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y in God
며칠이 지났지만, 오랫동안 고마움이 잊혀지지 않는 분이 계셔 이렇게 글을 씁니다.
다름이 아니라, 죽산 성당 이윤일 바오로 총회장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안성에서 와서 뵈었는데, 참으로 신실하시고 다정하신 회장님이셨습니다. 그런데 총회장님께서 얼마전부터 췌장암으로 고생하시며 수술과 항암치료를 4번이나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아픈 기색이 전혀 없으셨고, 많은 분에게 기쁨과 사랑을 전해주시던 분이셨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특별히 회장님은 안성 시내 한복판에 ‘국가대표’라는 고깃집(무한리필.. 참 맛있는 집이었습니다.)을 운영하고 계셨습니다. 잘 몰랐는데, 문병학 안성지구 지구장 신부님과 회장님들과 같이 갔다가 만나고 맛있게 먹고 난 다음부터는 자주 이용하였습니다. 특히 학생들 가운데에 고기 먹고 싶은 친구들이 있으면, 데리고 가서 같이 고기를 먹고 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예비신학생들을 데리고 30명 정도, 그리고 학생회 간부와 축준위 위원들 60명을 데리고 간 적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회장님께서 저의 주머니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아주 많이 깎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면, 고기와 밥값을 내지 않고 나온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안법고 동문이 고맙게도 신부님의 밥값을 계산하고 가셨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라고 이야기하고는 기분 좋게 웃으셨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고마움을 크게 느끼고 있었는데, 아프시다고 하니,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그래서 위로의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동안에 수술받으신 이야기와 앞으로도 항암치료 더 받으셔야 하는 이야기, 앞으로 고깃집 운영을 접어야 한다는 이야기 등을 해주셨습니다. 무슨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몰랐습니다.
전화 끝 무렵에 회장님께서, “신부님, 제가 가게를 정리하기 전에 예비신학생들에게 고기 한번 맛있게 먹여주고 싶은데, 기회를 꼭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하시며, 간곡히 부탁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밥값은 내겠노라고 하였으나, 꼭 들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하고, 예비신학생과 가톨릭학생회 간부와 교목 신부님 두 분, 모두 28명이 회장님의 초대에 응해 갔습니다(고깃값 대신에 격려와 치료비 차원으로 개인적으로 작은 봉투를 마련해서). 가기 전에 그러한 사정을 교목 신부님을 통하여 예비신학생들과 가톨릭학생들에게 설명하고, 같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항암치료로 많이 아프신 가운데서도 당신께서 초대한 친구들을 만나러 나오셨습니다. 그래서 교목 신부님께서 학생들과 같이 기도하고, 총회장님과 사모님에게 안수해드렸습니다. 저는 출장이 있어서 그 시간에는 자리에 없었고, 좀 늦게 도착하여 회장님 대신 사모님에게 안수해드리며, 위로의 시간, 고마움과 감사의 시간, 영육간의 배부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윤일 바오로 총회장님의 고마운 마음이 계속 남아 있습니다. 그 아프고 힘든 상황에서도 착하고 거룩한 마음을 나누시는 모습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집니다.
회장님은 그동안 그런 마음으로 총회장의 직분을 수행하시며, 살아오신 훌륭한 분이셨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고맙고 고마우신 총회장님을 위하여, 이제는 우리가 기도해드리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너무나 따뜻하고 고마운 분이시네요..^^
이윤일 바오로 회장님을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정말 마음이 따뜻하신 이윤일 바오로 회장님을 위하여, 건강 되찾으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회장님의 초대를 받아
즐겁게 회식하는 예신들과 가톨릭학생회 간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