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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광주 더블트레일 챌린지' 무등산 구간 산행 계획에 따라 '원효사 주차장 → 무등산 옛길(물통거리~치마바위) → 목교 → 서석대 → 인왕봉 전망대(왕복 0.8km) → 서석대 → 입석대 → 장불재 → 규봉암(광석대) → 신선대 억새평전 → 꼬막재 → 원효사 주차장'의 14km 코스를 6시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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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의 진산(鎭山)이자 호남정맥의 중심 산줄기로 2013년 3월, 우리나라의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전체 면적은 75.425㎢이다. 해발 1,187m의 무등산은 ‘비할 데 없이 높고 큰 산’ 또는 ‘등급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고귀한 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최고봉인 천왕봉을 중심으로 서석대·입석대·광석대 등 수직 널리 상의 암석이 석책을 두른 듯 치솟아 장관을 이룬다.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참나리,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 겨울에는 설경 등 사계절 생태 경관이 뚜렷하며, 멸종위기야생생물 수달·하늘다람쥐·으름난초 등이 서식하는 우수한 생태계를 자랑한다.
2024년 11월 첫 주말이 지난 월요일, 늘 그랬듯이 각 안내산악회 게시판을 기웃거리며, 새롭게 올라온 산행 계획이 있나 살펴봤으나, 이미 다 다녀온 산 아니면, 둘레길, 섬 여행이라, 실망하던 중, 가격으로 승부하는 안내산악회 '최신글 보기' 게시판에서 '11/23[토무] 광주 더블트레일 챌리지+무등산 단풍+억새...오늘...이렇게 공지될것 입니다...Opro 수석알엠'이라는 제목의 글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광주광역시에서 무등산과 어딘가를 묶어 챌린지를 진행하는데, 그 챌린지에 도전하기 위해 토요일 심야에 산악회 전세버스가 출발한다는 거다. 인솔 대장은 나도 잘 아는 'Opro 수석알엠'! 그럼, 무등산이야 정상 정복을 인증하는 거니, 따로 볼 것도 없는데, 같이 묶은 도전 과제가 뭔지 궁금해 제목을 클릭해 내용을 자세히 봤다. 10km 구간의 영산강을 달리는 거다. 말인즉, 10km 영산강 도보여행과 무등산 등산을 하나로 묶었다. 무등산 정상은 다양한 코스로 올라갈 수 있으니, 그건 도전자의 몫이다. 그리고 영산강 다섯 곳, 무등산 정상을 인증하면, 선착순 1,000명에게 '러닝 암밴드'를 준다! 어디다 쓰는 건지 모르는 코인도 주는 거 같은데, 그건 관심 밖이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물욕에 눈이 어두워지는 건지, 그중 가장 크게 눈길을 끈 건 '러닝 암밴드'다. 다른 지역도 아니고 광주에서 준다니, 혹해서 산행이 공지되자마자, 다섯 번째로 신청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신청자는 33명으로 44인승 버스의 성원인 26명을 훌쩍 넘겨 큰 이변이 없는 한, 예정대로 출발한다. 일단 출발이 확정적이라, 그동안 가장 궁금했던 인증 방법에 관해 알아봤다. 영남알프스 챌린지를 진행한 울진은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찍어서 보내면 순은 메달을 줬다. 해서 그와 비슷한 방식이라 생각하기는 했지만, BAC 코인 지급에서 무언가 꺼림칙했는데, 맞다! 까만 소 앱으로 인증하는 거다! 고로 핸드폰에 앱을 설치해야 한다. 코인이야 애초 관심 밖이고, 러닝 암밴드에 혹했던 거지만, 그게 까만 소 앱을 설치할 정도로 유혹적이지는 않아, 산행을 취소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당장 화요일 운달산 외에는 마땅히 갈만한 산도 없고, 계속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산행만 해야 하는 상황이 마음에 안 들었다. 그리고 무등산은 2023년 2월 목요 오지팀이 계획한 철쭉 철 안양산과 연결된 백마능선과 연계한 산행을 신청하고 회비까지 냈지만, 그 전날 폭음으로 제시간에 기상을 못 해 불참한 아픈 역사가 있다. 가슴 아픈 얘기만, 그렇게 불참한 산행이 목요 오지팀 산행만 두 건이다.
