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은
갑작스런 추위에 잔뜩 움츠리고
방구석만 지키고 말았다.
출근에서 벗어나니
자연스레 막걸리가 벗이 되어
자유로운 내 시간
막걸리속에 발효되어 술병이 나고 말았다.
이젠 매사 조심 조심하고 두들겨가면서 살아야 할 석양길이다.
그래도 올 한해 그냥 넘기긴 아쉽고
기상청 예보를 믿기로 하면서
12.26일 BMW 일정을 잡았다.
허지만 게으름과 막걸리에 빠져 자유로운 시간들을
허공에 날려버리고 말았다.
어차피 이제부터는 사부작 사부작
여유롭게 걷는 여행을 즐기기로 하여
일자리도 바꿨고
출근도 맛배기로 한주 하루 이틀만 하기로 약정하였으니...
덜 일하고 덜 받고
쉬는 날들은 우리 땅 구석 구석 휘젓어 보기로 작심하였다.
세해 첫걸음
나 홀로 뚜벅이 길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해상관광탐방로, 호룡곡산 전망대, 소무의도로
겨울바다로 마실가 보자!
홀로 돌다 돌다
용유도 출신 지인 만나면 회 한점 나누는 것도 즐거움이 배가 되리니....
당분간 아니 앞으론 주욱
BMW 여행하기로 맴 먹었으니
무의도 하루 여정을 살펴보고
새벽 5시 일어나 40분경 수원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수원역 수인분당선 6:31 발에 올라
인천역 -> 주안역 -> 검안역 -> 인천공항 T1까지 환승해서 도착했다.
인천공항 출국장인 3층 7번출구에 시간표가 떡하니 붙어있었다.
그 자리가 바로 무의1번 버스정류장이다.
9시 40분 시간이 여유롭다.
다시 터미널 안으로 들어와
지난번 출국할 때를 떠올리면서
승무원 교통약자 통로를 바라보았다.
당장 날아가고 싶지만
한동안 아니 앞니 임플란트 2개 시술이 끝나야만 다이빙을 할 수 있으니
올 봄에도 보홀 다이빙 여행은 물건너 가버렸다.
그래도 6월이면 가능하겠지?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잠시 출국장 둘러보곤 무의도행 버스에 올랐다.
하나개해수욕장에 도착하니
10시 30분
이런 무려 다섯시간이나 걸렸다.
이건 아니다.
아무리 두발로 다닌다 하더라도
오고 가는데 열시간을 빼앗기면
뭔가 잘못된 발길이다..
겨울바다!
싸늘하고 매서운 바람이
답답한 가슴을 한방에 뚫어준다.
비릿한 바다내음이 차향보다 싱그럽다.
해상관광탐방로?
해안 데크길?
생각보다 많이 짧다.
그리구 해안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도 없다.
늘 챙기던 스틱도 없는데
244미터 올라야 하고
내려가야 하고
썩 내키지 않아서
오르는 입구에 한참을 앉아 망서렸다.
최근들어선
아침에 눈을 뜨면 한참을
몇십분 지나야 초점이 잡힌다.
안과에 가 봐야하나?
근래에는
오르는 산
계단은 무조건 피하고 평지만 사부작거리는데
몸도 약해지지만
의지가 무너지고
마음이 약해지니 이게 우울증에 빠진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하나 하나 기능을 잃어가고
약해저만 간다....
5시간이나 달려와서 여기서 멈출 수는 없지?
두손도 사용해가면서 오르고
내려가고
무의도 정상
호룡곡산 전망대에 올랐다.
사방을 둘러보니
쉬원스레 열린 바다가 더 놀다가란 듯 빨아댕긴다.
이어서 소무의도로
이런 작은 섬이지만
또 오르고
내려가고
ㅉ ㅉ ㅉ
내키지 않았지만 그렇게 4시간 터벅거리면서
무의도 소무의도의 겨울향기와
겨울바다를 듬뿍 담아 돌아섰다.
돌아오는 내내 전철 안에서
생각이 깊어만 간다.
내가 가고픈 섬여행은 대중교통만으로 어렵겠고
다시 운전해야만 작은 바램도 이룰 수 있다는 것....
운전을 다시 더 한다?
그러려면 술을 끊어야 할 것이고
인지능력을 끌어올리려면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할 터인데...
일이 아닌 여행을 위해서 운전을 해야한다고
선뜻 답이 나오질 않는다.
지금 하는 일도
운전을 안 할려고
그런 조건으로 계약하고
동료의 차에 동승해서 근무하는데
여행 즐겨보자고
다시 운전을???
여하튼
다음 주에도 두발로
승봉도로 가서
섬 한바퀴 돌아봐야지.
소야도나 굴업도로 가면 좋겠지만
하루 민박해야 하는데
홀로가면 비용부담도 크고
겨울철이라서 좀 그렇다.
승봉도
한번 다녀온 섬
이번엔 여유를 즐기면서 걸어보자...
섬에서 자연산 회 한접시도 즐겨보고
헛발디뎌
대중교통으로 방아머리 배편을 놓치면
구봉도 대부해솔길 1코스로
꿩대신 닭
몇시간 걸어서
대부도 낙조전망대까지 대부도의 겨울바다를 담아봄도 좋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