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는 그 성질이 곧고 강인하며 깨끗하고 고결하다. 마디가 뚜렷해 절개가 있으며 마디 속은 깨끗하게 비어 있어 결백하다. 줄기는 단단하고 매끄럽고 강인하지만 용수철처럼 탄력이 있어 잘 휘어지므로 아무리 거센 바람에도 이리저리 흔들리기만 할 뿐 결코 부러지지 않는다.
억새는 매우 약하고 부드럽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명력이 억센 풀이다. 아무리 가물어도 말라 죽는 법이 없고 불에 태워도 살아나며 뿌리가 촘촘하게 흙에 엉켜 있어 아무리 큰 홍수가 나도 떠내려가지 않는다. 게다가 뿌리가 그물처럼 땅을 촘촘하게 싸고 있어 어지간한 힘으로는 뽑아낼 수 없다. 묵은 밭에 억새가 자라기 시작하면 그 밭에 농사를 짓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뼈를 튼튼하게 하고 염증을 삭이고 해독 효과
억새는 뼈를 튼튼하게 하고 염증을 삭이며 독을 풀고 면역력을 늘리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약초다. 결핍으로 인한 여러 증상이나 습진 같은 피부병에도 효과가 좋다. 달여서 먹어도 좋지만 진하게 달여서 바르면 효과가 더욱 좋다. 억새 뿌리는 물에 넣어 아무리 오래 달여도 약간 갈색이 나는 맑은 액체일 뿐이고 우러나오는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살갗에 발라도 끈적거리거나 당기지 않고 흔적도 남지 않는다.
물 2리터에 억새 뿌리를 물에 잠길 만큼 넣고 약한 불로 오랫동안 끓여 우러나온 물을 바른다. 습진이나 아토피 피부염 같은 데에는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붓으로 찍어서 살살 발라 준다. 마르면 다시 바르기를 반복한다. 습진으로 진물이 나올 때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바르면 진물이 금방 멎는다.
억새 뿌리는 염증을 없애고 온갖 균을 죽이는 효과가 대단하다. 찰과상으로 인해서 곪은 데나 물이나 불에 데어서 낫지 않고 화농하여 고름이나 진물이 나는 데, 습진으로 인해 피부가 문드러진 데에 바르면 신기할 만큼 잘 낫는다.
억새 뿌리는 머리에 생긴 온갖 부스럼을 낫게 하고 비듬을 없애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하루에 한 번씩 일주일쯤 억새 뿌리 달인 물로 머리를 감으면 부스럼, 비듬, 가려움증이 씻은 듯이 사라진다. 도장버짐이나 여러 종류의 버짐에도 효과가 좋다.
억새 뿌리를 달여 먹으면 위염이나 위궤양, 위암 같은 갖가지 염증과 암에도 좋은 치료 효과가 있다. 열을 내리고 독을 푸는 작용이 있어 감기나 몸살 치료에도 좋다. 간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술독을 풀며 지방간이나 간염, 황달 치료에도 효과가 좋다.
억새 뿌리는 항암효과와 항염효과가 탁월하다. 억새에 들어 있는 다당체 성분들이 염증을 삭이고 암세포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실험에서 엘리히 복수암(Ehrlich)과 사르코마 180(Sarcoma180) 암세포를 죽이거나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억새에는 오탄당(pentose)과 육탄당(hexose)이 들어 있다. 줄기에는 트리신(tricin)이 들어 있고 이삭에는 푸루닌(prunin), 미스켄토사이드(miscanthoside)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여러 해 전에 동남아시아 어느 나라의 황량한 고산지대의 메른 사막에서 두어 달 동안 머문 적이 있다. 집 밖에 나가면 나무는 별로 없고 키가 큰 억새풀만 무성했다. 어느 날 외국인 동료가 환자 한 사람을 데리고 왔는데 서른 살도 안 된 젊은 여성이었다. 말기 위암으로 눈이 푹 패었고 얼굴이 누렇게 떠 있어서 그대로 두면 며칠 못 가서 죽을 것 같았다. 꼭 도와달라고 부탁하는데 이 황량한 사막에서 무슨 약을 구할 수 있겠는가?
집 밖에 나와서 내 키보다 크게 자란 억새밭이 은빛 물결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고 억새 뿌리를 그 환자한테 약으로 써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억새는 풀 가운데서 제일 억센 풀이고 암은 병 가운데서 제일 억센 것이 아닌가.
