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현의 성은 부(傅)씨이며, 북쪽 나라 사람이다. 그는 올곧은 고행으로 계율과 절조를 훌륭히 지켰다. 푸성귀만을 먹으면서 경을 외우고, 선(禪)을 일삼아 힘썼다. 항상 산림에 혼자 거처하였다. 그리고 인간 세계 밖에서 두타행을 닦았다. 혹 때로는 며칠씩 선정(禪定)에 들었어도, 또한 주린 기색이 없었다.
당시 유요(劉曜)가 서경(西京:長安)을 침략하여 쓸어버렸다. 조정과 재야가 무너지고 어지러워졌다. 승현은 진(晋)의 태흥(太興) 연간(318~321) 말기에 남쪽 강남에 머물렀다. 다시 이름난 산들을 다니면서, 자신이 항상 닦던 선의 일을 닦았다.
그 후 병이 들어 오래도록 위중하였다. 마침내 서방 세계에 생각을 두고, 마음으로 간절히 희구하였다. 그러자 무량수불(無量壽佛)이 참 모습을 나투어 빛을 비추었다. 그의 몸의 고통 받던 곳이 모두 나았다. 이 날 저녁 일어나 목욕을 하였다. 함께 머물던 이들과 시병하는 이들에게 자기가 본 것을 말해주었다. 아울러 인과에 관한 훈계를 하였다. 매우 정밀하게 분석한 말이었다.
이튿날 맑은 새벽에 편안히 앉아서 돌아가셨다. 방안에 특이한 향기가 감돌았다. 10여 일이 지나서야 멎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