물론 그 이후로도 몇 번 다시 시도했으나, 번번이 신청 후 취소해야 했다. 와중에 군사지역이라 출입이 금지된 인왕봉 개방 소식에 몇 번 더 가고자 했으나, 역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해서 내년 즉 2025년 철쭉 철에 안양산, 백마능선, 인왕봉을 묶여 달리기로 하고 철쭉 피는 춘삼월을 기다리는 중에 접한 챌린지다. 원하는 시기가 아니고, 안양산과 백마능선이 빠진 코스지만, 원효사 주차장 코스는 초면이고, 한 번에 모든 걸 이루기보다는 하나씩 달성하자는 생각에 예정대로 다녀오기로 했다. 안양산과 백마능선은 내년 철쭉 철을 기약한다. 그리고 무등산이야 당연하나, 무박 산행이라, 싫으나 좋으나, 10km 구간의 영산강 변을 달려야 하니, 비록 마음에는 안 들지만, 까만 소 앱을 설치하고 러닝 암밴드를 받기로 했다. 해서 먼저 앱을 설치하고 사용법을 익혔다. 물론 인증 방법 위주다. 명산, 백두대간 연결 산행을 하며 주변의 인증꾼이 인증받는 과정을 지켜봤기에 사용법은 쉽게 터득할 수 있었다. 물론 실상황에서도 그럴지는 닥쳐봐야 알겠지만.
러닝 암밴드를 받으려면, 까만 소 앱에 익숙해져야 해, 지난 서산 가야산[산행기]에서 처음으로 사용해 보고, 북한산 연합 산행과 운달산행[산행기]에서 사용법을 완전히 익혔다. 해서 선착순 1,000명을 아직 채우지 못했다면 암밴드를 받는 건 어렵지 않을 거로 예상한다. 그리고 산행 당일인 일요일 기상청 무등산 산악날씨에 의하면, 종일 짙은 구름이 끼나, 9시부터 14시까지는 약간 개는 날씨에, 기온은 영상 2℃~10℃, 바람은 1㎧~2㎧ 내외로 산행에는 적당하다는 예보라, 그에 맞춰 산행 준비를 한다. 무박 산행이라, 아침, 점심 두 끼를 준비해야 하는데, 일정 계획을 보면, 도보 여행 및 산행은 13시면 끝나고, 이후 광주 시내로 이동해 1시간 동안 거의 자유시간이다. 고로 그 시간에 점심과 하산주를 해결하면 되니, 아침만 준비하기로 했다. 당연히 아침은 불광역표 김밥이다! 무등산, 눈 산행을 기대해 아이젠과 스패츠도 챙기길 바랐으나, 눈 소식은 그다음 주라, 다른 준비는 기존 산행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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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 30분 신사역 5번 출구에서 출발하는 산악회 전세버스라, 빨갱이 수면제를 곁들여, 저녁을 먹고, 22시 25분경 집을 나섰다. 그리고 마을버스를 타고 불광역 하나 전 정류장에서 내려, 24시간 김밥집으로 가, 김밥 한 줄 사서,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불광역으로 내려갔다. 이후 오금행 열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김밥이 식지 않도록 잘 싸서 배낭에 넣고, 22시 47분 열차를 타고, 23시 16분경 신사역에 도착했다. 평소와는 달리, 신사역 기점인 전세 버스라, 출발시간에 연연해하지 않고, 바로 5번 출구로 나갔다. 역시 예상대로 버스가 대기 중이라, 인솔 대장과 인사하고 그대로 버스에 타, 배낭에서 보조 가방을 꺼낸 후, 그건 선반에 올렸다. 그동안 의자 밑에 둘 생각만 했지, 왜 선반은 생각 못 했을까? 그리고 의자에 앉아, 등산화를 벗어, 보조 가방에서 꺼낸 슬리퍼로 갈아 신고 바로 잠을 청했다. 무박 산행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이동 중 얼마나 잠을 잘 잤는지에 달려 있어, 숙면과 그 시간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긴, 무박 산행뿐만 아니라, 일상이 그렇지만!
잠을 자기에는 다소 불편한 45인승 버스라, 중간에 깨기도 여러 차례하고, 비몽사몽 휴게소에서 들른 것도 기억나지만, 그래도 꿋꿋이 잠을 청해, 광주 더블트레일 챌린지의 영산강 구간 시작 지점에 도착하기 직전 버스의 실내등이 들어와 잠에서 깨, 인솔 대장이 더블트레일 챌린지 일정과 방식에 관해 설명하는 동안,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 신었다. 챌린지는 영산강 구간부터 진행하고, 첨단대교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해서 첨단대교에 도착하 버스에서 내려, 먼저 발도장을 찍은 후,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다리 아래로 내려갔다. 그런데, 인증지임을 알리는 명패는 다리 하단 높은 곳에 있고, 아직 어두운 새벽이라, 그걸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배낭에 랜턴이 들어 있는 준비된 산꾼이 그걸 조명삼아 비추는 동안, 인증을 찍었다. 중년의 여성 인증꾼 몇의 사진을 찍어 주고, 그중 한 여성이 인증이라고 찍어줬는데, 까만 소 인증에 관해 아는 게 전혀 없는 사람인지, 배경은 빠진 인물만 찍힌 사진이다. 그 인물조차 제대로 못 찍었지만.
