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과 식사를 하기로 약속한 날입니다.
동진씨는 그동안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오늘을 많이 기다리셨나 봅니다.
이른 아침부터 외출 준비를 마치고 약속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립니다.
누님께서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해 동진 씨를 반갑게 맞이해주십니다.
누님은 오랜만에 보는 동생의 손을 꼭 잡아보며 어느새 듬성듬성 흰머리가 보이는 동생의 머리를 다정하게 쓸어 넘겨 주십니다.
동진씨가 좋아하고 이왕이면 평소 즐겨 먹지 못하는 메뉴로 점심한끼 사주고 싶은 누님의 마음과는 달리, 동진씨는 평소 자주 이용하는 식당 에서 즐겨 드시는 돌판비빔밥을 드시고 싶다고 하십니다.
누님께서 몇 번 더 다른 메뉴를 권해보았지만 동진씨는 본인이 종종 이용하고 즐겨 드시는 비빔밥을 누님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신지 확고하게 비빔밥을 먹겠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동진씨가 앞장서서 걸으며 누님을 식당으로 안내합니다. 누님과 동진씨는 뜨겁게 달구어진 돌판 위에 맛있게 비빔밥을 비비며 남매의 어린시절 비빔밥에 대한 추억을 곁들여 식사를 나눕니다.
식사 후 누님께서 동진씨의 집에 초대 해달라고 하자 동진씨께서 흔쾌히 그러겠다 하십니다. 집에 도착해 동진씨가 생활하시는 공간을 둘러본 누님께서는 깨끗하고 잘 가꾸어진 집에서 동생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고 하십니다. 동진씨가 누님을 위해 대접한 따뜻한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누님은 동진씨 조카의 결혼식 사진, 돌아가시기 전에 찍어둔 어머니 사진 등 추억 이 담긴 사진들을 보여주시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로 동진씨와 대화를 이어가십니다.
또, 동생에게 전해주기 위해 가져온 간식과 직접 만든 팔찌, 가방에 걸면 좋을 것 같은 키링을 꺼내 동진씨에게 전해주십니다. 누님의 선물이 마음에 드는지 동진씨도 이쁘다라고 말씀하시며 좋아하십니다. 5월쯤 다시 만나 부모님 모셔둔 납골당에 가서 인사드리고 얼마전 이사한 형님 집에 함께 가서 밥도 먹고 좋은 시간 보내고 오자는 누님의 말에 동진씨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헤어짐의 순간은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버스 시간에 맞춰 길을 나서는 누님을 배웅하는 동진씨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 득합니다. “누나 잘가~안녕.” “동진아, 또 보자. 누나가 연락할께.”
2026.03.14 이민진 사회사업가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