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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에는,
눈이 왔다고...
눈이,
조금도 아니고,
엄청 많이 왔다고...
그래서,
남도의 눈을 즐기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섰고...
나를 태운 버스는,
무려 4시간 40분을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도대체,
눈이 어디에 있는지...
너무 당황스러워서,
누군가에게 화풀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었고...
암튼,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
천관산을 즐겨보려 합니다.
산행을 시작하고,
한참을 걸었는데...
눈은 고사하고,
푸른 나무들이,
반갑다고 인사를...
동백과 편백은,
초여름의 느낌으로,
나를 맞이하고...
암튼,
주차장을 지나서,
1Km 이상 이런 길이 이어지니,
공원 같은 느낌이고...
아스팔트 길을 지나고,
식당도 지나고,
묘지도 여럿 지나고 나니,
드디어 등산로가...
산행 목표 시간은,
4시간 이내 완주하고,
다시 서울로 가야 하는데...
4시간 도안,
걸어야 할 거리는,
약 9Km 정도입니다.
즉,
짧은 시간 동안,
산을 후다닥 즐기고 돌아가야 하는데...
천관산을,
아무리 둘러봐도,
눈은 보이지 않네요...
아마도,
하늘의 구름을,
눈이라고 하는 지도...
암튼,
눈은 없지만,
천관산을 찾았으니,
즐기려고 하는데...
산행을 시작하고,
한 시간 남짓 지났는데...
따뜻한 햇살이,
등산복을 흠뻑 젖게 해 주네요.
정말 포근하고,
맑고 고운 하늘이,
내 정신을 혼미하게 해서,
두툼한 겨울 옷을 벗지 않아서...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5부 능선을 지나는데,
이제야 비로소 눈이...
눈이라 하기에는,
정말 볼품없지만,
이 정도에도 감사한 마음이...
암튼,
춥고,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오는,
천관산을 상상했으나....
따스한 봄기운에,
당황스러웠을 뿐이고... ㅠ.ㅠ
저 바위를 시작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천관산의 색다른 모습이 시작되는데...
아직까지는,
평범한 육산을,
꾸역꾸역 올라가고 있네요.
여기까지는,
너무 평범한 산이라서,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
참고로,
저 바위를 지나는 순간,
전혀 다른 느낌이었지만... ㅎㅎ
드디어,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는데...
처음에는,
밋밋한 산을 오르다가,
이 정도 바위만 나와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어지는 바위를 보면서,
할 말을 잃었고...
멀리 보이는 바위도,
이름이 있을 텐데...
아마도,
'손가락 바위' 정도... ㅎㅎ
암튼,
수많은 바위들이,
내 발길을 부여잡아서,
발길을 더디기만 했고...
각각의 암봉들은,
자신의 매력을 뽐내는데...
나는,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아니,
넋을 놓고서,
멍 때리며 한참을 바라보았고...
지금부터는,
암봉 사이를 비켜가면서,
정상까지 올라갑니다.
아마도,
바위를 넘어가는 방법도 있을 텐데...
나는,
그럴 역량이 안됨으로,
바위 주변을 돌아서,
정상으로 가는데...
길은,
나에게 최적화되어,
편암함이 극대화되었고... ㅎㅎ
바위가 유명한 산에는,
어딜 가도 있는 굴인데...
여기에도,
어김없이 '금강굴'이라는,
조그만 석굴이 있고...
크기는,
혼자 들어가기도 어렵고,
공간도 너무 적은데...
여기에도,
어김없이,
촛불 한 자루와,
간절히 소망을 빌던 흔적이...
금강굴을 지나니,
천관산 환희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모든 바위에 이름이 있는데,
다 기억하지 못해서,
언급을 할 수가 없네요.
참고로,
바위를 빼면,
산은 정말 편안한 느낌이었네요.
이 바위도,
이름이 있었는데,
기억에 남지 않았고...
그래서,
여기저기 찾아보니,
석 선봉이라고 하는데...
바위에서,
석 선봉이라는 의미인,
허리 굽은 노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고...
