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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 클래식을 만나다(2016.02.04.)
Prologue
난 캐러멜 마키아토의 달콤하도고 쌉싸름한 맛을 좋아한다.
음악은 공기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것. 바로 이것이 음악이다.
chapter1_Wind
바람이 분다. 살아보도록 해야겠다. 세찬 바람은 내 책을 여닫고,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는 바위들로부터 마구 용솟음치고 ! 날아가라, 온통 눈부신 책장들이여!-폼 발페리, 〈해변의 묘지 중에서〉
서른한 살의 베토벤을 만나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_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베토벤은 평생 바이올린 소나타를 열곡 남겼다. 바이올린 소나탄 5번은 기적을 만들어낸 불멸의 베토벤이다. 비슷한 시기에 작곡한 4번은 어둡고 반항적이고 내성적인 반면, 5번은 밝고 화려하며 여유롭고 즐겁다.
몽롱한 시선 견고한 욕망
아스트로 피아졸라_〈망각〉
1921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피아졸라는 우리 귀에 아주 익숙한 리베르탱고의 작곡가다. 반도네온 연주의 거장. 망각은 무엇인가에 홀린 것 같은 느낌, 환각상태인 것 같은 몽롱함을 가진 곡이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하는 곡이다.
지구 반대편의 겨울
아스트로 피아졸라_〈항구의 겨울〉
200년 전의 비발디와 100년 전 아르헨티나의 피아졸라, 현재 라트비아의 기돈 크레머의 공동 협업으로 탄생된 아름다운 작품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비발디는 당대의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인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받아 어릴 때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였지만, 태어날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아 부모님은 그가 음악가보다는 성직자가 되길 원했다. 성직자가 된 붉은 머리칼 때문에 빨간 머리 신부님이라는 별명이 생겼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어서 점점 설교보다는 연주와 작곡에 열중하게 되었다.
1725년 네덜란드에서 비발디가 사계의 악보를 출판할 당시, 각 계절마다 14행시로 이루어진 소네트시를 붙였다는 것이다.
봄
제1악장
봄이 왔다. 새들은 즐겁게 봄을 노래하고 시냇물은 부드럽게 속삭이며 흐른다. 갑자기 하늘에 검은 구름이 몰려와 번개가 소란을 피운다. 그러더니 어느덧 구름은 걷히고 다시 오밀조밀 깨어나는 봄의 분위기 속에서 노래가 시작된다.
제2악장
파란 잔디가 펼쳐진 목장에는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목동들이 졸고 있다. 참으로 한가하고 유유하고 나른한 풍경이다.
제3악장
갑자기 아름다운 물의 요정이 나타나 양치기가 부르는 피리소리에 맞춰 해맑은 봄 하늘 아래서 하늘하늘 즐겁게 춤을 춘다.
여름
제1악장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면 타는 듯한 태양 아래 사람도 양도 모두 지쳐버린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북풍이 휘몰아치고 목장 주변은 불안에 휩싸인다.
제2악장
요란한 번개 소리에 겁을 먹은 양치기들은 무섭고 두려워 허둥지둥 어쩔줄 몰라 갈팡질팡한다.
제3악장
하늘을 두 쪽으로 가르는 무서운 번갯불이 번쩍이고 우레 소리가 뒤따르며 우박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그러자 잘 익어가던 곡식이 회초리를 맞은 듯 힘없이 쓰러진다.
가을
제1악장
농부들이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나누며 잔치를 벌려 흥겹고 즐거워 춤춘다.
제2악장
노래와 춤이 끝난 뒤 서늘한 가을밤이 찾아들어 마을사람은 느긋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제3악장
이윽고 동이 트면 사냥꾼들이 엽총과 뿔피리를 들고 개를 거느린 채 사냥을 떠나 짐승을 뒤쫓는다.