곧 억새 뿌리를 10kg가량 캐내어 큰 솥에 넣고 물을 가득 부은 다음 억새 줄기로 불을 때서 달였다. 열 시간쯤을 달여서 건더기를 건져내고 남은 물을 네 시간을 식혔다가 다시 열 시간을 가열하기를 세 번 반복했다. 그렇게 달인 물약을 큰 물통에 담아서 그 환자한테 갖다 주면서 수시로 물이나 차 대신 마시게 했다.
놀랍게도 차츰차츰 환자는 기운이 나고 음식을 잘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두 달이 지나서 내가 그 곳을 떠날 무렵 누가 봐도 환자가 아니라고 할 만큼 몸이 회복되었다. 그 뒤로 소식을 듣지 못해 확인할 수 없었지만 분명 완치되었으리라 믿는다.
억새는 염증을 삭이고 뼈를 튼튼하게 한다.
풍치나 충치로 인해 통증이 심하고 입안이 헐었을 때에는 억새를 달인 물을 5분 정도 물고 있다가 천천히 삼킨다. 그렇게 하면 염증이 낫고 통증이 없어진다. 뿐만 아니라 혓바닥에 끼어 있는 백태 같은 것들이 다 없어진다. 백태는 식도염이나 위염, 심장병이 있을 때 잘 낀다.
비염이나 축농증도 억새 뿌리를 진하게 달여 우러난 물을 콧구멍에 넣으면 잘 낫는다. 한쪽 콧구멍 막고 다른 콧구멍으로 넣기를 하루에 3~5번 반복한다. 2~3일 뒤부터 증상이 좋아지기 시작, 대개 한두 달 동안 치료하면 완전히 낫는다. 고질적으로 재발하는 비염이거나 항생제를 오래 써서 만성이 되었을 때에는 6개월 이상 치료해야 한다.
규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네랄 가운데서 가장 흔하고 양이 많은 물질이지만 요즘 사람들의 몸에서는 가장 결핍된 성분 중 하나다. 규소가 모자라면 손톱이 약해져서 잘 부서지고 뼈가 약해지며 머리카락이 말라서 조각조각 부서지고, 살갗이 쉬 노화되며 살결이 거칠어진다. 규소는 피부, 머리카락, 손톱, 콜라겐을 형성하는 필수 성분이다.
억새에는 수용성 식물 규소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규소는 유리의 주성분이다. 모래에도 규소가 많이 들어 있다. 돌이나 모래에 들어 있는 규소는 광물질이어서 사람의 몸에서 흡수할 수 없다. 반면에 억새에 들어 있는 식물성 규소는 수용성이어서 물로 달이면 천천히 조금씩 녹아 나오고 그 입자가 세밀하고 사슬 같은 구조를 하고 있어서 몸에서 쉽게 흡수할 수 있다. 억새 뿌리를 오래 달였다가 식히기를 반복해야 억새 뿌리에 들어 있는 규소 성분이 물에 녹아 나온다. 또한 칼슘, 철, 망간, 아연 같은 미네랄 성분과 식물성 수지 성분 또한 많이 들어 있다.
억새 뿌리는 온갖 치아와 잇몸 질병을 통치한다.
충치, 치통, 잇몸 염증 등 온갖 치아와 잇몸의 질병에 천하 으뜸의 약이다. 치근이 망가져서 이빨이 흔들릴 때 억새 뿌리를 달여 입에 물고 있으면 마치 억새 뿌리가 땅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것처럼 치아와 잇몸이 아주 튼튼해진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을 5분쯤 입 안에 머금고 있다가 뱉어내지 말고 천천히 삼키는 것이 좋다.
잇몸이 약한 것은 근육이 약한 것이 원인이다. 억새 뿌리는 치근을 튼튼하게 하고 잇몸의 염증을 삭이는 데 제일 효과가 좋은 약이다.
억새 뿌리는 혈액을 정화한다
억새 뿌리는 탈모증이나 독두증, 곧 대머리를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머리털이 빠지는 것은 모근이 약해 머리털을 단단히 붙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억새 뿌리 달인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털이 빠지지 않고,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마시면 머리털이 빠지지 않고 새로 머리털이 돋아난다.
