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천강문학상 아동문학 심사평]
문학의 향기를
(동시)
무게 있는 소재를 녹여서 시를 빚은 작품이 많지 않았다. 제일 안타까웠던 것은 시적 분위기를 잘 잡고도 전체를 어우르지 못한 작품이 있었던 점이다. 그 중에는 한두행의 실수로 전체가 난해 해진 작품도 있었고, 동시로는 무리한 표현들이 보이기도 했다. 동시는 동시다워야 하는 것이다.
대상을 받은 '숲에서'는 바람과 나무를 인격화하여 대화를 나누게 하고 있다. 나무는 나무의 입장에서, 바람의 말을 들어 줄 수가 없다. 그러나 나무는 바람에게 미안해하면서 우정을 걱정한다. 이런 점에서 역량이 보이는 시(詩) 작품이다. 곁들인 작품이 모두 좋았다.
우수상의 '겨울바지'는 소재가 남다르고 신선미가 보인다. 그러나 곁들인 작품이 고른 것은 아니었다.
(동화)
200여 편의 동화가 응모되었다고 한다. 예심을 거쳐 올라온 18편을 살펴보았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동화의 소재도 많이 바뀌었다. 독신자가 늘어나는 오늘날의 사회 풍조를 드러낸 노총각의 살림살이 이야기, 우리나라 처녀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아주 늦게 하여, 외국에서 시집온 새댁 이야기...... .
우수상에 오른 '조롱박등'은, 하찮은 씨앗이 자연의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조롱조롱 조롱박'으로 영그는 과정을 무리없이 그려내었다. 동화적인 표현력도 좋았다.
작가는 자기가 가져온 소재를 '동화'라는 틀에 넣어 새로운 작품으로 승화 시켜야 한다. 문학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동화를 대하면, 그 작품을 읽는 사람의 가슴에도 좋은 향기가 솟아오르지 않겠는가.
작품을 응모해 주신 여러분에게 수고하셨다는 인사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신현득 (문학박사, 동시인)
조평규 (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