겨울
제1악장
얼어붙을 듯이 차가운 겨울, 산과 들은 눈으로 뒤덮이고 바람은 나뭇가지를 잡아 흔든다. 이빨이 딱딱 부딪힐 정도로 추위가 극심하다.
제2악장
그러나 집안의 난롯가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밖에는 차가운 비가 내리고 있다.
제3악장
꽁꽁 얼어붙은 길을 조심스레 걸어간다. 미끄러지면 다시 일어나 걸어간다. 바람이 제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소리를 듣는다. 이것이 겨울이다. 그렇지만 겨울은 기쁨을 실어다 준다. 곧 봄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몰아치고 잔잔해지고 눈부셔지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_〈비창〉소나타 2악장
베토벤은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듣고 친숙하고 유명한 소나타 가운데 하나가 8번 〈비창〉이다.
〈비창〉은 1798년부터 1799년 사이에 작곡되어 그해 가을 빈의 에더 출판사에서 출판되었고, 베토벤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칼 폰 리치노프스키에게 헌정된 작품이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천 개의 빛
클로드 드뷔시_베르가마스크 모음곡〈프렐류드〉〈달빛〉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은 특유의 아름답고 간결한 멜로디로 그의 피아노 작픔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릴 뿐만 아니라 그의 프랑스적 취향을 가장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1903년 드뷔시는 아름답고 총명한데다가 음악가이기도 한 엠마 바르다크와 사랑에 빠졌다. 이로 인해 아내 릴리 텍시에는 자살을 시도했고, 이 일로 그는 언론과 친구들에게 버림받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했다.
광활한 초원을 달리는 건반
밀리 발라키레프_〈이슬라메이〉
바이올린은 어느새 내게 남편같은 존재가 된 것 같다.
피아노 3대 난곡_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 가운데 세 번째 곡인 스카르보, 발라키레프의 이슬라메이다.
가난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난 발라키레프는 당시 러시아 작곡가들처럼 처음부터 음악을 전공한 것이 아니라 수학을 전공했다.
1869년 카프카스 지방을 여행하고 돌아와 순식간에 작곡한 피아노곡 이슬라메이. 중간의 서정적인 선율은 지금도 크림 지방의 타타르 족 사이에 잘 알려진 아름다운 사랑 노래다.
큰 강렬함과 미세한 섬세함이 한꺼번에 녹아 있는 곳이다. 오리엔탈 환상곡이다.
동화의 세계로 떠나는 시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_〈불새〉
〈불새〉〈페트루슈카〉〈봄의 제전〉 스트라빈스키의 대표작인 이 3대 발레곡은 조금씩 무거운 테마를 갖고 있다.
불새는 러시아 민속학자 겸 구전문학 연구가인 알렉산드르 아파나시예프가 쓴 동화를 기반으로 1910년 쓰인 발레다.
사랑한다면 나무인형처럼
이고르 스트라빈스키_〈페트루슈카〉
페트루슈카는 제정 러시아 니콜라이 1세의 통치시대였던 1830년을 배경으로 한 발레곡으로 페테르부르크 사육제 때 광장에서 벌어진 인형극 페트루슈카의 비극의 주제다. 인형의 인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악몽
이고르 스트라빈스키_〈봄의 제전〉
1913년5월29일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의 초연이 있던 파리 샹젤리제 극장은 아수라장이었다고 한다. 태양신에게 처녀는 산 제물로 바치는 태고의 의식을 무용으로 표현한 것이고 음악은 그것을 더욱 강하게 부각시키기 위해 리듬이 지닌 원시적인 에너지를 생생하게 표현했다.러시아 이교도들이 대지와 태양신에 대한 찬미라는 원시적 종교의식을 주제로 하고 있다. 태양신을 달래기 위한 제물로 선택 당한 처녀가 죽을 때까지 춤을 추는 장면은 이단적인 고대 러시아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라고도 한다.
