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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51) - 인류의 대축제, 남아공 월드컵(2)
1. 축구란 무엇인가 (2)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에 대한 지식을 넓히기 위해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이 쓴 ‘축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사서 읽고 있다. 600쪽이 넘는 두툼한 책은 제1부 축구라는 경기에 대하여, 제2부 축구의 역사, 제3부 축구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등을 전문가의 해박한 지식과 치밀한 이론을 바탕으로 축구의 이모저모를 다양하고 예리하게 정리, 분석하여 축구에 대한 많은 정보와 흥미를 갖게 해준다. 나도 ‘아들아, 대한의 골키퍼가 되라’는 책을 쓰면서 나름의 축구철학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이 책의 수준에 비하면 대학생과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할까? 아무튼 전문적인 시각과 정보를 익히며 월드컵을 관전하는 묘미도 괜찮은 편이다. 월드컵에 즈음하여 언론에서 보는 월드컵 관전 포인트는 어떤가?
월드컵 관전 포인트
6월은 월드컵의 달이다. 이미 그 달의 모든 스케줄과 밤잠, 여타의 관심을 올 스톱시키고 몰입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도 흥분에 겨워하는 한 달이 될 것이다. 유독 축구가 이렇게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에 대해서는 분석이 쏟아졌겠지만, 그래도 나름의 개똥철학을 풀어놓자면 축구의 단순함과 자연스러움, 그리고 예술성에 있지 않나 싶다.
축구는 거추장스러운 경기 복이나, 복잡한 룰이 필요 없는 단순함이 있다. 골대는 바닥에 그려진 금으로 대체할 수도 있고 공은 둥글게 생기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진입장벽이 가장 낮다는 점이 세계의 구석구석에서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공차기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달려가서 공을 차 넣는 축구는 자연과 본능에 가장 가깝다. 서로가 호흡을 맞춰 공을 한 곳으로 몰고 가며 질주하는 모습은 광활한 초원에서 힘을 모아 짐승을 사냥하던 원시의 야생본능을 일깨운다. 서로의 몸을 격렬하게 부딪치는 투쟁의 본능 역시 큰 매력이다. 게다가 둥글게 생긴 공은 손으로 던지고 바닥으로 튀기는 것보다는 역시 땅에서 굴러가는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다. 그런 축구경기는 가장 드넓은 공간 속에서 사람과 공이 펼치는 아름다운 예술이다. 발과 발, 둥근 공, 넓은 경기장 안에서 이들이 그리는 궤적은 2차원 평면의 직선과 곡선, 그리고 3차원 공간의 포물선을 아우르며 황홀한 그림을 풀어놓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월드컵 같은 세계인의 축제는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계기가 된다. G8이니 군사대국이니 하는 기존 세계질서는 월드컵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 축구를 보면서는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나 스페인 같은 나라들이 세계지도의 절반쯤을 뒤덮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가난과 전쟁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아주 커 보이는 것도 이때다. 우리와 맞섰던 토고니 코트디부아르, 트리니다드 토바고 하는 나라들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언제 가능했겠는가. 그러니 월드컵은 세상의 구석구석에 살고 있는 나라들과, 그 속에서 각자의 재능과 꿈을 키워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익히면서 시각을 넓히는 교육의 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TV에서 계속 방영하는 미니다큐들을 보면서 ‘드록신(神)’으로 불리는 코트디부아르의 영웅 드로그바의 활약에 힘입어 내전이 종식됐던 이야기, 맨발로 공을 차던 가난한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소년 드와이트 요크가 네 번의 도전 끝에 월드컵 진출의 꿈을 이룬 뒤 눈물 흘린 이야기들을 보게 됐다.
