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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송도저(送人送到邸)
남을 바래다 주려면 집 앞까지 데려다 주라는 뜻으로, 남을 도와주려면 끝까지 돌봐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送 : 보낼 송(辶/6)
人 : 사람 인(人/0)
送 : 보낼 송(辶/6)
到 : 이를 도(刂/6)
家 : 집 가(宀/7)
'남의 일을 보아 주려거든 삼 년 내 보아 주어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남의 일을 도와 주려거든 끝까지 철저히 하라는 말이다. 여기서 삼 년이라 함은 상가(喪家)의 일을 보아 주려면 삼년상이 날 때까지 보아 주어야 한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남의 일을 도와 주려면 끝까지 도와주라는 말이다.
참 어려운 말이다. 누가 그렇게 끝까지 남의 일을 도와 줄 수 있을까? 자기 형제도 부모도 나 몰라라 하는 세상인데 남의 일을 그렇게 까지 도와 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로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아니 제 삶도 허덕이면서 살아가고 있는게 사실인데 남의 일을 그렇게 까지 도와 주면서 살아가야 하다는 것을 사실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고 삼년이 아니라 그 이상도 그렇게 도와 주면서 선한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맞는 말이다. 차라리 시작을 하지 않는 것이 좋지 도와 주다가 도와주지 않으면 도움을 받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더욱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노숙자가 많다. 그들에게 있어 한끼 따뜻한 식사는 너무도 소중하고 그것을 통해 그들이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어느 단체에서 그것을 하다가 못하게 된다면 노숙자들에게는 너무도 치명적인 일이 되고 만다. 물론 그들을 돕는 다른 손길들이 있겠지만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요즘이야 삼년상이 어디 있을까? 이 바쁜 세상을 살면서 삼년 상을 치를 수 있는 사람도 없고 그렇게 한다고 하면 오히려 주변 사람들로부터 안 좋은 소리를 들을 것이 너무도 뻔하다. 아마 거의 모든 사람은 같을 것이다.
자기가 어떤 기회가 되어 누구를 후원을 하고 또 돕는 일을 하게 되면 그 일에 대해서 중단을 하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기의 일도 있고 또 자기에게 어려운 환경이 다가오게 되면 자기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하기를 바라고 있다. 남의 어려운 현실을 보게 되면 그것을 어떻게 하든지 돕고 싶지 무른척 하고 넘어 가고 싶은 사람은 없다. 설령 그렇게 한다 해도 늘 마음 한편에서는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이다. 누구나 선하고 의롭게 살아가고 싶지만 인생 자체가 너무 연약해서 그렇게 하지를 못하고 있고 그런 자신을 보면서 안타까워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삼년 상이 아니라 십년 상을 한다 해도 그 어려운 사람의 처지를 도와 주면서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양심이다.
대단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이를 입양을 해서 그 아이를 자기 친 자식처럼 기르고 그가 잘 자라서 성인이 되어서 이 사회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게 보살펴 준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사람이 많아 지면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해 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바래다 주려면 집 앞까지 데려다 주어라
물에 빠졌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다들 뛰어들길래 덩달아 물에 들어간 것과 가슴을 세게 압박해 깨어났던 게 전부다. 초등학교 4학년 때다. 집에서 2킬로쯤 떨어진 시냇물을 시멘트 공장이 용수를 얻으려고 보로 막아 생긴 큰 물웅덩이였다. 제법 큰 아이들은 거기서 멱을 감는다고 해 따라갔다가 속절없이 물에 빠졌던 거다.
마침 외진 길을 지나던 어른이 바로 물에 두 번이나 뛰어들어 바닥에 가라앉은 나를 발로 더듬어 찾아내 살렸다. 깨어난 걸 확인한 그 어른은 자전거 뒤 짐받이에 나를 엎어 싣고 집에 왔다. 같이 간 애들은 뜀박질해 모두 뒤따랐다.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있었다. 어른이 나를 내려놓자 아버지는 큰소리로 야단치며 손으로 머리를 때렸고 나는 기절했다. 깨어났을 때 어머니는 들기름을 입에 넣어주던 숟가락을 팽개치고 나를 엎어 등을 세게 두드렸다. 기름과 물을 모래와 함께 계속 쏟아냈다.
내 기억은 단편적이지만, 모두 지켜본 애들 입을 통해 재구성하기는 어렵지 않아 지금도 생생하다. 그날 밤 잠들었을 때 누군가 머리를 만지는 거 같았지만 눈이 떠지지 않았으나 아버지의 역한 담배 냄새가 났던 기억은 지금도 새롭다.
