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칠백쉰아홉 번째
민주주의의 불만
지난 3월 말, 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No Kings)” 구호 아래, 미국 50개 주 3,300여 곳에서 일제히 시위가 열렸고, 주최 측 추산 800만 명 이상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마이클 샌델은 <민주주의의 불만(Democracy's Discontent)>에서 미국은 상당 기간 민주주의 그 자체였지만, 지금은 미국 민주주의가 정상 궤도에서 이탈했다고 말합니다. 민주주의가 이렇게 타락하게 된 과정에는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승인되어 개인의 행동의 근거가 되는 공공철학이 비판적으로 성찰되지 않은 점이 발견된다고 얘기합니다. 공동체의 도덕적 결속이 느슨해졌다는 겁니다. 또 정치권력이 절차적 정당성에만 매몰될 때 공화국은 무너진다고 주장합니다. 미국만 그럴까요? 지금 민주주의는 상당히 왜곡되고 있고, 이대로 괜찮을까, 심히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민주주의가 가장 적절한 국가 통치 방법으로 자리 잡으면서 정당 또한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시몬 베유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1900년대 초. 철학자이자 노동운동가였으며 레지스탕스 활동가로, 신비주의 사상가로서 너무도 열정적으로, 그러나 짧게 살다 간 그녀는 정당을 없앨 것을 촉구했습니다. 왜냐하면 정당의 유일한 목적이 ‘정당 자신의 성장’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정당은 “영혼 안에서 진실과 정의를 느끼는 감각을 죽여 없애기 위해 결성된 조직”이라고 악평합니다. 그녀는 권력은 진실과 정의를 향한 주의 attention를 봉쇄한다고 주장합니다. 정당의 유일한 목적이 ‘정당 자신의 성장’ - 지속적 유지라는 주장에 요즘 우리네 정치판을 보면서 실감합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는 미사여구를 강조할수록 더욱 의심스러워집니다. 모두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바쁘다는 것을 국민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