그건 인증 요철도 할 수 없는 사진이라, 주변을 둘러보니, 열심히 사진사 노릇하고 있는 인솔 대장이 보여, 줄 서서 기다리다, 그에게 핸드폰을 주고, 조명이 너무 밝아 명패를 읽을 수 없는 인증 사진 한 장을 간신히 건졌다. 만약, 까만 소가 인증을 거절한다면, 조명 때문이다. 물론 인증을 거절해도 이 챌린지를 기획하고, 기념품을 나눠주는 광주 남도관광센터에 가서, 호소할 생각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영산강 구간의 나머지 4곳인, 산동교, 광신대교, 어등대교, 자전거길 안내센터에서 발도장을 찍은 후 인증을 찍어 까만 소 앱에 올렸다. 그나마, 두 번째인 산동교부터는 첫 첨단대교 인증을 남기며 경험한 바가 있어, 인증 표식을 읽을 수 있는 조명의 각도를 파악해 모두 제대로 된 인증을 남길 수 있었다. 와중에 다리로는 마지막인 어등대교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못 찾아 다리를 가로지르는 바람에 고속도로 순찰차가 출동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어쨌든 그렇게 영산강 구간의 인증 사진을 다 올렸으나, 서석대 인증 사진을 올리자마자 바로 인증되는 것과 달리, 인증되지 않고, 인증 대기인, '미인증' 상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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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시간 30분이 걸려, 영산강 구간 다섯 곳의 인증을 마친 후 다시 버스에 타, 가장 중요한 무등산 인왕봉에 오르기 위해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원효사 주차장으로 출발했다. 그 이동 동안 다시 잠을 청해, 버스가 급경사, 급커브를 갈지를 쓰고 있는 게 느껴져 잠에서 깨 보니, 원효사가 멀지 않아 보여, 영산강 구간이 끝나고 버스에 탔을 때 갈아 신은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다시 갈아 신은 후 끈을 조이는 거로 진정한 등산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7시 정각 도착한 원효사 주차장에 내려, 먼저 무등산의 날씨를 확인했다. 현재 기온 영상 3.9℃, 산행 중에는 종일 맑고, 기온은 영상 3℃~9℃, 바람은 1㎧~2㎧로 약간 춥기는 하나, 산행에는 좋은 날씨다, 하지만,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가 '보통'이라 조망은 크게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초행인 원효사 주변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긴 후 두 등산 앱의 지도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334m~360m, 오늘 오를 최고봉인 인왕봉이 1,116m니 고도차는 756m다. 사실 무등산이 1,000m가 넘는다는 건 서석대 정상석을 보고 알았다. 무등산은 5년 전인 2019년 동기들과 올랐고[산행기], 그동안 하도 많은 산에 올라, 무등산에 관련된 모든 걸 망각하고 있었다.
원효사 주변 관찰이 끝나고, 다른 일행은 그 주변에서 아침을 먹느니 마느니 하는 동안, 먼저 아스팔트 도로 탐방센터 차단봉을 지나, 10여 미터를 올라가자, 왼쪽과 오른쪽에 등산로고, 왼쪽 등산로 입구에 ‘무등산 옛길' 표지석이 있어, 그걸 기록으로 남긴 후 돌계단을 오르는 거로 본격적인 무등산 인왕봉 산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7시 18분 풍암재 갈림길에 도착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산악회 사이트로 들어가 코스를 확인했다. 물론 우회전해 서석대, 인왕봉 전망대로 향하면 되지만, 산악회 계획은 바로 서석대로 가는 게 아니라, 중간에 어딘가를 거치는 걸로 기억하고 있어 확인했다. 하지만, 바로 우회전하면 된다.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 그런데, 광주 무등산은 서울 북한산과 같이, 국립공원이자, 동네 뒷산이라, 갈림길도 많고, 그에 따라 이정표도 많아, 갈림길을 만날 때마다 산악회 사이트로 들어가, 코스를 확인하는 것도 번거로워 코스 부분만 캡처해 핸드폰에 저장했다. 그렇게 우회전해 서석대로 향해, 7시 20분 두 번째 풍암재 갈림길을 지나, 정상을 향해 가는데, 아랫배가 슬슬 아파져 와, 등산로에서 벗어나, 숲으로 들어가 땅을 파고 볼일을 봤다.