신이 내린 멜로디
조지 거슈원_〈랩소디 인 블루〉
가난한 유태계 러시아 인민자의 아들로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이 곡은 재즈와 클래식 음악의 결합을 실험한 새로운 형식의 음악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뉴욕에서 보스턴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로 작곡된 랩소디 인 블루는 원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이었고 아메리칸 랩소디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는데 거슈윈의 형 아이라 거슈윈이 랩소디 인 블루를 제안했다고 한다.
누구의 빗방울이 가장 아름다울까요?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_바이올린 소나타 6번 BWV1019
바흐 부인이 죽은 뒤 쓴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4번은 참으로 애절하고 아름답다. 시간이 모든 걸 치유해준다. 바흐의 이 소나타가 없었다면 아마도 그후의 작곡가들이 바이올린의 매력을 제대로 알 수 없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 가장 행복했던 그때
〈오빠 생각〉〈노을〉〈반달〉
우리의 동요 연주는 나의 아주 단순한 멜로디의 바이올린과 세진이의 아주 화려한 피아노로 이루어진다.
동요는 우리가 어리고 순수했을 때, 우리가 제일 많은 꿈을 꾸었을 때, 우리가 천진난만했을 때, 우리가 언제나 행복했을 때의 상징 같다. 그래서 즐겁게 따라 부를 수도 있고, 숨을 죽이며 그때의 회상 속으로 한 발, 한 발 함께 빠져들기도 한다.
chapter2_Sound
어디선가 나무 구멍에 몸을 숨기고 꾀꼬리가 울고 있다. 오직 나만이 슬프지 않아 내 마음은 밝다._세르게이 예세닌
절망과 희망의 경계에 핀 꽃
표트르 차이코프스키_바이올린 협주곡 Op.35D장조
연주 할 때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막막함을 느끼게 하는 곡이 있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가운데 하나인 스위스의 레만 호에 자리잡은 유명한 휴양지 몽트뢰 근처의 클라랑스라는 마을에서 우울증 회복을 위해 요양할 때 작곡되었다.
차이코프스키의 결혼생활은 비참했다. 동성애에 대한 소문을 잠재울수 있다는 생각에 사랑하지도 않은 여자와 한 결혼이었다.
아주 최악의 상태, 우울의 가장 밑바닥을 허우적거렸던 차이코프스키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되찾고 다시 삶의 세상으로, 환희의 세상으로 나오기 위한 몸부림은 아닐까?
운명아, 내 삶은 내가 만들겠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_바이올린 소나타 7번
1802년 베토벤이 32살인 해에 작곡한 곡인데 6번 8번과 더불어 OP.30번의 세 개의 소나타로 당시 러시아 황제였던 알렉산드르 1세에게 헌정되었다. 베토벤에게 32살은 심각한 청력문제로 더 이상 작곡가로서 자신의 존재 가치가 없음을 깨닫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까지 시도한 직후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베토벤의 강함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깊은 고뇌와 그것보다 더 깊고 강한 삶을 향한 욕구가 가득 찬 곡은 모두 다단조C minor이라는 것이다. 1798년에 1799년 사이에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1808년에 작곡한 교향곡 5번 운명이 베토벤의 대표적인 다단조 작품이다.
내게 공기와도 같은 곡
파블로 데 사라사테_〈지고이네르바이젠〉
1878년 작곡된 지고이르네르바이젠은 집시의 노래라는 뜻인데 정말 곡 제목처럼 집시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은 곡이다. 이 곡은 헝가리 춤인 차르다시의 리듬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전형적인 차르다시를 보여준다.
이 눈물은 절대 마르지 않으리라
드미트리 쇼 스타코비치_바이올린 협주곡 1번중 3악장〈파시칼리아〉
이 협주곡은 각 악장마다 이름이 있다. 1악장은 야상곡, 2악장은 스케르초, 3악장은 파사칼리아, 4악장은 부를레스카, 그리고 이름에 걸맞게 딱 그런 느낌의 악장이다.
파사칼리아: 17~18세기에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행한 무곡. 느린 3박자로서, 대개 단조의 바소오스티나토에 의한 변주곡 형식을 취한다.