정상 부근에 올라서니,
그토록 바라던 눈이,
넓은 바위에 한가득 있고...
그러나,
내 시야는,
눈이 아니라,
내가 올랐던 바위와,
저 멀리 펼쳐진 남해 바다에...
내가 원했던 눈은 뒷전이고,
엄청난 기암들과,
탁 트인 남해 바다가,
나에게 너무 큰 감동을...
이 바위도,
분명 이름이 있었는데...
지금 와 생각해보니,
바위 이름을 사진으로 남겨둘 걸... ㅠ.ㅠ
암튼,
이런 바위 숲을 헤집고서,
한잠을 올랐습니다.
그리고,
가야 할 곳에는,
아직도 수많은 바위들이 기다리고...
맞은편 능선에도,
멋진 바위가 있는데...
저곳도,
꼭 들렀으면 하는 생각이...
그러나,
가까이 가는 것보다,
멀리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
기묘한 암봉들도 많은데,
하늘의 구름까지 도와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처음 의도는,
눈이 목표였으나...
지금은,
산과,
바위와,
구름과,
그리고 하늘이...
암튼,
어딜 가든,
어떤 날씨든,
산이 정답입니다.
따뜻한 양지쪽에서,
잠시 머물면서,
걸어온 길을 내려다보니,
이런 그림이 나오네요...
이 산이,
정말 맘에 들었던 점은...
모든 등산로는,
바위 위를 지나지 않고,
주변을 돌아서 간다는 것... ㅎㅎ
즉,
나에게 최적화된,
아니,
나를 위한 산이라는 것... ㅎㅎ
여기 수많은 암봉들도,
한 가지 단점이 있는데...
조금 전에 보았던,
엄청 높고 뾰족한 봉우리가,
반대쪽에서 보면,
바로 이런 모습이라는 것...
즉,
올라오면서 바라보면,
엄청난 암봉인데...
막상,
올라와서 내려다보면,
그냥 평범함 바위 정도,.. ㅎㅎ
조금 전 바위 이름이,
대장봉으로 기억하는데...
조금 멀리서 바라보니,
또 나름대로 운치가 있네요...
물론,
아래서 올려다보면,
엄청난 모습이 사람을 압도하지만...
정상을 지나서,
올라오면서 들러보기로 한 바위를 찾아 가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고...
암튼,
저곳을 가기로 했으니,
가는 길을 찾아보는데...
사람의 왕래가 적은 지,
길이 넓지는 않았고...
이 바위가,
올라오면서 보았던,
도끼처럼 생긴 바위인데...
막상,
가까이에서 바라보니,
커다란 돌일 뿐이고...
완전 실망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그냥 돌아왔는데...
그런데,
이 바위는,
잠시 후에 다시 만나기로...
오늘 목표는,
환희대, 구룡봉, 연대봉 3개이며...
그중,
두 번째 봉우리가,
맞은편에...
봉우리도 아니고,
그냥 낭떠러지 같은 느낌인데,
저곳을 구룡이라고 하는 걸 보니,
뭔가 중요한 장소인 듯...
암튼,
다시 환희대로 올라가서,
저곳을 가려고 합니다.
구룡봉은,
바위가 멋진 곳이라기보다,
남해 바다를 조망하기에,
너무 좋은 장소였고...
산의 능선이,
완만할 뿐만 아니라...
주변에,
나무가 없어서,
경치를 즐기기에는,
최고의 장소였고...
드디어,
정상에 도착해서,
절벽을 내려다보니...
아찔함을 너머어서,
오줌을 지릴 정도로... ㅎㅎ
암튼,
한쪽은 엄청 평온한데,
다른 한쪽은,
전혀 다른 공간이 펼쳐지고...
그래도,
여길 내려가지 않고,
다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정말 큰 위안이 되었고.... ㅎㅎ
절벽에서는,
후다닥 사진만 찍었고... ㅎㅎ
안전한(??) 바위에서,
남해안의 절경을 감상하니,
마치 신선이라도 되는 듯... ㅎㅎ
이런 장소에서,
막걸리 한 사발 먹어줘야,
진정한 신선이 되는데...