억새 뿌리는 혈액을 맑게 하지만 혈관이나 근육이 약화되어 생긴 출혈을 멈추게 하는 데에 효과가 좋다. 또한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매우 좋은 약이다. 골다공증이나 골절, 힘줄이 끊어지거나 인대가 늘어난 데 치료 효과가 매우 좋다. 약한 불로 끓였다가 식히기를 하루에 한 번씩 3일 동안 반복해야 한다. 3일 동안 달이기와 식히기를 반복해서 먹으면 뼈와 근육이 아주 단단해진다. 허리나 발목이 삔 데, 근육의 가닥이 끊어진 데에도 효과가 좋고, 턱뼈가 빠진 데에도 아주 좋다.
억새를 달인 물을 손에 대고 문질러 보면 매우 까끌까끌한 느낌이 든다. 이것은 억새에서 우러나온 입자가 각이 서 있기 때문이다. 억새를 달인 물의 입자는 지극히 작고 성질이 깔깔해 혈관 속을 흘러 다니면서 노폐물을 깨끗하게 씻어낸다.
억새의 맛은 담백하고 약간 떫으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가을이나 겨울철에 뿌리를 캐어 햇볕에 말려 약으로 쓴다. 혈압을 낮추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며 염증을 삭이고 몸 안에 있는 독을 풀어 준다. 진액을 늘리며 막힌 기혈을 뚫어 주며 기침을 멈추며 가래를 삭이고 피가 나는 것을 멎게 하고 면역력을 길러 준다. 남자들의 전립선염, 고환염, 요도염, 성병, 소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데, 양기부족, 여성들의 냉증, 대하증, 생리불순 등에도 효과가 좋다.
억새에는 뛰어난 항암효과와 혈액을 정화하는 효능이 있다.
<본초습유>라는 의학책에 ‘사람과 가축이 범과 승냥이 등에 상처를 입은 경우에 쓴다. 독이 살 속에까지 들어갔을 때에는 줄기를 칡뿌리와 함께 진하게 달여서 먹거나 즙을 내어 먹는다’고 했다.
호랑이나 승냥이 같은 육식 동물의 침에는 강산성의 독이 있다. 이런 짐승에게 물렸을 때 알칼리성 성질을 지니고 있는 억새를 진하게 달여서 마시면 육식동물의 침에 있는 독이 중화되어 상처가 곪지 않고 낫는 것이다. 억새는 고기를 먹고 식중독에 걸렸거나 고기, 달걀, 우유, 버섯 같은 것을 많이 먹어 산성체질이 된 것을 중화하는 작용이 있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마시면 혈액이 맑아진다. 끈적끈적한 피떡이 간장처럼 맑아진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은 약알칼리성이다. 우리 몸에서 대사작용으로 생기는 노폐물과 독소는 모두 산성 물질이다.
삶과 죽음은 산과 알칼리가 결정한다. 체액이 산성이 되면 늙고 병들고 죽고 알칼리성이 되면 젊어지고 건강해지며 장수한다. 억새를 달인 물이 약알칼리성이므로 산성 독을 중화해 피가 맑아지는 것이다.
또한 살갗에 바르면 갖가지 피부병, 무좀, 습진, 가려움증, 아토피 피부병 같은 것이 잘 낫는다. 억새 뿌리를 달인 물을 욕탕에 한 대접 붓고 목욕하면 피부 속에 있는 온갖 독소와 노폐물이 빠져 나온다. 살갗에 있는 온갖 염증과 땀띠, 가려움증 같은 것들이 낫고 살결이 아주 고와진다.
억새 뿌리 달인 물로 얼굴을 씻고 문질러 주면 살결이 고와지고 검버섯과 주름살, 기미 같은 것이 없어진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을 살갗에 수시로 스프레이로 뿌려도 좋다. 입안 냄새를 없애는 데에도 좋고, 눈에 넣으면 결막염이나 각막염을 비롯한 온갖 눈병이 낫고 안구건조증이 없어진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은 염증을 삭이고 활성산소를 없애며 면역력을 높여 준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작용이 있어 술에 타서 마시면 술이 아주 순해지고 맛도 아주 좋아질 뿐만 아니라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늘 마시면 몸속에 있는 기름때가 깨끗하게 씻긴다. 혈관 내벽을 씻어 주는 비누와 같은 것이다. 침투력이 세어 모세혈관을 비롯한 몸속 구석구석까지 뚫고 들어가서 온갖 독소와 노폐물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다.