아무 이유 없이 펑펑 울고 싶으신가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_〈악흥의 한때〉
정말 가슴에 사무치게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에르네스트 쇼송_〈시곡〉
1855년1월20일 파리에서 태어난 진정한 파리지앵이다. 그는 프랑스 낭만주의와 드뷔시 등의 인상주의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곡에 영감을 준 작품은 러시아 소설가 이반 투르게네프의 단편 승리한 사랑의 노래라고 한다.
가장 러시아적인 오페라
모데스트 무소르크스키_〈보리스 고두노프〉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국민 시인 알렉산드르 푸슈킨의 같은 제목의 희극을 원작으로 사용한 서막을 포함해 전체 5막으로 구성되었다.
나는 전설이다
알렉산드로 보로딘_현악4중주 2번 중 3악장〈녹턴〉
브로딘이 아내에서 청혼할 당시 설레던 그 감정이 보로딘 현악4중주 2번의 1악장을 시작하는 그 멜로디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30분, 감정의 격랑에 몸 맡기라
펠릭스 멘델스존_피아노 트리오 1번
남부러울 것 없는 출신 때문에 가볍다는 지적을 제일 많이 듣고 서러워한 작곡가가 바로 멘덴스존이다.
피아노 트리오 1번을 들은 슈만은 이렇게 말했다.멘델스존은 19세기의 모차르트이다. 가장 뛰어난 음악가인 그는 우리 시대의 모순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뚫어 보았으며 제일 먼저 그 모순을 화해시키려 했다.
천의 얼굴을 가진 거인 교향곡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심포니 2번 3악장〈아다지오〉
교향곡 2번은 라흐나니노프가 예술성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을 때 쓴 작품이다. 작곡가로서의 야망과 상상력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듯 1악장부터 광활하면서도 용감하고 자신감 넘치는 스케일 큰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의 멘토였던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만큼이나 화려하고 슬프지만 그보다 한결 강인하고 긍정적인 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진정한 거인교향곡이라고 불릴만하다.
시를 쓰게 하는 멜로디
쥘 마스네_〈타이스 명상곡〉
프랑스 작곡가 쥘 마스네가 1894년 아나톨 프랑스의 소설 타이스를 기초로 대본을 만들어 같은 이름의 3막 오페라 타이스를 작곡해 3월16일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초연했다.
작은 이슬의 마음은 어떨까?
미하일 글린카_〈종달새〉
종달새는 러시아 사람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곡이다.
어쩌면 아침이슬에게도 꿈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슬은 풀잎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어떤 이슬은 풀잎에서 빨리 떨어져 대지에 흡수되길 바랄 수도 있다. 어떤 이슬은 동물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싶을 수도 있다. 사실 우리는 이슬이 가지고 있는 꿈을 알 수 없다. 작은 이슬이 또르르 굴러갈 때 그들의 마음은 어떨까....
chapter3_Sound
LOVE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거지-윌리엄 세익스피어
그 이름은 당신과 키스하며 속삭여 드리리라
지아코모 푸치니_투란토트〈공주는 잠 못 이루고〉
지아코모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 투란도트는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현재 제일 유명한 오페라다.
1926년4월25일 라스칼라 극장에서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역사적 초연이 이루어졌다. 토스카니니는 푸치니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푸치니가 작곡한 3막 류의 죽음까지 지휘한 뒤 지휘봉을 내려놓고 관객에게 돌아서서 이렇게 말했다.
마에스트로가 작곡한 것은 이 부분까지입니다.
