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8일 일요일 새벽, 영덕 팔각산과의 만남을 위해 마음이 분주하다 정기산행에 참석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과
발가락 수술때문에 병원에 입원해있을때 병문안을 오신 송백회장님과 정미님, 드림맨산행대장님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대구산오름산악회에 대한 애정을 담아 백설기를 준비한다 작년 이맘때쯤, 팔각산에 대한 힘들었던 산행기를 생각하며 꽁꽁
얼은 물병과 물을 충분히 담는다 늘 처음처럼 가는 마음은 핑크빛 설레임과 오래된 그리움으로 출렁거린다 반갑게 인사를
건내는 눈빛이 정겹고 마주잡는 손길이 따뜻하다 백마같은 평화 관광버스의 27번 좌석에 앉아 낯설은 팔각산으로 달려간다
아주 오랫만에 하는 산행이라 두려움이 앞선다 평지에서 아무리 힘들게 일을 해도 산을 오르면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
어설픈 체조나마 열심히 따라하고 초입부터 가파른 철계단을 한발자국씩 오른다 오늘 팔각산과의 만남은 키나발루산행을
위한 예비산행이다 스스로 최면술을 건다 무사히 정상에 도착해서 하산할 때까지 버터야한다고...울창한 나무들은 물이
올라 녹음이 짙은 숲은 한 여름의 절정이다 여름산행의 묘미가 가슴을 부풀게 한다 숲을 비집고 내려다 보는 하늘을 볼
틈새도 없이 팔각산의 등줄기를 타고 오른다 선두조를 따라 부지런히 걷는다 땀방울이 툭툭,떨어지고 숨이 헉헉,차오른다
서서히 팔각산이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한줄기 바람이 일어서는가 싶더니 금새 한다발 바람의 혓바닥이 전신을 핥고 스쳐
간다 아! 시원하다 이렇게 시원한 바람을 보내주다니...팔각산은 풍차가 바람을 돌리듯 온몸으로 숲을 흔들어 바람을 일으키
는 듯하다 땀방울이 스며날 듯하면 식혀주고, 흙먼지가 쌓인 폐부 깊숙이 관통하여 정화시켜준다 밧줄을 잡고 가파른 암벽
을 기어올라 4봉, 5봉 꼭대기에 설 때마다 탄성을 지를 만큼 황홀하도록 불어댄다 팔봉의 정상에서 바람의 무리가 뚜벅뚜벅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내 생애 이토록 가슴 저리도록 좋은 바람은 처음 만난다 아마 팔각산의 숨겨진 마력이리라
서두조로 오던 수빈사랑님이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산행객에게 물어 이름모를 바위 벼랑에 선다 오던 길을 돌아보니 회원들이
봉꼭대기에 서있다 저만치 보이는 낭떠러지 봉우리에 수빈사랑님이 서있다 그곳이 칠봉이라고 한다 수빈사랑님이 4봉부터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칠봉에 가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팔봉을 향하여 바위길을 돌아 능선길을 가는데 우측에 칠봉
이 있다 아니, 그 높은꼭대기가 칠봉인 줄 알았는데 정말 어처구니 없다 웃음이 터진다 어디서나 돌발사고가 있는 것이다 참
재밌다는 생각을 하며 628m 고지의 팔각산 정상석 앞에 선다 폼을 잡고 팔각산과의 찬란한 만남을 영원한 추억으로 남긴다
언제나 정상 탈환 후의 기쁨은 성대한 오찬이다 다람쥐님, 뿌니님, 숲이좋아님, 로즈님, 수빈사랑님, 수어지교님, 마루금님
이 한 밥상을 차린다 늘 함께 밥을 먹은 인연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숲이좋아님이 준비해온 별미인 닭족발을 안주삼아 시원
한 막걸리도 한 잔 마시고 나니 얼러리 하다 하산길은 계곡으로 가는데 4km정도 된다고 한다 마루금님의 트레킹화를 관심
있게 살핀다 은근슬쩍 발가락이 걱정되어 물속으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하산을 한다 직전 회장이신 멋쟁이천사