음식 재료로도 훌륭, 부패 방지 역할도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마시면 혈압이 낮아지고 혈관이 튼튼해지며 혈당이 떨어져서 당뇨병으로 인한 증상이 없어진다.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막힌 혈관을 뚫어 주며 혈액을 맑게 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증, 심장병, 협심증, 동맥경화, 당뇨병에 효과가 아주 좋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은 몸속에 있는 농약독, 화공약품독, 중금속독, 마약독 등 온갖 독을 풀어서 몸 밖으로 내보낸다. 과일이나 채소를 씻을 때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뿌려 주면 농약이나 항생제, 영양제 같은 것들이 깨끗하게 씻긴다.
억새는 음식 재료로도 훌륭하다. 옛사람들은 춘궁기에 흔히 억새를 구황식물로 먹었다. 봄철에 부드러운 새싹을 살짝 데쳐서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으로 양념하고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먹으면 맛이 좋다. 억새 뿌리나 줄기를 말려서 차로 우려내어 마실 수도 있고 가루 내어 쌀가루와 섞어서 떡을 만들어 먹거나 밀가루와 섞어서 국수나 수제비 같은 것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억새 뿌리로 만든 억새차는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둥굴레차와 비슷하고 억새떡이나 억새국수도 나름대로 특이한 맛이 난다. 억새로 담근 술도 향기와 맛이 일품이며 오래 두어도 변질되지 않는다.
억새 뿌리 달인 물로 밥을 지으면 묵은쌀도 햅쌀로 지은 것처럼 밥맛이 좋아진다. 쌀은 도정하고 나서부터 산화하기 시작하는데 억새 뿌리 달인 물은 알맹이 속에 침투해 농약과 독소, 수은 등을 분해해서 없앤다.
억새에는 천연 항균 물질이 들어 있어서 오래 두어도 잘 상하지 않는다. 억새로 만든 음식은 냉장고에 넣어 보관할 필요가 없다. 또한 부패를 막는 작용이 있어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는 데에도 좋다. 생선이나 고기 등 상하기 쉬운 음식을 보관할 때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뿌려 주면 오래 두어도 곰팡이가 나거나 상하지 않고 신선함이 오래 유지된다.
억새는 그 성질이 곧고 강인하며 깨끗하고 고결하다. 마디가 뚜렷해 절개가 있으며 마디 속은 깨끗하게 비어 있어 결백하다. 줄기는 단단하고 매끄럽고 강인하지만 용수철처럼 탄력이 있어 잘 휘어지므로 아무리 거센 바람에도 이리저리 흔들리기만 할 뿐 결코 부러지지 않는다.
억새는 매우 약하고 부드럽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명력이 억센 풀이다. 아무리 가물어도 말라 죽는 법이 없고 불에 태워도 살아나며 뿌리가 촘촘하게 흙에 엉켜 있어 아무리 큰 홍수가 나도 떠내려가지 않는다. 게다가 뿌리가 그물처럼 땅을 촘촘하게 싸고 있어 어지간한 힘으로는 뽑아낼 수 없다. 묵은 밭에 억새가 자라기 시작하면 그 밭에 농사를 짓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뼈를 튼튼하게 하고 염증을 삭이고 해독 효과
억새는 뼈를 튼튼하게 하고 염증을 삭이며 독을 풀고 면역력을 늘리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약초다. 결핍으로 인한 여러 증상이나 습진 같은 피부병에도 효과가 좋다. 달여서 먹어도 좋지만 진하게 달여서 바르면 효과가 더욱 좋다. 억새 뿌리는 물에 넣어 아무리 오래 달여도 약간 갈색이 나는 맑은 액체일 뿐이고 우러나오는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살갗에 발라도 끈적거리거나 당기지 않고 흔적도 남지 않는다.
물 2리터에 억새 뿌리를 물에 잠길 만큼 넣고 약한 불로 오랫동안 끓여 우러나온 물을 바른다. 습진이나 아토피 피부염 같은 데에는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붓으로 찍어서 살살 발라 준다. 마르면 다시 바르기를 반복한다. 습진으로 진물이 나올 때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바르면 진물이 금방 멎는다.
억새 뿌리는 염증을 없애고 온갖 균을 죽이는 효과가 대단하다. 찰과상으로 인해서 곪은 데나 물이나 불에 데어서 낫지 않고 화농하여 고름이나 진물이 나는 데, 습진으로 인해 피부가 문드러진 데에 바르면 신기할 만큼 잘 낫는다.