며칠 지나 물에 빠진 나를 구해준 그 어른이 집에 찾아왔다. 괜찮냐고 내게 두 번이나 물어보셨다. 부모님은 생명의 은인이라며 가겠다는 그 어른을 붙잡아 극진하게 대접했다. 그날 밤에 아버지가 말씀 중에 예외 없이 인용한 고사성어가 ‘송인송도저(送人送到邸)’다.
아버지는 "'남을 바래다 주려면 집 앞까지 데려다줘라'는 말이다. 너를 구해주고 그 후 괜찮은지 일부러 들러 찾아준 아저씨처럼 남을 도와주려면 끝까지 돌봐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 후에도 저 성어를 여러 차례 말씀하셔서 똑똑히 기억나지만 뚜렷한 고사는 찾지 못했다, 어디서 아셨는지 그때 여쭤보지 못한 게 후회된다. 중국인들은 ‘송인송도가(送人送到家)’로 속담처럼 쓰는 말이라고 한다. 그렇게 송인송도저는 내게 아버지의 고사성어가 됐다.
집에는 언제나 아버지 손님이 들끓었다. 매일 사람들이 아버지를 찾아왔다. 모두 부탁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다친 애를 치료해 달라는 일부터 송사에 이르기까지 부탁은 다양했다. 남의 일인데도 내 일처럼 맡아 해주신 일은 지금 와 생각하면 모두 변호사법 위반인 일이다.
남동생과 함께 쓰는 방에 둘만 잤던 기억이 없을 만큼 자고 가는 사람도 많았다. 남의 일을 봐주는 일이 일상이다 보니 어머니와 다투는 일이 빈번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오죽했으면 나를 찾아왔겠느냐. 물에 빠진 사람을 그냥 보고 지나치는 게 아니다"며 그 고사성어를 인용했다.
아버지는 내게 지시하거나 용품을 사준 뒤 반드시 점검했다. 그 후 한참 지나서도 일이 잘 돼가는지, 사준 물건은 잘 쓰는지를 꼭 물어봤다. 상을 치른 집이나 다친 이를 치료해준 집에는 한참 지나 반드시 들러보곤 했다.
직장 다닐 때 동생과 함께 아버지를 모시고 호텔에서 저녁을 같이했다. 화장실에 들어간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아 가보니 손 닦은 수건으로 세면대를 닦고 계셨다. 청소하는 분이 할 일이라고 했지만, 아버지는 "내가 저지른 일은 내가 마무리해야 한다. 하찮은 일처럼 보일지 몰라도 내가 이렇게 조금만 부지런하면 다음에 오는 사람은 깨끗한 세면대에서 손 씻을 수 있을 거 아니냐"고 했다.
남의 일도 내 일처럼 여기는 일은 감정이입에서 온다. 감정이입은 상대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뜻한다. 남의 딱한 사정을 보고 동정심을 느끼는 데 그치지 않고, 감정이입은 다른 이의 느낌과 생각을 내 것처럼 받아들여 상대를 배려하는 구체적 행동으로 이끈다.
아버지는 매번 "그런 마음으로 한 내 행동이 내 맘을 편하게 해주고 다른 일에도 영향을 준다"라고 했다. 내가 겪으며 따라 한 일 중에서 지키기 가장 어려운 게 배려심이다. 다른 일도 모두 그렇지만 하고 나면 그만큼 쉬운 일도 없다. 손주에게 꼭 물려주고 싶은 심성이다.