이후 파낸 흙으로 흔적을 말끔히 덮은 후 다시 등산로로 돌아와 정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7시 32분 산악회 사이트에 들어가 코스 확인, 기상 의식 등을 행하는 사이 나를 추월했던 많은 일행이, 비석처럼 서 있는 바위 옆에서 무언가를 하는 모습이 보여, 저건 뭐지 하고 가까이 다가갔다. 바위에 누군가 한자로 음각한 걸 보니, 과거의 기록이다. 다만, 음각이 정교하지 못한 게, 전문가가 솜씨는 아닌 듯해, 자세히 알아보니, 임진왜란 때 칼과 창을 만든 ‘주검동 유적지’다. 당연히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다들 가던 길을 멈추고 유적지 옆에서 복장을 재정비하는 동안, 잎이 져 앙상하나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봉우리가 정상이 아닐지 생각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7시 41분 쉼터 의자에 앉아, 일행 몇이 김밥으로 아침을 먹고 있는 물통거리를 지났다. 그런데, 김밥 먹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배가 슬슬 고파와 조금 전 볼일 본 후, 바람막이 안에 입고 있던 조끼를 벗어 배낭에 넣은 후, 다시 배낭을 벗는 게 귀찮아, 미리 배낭에서 꺼내,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었던 김밥을 꺼내 먹으며 갔다. 이후 집에서 나오기 직전 끓여 보온병에 담아온 뜨거운 보리차로 입가심했다. 보리차는 영산강 구간 인증 중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 계속 따라 마셔, 산행 종료 때는 약간 부족했다.
7시 49분 목교 1.8km 이정표를 지나, 조리대 사이로 난 길 앞에 버티고 있는 봉우리를 바라보며 가, 8시 1분 목교 1.3km 이정표를 지났다. 고로 500m에, 12분이 걸렸다. 2.5km/h 정도의 속도라 만족하며 갔다. 그리고 200여 미터를 더 가, 조금 전 앱이 음성으로 알려준 현 위치의 고도가 650m대였던 거로 기억하는데, 등산로 옆의 이정표에는 757m로 차이가 너무 커, 두 앱의 지도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657m~682m로 들은 게 맞다. 어느 걸 믿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나, 경험상 국립공원의 오래된 이정표에 오류가 있을 확률이 높다. 어쨌든 길을 재촉해 8시 17분 이번 산행 처음으로 계곡을 건너는 나무다리가 있는 걸 발견했다. 해서 그 다리가 이정표에 계속해 등장하는 '목교'라 생각해 동영상을 찍으며 가, 목교라 생각한 나무다리를 건너, 그곳에 서 있는 이정표를 보니, '목교 0.7km'다! 고로 이 다리는 목교가 아니다. 이정표에 등장하기에는 최신 기술이 들어간 다리라 그걸 건너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제대로 봤다. 어쨌든 현재 시각 8시 18분 서석대까지 남은 거리는 1.2km로, 도착 목표 달성이 확실하다는 것에 만족하며, 거의 임도나 다름없는 등산로로 정상을 향해 갔다.
그 임도 수준의 등산로는 좌회전해 너덜지대로 들어간다. 다행인 것은 국립공원이라, 그냥 너덜로 둔 게 아니라, 너덜의 돌을 이용해 돌계단을 만든 거다. 물론 급경사 돌계단을 오르는 게 쉬운 건 아니나, 너덜을 오르는 지옥에 비할 바가 아니다. 어느 정도 고도가 높아졌는지, 왼쪽 앙상한 가지 사이로 보이는 철탑과 건물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멈춰 쉬기도 하며 위로 올라, 8시 30분 '무등산 옛길, 38번' 표지목을 지났다. 그리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8시 34분 문제의 목교에 도착했다. 그리고 임도 건너 대피소를 보니, 과거 산행 때 본 기억이 났다. 고로 여기서부터는 2019년 1월과 같은 코스로 간다. 그때와 다른 건 하산이 아니라 등산이라는 거, 여기서 증심사로 내려간 거, 그리고 먼발치에서 보기만 했던 인왕봉에 오른다는 거. 어쨌든 서석대까지 남은 거리는 0.5km로, 급경사 돌계단을 올라야 하나, 다 왔다. 쉼터에서 늦은 아침을 먹거나 휴식하는 등산객을 뒤로하고, 역시 급경사 돌계단으로 위로 가, 8시 46분 앞으로는 광활한 평야와 저수지가, 뒤로는 인왕봉이 보이는 이번 산행 첫 바위 전망대 갈림길에 도착했다.
