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트레일 26일차(종료)
2022.11.30
새벽에 한기를 느껴 침낭에서 나오기 싫다. 서서히 밝아오는 여명속에 발걸음을 시작했다. 가툭스에 야영지로 표시되어 있어서 어제 자려고 했던 야영지는 별로이다. 경사가 지고 돌투성이다. 805구간의 종점인 파이널 캠프에는 대형 천막이 설치 돼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아주 괜찮을 것 같다. 모닥불을 피울 수 있고 수십명이 잘 수 있는 공간이다.
고개 정상부에서 내려오는 길은 위험한 돌길이고 길도 어렴풋하다. 돌 색깔이 멋있고 멀리 홍해가 바라보인다. 물류창고로 보이는 커다란 단지가 나타난다. 단지의 팬스를 따라 몇 키로를 내려간다. 이어서 폭이 큰 완만한 계곡을 내려오니 홍해에 도착한다. 몇일 전 와디럼에서 마주쳤던 영국 부부가 반가워한다. 홍해 바다에 걸어 들어가 사진을 한방 찍으니 종점에 다다른 실감이 난다.
저 홍해 건너편은 이스라엘의 에일랏이다. 뒤로 검은 바위산들이 보인다. 몇 년 전 이스라엘 트레일을 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스라엘 트레일을 걸을 때 건너편 요르단 검은 산맥들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요르단 트레일의 존재를 알았고 호기심이 생겼다. 다음해 항공권을 구입하고 호텔을 예약하며 준비하였던 요르단 트레일은 코로나로 무산이 되었다. 작년 봄, 터키의 리키안 웨이를 걸은 후 요르단 트레일을 걸으려던 계획도 다음으로 미루어졌다.
지난해 걸었던 장거리 트레일은 터키의 리키안웨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스웨덴의 쿵스라덴 그리고 요르단의 요르단 트레일이다. 모두 다 나름대로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지만 그 중 요르단 트레일이 최고의 경치와 감동을 주었다. 요르단의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이렇게 멋진 곳을 즐기며 여행 할수 있는 축복에 감사할 따름이다.
도보 거리: 22.2km
총 누적 거리: 638.5 + 22.2 = 660.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