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402 따알화산폭발 (1월 13일)
밤새 침대 속에서 온 몸이 흔들거리는 지진의 공포에 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매 번 짧은 순간들이고 침대에서 느낌만 있을 뿐, 가구나 모든 건 그대로이고 유리창만 좀 흔들리는 정도니까 두려움은 크게 없다.
아침에 일어나 보고 깜짝 놀랐다.
창밖으로 보이는 아래층 지붕이며 부엌 뒤켠의 밝은 플라스틱 넓은 차양 위로, 그리고 길이며 잔디가 온통 짙은 회색이다.
화산재가 밤사이 내려 덮은 것이다. 누구도 손을 댈 수가 없다.
물이 안 나오니 물을 뿌려 닦을 수도 없고 제발 비나 왔으면 좋겠는데 지독한 건기라 하늘은 너무 맑다.
밤에는 휘영청 달빛조차 투명하다.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가지고 있는 정보로 수없는 말을 만들어낸다.
2차 큰 폭발이 있을 거라고도 하고 심지어 어떤 단톡방에는 따가이따이 화산 근처에서 말 삼백 마리가 죽었다는 설도 나온다.
그쪽에서 영업을 하는 지인의 말을 들어보니 아침 열 시 이전에 당국에서 이미 그 지역 모두를 대피시켜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단전 단수로 인한 고통이 이어지는 것이다.
실랑, 따가이따이, 그리고 아마데오 지역은 단전, 단수가 되고 아마데오의 경계가 되는 길 건너 할랑의 수도원은 전기도 물도 정상이다.
20분 거리에 있는 이글리지 골프장도 모든 게 정상이다.
다만 골프장 필드에, 화산재가 다소 내려앉아서 모든 스프링클러가 곳곳에서 물을 뿜어내며 잔디를 씻어내고, 성수기라 손님들은 여전히 북적거린다.
밀라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다.
하필이면 바탕가스쪽의 동생 생일이라 그곳에 간다며 월요일과 화요일을 쉬겠다더니 일요일도 오전만 근무를 하고 가버렸다.
그런데 바탕가스쪽은 아주 피해가 크고 길이 갈라져서 하루를 더 못 나온다고 한다.
정말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첫댓글 화산 폭팔 지점에서 꽤 거리가 있나보죠?
아주 큰 피해는 없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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