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전국적인 비 예보ㅠ
실내암장에서 운동하고 맛있는거나 먹으러 갈까?
하다가 12시까지만 이라는 예보에 희망을 가지고
그냥 가보기로 결정.
이미 토욜 아침 집을 나설때부터 비가 뿌리기 시작했지만 괘념치 않고 출발을 했다.
나는 서울에서. 영식이는 수원 영통에서.
내 손님인 양희언니는 범계역에서.
3명이 각자 자기 차로~ 간현 주차장 도착.
간현은 10시부터 비가 쏟아진다.
인경형님네 가서 고기 먹고 놀다오면 비가 그쳐 있겠지 하고 형님네로 갈까 하다
일단 차량 등록 해준 간현수련원 커피는
팔아 줘야 하기에 들어가서 커피 주문하는데
비가 그쳐 버리고 암장에 매달려있는 사람들도
보이길래 다리 건너 들어가봤더니
1명짜리 솔로팀. 4명짜리 한팀 2팀이 있다.
4명짜리중 여자 둘은 심란해서 앉아있고
남자둘만 '개혁' 등반중이었음.
우리도 비가 그치니 생각을 바꿔 깍쟁이 앞
비 젖지않는 원두막에 자리피고 준비하고있는데
또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 한다ㅠ
에라 이왕 자리 폈으니 비 그칠때까지
놀며 기다리자 하고
준비해온 밥에 김치찜. 차에 있던 와인 1병까지
아예 가져와 우리는 완전 소풍 모드.
옆팀은 다시 비가 내리니 바로 철수.
솔로 1명은 동굴에서 '신토불이' 하단 혼자 연습하다가 집에 가야 한다면서 몸풀이로 깍쟁이 한다고 빌레이좀 봐달래서 빌레이 봐주니 한판하고 바로철수
신기하게 그 비에도 바위는 젖지않았단다.
그러나 계속 비가 내리니 우리는 비 그치면
오후에나 하지 하고 우리셋만 있는 원두막에서
와인한병 다 비우며 모처럼의 즐거운 휴식을 맛본다.
쉬는김에 간현 끝자락에 있는 여심바위가 어떻게
생겼나? 하고 구경 가보니 거기는 바위가 누워 완전 젖어있지만 10대의 코스가 십여개나 있어
다음에 날 좋을때 하루 해볼만 하기 좋을 코스인듯.
한바퀴 산책을 하고 오니 오후 4시 30분.
비도 그쳐 이제 한판씩 하자 하고
영식이는 퀵을 걸며 허니문 한판. 깍쟁이 한판.
나는 허니문 스타트만 한번.깍쟁이 한판.
양희언니는 톱로핑으로 깍쟁이 2판.
6시40분까지 하고 짐정리 하고 예약해둔 수련원에 갔더니 관리하시는분이 우리보고 끝까지 본전뺀다고 대단 하단다.ㅋㅋ
일요일 아침 수련원 식당에서 아침으로 8시에 라면 준비하고있는데 등반팀들이 끝없이 들어온다.
8시30분에 이미 '개혁' 상단 부분 까지 등반하고있는팀은 도대체 몇시에 온거야ㅠㅠ
참 부지런도 하다!
다행히 아침에 눈뜨자 마자 어제의 그 원두막 한쪽과 원두막 아래 한곳. 두곳에 돗자리를 펴놨기 망정이지 자리도 없을만큼 어마무시한 팀들이 속속 들어 왔는데 간현천 공사로 포크레인이 돌 깨부시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일부의 팀들이 칠봉 암장으로 이동하자 그나마 북적거리는게 덜 해졌지만
그래도 완전 시장통ㅠ 많다! 많아!
나라는 좁고 등반지는 얼마 안되고ㅠ
등반 인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ㅠ
앞으로 뭔가 해결책이 없으면 좋은 운동 하러 와서
스트레스만 엄청 받게될 일이 벌어질듯ㅠ
등반사랑 회원이 원주시청에 전화해서 포크레인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항의해
다행히 돌깨는 작업은 안하게 되자
그나마 좀 등반 할만한 분위기가 되었다.
그러나 날은 흐리고 바람은 우리 짐들을
날려버릴 정도로 세게불고ㅠ
꽃샘추위가 한겨울 한파보다 더 춥다는걸
실제 체감한다ㅠ
그 난리 북새통 와중에 우리 회원 단은정이
딸과 함께 도착하고 성대형님.인경형님. 만봉형님도 오셔서 자리 잡으시고.
인경형님은 깍쟁이 첫판에 "지난번 보다 더 안된다" 하시며
의기소침 하고 계시니 은정이가 힘내시라고 계란 까드리는데도 깍쟁이 한판 더 하셔야 된다고 그때까진 물도 안드시겠다고 끝내고야 말리라는 의지를 불태우신다!