2010년의 월드컵에서 남북한의 이야기는 훗날 어떤 다큐멘터리를 남기게 될까. 아마도 “전쟁이 끝난 지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이 동반 진출하는 꿈을 이뤘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월드컵을 앞두고 전쟁의 위기가 가장 고조되었다”로 시작하는 다큐일 것이다. 부디 그 이야기의 끝이 “결국 그들은 세계의 축제 월드컵에서 서로의 한 골 한 골에 어쩔 수 없이 뻐근해지는 가슴과 흘러내리는 눈물로 한민족임을 확인하고, 정치적인 위기를 극복했다”는 아름다운 결말로 완성되기만을 기대할 뿐이다.(중앙일보 2010. 5. 31,이윤정의 글)
2. 첫 번부터 삐끗한 스페인과 탈락위기에 몰린 남아공
6웧 16일 월드컵 여섯째 날, 마지막 조인 H조의 1차전 두 경기와 A조의 2차전 경기가 시작되었다. 16일 저녁 8시 반에 열린 경기에서 칠레가 2010 48년 만에 승리를 거두며 지진 피해로 신음하고 있는 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칠레는 넬스프뢰이트 음봄벨라 경기장에서 열린 H조 첫 경기에서 전반에 터진 장 보세주르(아메리카)의 결승골로 온두라스를 1-0으로 제압했다. 칠레는 지난 2월 강진과 함께 쓰나미가 덮쳐 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참사를 겪었기에 이날 승리가 더욱 값졌다.
이어서 11시에 벌어진 두 번째 경기에서 우승후보 0순위로 평가받는 스페인이 본선 첫 경기부터 삐끗했다. 스페인은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H조 본선 첫 경기에서 스위스에 0-1로 패했다.
이날 스페인은 다비드 비야, 챠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정예 멤버를 모두 총출동시켰지만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친 스위스를 상대로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 7분 역습 상황에서 스위스의 젤송 페르난드스에게 일격을 당하며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스페인은 컨페더레이션스컵부터 이어온 12연승이 마감됐고 또 스위스 전 18경기 연속 무패(15승 3무) 행진도 종료됐다. 반면 스위스는 거함 스페인을 잡고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17일 새벽에 프리토리아 로프터스 버스펠트 경기장에서 열린 2차전경기에서 남아공은 우루과이에 0대3으로 완패하여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는 개최국이 될 위기에 처했다. 후반전에 추격의지를 불태웠던 남아공은 후반 30분 쿠네 골키퍼가 페널티킥을 내주며 퇴장 당해 경기를 망쳤다. 멕시코와 개막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남아공은 1무 1패로 3차전에서 승리한다 해도 자력으로 16강을 확정할 수 없게 되었다.
3.태극전사, 아르헨에 막히다
한국 축구는 검은 대륙의 최남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심장인 요하네스버그에서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 목표를 향한 간절한 몸부림에도 두 차례나 월드컵을 제패했던 아르헨티나의 높은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이로써 조별리그 개막전에서 유럽의 복병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하고 기분 좋게 출발했던 한국은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에 덜미를 잡히면서 1승1패를 기록했다.
6월 17일 저녁 8시 반, 대망의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남아공의ㅣ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1차전을 치른 그리스 전과 같은 시간대인 저녁 8시 반 경기여서 저녁 식사를 하고 아내와 함께 천혜경로원으로 향하였다. 경로원 2층의 거실에는 목사님 내외분이 먼저 와 자리를 잡았고 경로원장 부부도 합석하였다. 2002 월드 컵 때 응원하던 어른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우리 곁을 떠났고 그때 같이 응원하던 분들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 열기가 많이 식었지만 우리는 파이팅을 외치며 대한민국 팀의 선전을 기원하였다.
온 국민이 열화 같은 응원을 보낸 이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17분에 아르헨티나의 주 공격수 리오넬 메시의 강력한 크로스가 박주영의 다리를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로 선취점을 내주고 이어 곤살로 이과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4로 무릎을 꿇었다. 이청용의 만회골로 가까스로 영패를 모면한 완패였다. 전반마지막에 한골을 만회하여 2대1로 후반전 30여분까지 버티며 간간히 공격을 이어가는 상황을 가슴 졸여 지켜보며 한 점차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하여도 다행이라 여기는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두골을 허용함으로써 조마조마한 기대는 허탈한 탄식으로 바뀌었다. 한번 패배는 병가의 상사라는 말을 떠올리며 위로를 삼았으나 무언가 경기내용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북한이 강호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압도적 열세에 몰리면서도 한골 밖에 내주지 않은 전략을 타산지석으로 삼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대극전사들이여, 패전의 아픔을 털어버리고 나이지리아의 3차전에서 승리하여 대망의 16강 대열에 합류하여라.