님의 게스트로 오신 '바우산악회' 회장님을 비롯하여 일행들과 합류한다 약간은 낯설지만 산을 좋아하는 마음은 통했으리라
또 하나의 팔각산 비밀문이 열려지고 긴 계곡과의 만남이 시작된다 맑은 물에 풍덩 빠져 청정한 물소리를 듣고 싶다 눈이
시리도록 깨끗한 물의 마음을 만지고 싶다 자락돌에 앉아 장갑을 벗고 손을 담근다 더러움이 씻겨져나갈 만큼 손이 시리다
잠시 머물다 일행따라 행군이다 장미님, 다람쥐님과 수어지교님, 날쎈돌이님이 한조가 되어 바우산악회 회원님들과 어우러
진다 이끼가 끼어 미끄럽고 흔들거리는 징검돌을 건널 때마다 바우산악회 회원님들이 손을 잡아준다 이제 바람소리 대신
물소리가 팔각산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준다 쉴새없이 재잘되는 물소리를 들으며 징금돌을 건넌다 그냥 멈추고 싶다
큰바위가 아아치형으로 우람하게 버티고 있다 독립문이라고 한다 아! 독립문, 팔각산의 바람소리와 물소리는 이 바위문
으로 은밀하게 내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곧비로 이어지는 나무다리에서 사진을 찍는다 바우산악회 회장님
께서 다리아래서 정성을 다하여 사진을 찍어주신다 어디서나 열정을 아름다워 보이는 것인가보다 칠덩쿨이 우거져있다
칡즙이 여자께 좋다던데...가도가도 끝이 없다 지도상의 거리가 잘못되었다고 하산하면 지도를 눕혀놓고 좀 두둘겨패야
한바탕 웃음보를 터트리게 한다 잠시 쉬어서 물을 마시는 동안에 삼시세때님,씩씩이님이 합류한다 초코렛, 건빵을 먹는다
꾾임없이 따라오는 물소리를 뒤로하고 망초꽃무리에 파묻혀 탄성을 지른다 아무리 보잘 것없는 풀꽃일지라도 군락을
이룬 평화로운 모습은 아름답다 수어지교님이 그 순간을 놓칠세라 정지를 시킨다 망초꽃속의 세 여인으로 영원히 남게
한다 물속에서 알탕을 하는지 남자들의 벗은 몸이 보일듯하고 말소리가 들린다 우린 조금만 더 하다가 다리까지 와서야
바우산악회 일행들은 되돌아가고 우린 근처의 물가로 가서 발을 씻고 몸을 닦는다 그대로 물속에 뛰어 들어 물장구를 치
고 싶어진다 바람소리와 물소리의 화음, 회원들의 안전까지 완벽한 팔각산 산행은 평생 잊을 수없는 최고의 산행이었다
*** 돌아오는 길은 잿빛언덕님의 재치있는 사회로 엔돌핀이 샘물처럼 솟아나고 목련님의 '사랑은 유리같은 것'
아마데우스님의 '고향역' 바우산악회 조박사님의 '인생수첩' 숲이조아님의 '샤방샤방' 달마님의 ' 갈매기 사랑'
워니님의 '김건모노래' 포야님의 ' ? ' 날쌘돌이님의 '사랑하는 이에게 ' 범려님의 열창 '고래사냥' 산의 아침님의 '
나는 행복한 사람 ' 으로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숲이조아님의 가무는 평화관광버스도 샤방샤방했을 겁니다
늘 준비하시는 임원진을 비롯하여 늑대, 다람쥐 총무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게스트님들도 반가웠습니다...^^*
첫댓글 안녕 하세요? 반갑습니다. 아침에 떡 주신분이죠? 지리산처럼 지리한 하산길이었는데... 즐겁고, 용감하게 하신하시는걸 보고 놀라웠읍니다. 원래 계곡 하산길은 물길따라 좌우 상하로 움직이기때문에 여성분끼리 내려오면 혼돈할수도 있는데...좌우지간 용감했읍니다.
산은 변치않고 늘 그 자리에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산이 변한것 같습니다 팔각산에 이런 좋은 코스가 어디에 붙어 있는강 모르겠네요 ^^ 짙푸른 녹음이 마음을 정화시켜 주네요 이런 나뭇잎들은 사진으로 봐도 행복 합니다 ^^
산행후기를 어느분이 썻는지 궁금했는데 아침에 떡을 해오신분,,,아주 맛나게 잘먹었습니다,좋은글에 산행을 한번더한 느낌입니다,산오름산악회,,좋은 인연이었습니다,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산오름엔 많은 작가님들이 계신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