라 코스를 변동하려면 사전 다양한 자료 수집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미리 정한 코스를 고집했는데, 자주 다니면서 그렇게 얽매인 일정보다는 현지 상황에 맞추어 가변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교합대반점 15번 채널은 아침에도 여전히 포르노를 틀어주고 있다. 하루 더 있을 예정이었지만, 채널 때문이라도 다른 곳으로 바꾸어야겠다.
삼립신문(三立新聞) 채널에 민진당원들이 ‘역풍(逆風) 행각(行脚)’이라는 이름으로 타이베이를 향해 걷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타이완은 지난 1월 총선을 치뤘다. 야당인 국민당(國民黨)이 집권 여당 민진당(民進黨)을 압도적으로 이긴 상태다. 민진당은 입법의원(우리 나라 국회의원에 해당) 총 113 석 중에서 겨우 27석만 건졌다. 말 그대로 참패였다. 국민당은 81석을 얻어 8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게 되었다.
총선에 이어 3월 22일에는 대통령에 해당하는 총통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국민당 후보인 마잉주[마영구(馬英九)]의 승리가 예상된다. 역풍 행각은 총선에게 패배한 민진당이 벌이는 선거 유세와 관련된 것이다.
중국과 통일을 원하는 국민당의 정책은 타이완의 독립과 단독으로 유엔 가입을 주장하는 민진당과 분명히 다르다.
역풍행각은 2월 28일 타이베이로 집결한다고 한다. 우리가 남으로 갔다가 28일 전에 타이베이로 올라가면 아마도 그 상황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타이완 총통 유세 분위기는 어떨까 궁금하다.
늦은 아침 산책에 나섰다. 역 주변에 여러 버스 회사들이 모여 있어 타이완 각지로 떠날 수 있다. 아직 춘절 기간이라 그런지 중국에 비해 오히려 사람들이 적고, 가게도 문을 열지 않는 곳이 많다.
국광객운(國光客運) 타이중 터미널[대중참(臺中站)]에서는 타이베이, 타이난, 가오슝, 핑둥[병동(屛東)] 등으로 가는 버스를 운행한다. 역과 바로 붙어 있다.
통련객운(統聯客運, Ubus) 건국참(建國站)에서는 타이베이[대북(臺北)], 타오위안 공항, 가오슝[고웅(高雄)], 타이난[대남(臺南)], 신주[(신죽(新竹)] 사이를 운행한다. 타이베이까지 220 위안이라는 할인표를 팔고 있다.
대중객운(臺中客運)에서는 타이베이, 신주, 가오슝, 타이서[대서(臺西)], 자이[가의(嘉義)], 주산[죽산(竹山)], 베이깡[북항(北港)], 껀딩[간정(墾丁)] 등과 타이중 시와 타이중 현 곳곳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있다.
물론 부리[포리(埔里)] 가는 버스도 이곳에서 타면 된다.
역에서 조금 남쪽으로 가면 작은 개천이 나온다. 녹천(綠川)이다. 청계천보다는 좁은 실개천인데 덜 인공적이지만, 그렇다고 잘 가꾼 하천은 아니다. 포항의 중앙로 실개천은 너무 인위적이라 꼭 오키나와 나하에서 본 인도의 인공 화단을 연상케 한다. 수규소(水規所)라는 표지석이 있는 걸로 봐, 이쯤에서 하천의 수위를 측정하였던 모양이다. 그렇게 깨끗하지는 않지만 지독한 냄새는 풍기지 않는다.
청 나라 때 이름은 신성천(新盛川)이었다가 일본이 지배하는 1912년에 녹천으로 이름이 바뀌고 1987년에 하천을 복개하여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2001년 하천을 복개한 일부에 공원으로 만드는 등 새롭게 조경하였다.
복개한 부분에 인우객운(仁友客運) 버스가 출발하는 녹천동참(綠川東站)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1, 20, 21, 22, 25, 29, 30, 31, 37, 40, 45, 48, 105, 125, 555, 636, 666 번 버스가 있고, 일월담(日月潭)이나 구족문화촌(九族文化村), 검호산세계(劍湖山世界), 월미육락세계(月眉育樂世界) 등으로 가는 버스도 출발한다.
전항객운(全航客運)에서는 차오툰[초둔(草屯)], 부리[포리(埔里)], 짜오마[조마(朝馬)] 등지로 운행한다.
화흔객운(和欣客運)에서는 자이[가의(嘉義)]로 가는 직통버스를 운행한다. 그 외에도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여러 버스 회사들이 있을 것 같다. 타이중 기차역을 중심으로 대부분 버스 교통 출발지가 몰려 있어 타이중을 베이스 캠프로 삼으면서 타이완 여행을 해도 좋을 듯하다. 물론 중남부 지역이겠지만, 여유 있게 둘러보려면 일주일 이상 잡아야 하겠다.
(작성일 2008년 3월 14일)
* 여행 기간 : 2008년 2월 17일(일)-3월 1일(토) 13박 14일
* 여행한 사람 : 연오랑 세오녀 찬이(만 12세)
* 환전 : 1 위안(NT$)=31.4 원(2008년 2월 15일, 외환은행)
1 위안(NT$)=29.8 원(2월 16일, 매매기준율 기준 직거래)
* 연오랑의 다른 여행기는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http://cafe.daum.net/meetangkor)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