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포용과 엄격함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향한 삶의 길에서 두 번째로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시고 카파르나움에 머물 때였다.
그때 제자들이 누가 가장 큰 사람인지에 대해서 논쟁하는 중에 예수님께서는 종의 삶과,
그리고 어린이를 받아들이는 삶의 모습을 가르치십니다.
이 같은 일들이 있고 난 후, 요한이 예수님께 다가와서 말씀드렸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마르 9,38)
그의 말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곧바로 “막지 마라.”(마르 9,39)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를 반대 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마르 9,40)
내가 하면 선이고 남이 하면 모든 것들이 잘못 된 것,
악한 것으로 여기는 일부 잘못된 사고방식을 일깨우시는 스승님의 가르침임을 알게 됩니다.
일전에 유행했던 ‘내로남불’이라는 표현입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입니다.
하늘나라가 성당을 다니는 이들만의 것이 아닌데, 자신들만이 선택받았고,
자신들만이 하느님과 예수님과 가깝다는 독점과 배타적인 잘못된 생각,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일부에게만 가두어 두는 편협함을 버리라는 가르침입니다.
믿는 이들이 아니더라도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마르 9,41)
곧 아주 작은 성의로 도움과 위로와 따뜻함을 보여주는 이들일지라도
예수님은 그들에게도 하늘나라와 자비와 사랑과 구원과 축복과 큰 상이 주어진다는 것을 가르쳐주십니다.
예수님의 모든 선하심은 교회에서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이들에게 행해져야 함을 일깨워 주십니다.
예수님은 이어서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마르 9,42)와 연결 지어서
죄에 관하여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십니다.
신체의 일부분들인 ‘손, 발, 눈’은 믿음의 삶에서 멀어지게 하는 부분들로
우리 몸에서 죄를 범하는 주요 부분들로 드러납니다.
공격적이고 살인적, 폭력적인 행동이 나오는 곳으로,
예수님께서 생활 하시던 당시 사고방식으로 ‘손, 발, 눈’이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그것들이 죄를 짓게 되면 잘라버리고 빼내라는
비장하고 엄격하고 단호한 결단을 내리십니다.
이는 또한 자신의 잘못으로 죄의 원인이 되며 이웃에게 죄를 짓게 하지 말라는 것뿐 아니라
공동체나 단체를 위해서도 어두운 분위기, 악한 것, 일치보다
분열과 미움과 충돌, 갈등을 조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엄격한 근절과
단호하게 멀리해야 하는 것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 모든 신앙의 자녀들은 개방되고 포용력이 있는 넓은 마음을 지니고 있으며,
자신의 잘못으로 죄의 원인이 되는 생활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절제할 수 있도록
오늘 예수님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간직하면서 생활합니다.
용서와 자비의 하느님,
못나고 미약하고 그지없이 부끄러운 삶을 살아가는 저에게
당신의 사랑과 용서와 화해와 자비의 마음을 불러일으켜 주시어
다른 모든 이들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다가가게 하소서. 아멘.
한관우 가누토 신부 영흥 본당 주임
연중 제26주일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주보 발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