모든 오페라의 해피엔딩은 주인공의 행복과 직결되지만 투란토트는 너무나도 냉철하고 냉혹한 이미지고 굉장히 큰, 어쩌면 여자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할머니의 트라우마 때문에 이 오페라의 해피엔딩은 그런 투란토트의 치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사랑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로베르트 슈만_〈헌정〉
享受: 누리다 향유하다 즐기다
分享: 기쁨 행복, 좋은 점 등을 함께 나누다, 누리다는 뜻
헌정은 독일 작곡가 슈만이 사랑하는 아내 클라라에게 결혼 전날 바친 노래다. 독일 시인 뤼케르트의 시를 가사로 사용했는데 클라라를 향한 적극적인 사랑을 표현했다.
(헌정)-프리드리히 뤼케르트
당신은 나의 영혼, 당신은 나의 심장,
당신은 나의 기쁨, 당신은 나의 고통,
당신은 내가 살아가는 나의 세계,
당신은 내가 비상하는 하늘,
당신은 나의 근심을 영원히 묻어버린 무덤
당신은 나의 평안, 당신은 나의 포근함
당신은 하늘이 내게 주신 사람
당신의 사랑이야말로 나를 가치 있게 해주며,
당신의 눈빛이야말로 나의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네.
당신의 사랑이야말로 나를 높여주는 것,
나의 선한 영혼이여, 더욱 선한 나의 몸이여!
슈만과 클라라가 결혼한 1840년은 슈만에게 노래의 해인 동시에 사랑의 해가 되었다. 사랑에 가득 찬 아름다운 가곡 130곡을 만들어내며 꿈만 같은 결혼생활을 했지만, 그들의 꿈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 짧은 기간 동안 자녀를 무려 아홉 명이나 낳고, 넘쳐나는 사랑으로 서로를 아꼈다고 한다.
당신이 내게 준 사랑의 신비로움, 청정함 그리고 희생하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언어는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슈만이 아내 클라라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 중에서)
날이 저물었으니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니콜라이 림스키_코르시코프_〈세에라자드〉
천일야화는 주요 이야기 180편과 짧은 이야기 108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6세기경 사산왕조때 페르시아에서 모은 천의 이야기가 8세기 말경까지 아랍어로 번역되었고, 여기에 바그다드 중심의 이야기가 많이 추가되었다. 그후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중심으로 계속 발전해서 15세기경에 완성된 것이라고 한다. 어질고 착한 딸 세에라자드가 자진해서 왕을 섬기면서 매일 밤 왕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왕은 그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은 나머지 그녀를 죽이지 않았는데, 이 이야기가 1001일 밤 계속되었고, 그래서 제목이 천일야화다. 결국 왕은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깨닫고 세에라자드와 함께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보낸다는 줄거리다.
이야기로만 이루어진 끝없는 상상의 세계 천일야화가 러시아 음악의 놀라운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작곡가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에 의해 교향 모음곡인 셰에라자드로 재탄생되었다.
1888년 작곡된 이곳은 림스키-코르사코프가 남긴 가장 유명한 곡 가운데 하나다. 이 곡의 초연은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죽은 지 2년 후인 1910년,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자신의 발레단인 발레 뤼스 파리공연에서 이 작품의 1악장 바다와 신드바드의 배, 2악장 칼렌다 왕자의 이야기, 3악장 젊은 왕자와 젊은 공주, 4악장 바그다드의 축제-바다-난파-종결 가운데 세 개의 악장을 무대에 올렸다.
이 폭풍이 멈추면 그는 돌아오리라
프리츠 크라이슬러_〈서주와 알레그로〉
오스트리아 출신의 크라이슬러가 이탈리아 고전파 작곡가인 푸냐니의 작곡 방식에 영감을 얻어 만든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바이올린 소리 가운에 가장 낮은 저음의 풍부함과 동시에 날카롭고 직설적인 고음을 전신으로 즐길 수 있는 곡이다.
시베리아를 달리는 기차
세르게에 라흐마니노프_〈보칼리제〉
사랑하는 여자 때문에 죄를 짓고 시베리아로 유배된 남자 주인공 안드레이 톨스토이. 안드레이를 만나기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하고 20년 뒤 그가 있는 시베리아로 찾아간 여주인공 제인. 그러나 그녀는 사랑하는 그를 볼 수 없었고 슬픈 마음을 기차에 싣고 모스크바로 돌아간다.