어이 벌어진 그리스와 나이지리아 전에서 그리스가 나이지리아를 2대1로 제압하여 대한민국의 16강 가능성을 크게 하였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 16강 진출의 희망을 되살렸다. 이로써 그리스는 한국전 패배를 딛고 승점 3점을 따내면서 16강 진출의 불씨를 지폈다.
그리스가 이기고 나이지리아가 패함으로써 한국의 16강 진출 희망은 더 높아졌다. 한국과 그리스가 조 2위를 놓고 다투는 상황이 됐지만 그리스가 아르헨티나와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반면 한국은 2패를 당한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있어 그만큼 한국이 유리하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도 한국을 이기고 그리스가 아르헨티나에 패하면 3국이 1승 2패 동률이 되어 골득실 차에서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밀리는 상황도 맞을 수 있음을 유의하여야 할 듯.
다음날 새벽에 벌어진 남아프리카공화국 폴로콰네 피터 모카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남아공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프랑스는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끝에 0-2로 완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1무 1패를 기록한 프랑스는 우루과이와 멕시코(이상 1승 1무)에 밀리며 조 3위로 떨어졌다. 개최국 남아공과의 경기를 남겨둔 프랑스는 최종전에서 승리하더라도 우루과이와 멕시코가 비기면 16강 진출에 실패한다.
강팀이라도 팀 웍이 흐트러지면 무너지는 교훈을 안겨줌일까? 스포츠는 물론 일상에서도 영원한 강자도 없고 영원한 약자도 없음을 일깰 수 있으면 좋으리라.
4. 유럽 강호들, 맥을 못 추다.
6월 18일, 대학 동창부부들과 속리산나들이를 갔다. 47년 전, 스무 살 젊은 나이로 만난 청년들이 60대 후반의 경로세대가 되어 법주사 입장료도 내지 않고 경내에 들어가 유장한 세월을 지켜온 산자락을 쳐다보며 학창시절에 유난히 체육시간에 축구종목을 즐기던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다. 시골출신들이라 축구 외에 테니스나 농구 등을 익힐 기회가 많지 않아 자연스럽게 축구를 즐기던 시절, 학우들과 시합을 하며 바나나킥을 성공시킨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아, 옛날이여를 읊조렸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호텔 숙소의 소파에 앉아 담소를 나누다가 공통으로 시청할 TV 시설이 없어 각자 방으로 돌아가 저녁 8시 반에 벌어지는 세르비아와 독일 전을 시작으로 멕시코와 미국, 잉글랜드와 알제리의 경기를 지켜봤다. 그 첫 경기에서 발칸의 강호 세르비아가 '전차군단' 독일을 꺾고 벼랑에서 탈출했다. 가나에 패했던 세르비아는 이날 예상을 깨고 독일을 격파하면서 24일 오전 3시30분 열릴 호주와 3차전에서 16강 진출을 바라보게 됐다. 반면 나흘 전 호주를 4-0으로 대파하고 이날 16강 진출 굳히기에 나섰던 독일은 의외의 일격을 당해 24일 가나와 예선 최종전에서 부담을 갖게 됐다.
이어 벌어진 미국과 슬로베니아의 경기는 전반에 두골을 내주고 패식에 짙던 미국이 후반 대반격을 펼치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대회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13일 잉글랜드 전에서 상대 골키퍼의 실수로 행운의 무승부를 기록했던 미국은 이번에는 실력으로 무승부를 만들며 16강 탈락 위기에서 벗어났다. 승점 2를 쌓은 미국은 23일 알제리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차전에서 알제리를 1-0으로 꺾었던 슬로베니아는 미국을 꺾으면 32개국 중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미국의 투지에 밀려 승점 1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다음날 새벽에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잉글랜드와 알제리의 경기는 긴장감 없는 경기 운영 끝에 0대0 무승부로 승점 1을 나눠가졌다. 잉글랜드는 미국과 1차전을 비긴 뒤 2차전에서도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승점 2에 그쳤고 알제리는 1패 뒤 승점 1을 추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에 따라 C조의 16강 진출 팀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다 끝나봐야 알 수 있게 됐다.