▶️ 送(보낼 송)은 ❶회의문자로 웃으면서(笑) '떠나 보낸다'는 뜻이 합(合)하여 '보내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送자는 '보내다'나 '전달하다', '배웅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送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灷(불씨 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灷자는 양손에 불씨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불씨'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불씨를 그린 灷자에 길을 그린 辶자가 결합한 送자는 불씨를 들고 길을 나서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것은 손님이 돌아가는 길을 밝혀 안내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送(송)은 ①보내다 ②전달(傳達)하다 ③전송(餞送)하다, 배웅하다 ④다하다 ⑤알리다 ⑥쫓다, 쫓아버리다 ⑦선물(膳物)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보낼 견(遣), 보낼 수(輸), 보낼 전(餞), 보낼 궤(饋),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받을 수(受), 맞을 영(迎)이다. 용례로는 헤어지거나 멀리 떠나는 사람을 보냄을 송별(送別), 떠나는 사람을 보내는 일과 오는 사람을 맞아들이는 일 또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을 송영(送迎), 제자리에 되돌려 보냄을 송환(送還), 돈을 부쳐 보냄을 송금(送金), 편지나 전보 등의 통신을 보냄을 송신(送信), 서류나 물건 등을 보냄을 송치(送致), 전기를 보냄을 송전(送電), 묵은 한해를 보냄을 송년(送年), 송별을 위하여 베푸는 연회를 송연(送宴), 물건을 운반하여 보냄을 운송(運送), 기차나 자동차 등의 운송 수단으로 물건을 실어 보냄을 수송(輸送), 물건을 부침을 발송(發送), 사진이나 그림 따위를 전기의 작용에 의하여 먼 지역으로 보냄을 전송(電送), 도로 돌려 보냄을 반송(返送), 떠나는 사람을 축복하고 기쁜 마음으로 보냄을 환송(歡送), 때를 헛되게 그저 보냄을 허송(虛送), 간접으로 남의 손을 거쳐서 물건을 보냄을 전송(轉送), 다른 곳으로 옮겨 보냄으로 재판하기 위하여 죄수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말함을 이송(移送), 물건이나 편지 따위를 우편으로 보냄을 우송(郵送),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으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함 또는 구관을 보내고 신관을 맞이함을 이르는 말을 송구영신(送舊迎新), 가는 사람을 배웅하고 찾아오는 사람을 맞이한다는 말을 송왕영래(送往迎來), 세월을 헛되이 보냄을 이르는 말을 허송세월(虛送歲月), 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땔감을 보내준다는 뜻으로 급히 필요할 때 필요한 도움을 줌을 이르는 말을 설중송탄(雪中送炭), 비 온 뒤에 우산을 보낸다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일에 쓸데없는 말과 행동을 보태는 경우를 이르는 말을 우후송산(雨後送傘), 한 고을이나 한 동네에서 풍속을 어지럽힌 사람을 사회적 제재로서 그 집을 헐어 없애고 동네 밖으로 내쫓음을 일컫는 말을 훼가출송(毁家黜送)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널리 세상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됨을 일컫는 말을 인구회자(人口膾炙), 인간 생활에 있어서 겪는 중대한 일을 이르는 말을 인륜대사(人倫大事), 사람은 죽고 집은 결딴남 아주 망해 버림을 이르는 말을 인망가폐(人亡家廢),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있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나 오래 살고 못 살고 하는 것이 다 하늘에 달려 있어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명재천(人命在天), 사람의 산과 사람의 바다라는 뜻으로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모인 모양을 이르는 말을 인산인해(人山人海), 사람마다 마음이 다 다른 것은 얼굴 모양이 저마다 다른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을 인심여면(人心如面), 여러 사람 중에 뛰어나게 잘난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인중사자(人中獅子), 여러 사람 중에 가장 못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인중지말(人中之末),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사람은 곤궁하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은 궁해지면 부모를 생각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궁반본(人窮反本),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의 도리를 벗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인비인(人非人),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사람의 근본은 부지런함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재근(人生在勤),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을 들어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인신공격(人身攻擊), 아주 못된 사람의 씨알머리라는 뜻으로 태도나 행실이 사람답지 아니하고 막된 사람을 욕하는 말을 인종지말(人種之末), 남이 굶주리면 자기가 굶주리게 한 것과 같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인기기기(人飢己飢), 인마의 왕래가 빈번하여 잇닿았다는 뜻으로 번화한 도시를 이르는 말을 인마낙역(人馬絡繹),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남의 은혜를 모름 또는 마음이 몹시 흉악함을 이르는 말을 인면수심(人面獸心), 사람은 목석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은 모두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목석과 같이 무정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인비목석(人非木石),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인사불성(人事不省) 등에 쓰인다.