안드레이는 항상 그를 흠모해 시베리아까지 쫓아온 하녀 누냐샤와 결혼해 살고 있었다.
그날이 오기까지 어느 누구도 너를 해치지는 못하리라
조지 거슈윈_포기와 베스,〈섬머타임〉
포기와 베스는 듀보스 헤이워드의 소설 포기가 원작이며 헤이워드와 작곡가 조지 거슈윈의 형인 이라 거슈윈이 전 3막으로 대본을 썼고, 조지 거슈윈이 작곡한 오페라다.
등장인물 가운데 1명 만 제외한 모든 배우가 흑인인 이 오페라는 뮤지컬에 가깝지만 작곡가 자신은 오페라라고 불리길 바랐고 재즈를 비롯해 여러 장르가 짬봉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섬마타임은 제1막에서 어부의 아내 클라라가 갓난 아기를 재우면서 부르는 자장가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
표트르 차이코프스키_교향곡제6번b단조〈비창〉4악장
차이코프스키는 폰 메크 부인을 향한 자신의 감정, 고뇌 그리고 그녀가 왜 그를 떠났는지에 대한 물음 등을 자신의 교향곡 6번 비창에 담은 듯 하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굉장히 강렬한 이중성이 돋보인다. 조증과 울증이 함께 공존한다고 할 수 있다.
폰 메크 부인의 편지가 끊긴 후 차이코프스키는 큰 절망에 빠졌고, 그 절망을 떨치기 위해 더욱 작곡에 매진했다고 한다. 그래서 탄생한 그의 마지막 작품이 교향곡 6번이다.
결국 그녀는 그를 잊었을까, 아니면 그가 그녀 곁으로 돌아왔을까?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_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 BWV1004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성경이라고 불리는 바흐의 파르티타와 소나타는 각각 세 개씩 여섯 개가 있다. 이 곡은 우울하고 비장한 첫 테마를 시작으로 30개의 변주가 이어진다.
오페라를 위한 가장 완벽한 동화
니콜라이 림스키_코르사코프_〈눈처녀〉
오페라 눈처녀는 러시아 음악가 가운데 가장 많은 오페라를 남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1881년 작품이다.
나의 아름다운 첫경험
안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내게 시벨리우스 협주곡은 내 생애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곡이라 더욱 친근감과 애착, 그리고 행복을 공유하는 곡이기도 하다.
사랑과 전쟁? 사랑의 기쁨1
프리츠 크라이슬러_〈사랑의 기쁨〉
나는 이 합주곡에 내 영혼을 적어넣었다
에드워드 엘가_바이올린 협주곡
Epilogue
송원진 지음
바이올리니스트, 문학평론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모스크바 중앙음악전문학교 졸업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 석사
한국예술평론가협회 2007 올해의 주목할 예술가 신인상
제2회 국제 콩쿠르 심포니아 현악부문 2위
제4회 모스크바 국제 콩쿠르 현악부문 2위
G20한.러정상회담 기념 초청연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초청 한.러수교 25주년 기념 음악회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개관식 기념 연주
인생의 절반 이상을 모스크바에서 보냈고, 30년째 바이올린과 동고동락중, 좋게 말하면 냉철하게, 하지만 듣는 사람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투철한 비판정신의 러시아 스페셜리스타. 이제는 그 기질을 문학에서도 발휘할 수 있어 매우 즐겁게 매진하고 있다.
언제나 마음속에 불어대는 바람과 사투를 벌이며 그 속에 살고 있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오늘은 그 바람 속에서 어떤 음악을 만날까?
바람 부는 날 클래식을 만나다
초판1쇄 인쇄일 2014년11월25일
초판1쇄 발행일 2014년12월 5일
지은이 송원진
펴낸이 허주영
펴낸곳 미니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