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문화사의 ≪어머니/밑바닥/첼카쉬≫에는 장편소설 <어머니>, 희곡 <밑바닥>, 그리고 1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중 <어머니>와 <밑바닥>을 읽은 후, 단편 14편 중에서 7편을 추가로 읽었습니다. 수록된 단편들은 대부분 '손바닥만 한 장편(掌篇)'이라고 불릴 정도로 짧은 분량의 이야기들입니다.
막심 고리키의 단편 7편은 배경이나 등장인물에서 유사한 특징을 보입니다. 주로 항구를 포함한 해안가나 스텝 지대가 배경으로 등장하며, 러시아와 인접한 국경 지역이 많습니다. 등장인물은 대부분 가난하고 굶주리며 헐벗은 부랑자들로, 러시아인을 비롯해 카자흐인, 우크라이나인 등 인접 민족 출신이 많습니다. 이들은 모두 하층 계급에 속하며, 굶주림, 도둑질, 살인, 문란한 성생활로 떠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책에 수록된 주요 단편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첼카쉬>** : 뜨거운 태양 아래 항구에서 일하던 중, 주정뱅이이자 도둑인 첼카쉬가 다리 부상으로 함께 작업하기 어렵게 된 친구 미쉬카 대신 가브릴라라는 건장한 시골 청년과 함께 밀수 작업을 벌입니다. 이들은 보트를 타고 터키 선단에서 물건을 훔치고 큰돈을 벌지만, 돈을 나누는 과정에서 가브릴라의 두려움과 탐욕, 첼카쉬의 분노가 충돌하며 폭력적인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첼카쉬는 가브릴라에게 돈을 던져주고 홀로 떠납니다.
- **<아르히프 할아버지와 렌카>** : 허름한 차림의 아르히프 할아버지와 허약한 손자 렌카는 끼니를 때우기 위해 나룻배를 기다립니다. 렌카를 맡길 곳이 없어 할아버지는 손자를 걱정하며 울고, 두 사람은 구걸하며 떠돌아다닙니다. 어느 날, 소녀의 잃어버린 스카프 때문에 도둑으로 몰리자 렌카는 할아버지를 떠나 홀로 도망치지만 결국 시신으로 발견되고, 할아버지도 그날 저녁 죽음을 맞이합니다.
- **<에밀리얀 필랴리>** : 화자는 친구 에밀리얀과 함께 오차코프 염전으로 일자리를 찾아갑니다. 에밀리얀은 자신이 점원 시절 주인의 돈을 횡령하여 강제 노역형을 받았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 **<매의 노래>** : 해안가에서 라김 노인과 화자가 만난 이야기로, 노인은 매가 뱀이 사는 계곡으로 떨어져 죽었지만 자유롭게 날아오르려 했던 열망을 담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는 용감한 자의 도전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나의 동행자>** : 화자는 오데사 항구에서 조지아 공작의 외아들을 만납니다. 그는 도둑을 쫓아왔다가 굶주리고 있었고, 화자가 그에게 먹을 것을 주면서 동행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바툼까지 함께 걸어가며 도둑질과 같은 다양한 경험들을 이야기하고, 헤어진 후 다시는 만나지 못합니다.
- **<어느 가을날>** : 17살 가을, 굶주리던 화자는 비에 젖은 또래 여자를 만나 함께 빵을 나눠 먹고 조각배에서 추위를 피합니다. 여자는 자신을 학대하는 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화자와 위로를 나눈 후 다음 날 헤어지고 다시 만나지 못합니다.
- **<이제르길리 노파>** : 포도 수확 후 화자는 아제르길리 노파와 남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노파는 수천 년 전의 일이라며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첫 번째는 독수리의 아들인 '란코'가 자유를 억압받는 것에 반항하다 결국 홀로 떠돌게 되는 이야기이고, 두 번째는 노파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