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생각이 아닌 사유를 하라(2)
‘표상(생각)을 표의(마음)로 승화시킨다’고 함은 망상의 요동이기 마련인 생각을 사혜(思慧)로써 깊이 자내증(自內證)한 마음을 안다는 뜻입니다. ‘실상과 같이 자심을 안다(如實知自心)’는 말씀을 기억할 것입니다. 망상은 실상과 현격한 거리가 있습니다. 번뇌망상이고 진여실상입니다. 사혜는 문사수(聞思修) 삼혜(三慧)의 두 번째로서 깊이 고찰(자내증)하여 얻는 지혜이며, 그 과정이 사유선정입니다.
일상생활을 할 때나 선정수행을 할 때 잠시도 쉬지 않고 생각이 떠오르게 되는데, 그 생각은 마음이 아니므로 판단하거나 매이거나 하지 말고 그저 지나가게 하면서, 근본번뇌인 삼독심 즉 탐심과 진심과 치심을 중심으로 사유하면 됩니다. 이를테면 진심(嗔心, 분노)은 왜 일어나며, 그 폐해는 무엇이며, 어떻게 조복받을 것인가를 사유하는 것입니다. 사마타와 위빠사나 이전에 사유선정을 할 것입니다.
[보충]
* 여실지자심(如實知自心)은 「대일경」 입진언문주심품에 나오는 말씀으로, 이 경전에서는 보리(菩提, 깨달음)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 사마타는 그침수행(止, 집중, 마음챙김)이고, 위빠사나는 살핌수행(觀, 통찰, 알아차림)입니다. 열반으로 가는 길이 사마타와 위빠사나인데(정법염처경 관천품), 두 수행 이전에 교차선정과 사유선정을 하는 것이 생활인의 좋은 마음공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