▶️ 到(이를 도)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刀: 칼, 베다, 자르다)部와 이르다의 뜻인 至(지)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到자는 '이르다'나 '도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到자는 至(이를 지)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至자는 땅에 화살이 꽂힌 모습을 그린 것으로 어떠한 장소에 '다다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금문에 나온 到자를 보면 至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이것은 사람이 어느 한 지점에 도착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人자가 刀자로 바뀌면서 지금의 到자가 되었다. 착오라기보다는 발음을 위해 글자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到(도)는 '도착하다'의 말로 (1)관리(官吏)의 출근을 명부(名簿)에 표시하는 기호 (2)관리(官吏)의 끗수는 하나임 등의 뜻으로 ①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②닿다, 미치다(공간적 거리나 수준 따위가 일정한 선에 닿다) ③어떤 곳에 가다 ④주밀(周密)하다, 빈틈없이 찬찬하다(성질이나 솜씨, 행동 따위가 꼼꼼하고 자상하다) ⑤세밀(細密)하다 ⑥말하다, 설명하다 ⑦속이다, 기만하다 ⑧거꾸로 서다 ⑨거꾸로 ⑩근무(勤務) 일수의 계산(計算) 단위(單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를 계(屆), 붙을 착(着), 이를 지(至), 이를 치(致), 이를 진(臻), 이를 흘(訖)이다. 용례로는 목적한 곳에 다다름을 도착(到着), 학식이나 생각이 아주 깊음을 도저(到底), 정한 곳에 다다름을 도달(到達), 이르러서 옴이나 닥쳐 옴을 도래(到來), 가는 곳이나 이르는 곳을 도처(到處), 지방의 관리가 임소에 도착함을 도임(到任), 문에 다다름을 도문(到門), 배로 와 닿음이나 배가 와 닿음을 도박(到泊), 귀양가는 죄인이 배소에 도착함을 도배(到配), 공문 등이 와 닿음 또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일을 도부(到付), 세차게 몰려듦을 쇄도(殺到), 독서 삼도의 하나로 글을 읽을 때 다른 말을 아니하고 책에 집중하는 일을 구도(口到), 독서 삼도의 하나로 마음이 글 읽는 데만 열중하고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는 일을 심도(心到), 독서 삼도의 하나로 글을 읽을 때에 눈을 집중시키는 일을 안도(眼到), 와 닿음이나 닥쳐옴을 내도(來到), 늦게 다다름을 만도(晩到), 도달하지 못함을 부도(不到), 먼저 도착함을 선도(先到), 간절하고 빈틈없이 마음을 씀을 간도(懇到), 가까이 다가가 이름을 박도(迫到), 조심성이 두루 미쳐서 빈틈이 없음을 주도(周到), 어떤 한 곳이나 일에 닿아서 이름을 당도(當到), 아직 도착하지 아니함을 미도(未到), 생각이 미침을 상도(想到), 서로 미침을 상도(相到), 아주 정묘한 경지에까지 이름을 정도(精到), 감흥이 일어남을 흥도(興到), 근무 일수를 깍음을 삭도(削到),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도처낭패(到處狼狽), 가는 곳마다 살기 좋은 곳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도처청산(到處靑山), 빈한함이 뼈에까지 스민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일컫는 말을 빈한도골(貧寒到骨), 정성스러운 마음을 다 한 결과를 일컫는 말을 성심소도(誠心所到), 물이 흐르면 고기가 다닌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나 때가 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수도어행(水到魚行), 주의가 두루 미쳐 자세하고 빈틈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주도면밀(周到綿密) 등에 쓰인다.
▶️ 家(집 가)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우부방(⻏=邑: 마을)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언덕 위 집(≒底)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氐(저)로 이루어졌다. 마을 안에서 언덕 위 등에 있는 집은 이른바 유력자(有力者)의 것이기 때문에 큰 집을 뜻한다. 그래서 家(집 가)는 ①집, 관저(官邸), 여관(旅館) ②주막, 가게 ③곳집(곳간(庫間)으로 지은 집) ④종친(宗親), 왕후(王侯)의 사제(私第: 개인 소유의 집) ⑤밑, 근저(根底ㆍ根柢) ⑥병풍(屛風) ⑦얼레 ⑧대다 ⑨다다르다, 머무르다 ⑩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到達--) ⑪부딪치다 ⑫돌아가다, (몸을)의탁하다(依託ㆍ依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규모가 아주 큰 집으로 예전에 왕후나 귀족의 집을 일컫는 말을 저택(邸宅), 규모가 아주 큰 집 또는 일정한 돈을 받고 손님을 묵게 하는 집을 일컫는 말을 저사(邸舍), 왕세자를 높이어 일컫는 말을 저하(邸下), 개인의 저택을 일컫는 말을 사저(私邸), 새 저택으로 새로 지은 큰 집을 일컫는 말을 신저(新邸), 높은 관리가 살도록 정부에서 관리하는 집을 일컫는 말을 관저(官邸), 살림을 하는 집 외에 경치 좋은 곳에 따로 지어 놓고 때때로 묵으면서 쉬는 집을 일컫는 말을 별저(別邸), 상대편을 높여서 그의 저택을 일컫는 말을 존저(尊邸), 자기의 저택을 일컫는 말을 자저(自邸), 객지에서 임시로 머물러 사는 집을 일컫는 말을 여저(旅邸) 등에 쓰인다.