억새 뿌리는 머리에 생긴 온갖 부스럼을 낫게 하고 비듬을 없애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하루에 한 번씩 일주일쯤 억새 뿌리 달인 물로 머리를 감으면 부스럼, 비듬, 가려움증이 씻은 듯이 사라진다. 도장버짐이나 여러 종류의 버짐에도 효과가 좋다.
억새 뿌리를 달여 먹으면 위염이나 위궤양, 위암 같은 갖가지 염증과 암에도 좋은 치료 효과가 있다. 열을 내리고 독을 푸는 작용이 있어 감기나 몸살 치료에도 좋다. 간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술독을 풀며 지방간이나 간염, 황달 치료에도 효과가 좋다.
억새 뿌리는 항암효과와 항염효과가 탁월하다. 억새에 들어 있는 다당체 성분들이 염증을 삭이고 암세포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실험에서 엘리히 복수암(Ehrlich)과 사르코마 180(Sarcoma180) 암세포를 죽이거나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억새에는 오탄당(pentose)과 육탄당(hexose)이 들어 있다. 줄기에는 트리신(tricin)이 들어 있고 이삭에는 푸루닌(prunin), 미스켄토사이드(miscanthoside)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여러 해 전에 동남아시아 어느 나라의 황량한 고산지대의 메른 사막에서 두어 달 동안 머문 적이 있다. 집 밖에 나가면 나무는 별로 없고 키가 큰 억새풀만 무성했다. 어느 날 외국인 동료가 환자 한 사람을 데리고 왔는데 서른 살도 안 된 젊은 여성이었다. 말기 위암으로 눈이 푹 패었고 얼굴이 누렇게 떠 있어서 그대로 두면 며칠 못 가서 죽을 것 같았다. 꼭 도와달라고 부탁하는데 이 황량한 사막에서 무슨 약을 구할 수 있겠는가?
집 밖에 나와서 내 키보다 크게 자란 억새밭이 은빛 물결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고 억새 뿌리를 그 환자한테 약으로 써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억새는 풀 가운데서 제일 억센 풀이고 암은 병 가운데서 제일 억센 것이 아닌가.
곧 억새 뿌리를 10kg가량 캐내어 큰 솥에 넣고 물을 가득 부은 다음 억새 줄기로 불을 때서 달였다. 열 시간쯤을 달여서 건더기를 건져내고 남은 물을 네 시간을 식혔다가 다시 열 시간을 가열하기를 세 번 반복했다. 그렇게 달인 물약을 큰 물통에 담아서 그 환자한테 갖다 주면서 수시로 물이나 차 대신 마시게 했다.
놀랍게도 차츰차츰 환자는 기운이 나고 음식을 잘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두 달이 지나서 내가 그 곳을 떠날 무렵 누가 봐도 환자가 아니라고 할 만큼 몸이 회복되었다. 그 뒤로 소식을 듣지 못해 확인할 수 없었지만 분명 완치되었으리라 믿는다.
억새는 염증을 삭이고 뼈를 튼튼하게 한다.
풍치나 충치로 인해 통증이 심하고 입안이 헐었을 때에는 억새를 달인 물을 5분 정도 물고 있다가 천천히 삼킨다. 그렇게 하면 염증이 낫고 통증이 없어진다. 뿐만 아니라 혓바닥에 끼어 있는 백태 같은 것들이 다 없어진다. 백태는 식도염이나 위염, 심장병이 있을 때 잘 낀다.
비염이나 축농증도 억새 뿌리를 진하게 달여 우러난 물을 콧구멍에 넣으면 잘 낫는다. 한쪽 콧구멍 막고 다른 콧구멍으로 넣기를 하루에 3~5번 반복한다. 2~3일 뒤부터 증상이 좋아지기 시작, 대개 한두 달 동안 치료하면 완전히 낫는다. 고질적으로 재발하는 비염이거나 항생제를 오래 써서 만성이 되었을 때에는 6개월 이상 치료해야 한다.
규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네랄 가운데서 가장 흔하고 양이 많은 물질이지만 요즘 사람들의 몸에서는 가장 결핍된 성분 중 하나다. 규소가 모자라면 손톱이 약해져서 잘 부서지고 뼈가 약해지며 머리카락이 말라서 조각조각 부서지고, 살갗이 쉬 노화되며 살결이 거칠어진다. 규소는 피부, 머리카락, 손톱, 콜라겐을 형성하는 필수 성분이다.