좌회전하면 서석대로 가는 정규 등산로, 우회전하면 시야를 방해하는 게 아무거도 없는 낭떠러지 전망대다. 당연히 동영상을 촬영하며 전망대로 갔다. 그 전망대에는 우리 일행으로 보이는 두 등산객이 사진을 찍으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했다. 어쨌든 그들을 지나, 낭떠러지 끝으로 가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물론 역광이라 잘 보이지도 않고, 찍히지도 않은 뒤의 무등산 정상과 서석대의 모습도! 참고로 파노라마 왼쪽 끝 철탑 있는 곳이 호남정맥의 주요 고개 중 하나인 장불재다. 이후 그 자리를, 막 도착한 또 다른 일행이자, 먼저 도착한 두 남성이 기다리고 있던 여성에게 넘겨주고 다시 정규 등산로로 돌아가, 위로 가자, 거대한 바위기둥의 연속인 주상절리다. 그걸 보자, 2019년 산행 때 깊은 인상을 받았으나, 5년의 세월 동안 방문한 산이 너무 많아,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던, 서석대의 모습과 무등산의 전반적인 모습이 떠올랐다. 내 기억이 맞다면, 바로 위가 서석대라 당연히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8시 52분 서석대 전망대에 도착해, 먼저, 그 맞은편, 조금 전 아래에서 봤던 모습을 다시 기록으로 남긴 후 카메라에 다 안 들어오는 서석대를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다시 길을 재촉해, 2019년 당시만 해도, 무등산 정상을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세 봉우리인 천지인, 즉 인왕봉, 지왕봉, 천왕봉 어디에도 오를 수 없어, 그 세 봉우리가 보이는 서석대 위에 정상석을 세워, 정상을 대신했다. 그런데, 그 정상석과 실제 서석대 간의 거리가 꽤 됐던 걸로 기억해, 거리를 예측하기 위해 등산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지도의 축척으로 봐서는 100m가 조금 넘는 듯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8시 58분 과거 정상이었던 서석대 정상석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분명 지도상으로는 100m가 조금 넘는 듯했는데, 촬영된 영상은 2분 40초짜리로, 최소 200m 이상 거리다! 그거야 어쨌든 동영상을 촬영하며 주 능선에 올라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띈 게, 2019년에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왼쪽 봉우리로 향하는 등산로다. 아마 그때도 군부대를 위해 길은 있었을 거다. 군인도 출입은 해야 했을 테니! 해서 당시 사진을 확인해 보니, 확실히 길이 있다. 다만, 지금처럼, 갑판으로 된 게 아니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진입을 못 하게 목책으로 막았다. 과거 정상의 역할을 하기 위해 실제 서석대가 아니라, 그 위에 세운 정상석에 도착해, 일단 정상석과 인왕봉을 한 장의 사진에 담은 후 주변의 도움으로 그걸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이후 어차피 인왕봉을 왕복해야 하니, 배낭을 두고 다녀올까 하다, 배낭 벗는 게 귀찮아 그대로 인왕봉으로 향했다. 산악회 코스 소개나 이정표 등을 보면, 인왕봉까지 0.4km, 고로 왕복 800m라고 했는데, 초행이라 주변을 감상하며, 그걸 사진으로도 남기며 가, 정상석이 있는 곳에 도착해 보니, 실제 거리를 그것보다 짧은 듯했다. 정상의 바위 군락에 압도당해 거리감을 상실한 듯하다. 어쨌든 군부대 내부를 볼 수 없게 막은 가림막 너머로 보이는 DMZ 수준의 철조망을 보며, 절대 군부대는 보이지 않게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9시 11분 인왕봉 정상석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애초, 정상석은 없고, 주변을, 군부대 방향을 뺀,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만 만들었는데, 등산객의 요청으로 최근에 정상석을 세웠다. 해서 이정표는 여전히 '인왕봉 전망대'로 표기하고 있고, 전망대와 정상석의 위치가 약간 부자연스럽다. 어쨌든 전망대에 도착해 먼저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그곳에 먼저 도착한 등산객과 서로의 인증을 찍어 줬다. 이후 정상석 뒤 철책을 넘어, 벼랑 끝 전망대로 가, 역시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다시 서석대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다, 중봉 갈림길 이정표를 기록으로 남겼다.