다른 때 같으면 16강 진출의 윤곽이 들어날 2차전을 치르고도 월드컵의 우승경력이 있는 독일과 영국이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경기는 안개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그래서 공은 둥글다고 하는가?
5. 네덜란드는 16강에 오르고 일본은 가능성을 높이다.
속리산에서 하루를 보내고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되던 청남대를 돌아본 후 19일 오후에 광주로 돌아왔다. 아내가 볼일이 있어 동창들과 함께 서울로 올라가 혼자서 저녁을 먹고 거실의 TV 앞에 앉아 경기를 관전하다가 졸기도 하면서 네덜란드와 일본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카메룬과 덴마크, 호주와 가나 전을 지켜보았다.
저녁 8시 반에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E조 2차전 일본(45위)과의 경기에서는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FIFA 랭킹 4위)가 1대0으로 승리하여 16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이로써 연승으로 승점 6점이 돼 조 선두로 올라선 네덜란드는 20일 새벽 3시 30분 열린 카메룬-덴마크 전에서 덴마크가 2대1로 승리함에 따라 이번 대회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한편 일본은 0대1로 석패하며 승점을 챙기는 데 실패했으나 실점을 1로 줄여 오는 25일 덴마크와의 경기를 통해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어 벌어진 카메룬과 덴마크전에서는 카메룬이 덴마크에 1-2로 역전패. 참가국 중 최초로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문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카메룬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총6회 동안 월드컵에 명함을 내밀었다. 이는 아프리카 국가 중 최다 출전이다. 첫 경기 일본전에서 예상외의 0대1 일격 패를 당한 카메룬은 네덜란드와의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더라도 최종 승점이 3점에 그쳐 이미 4점 이상을 획득한 네덜란드(승점 6점), 덴마크(승점 4점), 일본(승점 4점)을 제치지 못한다.
덴마크는 카메룬전 역전승으로 일본과의 16강행 ‘외나무다리 승부’를 예고했다. E조 3위에 오른 덴마크는 일본과의 승부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한다. 일본(골득실 ±0)에 비해 골득실(-1)에 뒤져있기 때문이다.
다음날 새벽에 벌어진 D조의 호주와 가나는 1대1로 비겼다. 호주로서는 선취점을 얻고도 전반 24분에 페널티 지역에서의 핸드볼 파울로 가나에게 페널티 킥을 허용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진 것이 아쉬웠다. 가나는 세르비아 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페널티 킥으로 승리와 무승부를 이끌어냈고. 이로써 승점 1을 챙긴 호주는 세르비아와의 경기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게 되었다. 독일은 페널티 킥 실축에 울고 가나는 행운의 페널티 킥으로 승전 4를 챙겼다. 역시 공은 둥글다.
6. 남미는 웃고 유럽은 찡그리다.
6월 20일, 1월 첫 주부터 6개월간 지도한 ‘인물로 본 성경’ 시리즈 공부를 끝내고 어린이들과 케이크를 자르며 열심히 따라온 어린이들이 더 지혜롭고 바르게 자라기를 기원하였다. 월드컵의 젊은이들도 더 믿음직하고 훌륭한 인물들로 성숙하면 좋으리라.
저녁 8시 반에 F조의 파라과이와 슬로바키아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이탈리아와 알제리, G조의 독일과 코트디부아르의 2차전 경기가 이어졌다. 블룸폰테인 프리 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첫 경기에서는 파라과이가 슬로바키아에 전 후반 한 골씩 뽑아내며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파라과이는 승점 4점으로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고 슬로바키아는 1승 1패로 F조 최강으로 여겨지는 이탈리아와의 3차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여부가 판가름 나게 되었다.