억새에는 수용성 식물 규소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규소는 유리의 주성분이다. 모래에도 규소가 많이 들어 있다. 돌이나 모래에 들어 있는 규소는 광물질이어서 사람의 몸에서 흡수할 수 없다. 반면에 억새에 들어 있는 식물성 규소는 수용성이어서 물로 달이면 천천히 조금씩 녹아 나오고 그 입자가 세밀하고 사슬 같은 구조를 하고 있어서 몸에서 쉽게 흡수할 수 있다. 억새 뿌리를 오래 달였다가 식히기를 반복해야 억새 뿌리에 들어 있는 규소 성분이 물에 녹아 나온다. 또한 칼슘, 철, 망간, 아연 같은 미네랄 성분과 식물성 수지 성분 또한 많이 들어 있다.
억새 뿌리는 온갖 치아와 잇몸 질병을 통치한다.
충치, 치통, 잇몸 염증 등 온갖 치아와 잇몸의 질병에 천하 으뜸의 약이다. 치근이 망가져서 이빨이 흔들릴 때 억새 뿌리를 달여 입에 물고 있으면 마치 억새 뿌리가 땅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것처럼 치아와 잇몸이 아주 튼튼해진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을 5분쯤 입 안에 머금고 있다가 뱉어내지 말고 천천히 삼키는 것이 좋다.
잇몸이 약한 것은 근육이 약한 것이 원인이다. 억새 뿌리는 치근을 튼튼하게 하고 잇몸의 염증을 삭이는 데 제일 효과가 좋은 약이다.
억새 뿌리는 혈액을 정화한다
억새 뿌리는 탈모증이나 독두증, 곧 대머리를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머리털이 빠지는 것은 모근이 약해 머리털을 단단히 붙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억새 뿌리 달인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털이 빠지지 않고,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마시면 머리털이 빠지지 않고 새로 머리털이 돋아난다.
억새 뿌리는 혈액을 맑게 하지만 혈관이나 근육이 약화되어 생긴 출혈을 멈추게 하는 데에 효과가 좋다. 또한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매우 좋은 약이다. 골다공증이나 골절, 힘줄이 끊어지거나 인대가 늘어난 데 치료 효과가 매우 좋다. 약한 불로 끓였다가 식히기를 하루에 한 번씩 3일 동안 반복해야 한다. 3일 동안 달이기와 식히기를 반복해서 먹으면 뼈와 근육이 아주 단단해진다. 허리나 발목이 삔 데, 근육의 가닥이 끊어진 데에도 효과가 좋고, 턱뼈가 빠진 데에도 아주 좋다.
억새를 달인 물을 손에 대고 문질러 보면 매우 까끌까끌한 느낌이 든다. 이것은 억새에서 우러나온 입자가 각이 서 있기 때문이다. 억새를 달인 물의 입자는 지극히 작고 성질이 깔깔해 혈관 속을 흘러 다니면서 노폐물을 깨끗하게 씻어낸다.
억새의 맛은 담백하고 약간 떫으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가을이나 겨울철에 뿌리를 캐어 햇볕에 말려 약으로 쓴다. 혈압을 낮추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며 염증을 삭이고 몸 안에 있는 독을 풀어 준다. 진액을 늘리며 막힌 기혈을 뚫어 주며 기침을 멈추며 가래를 삭이고 피가 나는 것을 멎게 하고 면역력을 길러 준다. 남자들의 전립선염, 고환염, 요도염, 성병, 소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데, 양기부족, 여성들의 냉증, 대하증, 생리불순 등에도 효과가 좋다.
억새에는 뛰어난 항암효과와 혈액을 정화하는 효능이 있다.
<본초습유>라는 의학책에 ‘사람과 가축이 범과 승냥이 등에 상처를 입은 경우에 쓴다. 독이 살 속에까지 들어갔을 때에는 줄기를 칡뿌리와 함께 진하게 달여서 먹거나 즙을 내어 먹는다’고 했다.