막걸리는 고사하고,
물 한 통도 없으니,
답답하기만... ㅠ.ㅠ
멀리 보이는 산이,
천관산(연대봉) 정상입니다.
즉,
구룡이를 만나려고,
여기까지 내려왔으니,
이제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넘 좋은 풍경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리려니,
아쉬움이 너무 크고...
그래서,
잠시 자릴 잡고서,
숨이라도 돌려보려고...
잠시 쉬면서,
가방을 뒤져보니,
딸이 사다 준 시지 않는 귤이...
출출하던 차에,
이렇게 귀한 음식을... ㅎㅎ
한 알도 아니고,
두 개씩이나... ㅎㅎ
이때 느낌은,
로또에 준하는 행복감이... ㅎㅎ
암튼,
소중한 귤로,
허기도 달래고,
목도 축이면서,
주변 감상까지... ㅎㅎ
구룡봉에서 돌아오면서,
맞은편 바위를 바라보니,
너무 멋진 바위가...
불과 십여분 전에,
저 바위 아래에서,
엄청난 실망감을 느끼고,
말없이 돌아섰는데...
다른 방향에서 보니,
모아이의 석상 같은 느낌이...
올라오면서는 도끼였고,
바로 아래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돌덩어리였다가,
지금은 멋진 석상의 모습으로... ㅎㅎ
저 바위 군락은,
진죽봉이라 하는데...
뜻이나 의미는,
전혀 알 수가 없었고...
다만,
보는 방향에 따라서,
전혀 다른 느낌이라는 정도... ㅎㅎ
환희대를 지나고,
천관산의 주봉인 연대봉으로 가는데...
등산로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위는 고사하고,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다른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멀리,
전관산 정상이 보이는데...
마치,
마법 구름을 타고서,
공간 이동을 한 느낌이네요.
불과 200미터 남짓 걸었는데,
그 많던 바위는 사라지고,
너무나 평온한 세상이...
만일,
여기에 다시 온다면,
억새 꽃이 만발한,
가을쯤에 오는 것도 좋을 듯...
억새와,
구름과 바다,
그리고 수많은 섬...
이들을,
누군가 모아 놓지는 않았지만,
한 폭의 수채화로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고...
아니,
어떤 그림보다도,
더 멋진 모습이었고...
나무가 없는 곳에서,
홀로 자라는 소나무를 보니,
이 또한 신비한 느낌이...
그동안,
수많은 암봉과,
멋진 소나무가 지천으로 널렸는데...
볼품도 없고,
크지도 않은 소나무는,
자라는 공간이 다르다는 이유로,
산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드디어,
천관산 연대봉에 도착을...
정상석 뒤로,
돌탑이 있는데...
누군가,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
정성으로 쌓은 줄 알았는데...
조그만 안내판을 살펴보니,
외구의 침략을 서울에 알리기 위한,
봉수대라고 하네요.
날씨는,
정말 환상적이었고...
머물고 싶으나,
서울까지 가야 함으로,
서둘러 하산을...
이날은,
가방 속에 막걸리 한 병 챙기지 못한 것이,
너무나 억울했고...
그보다,
조금 더 억울한 것은,
이곳을 서둘러 내려가야 한다는 것... ㅠ.ㅠ
날이 좋으니,
청산도까지 보이고...
청산도인 줄 몰랐는데,
동네에서 올라온 산객들이,
저 섬은 OO도이고,
저 섬은 XX도이고,
멀리 있는 섬이 청산도라고 하길래,
그런가 보다 했네요. ㅎㅎ
암튼,
여길 떠나야 한다는 것이,
제일 슬픈 일이었고...
발아래 펼쳐진,
넓은 평야(???)가 끝나는 곳에,
조그만 언덕이 있는데...
저곳이,
'정남진'이라 한다네요.