이어 넬슨 프뢰이트 음봄벨라 경기장에서 벌어진 이탈리아와 뉴질랜드의 경기는 약체로 알려진 뉴질랜드가 선취점을 얻는 등 강호 이탈리아를 위협한 끝에 페널티 킥으로 동점골을 내줬으나 경기 종료 시 까지 추가골을 허용하지 않고 1대1 무승부를 기록, 남아공 월드컵대회 최대 이변을 낳으며 이탈리아의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F조는 2차전 결과로 극도의 혼전 양상이 펼쳐지게 되었다. 이탈리아와 뉴질랜드는 나란히 2무로 공동 2위에 머물렀다. 1무 1패를 기록한 슬로바키아가 4위로 처졌지만, 여전히 16강 진출 가능성은 남아있다. 1위 파라과이 역시 뉴질랜드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다음날 새벽에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 경기에서는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를 3-1로 제압했다. 남미와 아프리카 맹주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경기는 브라질의 손쉬운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브라질은 죽음의 조에서 2연승을 거두며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역시 월드컵 최다우승국의 저력을 과시함일까?
이날 경기에서 브라질의 간판선수 카카가 퇴장을 당하였다. 독일도 골잡이 클로제가 퇴장당하며 세르비아에 무릎을 꿇었고 그리스 전 도중 과격한 행동으로 퇴장당하여 나이지리아의 패전을 자초한 사니 카이타 선수는 살해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눈길을 끈다. 선수들이여, 퇴장의 불명예를 피하라.
7. 북한의 참패, 우리에게도 충격이었다.
6월 21일, 오후 2시에 천혜경로원에서 음악공연이 있었다. 복권기금 문화나눔사업의 일환으로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는 한소리회가 ‘행복은 선율을 타고’ 라는 주제로 사회복지기관을 순회하는 공연의 일환이었다. 한 시간여, 경로원의 어른들과 함께 본 공연은 수준이 높은 예술프로그램이어서 하지를 맞이한 한 여름을 시원하게 적셔주었다. 집안의 카페에 올린 인류의 대축제, 월드컵의 글을 보고 동생이 다음과 같이 댓글을 올렸다 ‘재미있는 글, 감동적으로 잘 읽었습니다. 역시 월드컵 등 스포츠와 음악 미술 등 예술은 우리 사회에 생동감과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중요한 요소인 듯합니다. 한국 팀 파이팅!’ 이 글처럼 스포츠와 예술이 우리 사회에 생동감과 활기를 불어넣어주면 좋으리라.
오후에는 아들이 전화를 걸어와 오늘 저녁에 있는 북한축구경기를 잘 보시라며 요즘 직장에서도 월드컵 축구가 동료들 간의 주요 화제가 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정대세가 한골을 넣어 ‘통일조국’이라는 골 세리머니를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였고.
저녁 8시 반에 북한과 포르투갈의 경기는 오랜 역사적 인연 때문에 일찍부터 세인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포르투갈은 북한이 처음 국제무대에 섰던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 만났던 상대. 당시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8강에 오른 북한은 포르투갈에 3-5로 역전패 당하며 돌풍을 멈춘 바 있다.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수비 위주의 전술로 나선 북한은 이날 경기에서도 무게의 중심은 수비 진영에 뒀다. 북한은 전반 29분 포르투갈의 미드필더 하울 메이렐르스에게 일격을 당했고 후반 초반 포르투갈의 시망과 우구 알메이다에게 연속으로 골을 내주었다. 세골을 내준 북한은 한골이라도 넣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 그러나 포르투갈 골문은 열리지 않았고. 티아구, 리에드송,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티아구에게 연이어 실점하며 결국 0-7로 패했다. 이로써 북한은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16강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겼었다.
브라질, 포르투갈에 이어 코트디부아르를 만나는 북한의 대진 일정은 월드컵 결승 토너먼트의 게임이라 할 만큼 강팀과의 만남이었다. 비록 16강의 꿈은 물 건너갔지만 마지막 코트디부아르 전에서 44년 만의 월드컵 승리를 맛볼 수 있기를.