호랑이나 승냥이 같은 육식 동물의 침에는 강산성의 독이 있다. 이런 짐승에게 물렸을 때 알칼리성 성질을 지니고 있는 억새를 진하게 달여서 마시면 육식동물의 침에 있는 독이 중화되어 상처가 곪지 않고 낫는 것이다. 억새는 고기를 먹고 식중독에 걸렸거나 고기, 달걀, 우유, 버섯 같은 것을 많이 먹어 산성체질이 된 것을 중화하는 작용이 있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마시면 혈액이 맑아진다. 끈적끈적한 피떡이 간장처럼 맑아진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은 약알칼리성이다. 우리 몸에서 대사작용으로 생기는 노폐물과 독소는 모두 산성 물질이다.
삶과 죽음은 산과 알칼리가 결정한다. 체액이 산성이 되면 늙고 병들고 죽고 알칼리성이 되면 젊어지고 건강해지며 장수한다. 억새를 달인 물이 약알칼리성이므로 산성 독을 중화해 피가 맑아지는 것이다.
또한 살갗에 바르면 갖가지 피부병, 무좀, 습진, 가려움증, 아토피 피부병 같은 것이 잘 낫는다. 억새 뿌리를 달인 물을 욕탕에 한 대접 붓고 목욕하면 피부 속에 있는 온갖 독소와 노폐물이 빠져 나온다. 살갗에 있는 온갖 염증과 땀띠, 가려움증 같은 것들이 낫고 살결이 아주 고와진다.
억새 뿌리 달인 물로 얼굴을 씻고 문질러 주면 살결이 고와지고 검버섯과 주름살, 기미 같은 것이 없어진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을 살갗에 수시로 스프레이로 뿌려도 좋다. 입안 냄새를 없애는 데에도 좋고, 눈에 넣으면 결막염이나 각막염을 비롯한 온갖 눈병이 낫고 안구건조증이 없어진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은 염증을 삭이고 활성산소를 없애며 면역력을 높여 준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작용이 있어 술에 타서 마시면 술이 아주 순해지고 맛도 아주 좋아질 뿐만 아니라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늘 마시면 몸속에 있는 기름때가 깨끗하게 씻긴다. 혈관 내벽을 씻어 주는 비누와 같은 것이다. 침투력이 세어 모세혈관을 비롯한 몸속 구석구석까지 뚫고 들어가서 온갖 독소와 노폐물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다.
음식 재료로도 훌륭, 부패 방지 역할도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마시면 혈압이 낮아지고 혈관이 튼튼해지며 혈당이 떨어져서 당뇨병으로 인한 증상이 없어진다.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막힌 혈관을 뚫어 주며 혈액을 맑게 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증, 심장병, 협심증, 동맥경화, 당뇨병에 효과가 아주 좋다.
억새 뿌리 달인 물은 몸속에 있는 농약독, 화공약품독, 중금속독, 마약독 등 온갖 독을 풀어서 몸 밖으로 내보낸다. 과일이나 채소를 씻을 때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뿌려 주면 농약이나 항생제, 영양제 같은 것들이 깨끗하게 씻긴다.
억새는 음식 재료로도 훌륭하다. 옛사람들은 춘궁기에 흔히 억새를 구황식물로 먹었다. 봄철에 부드러운 새싹을 살짝 데쳐서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으로 양념하고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먹으면 맛이 좋다. 억새 뿌리나 줄기를 말려서 차로 우려내어 마실 수도 있고 가루 내어 쌀가루와 섞어서 떡을 만들어 먹거나 밀가루와 섞어서 국수나 수제비 같은 것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억새 뿌리로 만든 억새차는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둥굴레차와 비슷하고 억새떡이나 억새국수도 나름대로 특이한 맛이 난다. 억새로 담근 술도 향기와 맛이 일품이며 오래 두어도 변질되지 않는다.
억새 뿌리 달인 물로 밥을 지으면 묵은쌀도 햅쌀로 지은 것처럼 밥맛이 좋아진다. 쌀은 도정하고 나서부터 산화하기 시작하는데 억새 뿌리 달인 물은 알맹이 속에 침투해 농약과 독소, 수은 등을 분해해서 없앤다.
억새에는 천연 항균 물질이 들어 있어서 오래 두어도 잘 상하지 않는다. 억새로 만든 음식은 냉장고에 넣어 보관할 필요가 없다. 또한 부패를 막는 작용이 있어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는 데에도 좋다. 생선이나 고기 등 상하기 쉬운 음식을 보관할 때 억새 뿌리 달인 물을 뿌려 주면 오래 두어도 곰팡이가 나거나 상하지 않고 신선함이 오래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