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호남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정읍에는 54cm를 넘어서는 대형폭설이 또 쏟아졌다.
전북 정읍은 이날 한 때 1시간 동안 무려 10cm의 눈이 쌓였고 광주도 시간당 5㎝의 눈이 내려 시내 도로가 거의 마비상태에서 밤부터 차량통행이 끊겼다.
호남.서해안고속도로도 진입이 전면통제 돼 차량들이 고립됐고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빈발했으며 제주와 광주공항이 전면 폐쇄됐다.
폭설로 건물 지붕과 축사가 무너지고 복구작업을 벌이던 공무원이 철제에 깔려 숨지는 등 폭설로 인한 사고와 피해가 잇따라 호남지역 전체가 폭설로 인해 대혼란에 빠졌다.
◇ 사상최고 폭설..1시간동안 10cm 쌓이기도
이날 오전부터 내린 눈은 오후 10시 현재 정읍 54.8cm를 최고로 광주 34.2cm, 장성 35cm, 담양 34cm, 곡성 19cm 등 광주와 정읍 인근 내륙지방에 눈이 집중됐다.
정읍 적설량 54.8cm는 1982년 이후, 광주 적설량 34.2cm는 1939년 기상청 관측이래 이 지역에서 하루동안 내린 가장 많은 적설량이다.
광주와 목포.나주시, 담양.화순.해남.영암.무안.신안.진도군 등에 대설경보가 내려졌으며 나머지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중이다.
◇수업중단, 내일 휴교..대학도 휴강
대설경보가 내려지자 이날 광주, 전남.북지역 일부 초.중.고교가 수업을 중단했고 22일에는 관내 679개 학교가 임시 휴교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전남도교육청은 이날 초.중.고교 학교장에게 내일 휴교를 적극 검토하도록 지시해 광주는 273개, 전남은 221개 학교가 임시 휴교할 예정이다.
전북도 정읍과 김제 등 10개 시.군지역 초.중.고교 185개 학교가 임시휴교 하기로 했으며 제주 지역 초.중.고교 23곳도 내일 하루 쉬기로 했다.
전남대도 이례적인 폭설로 인해 학생들의 등교가 어렵다고 보고 22일 하루 동계 계절학기 강좌를 휴강하기로 했다.
◇ 고속도로 통제..차량 고립
이날 오전 전남 장성군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휴게소 부근에서는 트레일러가 미끄러지면서 차량 10여대가 잇따라 추돌하고 전북 장수군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하행선에서도 차량 10여대가 연쇄 추돌하는 등 곳곳에서 접촉사고가 속출했다.
도로공사는 이날 오후부터 호남고속도로 전북 전주-전남 광양 진월IC 250km 구간과 서해안고속도로 목포-군산IC 100km구간의 상.하행선 차량진입을 통제했다.
그러나 호남고속도로에 이미 진입한 차량 수천대가 상행선은 오후 2시부터 4시간 가량, 하행선은 오후내내 고속도로에서 고립되기도 했다.
전남지역 국도 5곳과 전북.제주지역 산간 도로 등의 차량통행이 중단됐으며 광주시내 도로도 소낙성 폭설이 계속 되면서 도심이 마비되자 시내버스 15개 노선이 단축.우회했고 광주지하철은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운행했다.
제주공항의 179편의 항공기가 모두 결항돼 승객 1만명의 발이 묶였고 광주.군산공항도 모든 항공기의 운항이 취소됐으며 목포.제주.군산항 등의 여객선 운항도 모두 중단됐다.
◇가옥.축사붕괴,복구작업 공무원 사망,정전 속출
이날 오전 초속 17m가 넘은 강풍에 전남 진도군 지산면 정모씨의 가옥이 산산조각 났으며 오후에는 전남 함평군 함평읍 버스터미널 조립식 건물 지붕도 무너졌다.
전북 부안에서는 복구작업 중이던 40대 공무원이 무너져 내린 비닐하우스에 깔려 숨졌으며 전북 고창군 대산면 춘산리 정모씨의 소 축사와 전북 정읍시 과교동 삼산마을 도모씨의 비닐하우스 6개동 900여평도 완파됐다.
또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에 순간 최대풍속 38m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가옥 옥상 철제 컨테이너가 날리기도 했으며 제주항 외항 앞 500m 해상에서 바지선 복천호가 좌초됐고 곳곳에서 정전상황도 발생해 7천여 가구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남 신안 대흑산도 북쪽 20마일 해상에서도 오후 6시 20분께 제주선적 2만7천t급 컨테이너 운반선 시노코호가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면서 싣고 있던 컨테이너 8개가 바다에 추락했고 시노코호도 침몰 위기에 놓여 해경이 긴급구조작업을 펴고 있다.
◇내일도 눈..최고 30cm 더 내려
기상청은 21일 밤 바람이 강하게 불고 흐리고 눈이 계속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눈은 구름이 많이 낀 가운데 22일 오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호남지방은 최고 30cm의 눈이 더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12월 내내 이어졌던 호남지역 눈소식은 22일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없겠으며 영하의 추운 날씨도 내일을 고비로 조금씩 풀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늘 밤부터 내일 오전까지 계속 많은 눈이 예상된다”며 “눈 피해가 없도록 시설물과 농작물 관리, 교통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