이어 벌어진 H조의 두 경기에서는 칠레가 스위스를 1대0으로 꺾고 2승을 챙겼으며 스위스는 1승 1패가 되었고 스페인은 온두라스를 2대0으로 꺾어 1승 1패를 기록하였다. 어제 퇴장을 조심하라고 강조하였는데 스위스는 전반 31분에 당한 스타플레이어 발론 베라미의 갑작스런 퇴장이 큰 악재로 작용하였다. 스위스는 이날 75분 동안 무실점하며 559분 연속 무실점으로 월드컵 역대 최장시간 무실점 기록을 세웠으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유로2008 챔피언 스페인은 2차전에서 간판 스트라이커 다비드 비야(발렌시아)가 혼자 2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온두라스에 2-0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스위스에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스페인은 이로써 승점 3을 확보, 26일 열리는 칠레와 3차전에서 16강 진출 티켓과 함께 조 선두까지 노리게 됐다. 이로써 1982년 스페인 대회에 이어 18년 만에 두 번째 월드컵 본선에 나선 온두라스는 2패를 당하여 16강에서 사실상 탈락하였으나 칠레, 스페인, 스위스는 3차전 결과에 따라 세 팀이 2승 1패가 될 가능성도 있어 먼저 2승을 올린 칠레가 16강에서 탈락할 수 있는 안개국면에 빠져들었다.
8. 인간승리의 표본- 큐얼, ‘시한부 선고’ 받고도 월드컵 출전 강행
호주 축구의 국민적 영웅 해리 큐얼(32, 갈라타사라이)이 시한부 삶을 선고 받고도 남아공 월드컵 출전을 강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의 '포포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큐얼은 10년 동안 질병과 싸우고 있다. 만약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그의 생명은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큐얼의 병명은 '자가면역성 간염(auto-immune hepatitis)'이다. 자가면역성 간염은 자신의 간세포를 공격하는 항체와 면역 세포가 활성화되는 면역 반응이 일어나, 간세포가 파괴되는 만성 질환이다. 간부전이나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호주 대표팀의 주치의 시래 캐넌가라에 따르면 큐얼의 경우 병의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캐넌가라는 '포포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2년 큐얼의 병을 발견했다. 당시 그에게 '5년 안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며 길어도 10년이다'라고 말했다. 큐얼은 피할 수 없는 곤경에 빠질 수도 있었고, 그랬다면 지금 남아공 월드컵에서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큐얼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조국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칠 수도 있는 남자다"라며 "보통의 사람들은 그 질병과 싸울 수 없었을 것이다. 포기하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큐얼은 해내고 있다. 그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1996년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큐얼은 프리미어리그의 스타로 군림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2003년 리버풀 이적 후에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그를 향한 호주 국민들의 지지도와 성원은 절대적이었다. 큐얼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출전을 통해 '월드컵 출전' 이라는 자신의 염원을 달성했고 크로아티아전에서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남아공 대회를 앞두고는 사타구니 부상을 당해 참가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러나 핌 베어백 감독은 FIFA(국제축구연맹)이 제시한 최종 명단 제출 기한을 넘기면서까지 그의 회복을 기다렸고, 결국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월드컵에 나서고자 하는 큐얼의 의지가 베어벡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병마와 싸우면서도 강행한 큐얼의 남아공 월드컵은 해피엔딩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 가나와의 D조 2차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전반 25분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큐얼은 조너선 멘사의 슈팅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핸드볼을 범해 주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고 말았다.
큐얼은 경기 후 "내 월드컵은 죽었다. 누군가에게 폭행당한 느낌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호주가 세르비아와의 최종전에서 패하거나 비겨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큐얼의 남아공 월드컵은 가나전이 마지막이 된다.(스포탈 코리아 2010. 6. 21)
첫댓글 오늘 드디어 월드컵 16강행 성공/ 환희와 감동으로 폭발한 함성과 대한민국 만세! 이른 새벽부터 온통 우리 축구전사들의 쾌거에 대한 인사요 대화의 주제다. 축구는 참 묘미와 흥분을 고조시키는 마약 같은 힘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손주의 등교 길에서 온통 어린 학생들의 낭랑한 재잘거림도 축구에 관해서다. 바라건대 오늘의 국민적 열광과 벅찬 자신감이 발전하여 장래 훌륭한 축구선수로 세계를 누비려는 저들의 꿈이 성취 되지 않을까? 그래서 언듯 떠오르는 홍명보유년축구교실에 또한 기대를 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