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다산의 상징' 토끼는 어떤 동물…야생에서의 생존전략은
최서윤 기자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검은 토끼의 해'
2023년 계묘년(癸卯年) 토끼의 해를 앞두고 건강, 다산, 행운, 풍요 등을 상징하는 토끼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30일 대구 달서구 테마파크 이월드 동물농장에서 설빔을 곱게 차려입은 토끼가 사육사 품에 안겨 있다. 2022.12.3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는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민화에 등장할 정도로 친숙한 동물이다. 동그란 눈과 인형처럼 작고 귀여운 외모를 지녀 아이들에게 친구같은 존재다.
번식력이 왕성해 '다산의 상징'이기도 한 토끼. 반려동물로 사랑받는 토끼는 어떤 동물일까.
◇ 짧은 교미시간은 야생에서의 생존전략
토끼하면 떠오르는 그림은 달에서 절구를 찧는 모습이다.
1일 국립중앙박물관, 중국 설화 등에 따르면 토끼가 절구를 찧는 이유는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는 약인 '불로불사약'을 만들기 위해서다.
처음 달에 사는 동물은 '장수의 상징' 두꺼비였다. 하지만 징그러운 외모 때문에 '다산의 상징' 토끼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토끼의 평균 수명은 6~8년 정도다.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집에 비해 큰 귀와 도망가기 쉬운 긴 뒷다리를 갖고 있다.
특히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고 있는데 이 또한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의 하나다.
서울시수의사회에 따르면 토끼는 고양이, 밍크와 같은 교미배란 동물이다. 교미를 통한 자극을 받은 후 배란이 이뤄진다.
토끼는 교미시간이 3~5초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짧다.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최하위에 있는 토끼는 생존을 위해 교미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토끼의 임신기간은 25~28일 남짓으로 한 달이 채 안 된다. 한배에 4~8마리씩 1년에 수차례 새끼를 낳을 수 있다. 또 새끼를 낳은 첫날 바로 임신이 된다.
이뿐 아니라 자궁 한쪽이 임신 상태에서 반대쪽 자궁으로 임신하는 중복 임신도 가능하다.
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 회장은 "토끼는 항상 적에게 발각될까 두려워 자신을 희생해 가족을 살리고 또 다른 가족을 계속 만든다"며 "토끼의 짧은 교미시간은 나름의 생존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3년 계묘년을 맞아 상설전시실 곳곳에 있는 '토끼' 관련 전시품 10점을 소개한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달에서 방아를 찧는 토끼가 그려진 문자도 병풍.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2.12.28/뉴스1© 뉴스1
◇ "작은 생명도 소중…습성 알고 키워야"
토끼가 반려동물로 인기가 높다보니 생기는 부작용도 있다.
토끼의 습성을 잘 모르고 덥석 입양하거나 체험장을 만들었다가 늘어난 개체수에 당황해 유기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 자칫 애니멀 호더가 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토끼의 암수 분리나 중성화 수술을 해줘야 한다. 또한 평소 토끼의 습성을 잘 알고 책임감 있게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동물권단체 하이에 따르면 토끼와 교감하기 위해서는 같은 눈높이로 접근해야 한다. 토끼는 바닥에 발을 얹어야 편안함을 느낀다. 잡아 올리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토끼 발은 손바닥으로라도 반드시 받쳐줘야 한다.
토끼들은 성격도 다양하다. 모든 토끼가 다 빠른 것은 아니다. 예민한 토끼도 있고 느긋하고 여유 있거나 사람과 교감을 즐기는 토끼도 있다고.
토끼는 씹고 갉는 습성이 있다. 집안의 휴대전화나 노트북과 같은 물건의 전선을 훼손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인 토끼는 축산물 위생관리법상 도축이 가능한 가축에도 속한다. 운이 좋으면 집에서 가족처럼 지낼 수 있지만 식용으로 팔리기도 하는 얄궂은 운명에 놓인 동물이다.
또 마스카라와 같은 화장품, 의약품 제조를 위한 동물실험에 동원되거나 겨울철 옷과 목도리 등 패션에도 이용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토끼 보호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한정애 의원이 화장품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킨 데 이어,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이 관계자는 "동물실험에 이용되는 토끼들의 삶은 처참하다"며 "평생 좁은 쇠창살에 갇혀 반복되는 인공 빛과 쉴 새 없이 들리는 철장 소리는 죽는 순간에야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산업에 이용되는 토끼들은 산 채로 털을 뽑히고 가죽이 벗겨지거나 도살된다"며 "작다고 소중함의 크기가 작은 것은 아니다. 토끼가 존재 자체로 존중받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2023년 계묘년을 닷새 앞둔 27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 높이 15미터 크기의 초대형 토끼 '래빅'이 설치돼 있다. (에버랜드 제공) 2022.12.27/뉴스1© 뉴스1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일명 '마당개'들의 인도적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시골개, 떠돌이개 중성화 및 환경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news1-10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