서석대 정상석, 즉 서 있는 돌 표지석이 아니라, 정상을 대신했던 곳의 정상석을 다시 한번 둘러보고, 다음 목표인 입석대로 내려갔다. 그런데, 서석대나 입석대나, 서 있는 돌이라는 뜻은 같은데, 서석대 정상석에는 瑞石臺(서석대)라 음각되어 있다. '서석대'라고 한글로 쓰면 될 거 굳이 한자로 표기하려니, '상서로울 서'를 쓴 거다. 왜놈이야 한자로 읽어야 하니, 그렇다 치고, 일제 강점기가 끝난 지가 언제인데, 아직 한자를 안 버리고, 순 한국말을 한자로 써, 원래 의미와는 다른 의미의 지명이 됐다. 등산 덕에 전국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면, 의외로 한국에 그런 표기가 많다는 것에 놀란다. 대표적인 게, 하동의 성제봉으로 성은 형의 경상도 사투리다. 고로 형제봉이다. 정감 있게 사투리를 그대로 두는 건 좋은데, 그럼 한글로 성제봉이라 쓰면 될 걸 그걸 굳이 한자로 써, 聖帝峰(성제봉)이 됐다. 아직 일제다! 어쨌든 서 있는 돌이다. 입석대(立石臺)야 한자를 풀이하면 뜻이 명확하나, 서석대는 상서로운 돌? 하긴 뭐 억지로 붙이자면야! 어쨌든 아래 장불재를 감상하며 길목의 또 다른 서 있는 돌을 기록으로 남기며 서 있는 돌로 갔다. 와중에 2019년에는 몰랐으나, 장불재 왼쪽으로 뻗은 능선과 그 끝의 봉우리가 내가 그렇게 가고 싶어 하는 백마능선과 안양산이다. 그런데, 여기서 내려다보니, 저 길 꼭 가야 하는지 약간 망설여진다.
백마능선이 철쭉으로 유명해, 철쭉 시절에 가려고 미뤄두고 있는데,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듯하다. 어쨌든 입석대가 멀지 않아,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9시 34분 표지석에 도착했다. 표지석 뒤로 선돌이 보이나, 목책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일단 석축 위로 올라가 그 목책을 잡고, 선돌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런데, 그 석축을 쌓은 돌도 합이 맞지 않아, 흔들거리는 게 약간은 위험해 사진을 찍은 후 조심스럽게 내려와 장불재 방향으로 10여 미터를 가자, 왼쪽으로 전망대가 있어, 바로 올라갔다. 그러자, 조금 전 표지석에서 만난 등산객이 인증을 부탁해, 찍어준 후 다시 선돌을 구경하고, 기록으로도 남겼다. 하지만, 역시 한 장의 사진에 담는 건 쉽지 않다는 걸 절감하고, 전망대를 떠나, 0.4km 거리의 장불재로 향해, 9시 45분 송신시설 직원의 차량으로 보이는 승용차가 주차된 장불재에 도착했다. 장불재는 호남정맥의 주요 고개 중 하나고, 2019년 해발 900m가 넘는 고지대에 광활한 평야가 있어 놀랐었는데, 그 놀라움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때와 다름없이 버티고 있는 장불재 표지석을 기록으로 남긴 후, 좌 서석대, 우 입석대가 호위하는, 혹자는 와불을 닮았다는 무등산을 감상하고 사진에 담았다.
장불재를 떠나, 오른쪽의 백마능선과 그 끝에 보이는 두 봉우리 중 어느 게 안양산일지 궁금해하며 규봉암으로 향하다, 결국 못 참고, 핸드폰을 꺼내, 앱의 지도로 확인했다. 백마능선 끝에 보이는 말안장의 손잡이 부분은 '암봉'이라 표기하고, 그 뒤로 백마능선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봉우리가 '안양산'이다. 그런데, 안양산보다, '암봉'이 더 높아 보이는 건 착시? 안양산과 백마능선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며, 규봉암으로 향해, 9시 52분 도원마을 갈림길을 지나다, 좀 전 안양산을 확인하려고 본 지도에서 장불재와 연결된 능선이 생각보다 복잡한 게 떠올라, 다시 핸드폰을 꺼내, 장불재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일단, 호남정맥은 무등산으로 오르지 않고, 그걸 우회해 신선대 또는 북산이라 부르는 산으로 바로 간다. 그런데, 규봉암에서 신선대 갈림길까지 소위 호남정맥 길을 따라가다, 분명 무등산을 넘으면 되는데, 무등산을 우회하는 걸 보고, 무슨 지형상의 이유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맥은 무등산을 넘는 게 맞지만, 현실적으로 넘는 게 불가능해 우회한다는 걸 깨달았다. 무등산 최고봉에 오르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걸 넘어 반대편으로 가겠는가?