날이 너무 추우니 은정이는 딸이 안쓰러워
먼저 집으로 가고
영식이 허니문 완등한다고 큰소리 쳤는데 역시
배불뚝이 크럭스에서 실패ㅠ
하지만 몇십번씩 외워서 하는 무브도 아니고
11.d를 딸랑 세판만에 끝내 버린다면 형님들께 대한 예의가 아니지ㅎㅎ
성대형님. 만봉형님도 YS 적응 차원으로 설렁설렁 만져보는 선에서 운동하시고
나는 2피치 짜리 '형수' 한판. '개혁' 한판 하고
어찌 어찌 한눈팔다 보니 인경형님께서 '깍쟁이' 1차 크럭스를 넘고 계시는게 아닌가!
부랴부랴 핸폰 가져와 열심히 팔 아프게 동영상을 찍고 있는데 에고ㅠ 이게 뭔일ㅠ
동영상이 안눌러져있네ㅠ
어쩔수없이 마지막 완등부분만이라도~~
모두의 응원속에 인경형님 드디어 깍쟁이 완등성공!
많은 사람들이 박수치며 축하하는데 인경형님 팬이 그렇게 많은줄 미처 몰랐습니다ㅎㅎ
깍생이를 끝낸 기를 받아 뒤이어
'엘리다' 도 무난히 성공!
오버 턱 넘어 가는게 예사롭지 않은 동작인데도
오늘 날 받으셨는지 연달아 완등! 완등!
당고개 외벽에서 운동하신게 도움이 된것같다고
하시더니 저녁은 형님네 식당 삼봉푸줏간에서 한턱 내시겠다고!
기쁘게 완등 하신날 한턱 내신다는데 거절할 사람이 없죠~~
5시에 운동 접고 길도 안밀려 한시간 10분만에 형님네 도착.
만봉형님은 인경형님 형수님 드린다고 가는길에 딸기 사시고
더불어 옆에 있는 저에게도 집순이 딸 갖다 주라고 한통 사주시고~ 정 많은 우리 만봉형님!
항상 감사 합니다!
미리 연락 받은 가게에서는 힌상 푸짐하게
차려 놓아져 있고
몇년만에 뵌 형수님은 살은 많이 빠지셨는뎨
얼굴은 하나도 안변하고
예전모습 그대로의 40대 미인!
이것이 고기의 힘 이던가!
내가 지난 1년동안 코로나로 힘들어 소고기 등심을 못먹어서 팍삭 늙은거였구나를 깨닫게 되었다ㅎㅎ
고기를 더 이상 삼킬수 없을때까지 실컷 먹고 후식으로 냉면까지 욕심내서 먹고 우리 기분파 만봉 형님께서 영식이 대리비로 신사임당 도 한장 주시고.
우리 산빛은 정말 왜케 정들이 많은지!
서로 서로 뭐든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어하시는 마음들!
인터넷 산악회라면 뭐 하나라도 더 안뺏길려고 감추고 난리일텐데 우리 형님들은 너무도 순수하시고 사랑이 많으시니
산빛 산악회 회원인 저는 정말 행복합니다!
돗자리 깔고 소풍모드
비오는날 우리 3명 밖에 없는 간현의 한가로움
성대형님.인경형님의 여유로운 포~스
인경형님 깍쟁이 완등!
생등심
인경형님께서 직접 구워주시는 고기ㅡ환상!
딸기 선물에 고마워하시는 우리 수줍은 형수님
깍쟁이 완등! 축하 합니다!
첫댓글 항상 최고의 후기글입니다~~^^
경령언니~어쩜 이리도 글을 잘쓰시는지~^^
형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부상으로 운동도 못하는데 얼굴보러 와쥐서 고마웠어~~
수고많이하셨습니다 ~!
참석 못해 많이 아쉽네요~ㅠㅠ
그러게~같이 있었으면 좋았을걸^^
그날 서울시산악연맹 전문등산위원회
회의가 있어서요 등반 참석을 못했습니다~ㅠㅠ
이번주에는 북한산 산악인 추모비 정비 보수를 하러 가야해서 참석이 힘들것같습니다~^^
현민이가 임원인가봐? 몰랐네~~
네~^^ 봉사 활동 하는겁니다~^^;;
이대장!
그날 저녁에진실은
완등에 축하자리는 아니였습니다.
나는 그런선례나 전통을 아주 싫어합니다.
요즘 고생많은 이대장과 영식이에게 저녁한번 대접하고저 집사람과 계획했던 자리였습니다.
염치없지만 계속수고 부탁드립니다.
네~~ 더 더욱 감사합니다!
제가 수고하는건 없구요~ 제가
산빛 형님들과 후배들에게 받았던 많은 사랑을 이번 기회에 보답한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에 차지 않으시더라도 귀엽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