물론,
이러한 사실도,
동네 주민의 말을,
귀를 쫑긋 세우고서,
엿들은 내용이지만... ㅎㅎ
참고로,
정남진은,
광화문을 기점으로 해서,
가장 남쪽에 있는 곳이라고 하네요.
내려가는 길도,
완만한 경사이고,
나무들이 없어서,
주변을 조망하기가 참 좋았고...
걷는 속도를,
조금씩 조절하면서,
최대한 천천히 걸었지만...
내리막이다 보니,
자꾸만 속도가 빨라지고...
암튼,
최대한 천천히 걸으며,
아쉬움을 달랬고...
이쯤에서,
바다는 등 뒤로 사라지고...
등산로는,
야속하게도,
울창한 숲 속으로 이어지고...
지금부터는,
최대한 빨리 내려가서,
허기도 달래고,
알콜도 보충하려고... ㅎㅎ
내려가는 동안,
특이한 바위들은,
지천으로 널렸는데...
이 바위는,
이름과 모양이,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이름은,
정원암인데...
글쎄!!!!
바위의 모양과,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이,
가장 비슷한 바위였고...
그러나,
이 바위의 이름과 설명은,
너무나 어려웠고...
"양근암은 높이 15척 정도의 깎아 세운 남성을 닮은 큰 돌이..."
15척도 감이 안 오고,
남성을 깎아 세웠다는 것도 이상하고...
암튼,
부르기 쉽고,
이해하기 좋은 이름을 사용하면 좋을 텐데...
불과,
2시간 전에 올랐던 맞은편 능선은,
멀리에서 바라보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고...
암튼,
원하는 눈은 없지만,
바위와 맑은 날씨가,
너무나 좋았고...
이제,
해찰은 그만하고,
서둘러 내려가서,
주님을 만나야 하는데... ㅎㅎ
주님은 고사하고,
시간에 맞춰서,
하산도 못할 듯...
정말 10걸음 걸으면,
요상한 바위가 나오고...
다시 열 걸음 걸으면,
이런 소나무가 반겨주고...
또 열 걸음 걸으면,
다른 바위들이 나타나고...
천관산은,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멋진 산이었고...
북한산,
사모바위를 줄여놓은 듯...
겨울철 짧은 해는,
서둘러 하산하라고,
사모 끝에 걸려있고...
다른 바위들은,
난해한 이름이 있었는데,
이 바위는 이름이 없음으로,
천관산 사모바위라고 하면 어떨지... ㅎㅎ
여기도,
이름이 있었는데...
내 기억력이,
한계에 도달하여,
가물가물 하기만...
어째튼,
저 바위 사이로 통과하면,
좋은 일이 있다고...
그래서,
나는,
세 바퀴 돌았고... ㅎㅎ
이정표를 보고서,
장난인 줄...
알고 보니,
오래전에 저 연예인이,
여길 다녀 갔다고...
암튼,
유명한 사람들이 올 정도로,
멋진 장소임에는 틀림없었고... ㅎㅎ
남쪽이라,
날이 따뜻하니,
가을 국화가 아직도...
한두 송이가 아니라,
제법 여러 송이가 피었는데,
추운 곳에 사는 나로서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고...
암튼,
산행을 마치고서,
이제는 식당을 찾아갑니다.
조금 전 간판처럼,
이곳도 연예인이 다녀 갔다고 하는데...
(식당 이름이 X박 X일 가든이었음)
여기 와서,
뭘 먹었는지,
그것이 궁금했고...
왜냐하면,
하루 종일 굶은,
허기진 사람이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맛은 그냥 그랬을 뿐이고...
된장국 8천 원,
소주 4천 원....
만일,
여기에 온다면,
다른 곳에서 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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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은 얻지 못했으나,
다른 것이 대신했고...
대신 한 정도가 아니라,
차고 넘쳐서,
너무나 과분했고...
그래서,
자꾸만 찾아다니고 있네요.
암튼,
시간만 낸다면,
언제든,
누구든,
열열하게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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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멀다요.열에 하나라도 얻었으니 만족해야 할듯요.
멀면 멀어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