의외로 한국이 분단국가로 아직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산에서 더 자주 깨닫는다. 휴전선과 가까운 대부분 높은 봉우리는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고, 휴전선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도, 주변에 제일 높은 봉우리에는 반드시 군부대가 있다. 국립공원으로는 무등산이 그렇고, 계룡산, 팔공산 그렇다. 어쨌든 10시 8분 석굴암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지 잠깐 고민하다, 석굴암으로 가도 역시 규봉암으로 가는 건 마찬가지라, 석굴암 방향인 위로 올라갔다. 석굴암은 아니지만, 지공너덜은 2019년에도 통과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도 너덜을 통과하는 등산로에 감탄했는데, 이번도 역시다. 그런데, 너덜지대를 지나, 암자로 가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조금 전 이정표에서 본 석굴암의 두 번째 문자가 '굴(窟)'이 아니라 '불(佛)'안 듯했다. 분명 굴이라면 2019년 산행 때 들렸을 텐데, 기억이 없는 거로 봐서 불이 맞다. 고로 석굴이 있는 암자가 아니라, 돌로 만든 본존불을 모신 암자다. 석불이라, 그게 뭐 대단하다고 암자 이름을 그렇게 지었는지 궁금해 가, 10시 16분 감로수가 밖에 있는 작은 암자에 도착해, 먼저 플라스틱 바가지에 감로수를 받아 마셨다.
두 번째 받아 마시면서, 흐르는 물을 받는 조금 큰 플라스틱 바가지 안을 보니, 무언가 꿈틀거리고 있어 자세히 봤다. 가재다! 정확히는 가재 새끼다. 그럼, 내가 마신 감로수에도 가재알이나 새끼가 있을 확률이 높다. 가재야 문제 될 게 없지만, 디스토마가 문제다. 웬만하면 오늘 하산주를 안 마시고 점심만 먹으려고 했는데, 소독을 위해 마셔야 할 듯하다. 이후 석불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대문 안에 엎드려 나를 보고 있는 백구를 발견했다. 그런데, 이놈은 기척도 없이 쳐다만 보고 있다. 문제는 석불에게 신고하려면, 백구 옆을 지나가야 한다는 거. 해서 조용히 접근해 봤다. 쳐다만 보고 있어, 그 옆을 지나, 작은 법당으로 가, 문을 열어보니, 마애불이다. 마애불도 바위에 새긴 거니, 석불은 석불이다. 그리고 암자가 얼마나 작은지, 왼쪽 벽에는 산신이다. 부처와 산신에게 신고하고, 문을 잘 닫은 후 돌아 나오는데, 백구는 여전히 그 자세에서 고개만 돌려 쳐다본다. 그리고 밖으로 나올 때까지 고개만 돌리지 자세는 변함이 없어, 혹시나 하는 생각에 몸통 밑으로 들어간 왼쪽 앞발을 유심히 살펴봤다. 그런데, 그 자세에서는 이상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나처럼 귀차니즘에 전 놈이기를 빌며 석불암을 떠나 규봉암으로 향했다.
석불암 다음 ‘지공너덜’을 지나자, 규봉암에서 예불 중인지, 갈수록 불경 소리가 커진다. 그리고, 10시 24분 규봉암 0.1km 갈림길 이정표에 도착해, 동영상을 찍으며 규봉암으로 향해, 10시 26분 도착했다. 비록 바쁘기는 하지만, 여기까지 와, 그냥 갈 수는 없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돌계단을 올라 안으로 들어가서 보니, 예상대로 예불 중으로 법당 안뿐만 아니라, 법당 앞에도 등산객 등이 참석하고 있다. 당연히 예불을 방해할 수는 없어, 본존불에게 신고는 못 하고, 그 옆 삼성각으로 가, 산신에게만 신고했다. 그리고 광석대로 기록으로 남긴 후 절에서 나와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10시 32분 도착한 꼬막재 갈림길부터는 다시 초행이라 주의를 유심히 살피며 가는데, 비록 기복이 있기는 하나, 완만한 경사라, 거의 4km/h 이상의 속도로 갈 수 있었다. 와중에 볼만한 것도 없어, 찍을 것도 없어, 그저 앞만 보고 가다, 배낭에 든 오이와 귤이 생각나, 그냥 두면 배낭에서 썩어 나갈 거 같아, 그걸 꺼내 먹기도 했다. 그렇게 달려, 10시 52분 시무지기 갈림길을 지나, 11시 3분 신선대라 부르는 북산 갈림길에 도착했다. 여기서 호남정맥은 북산으로 이어진다. 고로 여기는 갈림길이 아니라, 사거리여야 하는데, 무등산 정상을 군부대가 차지하는 바람에 삼거리가 됐고, 그 덕에 호남정맥도 무등산을 우회한다.
