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도읍지 공주와 부여
391년 고구려의 왕이 된 광개토대왕은 정복 전쟁으로 고구려를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나라로 만들었어요. 광개토대왕의 뒤를 이은 장수왕은 백제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백제를 쉽게 이길 수 없었지요. 그래서 장수왕은 백제에 도림이라는 간첩을 보냈어요. 백제로 간 도림은 바둑을 두면서 백제의 개로왕과 친해졌어요. “백제는 다른 나라가 감히 엿보지 못할 강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궁궐이 너무 초라합니다.” 도림의 말을 들은 개로왕은 백성들을 모아 궁궐을 크고 화려하게 짓게 했어요. 무리한 공사를 하느라고 나라의 살림살이는 텅 비어 버렸고 백성들은 불만이 가득했어요. 장수왕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백제를 쳐들어갔어요.
“내가 어리석어 도림에게 속아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었구나. 나는 마땅히 죽어야 하지만 너는 남쪽으로 피해서 나라를 다시 일으켜라!” 개로왕은 아들 문주에게 백제를 되찾으라는 유언을 남기고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었어요. 백제는 수도였던 한성을 빼앗기고 남쪽으로 쫓겨갈 수밖에 없었지요. 백제는 지금의 공주인 웅진성으로 수도를 옮겼어요. 한강을 빼앗기고 개로왕까지 죽임을 당한 백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어요. 궁궐은 보잘것없었고, 백성들은 굶주렸고, 불만을 품은 귀족들의 반란도 끊이지 않았어요. 이런 혼란 가운데 백제를 안정시킨 왕은 무령왕이에요. “나라가 튼튼해지기 위해서는 백성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무령왕은 곡식을 풀어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 떠돌아다니던 백성들이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했어요. 또 중국과의 외교를 통해서 백제 문화를 한층 발전시켰어요.
▲오늘날 공주시의 모습
무령왕의 뒤를 이어 왕이 된 성왕은 수도를 지금의 부여인 사비성으로 옮겼어요. “웅진성은 외적을 막기 좋지만 수도로는 너무 비좁다. 그리하여 금강을 끼고 있어서 배들이 드나들기 편하고,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는 사비성으로 도읍을 옮길 것이다.” 사비성으로 도읍을 옮긴 백제는 차츰 안정되어 갔어요. 힘을 키운 백제는 신라와 연합하여 고구려를 공격해 한강 유역을 되찾았어요. 하지만 신라는 백제와의 동맹을 끊고 한강 유역을 차지해 버렸지요.
화가 난 성왕은 신라에 대한 복수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어요. 백제와 신라는 지금의 충청북도 옥천군에 있는 관산성에서 밀고 밀리는 전투를 벌였어요. 전쟁은 점점 백제군에게 유리해졌어요. 백제군은 신라군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둘 것 같았어요.
▲오늘날 부여시의 모습
“내가 직접 가서 우리 군사들을 격려할 것이다.” 성왕은 군사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관산성으로 향했어요. 그런데 이 소식을 신라의 진흥왕이 알게 되었어요. “백제의 성왕이 관산성으로 온다고 한다. 너희는 성왕이 오는 길목에 숨어 있다가 성왕을 없애라!” 진흥왕의 작전은 성공했어요. 성왕은 관산성으로 가는 도중에 신라군의 기습을 받고 목숨을 잃었어요. 성왕을 잃은 백제군은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거의 전멸하고 말았어요. 백제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성왕의 꿈은 이렇게 허망하게 끝나고 말았답니다. 한강 유역을 잃은 백제는 점점 힘이 약해졌어요. 그로부터 100여 년 후, 결국 백제는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에게 밀려 멸망하게 돼요.
출처:(지도로 배우는 우리나라 우리고장영)
「엄대암 전설」[嚴大岩傳說]
정의
충청남도 공주시 신풍면 대룡리에서 엄대암바위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2007년 공주시에서 시행 중인 ‘5도 2촌’ 정책의 일환으로 『공주 5도2촌』이라는 이야기 자료집이 발간됨에 따라, 현지조사 과정에서 주민에게 이길구가 채록하였다.
내용
백제 말기에 공주시 신풍면 대룡리 무르실의 아랫마을에는 힘이 센 엄대장이란 장사가 살고 있었다. 백제가 멸망하기 직전의 상황이라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윗마을 사람들은 엄대장이 혹시라도 화를 일으킬까 두려워 그를 없애려 하였다. 기회를 노리던 중 그가 잘 다니는 길목에 함정을 파놓았다. 마침 술에 취해 길을 가던 엄대장이 구덩이에 빠졌지만 가까스로 살아났다. 엄대장은 나라가 처한 운명을 보고 전장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결국 백제는 망하고 엄대장은 고향으로 돌아와 상심한 마음에 병석에 눕게 되었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자, 그동안 전장에서 사용했던 무기와 비법을 적은 책을 마을의 바위 속에 감추고는 자손들에게 말하기를, 나라가 위급할 때 저 바위가 다시 열릴 것이니 그때 꺼내어 나라를 위해 쓰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몇 백 년 뒤 자손들이 석공을 시켜 억지로 바위를 깨보려 하자 갑자기 마른하늘에서 번개가 쳐 모두 놀라 도망을 가기도 했다. 그 후 엄대암이라 불리게 된 바위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고 사람들도 누구 하나 엄대암을 건드리지 못한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나라를 위해 비결을 남기고 간 장수에 대한 설화이다.
출처:(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