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오동건 앵커, 엄지민 앵커
■ 출연 : 공정식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계곡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와 조현수가 지난 주말 드디어 붙잡혔죠. 포위망이 좁혀들자 제 발로 자수하고서도 여전히 진술은 회피하고 있어 사건의 실마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연결해서 두 사람의 자수 동기는 뭔지, 남은 쟁점은 뭔지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공정식]
안녕하세요.
[앵커]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상당히 의외였던 것이 수도권에 있는 오피스텔이었습니다. 이것을 놓고 이 둘이 굉장히 주도면밀하게 계획한 것이다 이런 추측도 있고 이런 분석도 있는데요. 붙잡힌 장소, 그러니까 숨어있던 장소에 대해서는 어떻게 분석하시는지 먼저 궁금한데요.
[공정식]
예전에는 도주를 하면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 숨어 있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에는 외진 곳에 숨게 되면 사실은 이게 오히려 더 눈에 띄죠. 그러다 보니까 특히 두 사람은 도시 생활에 익숙한 면이 있기 때문에 음식을 배달하기도 수월하고 오히려 사람이 많은 곳에 있게 되면 눈에 잘 안 띄죠. 그렇기 때문에 공개수배 중에도 도시 지역에 머물렀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앵커]
그리고 자수하기 보름쯤 전, 2일쯤에 공개수배가 그때는 된 지 나흘쯤이었습니다. 그때 경기도 모처로 이동을 했다고 하는데 이때만 해도 뚜렷한 심경 변화는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두 사람의 심리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겠습니까?
[공정식]
공개수배 전에는 몰라도 그 후에 지인과 여행을 갔다고 하는 것은 아마 이때부터 내면적으로 심경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라고 보여지거든요. 그래서 자포자기 상태가 아니었을까. 마지막 여행을 간 것이 아닌가, 체포 전에. 이런 생각이 들고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때 지인들도 같이 가기는 했는데 지인들이 범죄인을 은닉을 했으니까 그 혐의는 벗어나기 어렵겠지만 아마 그때 너희들 잡힐 것 같으니까 자수하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를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저는 그게 좀 이해가 안 가는데요. 같이 이동, 경찰은 여행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이동을 했던 지인도 있었고 오피스텔을 구하려면 계약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조력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지금 혐의점이라든지 이런 게 다 공개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때 이 지인들은 도대체 왜 이들을 돕고 함께하는 걸까요? 그런 심리도 궁금하거든요.
[공정식]
그렇죠. 아마도 그 사람들이 공개수배를 가하기 전에 도주하는 상황에서도 서로 교감이 있었다고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런 상황에서도 이 사람들과 과거에 어떤 여러 가지 연 때문에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들을 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도주를 한다고 하는 것은 도주자들이 조력자 없이 혼자 생활하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결국은 조력자들이 그 역할을 함으로써 이 사람이 오래 숨어있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조력자들이 어느 정도 범죄자들이 숨어있는 데 있어서 충분히 기여했다고 봐야 되겠죠.
[앵커]
그리고 지금 이은해, 조현수가 자수한 동기가 석연치 않은 상황인데 검거가 되기 전에 아버지에게 죽고 싶다. 이런 연락을 하기도 했다는데 이 압박감 때문에 자수를 한 걸까요? 어떻게 분석을 하고 계십니까?
[공정식]
아마도 도주기간이 길어졌으면 이 두 사람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오히려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이 검거가 빨리 된 게 이 사람들에게도 유리할 수 있고 또 피해자의 진실을 밝히는 데도 매우 도움이 될 거라고 보여지는데 아무래도 도주 중에 불안감과 체포감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죠. 그런 상황에서 지인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거든요. 특히 그중에서 가족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아버지의 자수 권유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도주하는 과정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아무도 만나지 않을 것 같지만 믿음이 가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조력을 구한다는 게 좀 생소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또 궁금한 건 이들이 시간이 좀 충분했습니다. 숨어 있는 시간이요. 그렇다 보면 본인들의 혐의에 대해서 다 검색도 해 보고 또 법률적인 것도 공부해서 이렇게 하면 우리가 좀 법망을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것도 입을 맞추고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쯤 자수를 한 건 아닐까 이런 분석도 있던데요.
[공정식]
일단 도주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에 체포됐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는 충분히 논의합니다. 보통의 경우에는 내가 어디까지 얘기할 것이고 또 너는 어디까지 얘기해라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사건의 경우에 좀 특이한 것은 직접적인 살인행위는 아니라는 거죠. 이게 일종의 보면 수동적인 실행을 했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고의 살인인지를 입증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따라서 물론 여러 가지 정황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수사 단계에서 진술을 하지 않는 게 전략상으로 맞다고 봅니다.
[앵커]
그리고 지금 자수를 하게 되면 양형상 선처를 받을 가능성도 있잖아요. 이 점을 고려한 결정이기도 할까요?
[공정식]
충분히 이은해 같은 경우에는 과거에도 경찰 조사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기가 자수를 하게 되면 거기에 따라서 양형상 참고가 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아버지를 통해서 자수하긴 했으나 전략적으로 자수를 함으로써 법률상 감형을 받을 수 있는 요건에 놓여지게 된 거죠.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부작위에 의한 살인. 그러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수동적인 혐의이기 때문에, 살인에 가는 과정들이. 아무래도 계속해서 진술 거부를 할 가능성도 있어 보는데 만약에 직접 수사 과정 속에서 면담을 하시거나 조사를 할 기회가 있다라는 가정 아래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까요?
[공정식]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사람들의 심리적 특성을 먼저 파악하는 겁니다. 반드시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고요. 이 사람들이 이런 행위를 하면서 역할이 있었을 겁니다. 어떤 사람은 기획을 했을 거고 어떤 사람은 실행을 했을 것인데 그러면 그중에서 혐의가 적은 사람, 이런 사람들의 심리적 특성을 파악해서 먼저 파고들 필요가 있고 재범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가족들과 관련돼서는 굉장히 약한 면을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이은해 같은 경우는 딸도 있고 부모님도 계신단 말이죠. 그런 경우에는 가족과 관련된 심리적 접근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심리적 방어벽이 무너지게 되고 진술을 자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계곡 살인사건과 관련해서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부장원 (boojw1@ytn.co.kr)
출처 : [사회][뉴스큐] 입 '꾹' 다문 이은해·조현수...자수 동기·향후 쟁점은? | 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