와중에 우리 일행으로 보이는 한 산꾼은 0.8km 거리의 북산을 찍기 위해 우회전해 간다. 북산도 까만 소 호남정맥의 주요 인증지 중 하나라, 인증꾼이라면, 당연히 찍고 와야 하는 산이기도 하나, 고깔처럼 생긴 봉우리의 모습이 인상적이라 다녀올지도 잠깐 고민했으나, 그랬다가 점심 먹을 시간이 없을 듯해 그대로 전진했다. 그리고 11시 20분 등산객이 쉬고 있는 꼬막재에 도착해, 그걸 기록을 남긴 후 2km 거리의 원효 분소를 향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급경사로 하산해, 11시 33분 원효 분소 0.8km 이정표를 통과했다. 이후 지도로 출발했던 원효 분소가 멀지 않은 걸 확인하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내려가는데, 오른쪽으로 폐허가 된 펜션이 보여, 그러려니 했는데, 그 건물 앞에 안내문이 있어, 이게 뭔지 궁금해 가까이 가 봤다. '광주 구 무등산 관광호텔'로 폐허가 된 펜션이 아니라, 국가 등록 문화유산이라는 것에 놀랐다. 어쨌든 그것도 기록으로 남기고 계속 가, 11시 46분 십여 대의 승용차가 주차된 주차장에 도착하는 거로 사실상 산행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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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주차장까지 가는 길목에서 식당을 찾아 들어가, 허기를 채우면 된다. 그런데, 아직 12시가 안 된 11시 47분이기는 하나, 거의 모든 식당에 손님이 안 보여 어느 게 맛집인지 알 수가 없어, 그저 식당 내부만 주시하며 가, 11시 57분 아침에 출발했던 장소에 도착했다. 당연히 그 장소를 기록으로 남긴 후 건너편을 보니, 무등산장 직전 나를 추월했던 3명의 산꾼이 식당으로 들어가는 게 보여,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주인장에게 혼자 먹을 만한 게 있는지 묻자, 들어오라고 한다. 와중에 셋 중 여성이 주차장에서 가까운 식당으로 가자고 했으나, 그중 연장자로 보이는 산꾼이 맛집으로 유명한 집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등산화를 벗고 안으로 들어가, 주물럭 쌈밥과 잎새주를 주문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밑반찬을 안주로 무사 산행을 축하하며 잎새주를 마셨다. 그런데, 조금 후 나온 주물럭을 보고 이게 정말 1인분인지 깜짝 놀랐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아, 결국 잎새주 두 병을 마셨다. 그리고 12시 44분경 식당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식당에서 나와 도로로 100여 미터를 가자, 저 앞에, 아침에 타고 온 버스가 주차장이 아니라, 도로변에 주차해 있는 게 보여, 인솔 대장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버스에 타, 선반을 보니, 어제 심야와는 달리 선반에 다른 승객의 배낭으로 가득 차, 어쩔 수 없이, 버스에서 내려, 짐칸에 배낭을 넣고 자리에 앉은 후 바로 잠을 청하는데, 핸드폰에 알림 문자가 떠 뭔지 확인했다. 까만 소가 보낸 거로, 영산강 다섯 곳의 인증지 중 첨단대교를 뺀 네 곳을 인증한다는 문자다. 첨다대교를 조명의 문제로, 다리 하단 표식을 읽을 수 없어, 인증이 안 난듯했다. 해서 일단 기념품 지급 장소에서 사정해 볼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인증됐다는 문자가 왔다. 고로 무등산 포함 여섯 곳의 인증지가 다 승인됐다. 이제는 1,000명 안에 들면 러닝 암밴드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충족했다. 해서 공지대로 1시 정각 광주 시내로 향하는 버스에 편안히 잠을 청해, 1시 30분경 금남로에 있는 남도관광센터에서 도착해, 기념품을 받았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내가 850번 대 수령자였던 가 같다. 모두 수령이 끝나고 서울로 출발한 버스는 4시 40분 초면의 벌곡 휴게소에서 15분가량 쉰 후 다시 달려, 고속도로 정체로 8시가 넘어 도착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7시 16분 어제 심야에 출발한 신사역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안내산악회 계획대로 영산강을 달린 후 무등산 '원효사 주차장 → 무등산 옛길(물통 거리~치마바위) → 목교 → 서석대 → 인왕봉 → 서석대 → 입석대 → 장불재 → 석불암 → 규봉암/광석대 → 억새평전 → 꼬막재 → 원효사 주차장'의 16.12km(산길샘) 코스를 4시 52분 동안 환 종주했다. 이동 4시간 31분, 휴식 21분!
57년 만에 개방했다는 인왕봉에 오른 걸로 만족한 산행인데, 와중에 기념품까지 받아, 더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그것도 광주에서 주는 거라 더!
미세먼지가 시야를 가려, 지리산까지는 보이지 않았으나, 그대로 가까운 곳의 조망을 좋아, 더 만족한 산행이다.
무등산 옛길 코스로 목교까지는 좋았으나, 규봉암에서 원효 분소까지는 조금은 지루해 원효사를 들머리를 하는 환 종주는 비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